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성형 수술 외모시장주의의 끝은?" 이 책은 성형문화에 대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성형천국으로 변해가는 세상을 비판하는 책이다. 책의 끝부분에는 성형 관련 용어 설명과 성형 연표가 실려 있다.

자신이 성형한 사실을 당당하게 밝히는 시대 분위기에 따라 성형이 이제는 더이상 감출일이 아닌 지 오래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성형에 대한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미용성형과 성형수술의 개념차이를 설명하고 미용성형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기 때문에 미용성형에 대하여 다각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그리고 각 장이 끝날 때마다 본문 내용을 간추려 주고 있으며, 중간중간 알아두기와 토론할 거리를 제공해서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고 토론용으로도 이 책의 활용도가 좋을 듯하다.

전쟁에서 부상당한 군인과 희생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재건 성형 수술이 발전하면서 성형 수술이 본격적으로 발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회 생활을 하기에 심각할 정도의 수준일 경우에만 성형을 하던 시기가 지나고 이제는 자신의 만족감이나 자신감 회복을 위해 성형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노화되는 신체 부위를 일시적으로 회복시키는 것 뿐만아니라 젊은 사람들도 완벽한 모습을 갖추기 위해 성형을 선택한다. 그에 따라 문제점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미용 산업이 거대해지면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닌데도 성형을 부추기고 있다. 수술이 잘못되어 장애가 생기기도 하고 심지어 죽음에 이르기도 하며, 성형중독에 이르게 되기도 한다. 과대 광고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넘어가는데도 정부에서는 아직 강력한 규제법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어른들이 만들어내는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어린 청소년들 또한 아무 생각없이 성형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직 신체적 성장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형을 했을 경우 이후에 생길 영향에 대하여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데도 외모지상주의 열풍에 휩쓸린 아이들이 올바르지 않은 판단을 하게 될 수 있다.

이런 책을 청소년들과 함께 읽고 성형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파악한 상태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고하여 자신이 올바르게 선택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왕대"는 일제시대 우리나라 동물원에서 소리소문없이 죽어간 불쌍한 동물들의 이야기이다. 책 마지막 부분에는 호랑이와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에 대한 설명도 함께 나와 있어서 단순히 동화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태 공부도 될 수 있는 책이다.

일제시대 일본인들은 우리나라에 사는 호랑이들을 마구잡이로 사냥하기도 하고 어린 호랑이새끼를 잡아다 동물원에 가두어 돈을 벌었다. 그러다가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날음 폭격이 일어나면 동물원 동물들이 탈출해 사람들을 해칠 거라며 동물원에 있는 맹수들을 살처분시키는 엄청난 일을 벌였다고 한다. 일제 시대 때 일본인들이 무기를 만들 거라며 우리나라 구석구석 뒤지고 다니고 심지어 숟가락까지 빼앗아 갔다고들 하는데, 동물원 쇠창살도 뜯어다 무기를 만드는 데 쓰고 심지어 동물들한테까지도 그런 잔인한 일을 벌였다니 정말 그 잔인함의 끝이 어디인지 모르겠다.

이 책은 호랑이 중의 호랑이라고 하는 왕대 이야기이다. 왕대는 일본인들 총에 맞아 엄마 호랑이를 잃고 엄마 호랑이를 찾으러 왔다가 일본인에게 사로잡혀 동물원에 팔려 온다. 그곳에서 동물 친구들을 만나고 사육사들과 여러 사건들을 겪게 된다. 동물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탈출을 시도하다가 어린 사육사 보조 재윤과 함께 지하 독방에 갇히기도 하고 텃세를 부리는 어린 사자 피터와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기도 한다. 전쟁 중이라 동물원에 보급되는 먹이가 줄어들고 굶어죽는 아기 동물까지 나오더니 급기야 동물원에는 맹수들의 살처분 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친절한 줄 알았던 사육사 미치고가 먹이에 하얀 가루를 뿌리는 걸 보고 의심하던 왕대는 다른 동물들에게 위험을 알리지만 왕대의 말을 무시한 동물들이 죽어간다. 재윤은 목숨을 걸고 왕대를 탈출시켜주고 왕대는 엄마와 함께 보냈던 인왕산 숲으로 돌아온다.

