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난떡, 한얼이, 까불이 김귀휘, 서뽀시락, 우예슬...,

이 아이들 많이 컸겠죠? 아마 중학생이 되어 지난 시간을 이렇게 생생히 기억할 수 있는것도 행운이 아닐까요? 송언선생님의 2학년 아이들과 1년을 함께 보낸듯 숨가쁘게 읽었습니다. 어찌 그리 천진하고 귀여운지. 그러니 아이들이지. 돌아서면 언제 그랬냐는듯 깔깔거릴 수 있는 아이들. 어른들의 생각으로 아이들을 평가하려면 이해안되는 짓을 서슴없이 해버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아이들. 정말 예쁩니다.

송언선생님의 글을 자주 접하고는 있지만, 1년동안 아이들과의 생활을 속마음을 담아 솔직히 써주셔서 읽으면서도 모습이 그려졌답니다. 도사선생님의 실체를 언제쯤 아이들이 알았을까요? 느물느물 해질 중학생이 되면 웃으며 선생님을 인정할까요? 아마도 아이들 마음에 큰 자리매김을 하셨을 선생님의 1년이 부럽고, 이 글을 써 주셔서 예쁜아이들과 만남을 주선해 주심도 감사합니다.

이 글은 선생님의 교단일기입니다. 날자와 날씨가 쓰여져있고 그날 그날 아이들과 있었던 이야기를 대화체로, 선생님의 느낌으로 쓴 선생님의 일기죠.

윤희수가 와서 뒤에 앉은 이난이 욕을 했다고 선생님께 이릅니다. 썩은 떡이나 먹어라~욕을 하고 그 날부터 별명이 '썩은 떡'이 되는 이난의 이야기로 시작해 아이들이 별명을 얻게 된 이야기, 싸우고 벌을 서는 이야기, 그것을 풀어 주는 선생님의 마음이야기들이 재미있게 쓰여있답니다.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지만, 2학년 정도의 아이를 두신 어머님들이나 아이들을 지도하시는 선생님들이 읽으심 더 다가올 듯 합니다. 재미있습니다*^^*

조선시대 한문 단편을 모아 놓은 북경거지에는 여러편의 단편이 소개되어 있다.

뺨 맞은 원님~전라도의 한 원이 너무 무섭게 자기 고을을 다스려 지방에 있던 아전들이 하나가 되어 어린 통인(심부름하는 아이)로 하여금 원님의 빰을 때리게 한다. 원이 펄펄 뛰고 난리를 쳐도 워낙 무서운 원이 설마~ 저 아이가 설마~ 하여 아무도 원의 말을 믿지 아니하고 그것을 집안의 식구들까지 나서서 병으로 몰아간다. 벼슬도 내려놓고 서울로 돌아와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그 이야기를 꺼내면 다시 병이 도졌나~걱정하여 죽을 때까지 함구하고 산다는 이야기. 삽화가 조금 과장되게 그려져 있기도 하나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바보 신랑 성공기~양반가문의 장자로 태어나 공부를 못하여 지방으로 쫓겨가게 된다. 이야기로 듣는것은 무엇이든 외우고, 말도 잘하고, 잘 생기고 하였으나 공부만 하려고 하면 머리가 멈춰! 버리는 스트레스 많은 조선의 장남이 그려진다. 하늘 천 따지. 두글자도 못 깨치고 지방으로 내려가는 삼촌을 따라 안동에서 자라게 되고, 그곳의 부유한 집안의 처녀와 결혼도 하게 된다. 공부 못하는 양반도령을 그 아내가 매일 이야기를 들려줘 과거에 급제하고 아버지도 만나게 된는 이야기~ 공부 못한다고 내치던 아버지는 끝까지 아들의 급제를 믿지 못하나, 아버지 친구가 친히 아들을 시험해 보는 소리를 듣고 체면을 팽개치고 버선발로 나와 아들을 맞는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이야기니까.

옛 하인 막동이~몰락한 양반집에서 하인으로 살던 막동이가 그 집을 나가 지방을 떠돌며 양반행세를 하고, 돈을 벌어 잘 살고 있는데, 옛날의 양반집 아들을 만나게 된다. 그 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사실을 고백하게 되고, 아들에게 돈과 선물을 보내어 잘 살게 되는 이야기~ 여기서 등장하는 욕심많은 사촌동생! 막동이에게 달려가 협박하려 하였으나 도리어 미친 사람 취급 받으며 침 세례를 받다가, 이래서 죽겠구나 마음을 고쳐 먹고 막동이에게 협조하여 선물과 돈을 받고 서울로 돌아온다는 이야기이다~ 돈으로 신분을 살 수 있었던 조선 후기의 시대상을 볼 수 있다. 고백하지 않았다면 알 수 없을 막동이의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 라고나 할까~

