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놀랐던 것 중에 하나가 기업체의 강사로 크게 실패했던 사람이 각광을 받는다는 점이었다. 일종의 반면교사라 할까. 큰 기업체일수록 작은 실수가 거대한 재앙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큰 실수라면 기업체의 근간까지 뒤흔들 수 있다. 그런데 어찌하면 그런 큰 실패에 직면하게 되는지 자신의 경험담을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니 기업체에서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적은 돈으로 커다란 재앙을 피할 조언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살면서 성공과 실패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지기 쉽다. 하지만 실패도 누군가에게는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를 가진 경험담이 되기도 하고, 성공도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성공은 실패보다 미화되어 좀 더 먼 것처럼 느껴지지만 의외로 그 성공으로 가는 길을 가깝게 있다고 이 책 <위대함의 법칙>에서 말하고 있다. 텔레비전에서, 신문에서, 아니면 다른 여러 매체에서 접하게 되는 소위 '성공한 CEO'는 하늘 위의 별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그들에게는 보통 사람에게는 없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 책 <위대함의 법칙>에서는 수많은 세계 최고 CEO의 업무방식을 들여다봄으로써 그들에게 다른 사람에게 없는 것이 있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 그들에게 보통 사람과 다른 특별함은 있는 동시에 없는 것이기도 하다. 그들이 특별한 실행력, 특별한 직감을 가지기도 했지만 그것은 보통 사람들에게 있는 것이기도 하다. 단지 쓰지 않을 뿐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즐겁게 읽었다. 분명 성공한 CEO들의 시작, 일을 처리하는 방식, 그들이 들었던 조언 등을 듣는 것은 유용하다. 감탄하게 되는 부분이 많기도 하다. 하지만 그들도 보통 사람이었고 계속하여 넘어지고 나무에 부딪히기도 했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나도 저렇게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한다. 성공은 하늘에서 별처럼 떨어진 것이 아니라 부조리한 관료주의에 맞서는 용기에서, 수많은 정보의 흐름에 빠져 그 상태를 즐거워하는 마음에서, 아버지부터 멘토까지 모두 반대했지만 자신이 옳다는 것을 믿고 밀어붙인 뚝심에서 나오기도 했다.

좀 독특했던 점은 이 책에는 수많은 성공담이 등장한다. 예쁜 인형과 그렇지 않은 인형으로 양분되는 시장에서 다양한 시대를 살아가는 9세 소녀의 인형을 내어 놓고 그에 맞춘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처럼 흥미를 자극하는 것이 많았다. 그럼에도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정작 참혹한 실패담이었다. 더구나 그 실패담은 기업 경영자의 실패담이 아니라 산불을 진압하려다 어이없는 의사결정의 실수로 죽음을 맞이한 소방대원의 것이었다. 그는 초보자의 실수로 기존 규정을 무시한 결정을 내렸고 후에 영웅적인 결단을 내리기도 했으나 죽고 말았다. 다른 여러 명의 사람들과 함께 말이다. 그의 의사결정 과정을 따라가면서 다른 성공담과 어떻게 다른지를 생각할 수 있었다. 덕분에 그 이야기가 좀 더 도드라지게 느껴졌다.

