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감성을 부르는 이야기일까 궁금했는데...충격적이다..물론 재미있어서 순식간에 읽어내려갔지만 말이다.

요시다 슈이치의 글쓰는 방법중 하나는 일인칭이 여러명 등장한다는 것이다. 보기에 따라서 이인칭, 삼인칭도 될수있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이면 보이지않았던 사물의 윤곽이 완성되면서 초반에 무의미했던 사건들이 유기적으로 엮여서 놀라지않을수 없다.

이야기 주도자는 신도 레이, 오지 나오즈미, 오지 게이코, 오지 고이치 이들은 연인관계, 형제, 부부로 이루어있지만 이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크게 오지가의 사람들 이야기라고 할수있는데 한 가정이 갖고있는 문제가 정말 생각밖에 많다. 남편과 동생의 외도로 맡게된 아이를 자신의 친자식처럼 생각해서 키우고 남편에게 조차 그 사실을 숨기고 참아냈던 아내..사랑하는 사람과 도망가려고 시도는 해봤지만 역시나 아이들 때문에 가정으로 돌아온 사람이 있는가 하면..동성을 좋아하지만 사회관념상 허락받기 힘든상황에서 마음을 숨긴채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여자와 결혼한 남자..이 남자는 이혼하고 사채업자에게 쫓기는 좋아하는 남자를 집에 들리고 함께 지내면서 그 남자의 사랑을 놓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여인처럼 묘사된다. 이런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남편의 동성애를 뻔히 알면서 집에 머물고싶어하는 여자..억지로라도 가정을 유지하고 싶기에 시집으로 들어가서 살게되나 그녀 또한 불륜관계의 남자가 있다. 상식밖의 관계들만 있는데 참 흥분되는 내용들이다...근데 일본사람들은 부부외에 애인이 있는게 흔한가? 궁금해지네..

 

일본여행을 하게된다면 온천에 꼭 가고싶다. 그것도 조용한 산골마을의 노천탕말이다. 요즘처럼 추운날씨에 더더욱 생각이 나는 온천이다. 온천이란게 혼자가긴 힘든 장소일꺼란 생각이 든다. 가족이나 가족에 버금가는 다정한 관계의 사람들끼리 가야지 무방비한 상태도 보일수 있는 것이다. 5가지 온천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처음 시작하는 첫사랑온천은 그 이름과 달리 이별이야기이다.

자신보다 능력있는 여자를 아내로 맞이해 거기에 부흥해야한다고 열심히 살아온 남자..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여자는 남자에게 불만이였다. 이미 2년전부터 이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노력했던 남자에게 언제나 행복한 순간만 공유하는게 부부일수는 없다고 남편의 힘든 시간도 함께 어루만져주고 싶었던 아내의 섭섭함을 느낄수 있었다. 흰눈온천이라는 언제나 말이 많고 조연부부같다는 이들이 온천여행에서 만난 옆방부부를 보면서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얼굴표현으로 온 감정을 담아 상대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반성하게된다. 사실 그 부부는 말을 잘 할수 없었던 청각장애인들이 아닌가 싶다. 말로 표현해야알지 네 맘을 어떻게 아냐는 드라마 대사는 많이 들어보고 일상에서도 많이 쓰기도 하지만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통하는 관계라면 얼마나 서로에 대해 배려를 해야하는 걸까..그밖에 불륜상대를 놓고 그사람에게 배신당할까봐 전전긍긍하는 남자, 일에 치여 소중한 가정을 잃어버리는 남자, 마지막으로 풋풋하다 못해 순결한 첫사랑 의 맹세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마음 따듯해지는 이야기, 또는 한쪽모퉁이를 베어가는 듯한 아픔이 남는 이야기가 있는데도..일본사람들을 불륜이 흔한가?란 생각이 드는건...

재미있는 단어는 많이 있지만  넌센스같은  내용의 반복때문인지 정신이 혼미해지기까지한다. 머리가 많이 굳어있나보다. 몇개의 쳅터에서 앞과, 마지막 이 반복되면서 이야기가 흘러가기때문에 책 제본이 잘못된건가 오해도 했다. 예전에 이런식의 구성으로 된 소극장에서 공연된 뮤지컬을 본적이 있다. 좋아하는 배우가 나왔음에도 졸다가 그 배우와 눈이 마주쳐서 어찌나 민망했던지..좀 그런 느낌이다. 단어가 주는 어감은 독특하고 재미는 있지만 생소한 소리라서 뜻도 파악되지않고..그런걸 떠나서 오즈와 주인공이 하는 얼토당토않는 대결이 신경에 거슬린다. 전혀 생산적으로 보이지않는 일을 매번 그렇게 중요하게 해내야 하는 건지. 적대관계에 있는 선배, 또는 스승을 대신해서 매번 말썽을 일으키고 대학생들이면서 저공비행을 일삼지않나. 딱히 희망도 없이 노닥거리는 걸로 보이는 이들의 희희낙락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않고 답답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대학생활이 가장 시간관리를 잘해야하고 지식이며, 경험이며 일생을 살아오며 가장 많이 얻어갈수있는 시기였던거 같은데 책속의 인물들을 보면 왜 저러고 사나 싶어 얼른 말려주고싶다.  주인공이 오즈를 만나서부터 오즈가 다리에서 떨어질때까지 사건을 여러번 반복해서 그때마다 다른 내용이 나오니 언제 내용이 끝날까 싶기도 하고..나와 이 작가는 잘 맞지않는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