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우리가 인정하고 싶던 인정하고 싶지 않던 간에 강대국임에 틀림 없습니다. 문화에 대한 이견은 좀 있지만 경제, 국방, 인구, 영토에 이르기까지 자타가 공인하는 대국입니다.

 

사실 이러한 중국의 지위는 시대마다 조금씩 다르긴 했어도 역사적으로 볼때 거의 유사했었다고 생각됩니다. 1840년 아편전쟁이 시작되기 전까지 전 세계의 열강들(영국,미국,프랑스,러시아...그리고 인정하기 싫지만 일본 등)의 생각또한 그랬습니다. 그들은 중국이 가진 엄청난 힘을 우려하고, 중국의 비위를 맞추려고 애를 썼습니다.

 

하지만 영국이 아편을 매게로 벌인 엄청난 모험(당시에는 정말 그랬습니다)인 아편전쟁을 통해 중국의 부끄러운 실상이 전 세계에 생중계 되어 버리고, 그때부터 국공내전을 통해 중화인민공화국이 중국을 통일하기까지 중국은 그야말로 혼돈과 절망의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꿈엔들 알았겠습니까?

 

중국 근대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결국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현재에 반영해 보자는 것이 가장 크겠지만 그 격동의 시기에 살았던 인물들의 행적을 살펴감으로써 난세를 바꿔보고자 하는 인물들의 모습에서 조금이나마 배울 점을 찾아보자는 것 또한 하나의 이유일 것입니다.

 

<인물로 읽는 중국 근대사>에서는 청나라에서 공화국 체제로의 전환에 이르기까지의 격동의 역사 속에서 살다간 임칙서, 증국번, 좌종당, 이홍장, 강유위, 양계초, 손문, 원세개 7명의 인생과 행적, 업적, 과오 그리고 평가를 담고 있습니다.

 

임칙서의 인생은 그야말로 안타까움이라 표현하고 싶습니다. 뜻은 높고, 그 뜻을 실천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청나라 몰락의 단초를 제공한 사람이 바로 임칙서입니다. 청나라의 힘을 너무 과신한 것인지 아니면 열강의 힘을 너무나도 몰랐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임칙서가 야기한 아편전쟁의 패배는 청나라 몰락의 결정적인 시발점이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이후 청나라 조정의 대응 또한 창피하기 짝이 없지만 말입니다.

 

증국번은 나라 사랑하는 마음은 강했으나 결론적으로 놓고 보면 만주족의 지배를 받던 한족이 태평천국의 난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사병 즉 군사력을 거느리게 되어 중앙의 통제를 받지 않고 독립할 수 있는 길을 닦았단 점에서 또한 청나라 멸망에 한 몫 하게 됩니다. 즉 그가 태평천국의 난을 진압하기 위해 구성한 상군과 그 후계자인 이홍장이 만든 회군은 결국 북양신군으로 이어져 원세개 사후 군벌정치가 난립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좌종당은 이 책에 소개된 인물 중에서 중국에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사람입니다. 그는 영국과 프랑스, 미국 등은 영토 야심이 아닌 무역의 이익을 위해 중국을 괴롭히는 것이므로, 실제로 걱정해야되는 것은 신강,위구르 지역을 노리는 러시아의 영토야욕이라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서역 정벌을 시도해, 그 힘없던 청나라 말기에 지금의 청나라 서쪽 경계선을 확보한 사람입니다. 중국 역사상 최대판도를 자랑하는 중국의 영토가 이 사람덕에 생겨난 것입니다.

 

이홍장은 정말 평가가 엇갈리는 사람입니다. 청나라 멸망 직전까지 서태후와 함께 청나라를 좌지우지 한 재상으로 서구 열강의 도전에 거의 예외없이 항복한 것으로 인해 중국 역사에서 오랫동안 대표적인 한간으로 욕을 먹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러 영토와 이권을 빼앗기면서도 조선만큼은 청나라의 지배하에 두려고 했고, 그 결과 청일전쟁이 일어나게 되는데 막강한 북양해군을 거느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대패하여 사실상 조선은 일본의 지배를 받게 됩니다. 왠지 이 사람 미워집니다. 나름 청나라 발전을 위해 양무운동을 하고 했다고 하는데 재상인데 그 정도는 당연히 해야겠죠?