성공이란 다른 사람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소매업에 만족했으나 가난했던 아버지와 달리 확장에 확장을 거듭하고 자신에게 없는 능력을 가진 사람의 조언을 받아들여 사업을 번창시킨 CEO가 만약 아버지의 조언대로 하나의 가게에 만족하고 나머지 돈을 저금했다면 거대한 기업은 없었을 것이다. 이처럼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수많은 CEO의 경험담을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꽤나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그 경험담은 포도 알처럼 하나하나 입안에서 터지면서 그들이 가진 위대함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했다. 실패의 경험담을 듣고 반면교사로 삼는 것도 좋지만 성공의 법칙을 체득한 사람들을 따라가 보는 것도 꽤나 만족스러웠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의무적으로 우유를 먹었다. 우유를 하루 한 팩씩 마시고 그 우유팩을 재활용하느라 씻었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 당시에는 우유가 너무 좋아서 1리터라도 단숨에 마실 지경이었다.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아직도 우유를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의무적이다시피 우유를 마시는 일은 좋아하지 않는다. 감기에 걸렸을 때 마시면 안 좋다는 이야기도 있고 어떤 음식이든 의무가 되면 맛이 없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냉장고에는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이 항시 들어 있고 유제품을 꼬박꼬박 먹지 않으면 후에 골다공증으로 고생하게 될 것만 같은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우유가 완전식품이라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지만 우유만큼 사람들이 소화 못시키는 음식도 흔치 않은 것 같다. 우유만 마시면 배가 아프다는 사람부터 심하게는 두통까지 온다는 사람도 있다. 마시면 거부반응이 일어날 정도인 음식이 완전식품이고 또 그것을 먹도록 강요당한다는 것이 어찌 보면 이상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세상에 어떤 짐승이 성체가 된 다음에도 계속 젖을 먹어야 살 수 있단 말인가. 그것도 다른 짐승의 것을 말이다. 이 책 <우유의 역습>은 내심 궁금했으나 '우유는 완전식품'이라는 말에 밀려서 모른 척 했던 궁금증들을 밝혀 준다. 예전만 해도 우유를 의무적으로 먹는 일도 유제품이 하나의 식품군이 되는 일도 없었다고 한다. 우유, 크림, 버터, 요구르트, 치즈 등 유제품은 기호에 맞는 사람들이 먹으면 족한 음식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프랑스에서 우유 로비가 일어나고 와인을 대체할 지경이 되었다.

세금으로 어린이들에게 우유를 마시게 하도록 강요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익이 있는 이상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고 우유는 완전식품으로 포장되었다고 한다. 성장기 아동은 물론이고 꾸준히 먹어서 칼슘을 섭취해야 한다는 소리가 계속 귀에 울리게 되었다. 허나 우유가 안 먹는 사람들에 비해서 키는 크게 할지언정 골다공증을 예방하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골다공증과 유방암은 일종의 문명병으로 불리는데 유제품을 먹지 않는 지역의 사람들은 오히려 골다공증과 유방암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골다공증의 경우 뼈를 재구성할 조골세포가 소진되어서 생기는데 그 조골세포의 일생동안 한정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유가 그 조골세포의 촉진을 유도해서 한정되어 있는 조골세포의 소비를 가속화시킨다고 한다. 덕분에 유제품을 꾸준히 먹은 쪽이 오히려 골다공증에 걸리기 쉽다는 것이다. 더구나 우유에는 인슐린유사성장인자가 들어 있는데 우유를 마셔서 혈중에 인슐린유사성장인자의 농도를 높이면 암이 발병할 확률이 대폭 올라간다고 한다.

유제품을 섭취해 건강해지기는커녕 병을 키울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송아지를 거대하게 키우는 에너지원을 성체가 되어서도 계속 먹는다는 것이 여러 모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완전식품이라는 말에 세뇌되다시피 하였지만 칼슘을 꼭 우유로 섭취해야 하는 건 아닌 것이다. 오히려 선사시대의 본능에 맞지 않아 매번 탈이 나는 우유 대신 과일이나 야채를 통한 칼슘 섭취가 훨씬 건강한 식습관이란 생각이 들었다. 여태껏 유제품에 대한 강박관념을 품어왔는데 오히려 그게 건강에 실이 되는 것이라니 꽤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앞으로는 부담스런 우유대신 채소를 통한 섭취를 고려해봐야겠다.

