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하고, 꿈꾸며, 발견하라
허클베리 핀과 짐이 떠나는 미시시피 강 유랑기
마크트웨인이 1885년에 발표한 이 소설을 두고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이렇게 극찬했다고 한다.
"미국현대문학은 《허클베리 핀의 모험》 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은 그야말로 우리에게 최고의 책이다."
'모험'하면 떠오는 소설이 있다면, 바로《톰소여의 모험》과 함께 이 책이 떠오를 것이다. 《톰소여의 모험》의 속편격인 이 책은 등장인물은 같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깨끗한 옷, 안락한 침대, 정규교육 등의 울타리를 넘어 자기만의 자유와 모험을 추구하는, 본능과 순수의 영혼 헉(허클베리의 애칭)과 남부지방으로 팔려갈 것이 두려워 도망친 흑인 노예 짐이 진정한 '자유'를 찾아 뗏목을 타고 떠나는 모험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 속에는 당시 노예제도로 인한 인종차별, 종교와 관습의 허위, 물질탐욕에 사로잡힌 인간군상, 위선과 가식으로 가득한 기성세대 등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의식들이 풍자스럽게 담겨 있었다.
위대한 작품과 고전문학이 결국 우리에게 성찰하고 사색하게 하는 것, 곧 '인간과 삶의 본질'에 대한 문제를 미시시피 강물위의 어린소년과 흑인노예의 우정을 통해 비춰주고 있는 것이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누군가가 자꾸만 속삭였다.
'교회 주일 학교에서 그랬잖아. 노예가 도망치는 것을 도와주면 지옥에 떨어진다고....'
...
짐을 다시 노예로 만드느냐, 아니면 펠프스의 집에서 구출해 자유를 맛보게 하느냐, 이 둘 중 한쪽을 결정해야 했다. 나는 내가 어느 쪽을 택할지 알고 있었다. 나는 숨을 죽이고 잠시 망설인 끝에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좋아, 난 지옥에 가겠어!"
나는 편지를 북북 찢어 버렸다...
p.215,218
이 소설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인 듯 싶다. 당시 노예에 대해 가지고 있던 종교와 사회적인 통념을 헉은 양심이라는 이름으로 북북 찢어 버렸다.
소설에 등장하는 수많은 군상들, 사회에 가득했던 허상과 허영, 가식과 허위에 대한 용기있는 독백이었다. 그 조용한 혼잣말이 많은 사람들의 귓가에 여전히 살아숨쉬고 있다는 것...이런 것이 바로 문학의 힘이요, 우리가 문학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