 

강유위의 인생을 보면 조금은 의아합니다. 이 사람...도대체 이룬게 머지? 변법자강 운동을 펼친 것 까지는 좋았는데 괜히 분란만 일으키다 일본으로 도망가서 이미 중국의 변화하는 상황을 볼때 되지도 않는 입헌군주제 성취를 위해 노력하다 간 사람이라니...이론가가 실천을 못하면 결국 남는 것은 유명한 허명일 뿐임을 이 사람을 통해 알았습니다.

 

양계초는 강유위의 제자이지만 강유위와는 조금 다른 삶을 살았습니다. 이 사람은 중국 역사상 최초의 언론인이라고 볼 수 있는 사람입니다. 처음엔 변법자강운동을 펼쳤고, 그 이후로는 입헌군주제를 주장했지만 나중엔 공화제로 돌아서는데(폭력적 공화국 건설을 지향한 손문과는 앙숙이라 함) 그래도 이 사람이 나름 존경스러운 이유는 나라를 위해 소신있는 삶을 살았고, 언론인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살았다는 것입니다. 요란한 행보에 비해 세상을 바꾼 부분은 별로 크지 않아 아쉽긴 합니다.

 

손문은 그야말로 가장 유명한 인물이죠. 그가 제창한 삼민주의(민족,민생,민권)는 현재까지도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 모두 국가의 이념으로 삼고 있고, 양안 모두 손문을 국부로 모시고 있습니다. 즉 이 사람은 지금의 중국을 있게한 장본인입니다. 평생 혁명을 위해 살았고, 공화국 건설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투사였습니다. 자신의 신념을 위해 폭력, 타협을 마다하지 않았고, 원세개에게 총통자리를 양보하는 등 공화국 건설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벗어 던지고 노력했습니다.

 

자신의 생애에서는 중국의 통일도 완벽한 공화국 건설도 보지 못했지만 평생을 중국을 위해 살았던 그 인생은 지금 중국의 국부로서 존경받고 있습니다. 뭐 현재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중국 국부라는 손문의 지위는 변함없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원세개입니다. 이 사람은 참 재미있습니다. 말 그대로 별 볼일 없던 그가 나중에 황제에까지(엄청 욕을 먹고 80여일만에 하야했지만) 오르게 된 디딤돌이 바로 우리나라 조선이었기 때문입니다. 같은 아부로 부임한 조선에서 그는 일약 중국 조야의 스타로 떠오르게 됩니다. 왜냐하면 당시 재상인 이홍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던 곳이 바로 조선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원세개는 청일전쟁때 꽁지가 빠지게 도망가는데 그럼에도 처벌은 커녕 신군을 거느리는 실세가 되니 정말 처세의 달인이자 운짱이 아닐 수 없습니다.

 

원세개는 중국 역사에 마지막으로 아주 나쁜 일을 하나 합니다. 바로 대책없는 황제 등극과 원세개의 아이들(단기서, 풍국장, 서세창, 조곤, 장훈, 오패부 등등)의 단속에 실패함으로써 군벌시대라는 대혼란을 초래한 것입니다. 군벌시대가 없었다면 중국은 일본처럼 근대화를 이루고 향후 중일전쟁의 치욕적인 결과는 초래하지 않았을텐데...정말 아쉽습니다.

이홍장, 손문, 증국번, 좌종당, 양계초

나 역시도 가끔씩 질문을 내 스스로에게 던져봅니다. "왜 내가 클래식을 좋아하게 되었을까?" 하구요. 적어도 클래식만 좋아하진 않으니 "그냥 음악이 좋아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클래식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스스로도 전문가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예전 학창시절 대학 도서관을 드나들며 각종 음악서적을 들추어 가며 음악형식이나 작곡가의 작품들에 대해 공부하던 생각이 나는 군요. 하지만 그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지난 지금에는 그저 나 또한 아마추어 클래식 애호가 일 뿐입니다. 그리고 전문적으로 곡을 분석하거나 하는 작업은 스스로도 중단한지 오래되었습니다. 왠지 그러한 것들이 아마추어인 나의 클래식 감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클래식 또한 음악이기에 가요나 팝송처럼 본인의 취사선택에 따라 편안하게 들으면 됩니다. 처음엔 비발디의 사계나 모짜르트의 터키행진곡, 파헬벨의 캐논과 지그 등 만인이 아는 곡을 듣기부터 시작해서 좀더 흥미가 생기면 베토벤, 차이코프스키, 슈베르트, 바하 등 유명한 작곡가의 유명곡만 찾아 들어도 우리나라에서는 클래식 애호가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클래식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음악은 예술이기를 떠나서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이 들어서 행복을 느낄 수 없는 작품은 아무리 널리 알려진 명곡이라해도 굳이 고생하면서 들을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자신의 클래식 취향의 폭이 어느정도 넓어져 몇 십분 짜리 브룩크너나 말러의 교향곡도 이해할 수준이 된다면 그 또한 반가운 일입니다.