북경거지~제목으로 사용한 북경거지. 사실 제목 때문에 손이 가지 않았는데, 읽어보니재미있다. 역관으로 사신을 따라 다니며 돈을 탕진(퍼주고 나누기를 좋아하여 오히려 빚만 지게 된)한 통역관 이기운의 이야기~ 늙어 나라의 돈 오천냥을 꾸어 역관으로 갔으나 북경의 거지가 나라를 업수이 여김에 화가 불끈해 그 거지에게 오천냥을 주어 버린다. 잃은 것은 오천이나 우리나라를 업수이 여기지 않을 것이니 나라에서 나에게 빚을 탕감해 주어야 한다고 얕은 수를 보이나, 속으로는 강남에 가서 진귀한 물건을 사서  이익을 보게 해 주겠다던 그 북경거지를 끝까지 믿고 기다린다. 압록강을 건너 우리 나라로 돌아올 그 때, 먼지 날리며 북경거지가 과한 선물과 함께 돈 보다 더 많은 값진 것을 가져다 주어 부자가 된 이야기~

뒤로도

금 가득 은 가득 요술 바가지/엽전 두 꿰미 공덕/은혜를 모르는 세 딸/은 항아리 네가지의 이야기가 더 있다.

개인적으로는 뒤편에 나와있는 한문 단편과 야담과 한문 소설의 차이점을 상세히 소개함 작품 해설 부분이 도움이 되었다.

   

많은 토끼전을 읽어 왔지만,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 항상 궁금하던 모든것이 들어있네요. 한마디로 토끼전 완결편이라고나 할까요~!

용왕이 병이 들게 된 원인이 아주 자세히 나와 있어요~삼년씩이나 가물던 황주땅에 비를 내리러 갔다가 갑자기 큰 비가 내리니 뜨겁게 메말랐던 땅에서 독한 김을 내붐고 흙먼지 잔뜩 낀 바람이 일어나 그 두 가지 나쁜 기운이 간을 상하게 하여 큰 병이 되었답니다~

그래서 토끼를 본 적이 있는 전복이(~전에는 지상에서 꿩이었다네요. 고기가 맛이 좋고 깃털이 아름다와 모두들 탐을 내 죽을 고비를 많이 겪게되니 산 속에 살 마음이 없어져 바닷속에 들어와 전복이 되었으며, 그 옛날 꼬리 치장하던 버릇으로 껍질 안쪽을 무지개 빛으로 치장하고있다는~) 모습을 설명하여 인어가 토끼의 모습을 그려준 화상을 가지고  땅으로 올라온 별주부. 별주부와 토끼의 입담도 상스럽지 않고 재미있지요.

용궁으로 잡혀갔다가 다시 살아온 토끼를 속은 것이 분하여 용왕의 명령으로 군대를 편성하여 다시 찾으러 갑니다. 꼭꼭 숨어있는 토끼를 바다에서 지킨들 찾을 수가 없지요. 여러 신하들의 간언으로 산신령에게 용왕을 속인 토끼를 잡아달라 편지를 씁니다. 산신령은 용왕의 부탁을 거절하여 다른 짐승들이 혹 피해를 볼까하여 호랑이, 곰, 원숭이를 보내지만, 찾지를 못하고 나이가 3000살이나 되었으나 도술을 부려 겉모습은 새끼 여우처럼 하고 다니는 ~백여우 도령~을 보내어 토생원을 잡게 됩니다.

백여우 도령은 숨어 있을 토끼를 안심시키기 위하여 노루로 변장을 하고, 바닷 속 용왕이 죽었으니 이제는 토끼를 잡을 일이 없다는 방을 붙입니다. 많은 토끼들은 잘 됐다~하며 지나가는데, 소문 듣고 살피러 온 토생원은 기뻐하지도 않고 아무와도 이야기 나누지도 않고 돌아가다가 별주부로 변장한 여우와 부딪히게 됩니다. 깜짝 놀란 토생원에게 여우는 천연덕스럽게 별일 없었는지, 어찌 모른 척 하는지, 사실은 본심이 아니었다. 이제는 용왕이 돌아가셨으니 마음 놓고 편히 살라~ 하니 그제서야 토생원이 정체를 드러내게 됩니다. 그 자리에서 재주를 넘어 본래 모습으로 돌아온 백여우 도령에게 오랏줄로 묶여 산신령에게 끌려 왔지요.

다시 용궁으로 잡혀 갔으나, 이미 용왕은 죽었고 용왕의 아들이 용왕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던 차. 토생원의 꾀와 훌륭한 언변으로 자기의 목숨도 구하고, 별주부의 목숨도 구하게 됩니다. 새 용왕이 같이 살기를 원했으나 마다하고 다시 산으로 돌아와옵니다.   용궁이야기를 듣기 원하는 산속 식구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다 해주다 힘이 들어 쓰게 된것이 바로 ~토끼전~이라는 군요.

아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읽다가도 ~그래 그럴수 있지~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어요. 고학년이 읽으면 재미있어 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