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인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영웅으로서의 이순신이 아니라 인간 이순신을 만날 수 있다.

우리말의 맛을 살려 쓴 작가의 필체는 어려운 듯하면서도 묘한 매력을 느끼게 만든다.

나라를 구해야 하는 한 무인으로서의 고뇌...
 
임금과 정치권력과 싸워야 하는 신하로서의 고뇌.....

어머님의 장례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전장에 있어야 하는 아들로서의 고뇌....

자식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몰래 숨어 울어야 하는 아비로서의 고뇌....

사랑하는 여인을 지켜 줄 수 없었던 남자로서의 고뇌....

울며 매달리는 백성들을 죽음에서 구할 수 없었던 인간으로서의 고뇌....

보이지 않는 적들과 끊임 없이 싸워야 하는 이순신의 모든 고뇌의 덩어리가 

징징징 칼의 울림이 되어 울려 퍼지던, 외롭고 비참한 전장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진다.

읽어가면서 점점 읽는 재미에 빠져들어 책의 두께를 전혀 느낄 수 없게 만드는 책이다.

책의 뒷부분에는 알찬 부록이 있어서 책의 가치를 높여 준다.

충무공 연보와 인물지 해전도, 동인문학상 수상작 선정의 말 및 수상소감이 실렸다.

난중일기로만 알려진 이순신의 기록정신은 젊은 시절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30대에 함경도 국경에서 근무던 초급 장교 시절에도 일기를 썼다. 

아산 현충사에 보관된 진중일기 "함경도일기"가 그것이다.

책의 끝 부분에서 졸음처럼 맞이하던 죽음의 순간에 이순신이 남긴 말이 인상깊다.

"세상의 끝이..이처럼..가볍고..또..고요할 수 있다는 것이...,칼로 베어지지 않는 적들을

이 세상에 남겨 놓고..내가 먼저..,관음포의 노을이..적들 쪽으로....."

독서하기, 생각하기, 표현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