 

그렇다면 클래식에 친해지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첫째는 유명한 곡을 먼저 들어 행복함을 느끼는 것이고, 둘째는 클래식 작곡가와 작품들에 대한 간단한 지식과 클래식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느낄 수 있는 지식을 쌓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김성현 기자가 지어낸 책 <클래식 수첩>은 클래식 입문자나 클래식에 흥미를 갖기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참 좋은 지침서가 될 것 같습니다.

 

김성현 기자가 지어낸 클래식 수첩을 다 읽고 나니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클래식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던 지식과 많이 겹치긴 하지만 새로운 지식들도 있고, 재미도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클래식을 진정 사랑하는 이가 만든 책은 바로 이런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배울 점이 참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이 갖는 또 하나의 소중한 점은 20~21세게 클래식 음악계의 여라가지 에피소드를 마음껏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작곡가와 작품들이야 어느정도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는 내용도 많은데 오케스트라나 오페라 가수, 지휘자 등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많고 더욱이 현대로 들어오면 들어올 수록 누가 유명한지 요즘 각광받는 사람은 누군지 알쏭달쏭한데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참 많은 정보를 알려주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한가지 아쉽다면 2009년에 나온 책을 이제 읽다보니 2015년 현재의 정보가 없는 것이 한이네요. 하지만 이건 독자인 제 잘못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합니다.

 

클래식 관심있으신 분들! 꼭 한번 읽어 보세요. 그리고 들어보세요. 가요나 팝송과는 다른 또 하나의 세상이 여기에 있습니다.

클래식수첩, 오페라, 교향곡, 작곡가, 클래식

클래식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음악의 아버지쯤 되는 지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게 사실 서양의 음악이고, 현재는 대중적인 곡들 외에는 보편적으로 즐겨지는 음악은 아닐지라도 현재 유행하는 모든 음악장르의 모태가 바로 클래식이기에 바하 이후 수백년이 지난 지금도 언제 어디서나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사실 클래식이라는 말로 언제부터 언제까지의 음악가를 묶어버린다는 것도 사실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배운 서양음악사는 후세의 학자들이 만든 개념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따라서 저 같은 경우는 학생시절에 이렇게 배웠습니다. 바하는 클래식의 아버지, 헨델은 클래식의 어머니(어렸을때는 여자인 줄 알았음 ㅋㅋ), 모짜르트는 음악의 천재, 베토벤은 음악의 성인, 슈베르트는 비운의 천재 등등...

 

그리고 그때는 이런 분류도 참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3대 바이올린 협주곡, 3대 교향곡, 3대... 무슨 이렇게 꼭 분류를 해야 직성이 풀렸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모두가 다 아름다운 곳이고, 모두가 자신만의 스토리와 개성을 가지고 있는 곡이지 꼭 등수를 매겨서 이것은 1등이고, 이것은 3대 뭐고...이런 분류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 책 <음악사의 진짜 이야기>는 이러한 질문 속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유명 작곡가들의 진짜 이미지를 한번 보자는 것이지요. 그런 발상이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몇가지 흥미로운 내용도 있습니다. 베토벤의 많은 유명 일화들이 사실은 자칭 베토벤의 개인비서였던 쉰들러의 머리속에서 나온 것이랄지, 슈베르트가 우리가 아는 것처럼 돈에 쪼달리기만 가난한 작곡가는 아니었다는 등 재미있는 내용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보다 더 작곡가들의 진면목을 들여다보고 싶었던 당초의 기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기도 합니다. 결국 어느정도 클래식 음악을 공부한 사람의 입장에서라면 기존에 알고 있던 내용에서 좀더 자세히 들어가려고 노력했다는 정도가 딱 맞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음악과 개인사는 별개입니다. 개인사 탐구는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래도 조금은 필요한 것이긴 하지만 때로는 음악을 감상하는데 조금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도 하니까 그냥 소일거리로 부담없이 읽어보고 그런가 보다 하면 될 것 같습니다.

클래식, 작곡가, 음악사, 교향곡, 협주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