요즘은 동화책을 읽고 자주 눈물을 흘린다.
그래, 그래 요즘 아이들 이렇게 생각할거야, 그렇지 이런 아이들도 있었지 하다가
덕천이와 현수와 주명이를 만났다. 모두 초등학교 6학년 1반이다.
덕천이는 청소를 하러 새벽 일찍 일을 다니시는 엄마와 여동생과 같이 산다.
아침을 동생과 먹고 상도 치우고, 집안일도 해야하는 아이다.
당연 옷이 남루할 것이고, 표정이 어두울 때 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덕천이를 힘들게 하는 것은 일상이 주는 삶의 무게보다 더욱 무겁게 다가오는 친구들의 따돌림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상관없다.
식판을 엎어서 땅에 떨어진 밥을 주워 먹으라고 강요하며 킬킬거리는 아이들과,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자기 밥만 먹고 있는 아이들.
보다못해 그만두라고 나섰다가 덕천이와 같이 괴롭힘을 당하는 현수.
우리 가까이에 있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보여 가슴이 아팠다.
덕천이에게는 5학년 6반 구덕희라는 여동생이 있다.
덕희는 학교 생활이 당당하다. 오빠에게 상 치우고 가지 않는다고 악다구니 쓰고 가다가
오빠 친구들이 오빠를 비웃는 모습을 보게 되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오빠에게 바보같다며 "꺼져버리라"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아침을 보낸 바로 그 날. 오빠가 오토바이 사고로 정말
"꺼져 버렸다."
덕희는 자기의 그 말 때문에 괴로워 한다.
바보같이 먼저 가 버린 오빠에게 미안하고, 아무런 변화가 없는 학교에도 화가 나고,
죽은 오빠가 너무 불쌍하고, 남아있는 엄마와 자신은 사는 것이 너무 힘이 든다.
졸업식날!
오빠의 영정사진에서 까만 리본을 떼고 졸업식에 참석한다.
6학년 1반에 사진을 들고 앉아 있는 덕희를 보고 선생님들은 끌어내려고 한다.
그러나 꿋꿋이 졸업식 끝나고 나가겠다며 버티는 덕희. 말없이 지켜보고 있는 엄마의 모습에
가슴이 아파 눈물을 펑펑 흘렸다.
그리고 주명이도 만났다. 강주명.
그 아이는 6학년 1반 구덕천을 괴롭히던 모범생이다.
선생님들은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두 얼굴의 주명이.
그 사건이 있은 뒤, 전학을 갔지만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이 학교 저 학교를 떠돌다 중학교 3학년생이 되어 나타났다.
세상을 초월한 듯 한 말투와 매서운 눈빛에
선생님들은 주명이를 잡기 위해 매를 들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한다.
피하지 않고 자기의 길을 찾아보려고 애쓰는 주명이와
처음으로 주명이를 이해해 주는 선생님의 이야기로 마무리 된다.
덕천이와 같은 아이들, 주명이와 같은 아이들, 그리고 현수와 주변의 아이들...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다.
넷만 모여도 그 성격이 하나씩은 나오는 것 같다.
주명이, 덕천이, 현수, 방관자,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어른들이, 엄마들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많은 생각을 하며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