어린 호랑이 왕대의 눈을 통해서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의 답답하고 우울한 삶을 살펴볼 수 있고 일제시대 힘없이 당하기만 했던 우리 민족의 가슴 아픈 역사의 또 다른 모습도 알게 되는 동화책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동화책의 그림이 좀 어설프다고 해야 할까...책을 읽으면 왕대의 캐릭터가 어리지만 강한 인상일 듯한데 책에서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느낌의 캐릭터로 그려져 있어서 책 내용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쟁 관련 책을 읽힐 때 어린 아이들에게는 이 책을 먼저 읽게 하면 전쟁의 아픔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은 분야에 걸쳐 상처를 남기게 된다는 걸 저절로 배우게 될 것이다.

 

"아무도 모르는 일"은 동시집이다.

제목이 재미있다.

아무도 모르는 일에는 어떤 일이 있을까?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일도 시의 가슴으로 대하면 전혀 다른 일이 되는 세상...시의 세계이다.

총57편의 동시들이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땀방울 맛, 2부는 칡덩굴의 안아주기, 3부는 아무도 모르는 일, 4부는 햇살의 숨바꼭질이다.

박두순 동시인이 이 시집에 해설을 붙였다. 처음 시집을 읽고 시 감상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라면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다. 예술 작품이 개인적인 감상을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있지만 시인의 의도를 파악하고 그것에 기초하여 자신의 감상을 시인과 나누는 일을 통하여 감상의 깊이가 더해진다고 할 때, 시 해설이 도움되는 면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해설자는 이 시집 안에 눈에 쏙 들어오는 좋은 동시가 33편이나 된다고 하는데 아이가 직접 시집을 읽으면서 자신의 마음에 드는 동시를 골라보는 것도 좋은 활동이 될 듯하다.

거친 듯 단순하게 그려진 그림들도 시와 잘 어울린다.

 

 

아무도 모르는 일

 

 

발이 예쁜

달빛

 

댓돌 위에

가지런한 신발을

신어 봐요

 

아빠 신발

크고 무거워

도로 벗어 놓고,

 

엄마 신발

굽 높아 불편해

도로 벗어 놓고,

 

꽃무늬 아기 신발

맘에 꼭 들어

밤이면 와서 신고 놀지요

 

꽃무늬 신발 신고

아장아장 걸음마하는

아기 발걸음이

달빛처럼 환한 이유는

아무도 몰라요.

 

 

시인의 눈은 하늘의 달에도 작고 예쁜 발을 만들어낸다. 좋은 시는 장면이 떠오르는 시라고 하더니 정말, 달빛이 댓돌에 내려 앉아 이 신발 저 신발 신어보다가 맘에 꼭 드는 신발을 신고 신나게 마당을 돌아다니는 장면이 상상된다.

 

 

신발 2

 

봄이 길가 신발 가게에

노란 꽃신발을 내놓았어요.

 

나비가 신어 보고

그냥 두고 갔어요.

벌이 신어 보고

그냥 두고 갔어요.

 

몇날 며칠 놓여 있던

노란 꽃신발

 

없어졌어요.

 

씨앗 몇 개

신발 값으로 남겨 놓고

신고 갔어요.

 

계절의 변화를 한 편의 이야기로 구성하는 탁월한 능력에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꽃잎이 떨어지고 그 자리에 남은 씨앗을 신발 값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니..같은 사람인데 감성이 어떻게 이리 다를 수 있을까...^^;; 어른들에게는 감탄이지만 아이들 눈에는 정말 재미있게 느껴질 것이다.

 

우리는 몰라도 시인은 아는 세상..아이들은 순수하니까 시인처럼 어른들은 몰라도 아이만 아는 세상을 알 수 있고 그것을 글로 표현해보면 살아 숨쉬는 동시로 태어날 것 같은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