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는 정말 카멜레온 같은 작가입니다.

 

<방과후>로 에도가와 란포상을 받고 본격 미스테리로 데뷔했지만 이후 작품의 경향이 점점 바뀌더니 사실 이제는 추리소설 작가라 이름 붙이기에는 미안할 정도로 다양한 장르에 명작을 쏟아내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바다 건너 우리나라에서까지도 대 인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면산장 살인사건>은 그의 다양한 작품 중에서 가장 추리소설이라고 불릴 수 있는 작품 중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약간 전형적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건 해결에 집중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요즘 소설들과 비교해 보면 약간 특이해 보일 정도입니다. 이 작품이 아마도 작가 캐리어 초반기의 작품이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네요.

 

작품은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답게 평이하지 않고 좀 독특한 면이 있습니다. 도모미라는 여성의 죽음과 관계있는 사람들이 가면산장에 모이고,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스토리라는 작품의 큰 흐름은 전형적인 추리소설의 패턴입니다. 이것만 해도 그냥 중간은 가는 추리소설이 될 텐데 작가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사건을 설정해 작품의 살을 더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결말은 다소 놀랄 정도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 작품은 본격 미스테리는 아니고 서술트릭을 차용한 작품입니다. 제가 앞전에 다소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스토리가 재미있고, 결말도 꽤 신선한데.... 어느 정도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많이 읽어 본 사람들에게는 조금 획기적인 것 까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즉 읽다 보면 왠지 자꾸만 시선이 쏠리는 캐릭터가 있고, 예상되는 스토리가 있는데 결말이 그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생각만큼 나가는 재미라고 해야되나. 그렇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상당한 다작입니다. 국내에 소개된 작품만 해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작품의 편차는 조금 느껴집니다. 이 작품은 그냥 가볍게 즐기는 추리소설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솔직히 스토리가 상당히 재미있어 책장이 그냥 술술 넘어갈 정도이니 소설로서의 상품성은 상당히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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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을 즐기는 사람 중 저 같은 아마추어 감상자들은 지침서 같은 것이 항상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정말 넓고 넓은 광대한 바다와도 같은 클래식 세계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지도책같은 존재가 꼭 필요한 것이지요.

 

20년이 넘게 클래식 음악을 듣고 있지만 스스로 평가해 봐도 아직 10분의 1도 들어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게을러서 그런 것도 있고, 중간에 몇 번씩이나 타장르로의 외도(?)를 펼친 까닭도 있지만 그나마 듣는 곡이 유명한 곡들 위주로 쏠리다 보니 정작 숨어있는 명작이나 명연주자나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찾아들을 만큼의 수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그리고 물론...너무나도 많은 작곡가와 작품들때문이라는 이유도 있겠죠^ 클래식은 현재까지도 많은 작곡가들이 활약하고 있기 때문에 르네상스시대에서부터 현대에까지 이르면 그 작품 수는 그야말로 가공할 만한 수준입니다. 아마 이 책의 제목에도 언급되지만 죽기 전에 이 많은 음악을 다 들어본 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클래식 1001>은 우리의 아쉬움을 달래줄 그야말로 명저라 감히 평가하고 싶습니다. 1001곡의 음반과 곡해설, 작곡가 설명 등은 과거 클래식 사전에서 접근하지 않은 새로운 방식으로 저같은 초보 아마추어가 봐도 알기 쉽게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음반 소개입니다. 이게 다른 클래식 사전과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곡을 설명하고 그 곡에 대한 소개, 작곡가의 간략한 생애 등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음반이 소개되어 있는데 그 음악을 듣는데 있어 가장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음반을 선정해 소개해 놓았습니다. 이 정도면 말 그대로 밥상차리고 어떻게 먹어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까지 알려주는 셈입니다.