 

길을 걷다보면 수많은 사람들과 마주치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 수많은 생각, 수많은 개성. 세상에는 알기 어려운 것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 사람은 특히 어렵다. 가장 아름다운 것도 사람이고 가장 추한 것도 사람이라지만, 사람으로 살아가다보면 말이 가장 잘 통하는 것도 말이 가장 안 통하는 것도 역시 사람이다. 영화 '코드명 J'처럼 머릿속에 저장장치가 있어서 내 생각은 이런 것이었다하고 그대로 전달할 수 없는 이상 말로 풀어낼 수 밖에 없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그런데 자신이 가진 생각을 그대로 풀어 놓는 것이 또 왜 그렇게 어렵고 절대로 될 리 없는 이심전심을 바라는 사람은 왜 그렇게 많은지 답답할 때가 많다. 개인적으로 친한 사람의 경우에는 좀 더 터놓고 이야기를 하면 될 테지만 회사에서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다면 앞날은 깜깜해질 것이다. 거기에 '당신,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구만'하는 소리까지 듣게 된다면 거의 치명타다.

이럴 때 읽으면 좋을 책이 바로 '소통기술'이다. 어디까지나 '2% 부족한 나를 위한'이라는 단서가 달려 있는데 그 사람에게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을 알려 줄 수는 있어도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직무 경험이나 재능은 바꿀 수 없기 때문이란다. 하기야 책 한 권이 호박을 수박으로 변신 시킬 수는 없을 테니까.

저자는 많은 사람들에게 소통하는 법을 조언해 준 사람이다. 그래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냈고 항목마다 적당한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회사 내에서 분명 능력은 있지만 '말이 통하지 않아서 짜증스러운' 인물을 회사 측에서 저자의 조언을 듣도록 했다고 한다. 그 경험이 적절한 사례로 바뀌어 있고 책의 구성도 그에 맞게 세분화 되어 있다.

1장 신뢰하게 만드는 말과 행동에서 승진한 여성 니콜이 저지른 실수로 인해 그녀가 입은 타격과 신뢰를 얻으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가의 조언을, 2장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춰 소통하는 법에서는 소통은 다른 사람과 하는 것이니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3장에서 9장은 유능하지만 눈치가 없거나, 말할 때 관리자다운 자세가 나오지 않거나, 경영자다운 품위가 부족해 보이거나, 독단적으로 보이거나, 사교성이나 활력이 부족하거나, 자주 화를 내서 곤란한 경우의 사례와 구체적 해결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어 10장에서는 자신의 신뢰성을 평가하고 11장에서 소통에 도움이 되는 16가지 조언을 보여준다.

덕분에 처음부터 천천히 읽어내려 가면서 나였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를 여러모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기업문화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 신입사원의 이야기였다. 기업마다 특유의 기업문화가 있고 회의를 할 때도 보통 그 순서에 맞게 넘어간다. 그런데 새로 들어온 신입사원이 그렇게 하는 것은 전혀 효율적이지 못하고 전에 자신이 다닌 회사에서는 그리 하지 않았다고 했다는 것이다. 개혁도 혁신도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대응하는 신입사원이 그 회사 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회사 내에서 누군가에게 질책을 할 때도 강하게 말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직접적인 발언을 피해서 우회적으로 비난을 하는 곳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어느 기업의 임원 이런 말을 하면서 저자에게 조언을 구했다. 관리직에 있는 어떤 사람이 여성적인 분위기의 우리 기업에 맞지 않는다. 이유인즉슨 그 회사에서는 질책을 할 때 부드럽게 돌려서 말하는 데 그 관리자는 직접적으로 지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위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저자가 그에게 조언을 하려하자 그 관리자는 이렇게 항변했다. 자신은 바로 그렇기 때문에 스카우트 되었고 스카우트 될 때 그 점을 잘 살려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체 분위기를 넘어선 것이라면 그건 과도한 개혁이 되어버린다. 같은 행동도 상대에 따라 회사의 분위기에 따라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 될 수 있다 하니 흐름을 읽는 그리고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소통기술이 필요하다 싶었다.

말은 해야 맛이라는 소리도 있지만 한 번 뱉은 말을 되돌리기 힘들다. 하나의 행동이 전체 신뢰성을 망가트릴 수 있으니 뛰어난 소통기술을 갖는다는 것이 더 절실하기도 하다. 그 와중에 읽게 된 이 책 '소통기술', 타인에게 신뢰를 얻는 다는 것과 적절한 행동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였다. 이 책을 읽는다고 호박이 수박이 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맛있는 호박요리는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