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다 신조의 <괴담의 집>은 100% 호러소설입니다. 역시 역량있는 작가 답게 각자 쉽게 연결되지 않는 5가지의 에피소드를 상당히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아마 미쓰다 신조가 아니였다면 이 작품은 그냥 호러 단편집 정도에 머무르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러면 아무래도 재미가 반감되었겠죠.

 

우선 이 책에는 일본내 다른 시대의 5가지 괴담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1. 어머니의 일기 - 저 편에서 온다

2. 소년의 이야기 - 이차원의 저택

3. 학생의 체험 - 유령 하이츠

4. 셋째 딸의 원고 - 미츠코의 집을 방문하고 나서

5. 노인의 기록 - 어느 쿠루이메에 대하여

 

이상 5편입니다. 실제 작가인 본인이 소설 속에 등장하고, 괴담 매니아인 편집자 미마샤카 슈조란 인물이 등장해 언뜻 보면 전혀 달라보이는 5개의 괴담에 대해 논하고 그에 대한 공통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것이 이 소설의 내용입니다.

 

어떻게 보면 환영인 것 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가위눌림 같기도 한 괴이한 존재에 관한 괴담의 정체를 밝히는 과정이라고 할 것 같습니다. 결국 5개의 단편이 모두 소개된 뒤에는 두 사람 모두 나름대로 결론을 도출해 냅니다.

 

다만 작가가 엄청 애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5개의 단편이 그렇게 썩 납득할 만큼 유기적으로 연결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보면 그렇게도 보일 수 있는 것이고, 아니다라고 하면 또 아닐 수도 있는 것이기에 이 부분은 그냥 독자의 상상에 맡기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돋보이는 이유는 각각 5개의 단편들의 내용이나 묘사가 아주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솔직히 글을 읽고 공포를 쉽게 느끼기가 힘든데 여기 나온 단편들을 읽다보면 상당히 섬뜻합니다. 독자들에게 공포를 심어주기 위해 기획된 소설이라면 이 소설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소년의 이야기 - 이차원 저택>과 <셋째딸의 원고 - 미츠코의 집을 방문하고 나서>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알수없는 정체가 나를 잡으러 쫗아온다는 생각만 해도 소름이 쫙~~끼칠 것 같습니다.

 

급격한 발전으로 전설이나 괴담이 거의 다 사라져 버린 우리나라에 비해 일본은 마을마다 이러한 괴담이 상대적으로 잘 보존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잘 찾아보면 많을 텐데....많이 발굴되어 어릴 때 부모님 등 뒤에서 무서움에 떨면서도 재미있게 봤던 <전설의 고향>같은 시리즈가 다시 시작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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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의 일입니다. 어려운 분들을 모시는 술자리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술자리 장소는 일식집이었는데 자리가 자리인만큼 왠지 상대방을 위한 격식을 차리려고 와인을 공식 건배주라 하자는 아이디어가 있어 급히 와인을 준비해 갔습니다. 미리 식당에 얘기해 와인잔도 준비시키고, 와인 오프너도 래빗 스크루(당시에는 이거 명칭도 몰랐죠 ㅋ)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사전에 와인에 대한 상식이 전혀 없다보니 사건이 터졌습니다.

 

상대방 인원들이 오고 팀장이 건배주로 와인을 준비했다고 하니까 분위기가 매우 좋았습니다. 근데 하필 나의 위치가 팀장 바로 아래 넘버 2(무슨 조직같네요 ㅋ)라 자연히 와인 오픈부터 잔에 따르는 것까지 역할을 내가 맡게 되었죠. 문제는 오픈부터 시작이었습니다.