 

 

이 책에 소개된 음반과 곡은 르네상스 시대부터 바로크, 고전파, 낭만주의, 후기 낭만주의, 근대, 현대 클래식 음악에 이르기까지 총망라 되어 있습니다. 사실 이 책에 나와 있는 음악만 마스터해도 클래식 마니아라는 호칭을 받는데 결코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이 책을 산 후에 음반도 몇 장 구입했습니다. 사실 국내 클래식 음반 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시장이 아니다보니 소개된 음반 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대부분 절판내지는 품절되어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꼭 구하기 힘들다 하더라도 다른 레이블에서 다른 연주단체나 연주자가 연주한 음반을 듣는다 해도 문제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이 책의 소개와 또다른 느낌의 명곡을 듣는 것이기 때문에 플러스가 되면 되었지 결코 마이너스는 되지 않을 것입니다.

 

책의 질이나 내용이 너무 좋다보니 흠잡을 데가 없는 책인 것 같습니다. 장식장에 들어앉아 있는 모습도 보기 좋아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도 있습니다.

 

클래식을 좋아하거나 음악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한번 구매해 소장해야 할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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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가와 히로코 고향이 서울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경성이네요.

 

즉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분이시니 연세가...80이 넘으신 분입니다. 1930년 생이시네요. 이분은 가깝고도 먼나라인 일본 작가라 저 역시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전혀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는 분이었습니다만 일본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작가라 합니다. 경력을 보니 작품이나 수상경력이 화려하군요. 일본 문단에서는 무척 존경받는 노작가인 것 같습니다.

 

미나가와 히로코는 장르의 구별이 없는 작가입니다. 장르를 넘나들며 굵직한 많은 작품들을 썼습니다. 전업 추리작가가 아닌데도 80이 넘은 나이에 <열게되어 영광입니다>를 써 2011년 12회 본격미스테리대상을 수상합니다. 아시다시피 본격이라 함은 트릭으로 승부하는 추리소설의 원류격인 장르라 할 수 있습니다. 노구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열게되어 영광입니다>는 특이하게도 일본이 아닌 근대화 과정에 들어선 영국 런던이 배경입니다. 당연히 등장인물들도 다 외국사람이고 시대적 배경도 법과 제도가 지금처럼 완벽히 정착되지 않은 혼란한 사회입니다. 그런데 단언컨대 작품을 읽어보면 21세기 동양작가가 썼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위화감은 전혀 없습니다.

 

장르는 본격 추리소설임에 틀림없지만 약간 고어하면서도 코믹한 설정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라 아주 심각하게 읽은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본격 추리소설로서는 100% 합격입니다. 난로 트릭은 노작가가 어떻게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수 있었을까 할 정도입니다. 즉 트릭은 합격! (본격 추리소설이 어려운 점이 작품성을 떠나 독자들이 작가의 트릭 기술을 꼭 평가해 본다는 것 아닐까요 ㅋㅋ)

 

인물구성이나 사건 전개, 그리고 반전도 훌륭합니다. 솔직히 범인이 누군지 뻔히 보이게 진행되는 것 자체가 뭔가 반전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생각보다 수월하게 예상되는 반전이 전개되어 다소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기분좋은 결말이었습니다. 현재 상식으로는 말도 안되는 영국의 형벌제도를 교묘히 이용한 점은 50%는 좋고, 50%는 왠지 억지인 것 같기도 했습니다만 원래 당시에는 그랬다는데 어떻게 할 말은 없습니다.

 

이 책에서 탐정 역할인 맹인 판사 존 필딩과 조수인 앤 셜리 모어는 마치 홈즈와 왓슨, 포와로와 헤이스팅즈를 떠 올립니다. 그러고보니 이 작품은 고전 추리소설의 오마주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전체적으로 흠잡을 데 없이 재미있습니다. 일본 작가를 통해 영국 근대의 생활상과 관습, 인물들의 모습을 살펴본 것도 색다른 느낌이었구요. 뭔가 한 방 머리를 때려주는 강한 임팩트는 없었지만 그래도 아주 뛰어난 작품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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