 

래빗 스크루는 코르크 와인마개를 상당히 쉽게 딸 수 있는 오프너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손에 익지 않아 생각보다 잘 되지를 않았습니다. 시선은 온통 나한테 집중되고 식은 땀은 줄줄...분위기가 싸늘해지던 차에 간신히 마개를 땄습니다.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잔에 와인을 따르는데 모시는 분들의 수장이 와인에 대해 좀 아시는 분이셨나 봅니다. 두 손으로 맥주 따르듯 와인잔에 공손하게(?) 와인을 따르는 제 모습을 보고 언짢아 하시며 '와인병은 한 손으로 아래 오목한 곳을 잡고 가급적 흐르지 않도록 따라야지...와인에 대해 잘 모르는 구만' 하는데 정말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뭐 와인에 대해 모르긴 우리 팀 전원이 동일한 상황이었지만 제가 대표로 '와인 무식쟁이'가 된 셈이죠. 그날 저녁내내 그 자리가 불편했습니다.

 

지금은 생각하면 웃음만 나오지만 당시는 참 힘들었죠. 그때 느낀게 확실히 매사 사전에 충분한 대비를 해야 된다는 삶의 교훈과 와인에 대해 좀 알아야 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전문가까지는 아니더라도 뭘 좀 알아야 행세라도 하겠구나했습니다. 그러다 발견한 책이 이 책 <와인스캔들>입니다.

 

이 책은 좀 특이한 와인상식서입니다. 작가님이 당당하게 와인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을 깨려고 합니다. 이 작가님의 말씀대로라면 예전에 나의 행동도 어느정도 보상받는 것 같아 기쁘기도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술은 편하게 마시라고 있는 건데 격식이라니요...그런 건 사실 와인의 기본예절이 우리나라나 일본의 전통 유교문화와 섞여서 만들어진 격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또 하나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도 와인을 제대로 접하려면 와인에 대해 어느정도는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우리가 흔히 말하는 와인상식 정도는 알고 있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하다못해 상대방이 왜 와인잔 목을 안잡고 컵을 잡느냐고 물어보더라도 논리적으로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까베르네 쇼비뇽이나 메를로ㆍ샤르도네가 포도 품종이며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의 차이, 각 나라별 포도주의 특성이나 맛있게 마시는 방법 정도는 알고 있으면 술자리에서 은은한 유식(ㅋ)을 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에는 잘못된 와인상식에 대한 이야기도 많지만 포도주에 대한 폭넓은 상식도 많이 들어있어 재미도 있고, 유용한 지식도 많이 알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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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솔직히 한번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역사적으로 얽힌 것이 많은 일본이지만 솔직히 지리적으로 우리와 가장 가까운 이웃인 나라이다보니 그래도 한 두어번은 꼭 가봐야 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아직까지도 가보지 못했다는 것은 저의 게으름때문일까요? 아니면 일본이 가깝고도 먼 나라일까요?

 

이 책은 정말 기존에 나와있는 여행서적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우선 도쿄나 하코네 등 관광지의 대한 세부적인 내용(역사, 유래 등등)은 과감히(?) 삭제한데다 오로지 맛집(!)이라는 목표를 일관적으로 내세우는 것이 감동적일 정도입니다.

 

그리고 부부가 생초보로 여행을 다녀오는 과정을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한 부분은 도쿄 자유여행시 정말 많은 도움이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서울 지하철도 헤매는 나로서는 도쿄 전철 갈아타기 신공은 꼭 이 책에서 도움을 받아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맛집소개는 그야말로 백미입니다. 그렇죠. 사실 여행가면 우선은 우리나라와는 색다른 그네들의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고, 그네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먹어보는 재미가 또 남다른 법입니다. 특히 외국을 갔는데 그 곳의 유명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 다면서 국내에서 챙겨간 컵라면에 햇반을 먹었다고 자랑(?)하는 지인들의 모습은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외국에 나가면 절대 소문난 음식은 먹어봐야 됩니다. 그런 면에서 자신들이 직접 발품을 팔아 찾아가서 줄을 선 다음 먹어본 사람들이 직접 쓴 글이라 이 책에 소개된 맛집은 진짜입니다. 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웹툰 작가의 장점을 정말 잘 살린 것 같습니다. 여행기에는 웹툰이 잘 어울리는 군요.

 

도쿄! 이 책을 보니 더 가보고 싶네요. 도쿄의 맛집! 꼭 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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