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적립 안내

‘함께 숨쉬는’ 카메룬 커피와 농부에 대한 진솔한 기록
커피, 그 이상(理想)으로 가는 안내서

《커피캐스팅》은 저자가 수년 간 발품을 팔며 카메룬 커피 산지마을을 찾아 관계를 맺고 '작은 농부들의 커피'를 수입해온 기록이다.
캐스팅(casting)은 ’던지다, 보내다’는 뜻이다. (주)샤인위드컴페니언 이사로 있는 저자는 커피 농사가 삶의 전부인 작은 농부들의 삶과 커피를 소개하는 ‘커피캐스팅 디렉터’를 자임한다. 단순히 등급과 가격을 매겨 커피를 사냥(hunting)하듯 수입하는 ‘커피 헌터’와 다른 지점이다.

이 책은 커피캐스팅 디렉터로서 카메룬의 작은 커피 농부들과의 인연을 맺고, 이어간 과정을 담았다. 오쿠-토론, 아케, 음베싸 등 마을 이름만으로도 저자의 여정에 커피 그 이상, 곧 사람이 있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박영순 커피비평가협회장은 추천의 글에서 “커피 재배자들의 삶 속으로 기꺼이 자신을 던지는 전문가”라며 “카메룬 커피를 보면 농부들의 얼굴이 떠오른다”고 말한다.

책은 2014년 카메룬에 첫발을 내딛었을 때의 기억을 되살리며 시작된다. 축구 잘하는 나라로만 알고 있던 독자들에게 카메룬의 역사를 알려준다. 분단된 한반도처럼 카메룬도 오랜 세월 동서로 나뉘어 있었다. 이어 카메룬이 커피나무의 고향으로 불리는 이유, 커피산업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본론에서 본격적으로 카메룬 커피 농부와 산지마을을 만난다. 카메룬 힐탑 농부직거래조합을 만든 마티 폰차(Matti Foncha) 씨와의 인연은 각별하다. 가파른 비포장도로를 달려 카메룬 북서지역에 분포한 커피 산지마을 11곳을 찾아가는 과정은 아슬아슬하다. 저자가 꼼꼼히 찍어둔 사진이 곳곳에 배치돼 이해를 돕는다. 아직 전통이 남아있는 마을 족장들의 생활상도 생생히 담아, 커피뿐 만아니라 카메룬의 문화도 엿볼 수 있다.

책 후반부는 저자가 커피사업을 하며 느낀 생각을 정리한 글을 모았다. “커피는 홀로 만들어지 않는다”며 재배지를 위한 어깨동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얼굴이 있는 커피’를 전하려는 저자의 의지를 확인하게 한다. 사람에 집중한 커피철학은 자연환경에 대한 우려로 이어진다.
“커피는 재배에서부터 건조, 가공, 로스팅, 포장, 추출 등 여러 과정에서 탄소 발자국을 남긴다. 커피사업을 하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하는 게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커피 소비도 줄여야 한다. 그래야 재배작물의 생산 균형은 물론 적정한 가격을 보장해 생산자와 소비자의 균형을 이룰 수 있다.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고 했다. 지나친 커피 사랑은 이별의 더 큰 아픔을 남길지도 모르기에….”

커피는 단지 기호식품, 그 이상(以上)이 되었다. 사유의 도구이자 소통의 매개이다. 《커피캐스팅》은 커피의 의미를 더욱 확장시킨다. ‘함께 숨쉬고, 함께 빛나는’ 이상(理想)으로 가는 길을 안내한다.

01. 커피나무의 고향, 카메룬
카메룬 역사
카메룬 커피산업
카메룬의 현실

02. 커피캐스팅
힐탑 농부직거래
카메룬 보요 커피
올원프로그램
보베 응감
마티 폰차

03. 카메룬 커피산지
오쿠-토론, 푼동-아부 마을
아케 마을
노니-딘 마을
벨로-아차 마을
음베싸 마을
쏘 마을
폼봇 마을
알롱시 농장
그 외 마을(쿰보, 지니콤, 아나주아)

04. 아프리카 커피기행
에티오피아
케냐
카메룬의 족장들
노니-딘 마을
음베싸 마을
산타 마을
은？ 마을
품반 시

05. 커피 그 이상
커피의 시작
스페셜티커피
커피, 자연과 성형의 갈림길
공유와 공존, 그리고 카페
공정무역커피, 공정과 공평
커피, 지구에서 살아남기
한국의 커피
커피 수입의 딜레마
커피캐스팅디렉터의 커피평가론
커피, 그 이후의 세상

[부록] 카메룬 커피 로스팅
[참고문헌]

[카메룬 커피 컴페니언]
바오밥나무 이종신 대표
보헤미안 박이추 대표
보헤미안 로스터즈 박이추 커피공장 황광우 실장
커피비평가협회(CCA) 박영순 회장
버즈커피 안명호 대표
이슬커피 박영희 대표
베토벤하우스(대구) 김미희, 남우선 대표
서래수 김정희 대표
바람커피 이담 대표
〈식객〉 〈커피 한 잔 할까요?〉 이호준 작가
(사)Acts29 폴 배 대표
A3bout Coffee(한국생두거래소) 김사원 대표
작은농부커피 박유진 대표
1318커피(강화) 황진 대표
㈜카페예(1킬로커피) 이상호 대표

매년 비행시간만 24시간이 넘는 카메룬을 찾으며, 그들의 노력과 의지에 마중물이 되기를 바랐다. 그들과 함께 마을들을 돌며 “이렇게 멀리 한국이라는 곳에서 우리의 커피가 좋아서 찾아오고 있으니 커피 농사 포기하지 말고 함께 해 노력해 봅시다”라고 이야기하며 힘을 보탰다.
얼마 되지 않는 후원금이지만 그들에게 제안한 후원과 지원 계획으로 매년 마을마다 새로운 가공 시설이 지어지기 시작했고, 산속 마을 농부들의 커피 운송을 돕기 위해 요긴한 오토바이가 늘어났다. 초창기 1개 마을에서 시작했던 직거래는 40개 마을로 늘어났고, 7명이던 조합원이 6백 명 이상이 되었다. 커피 품질 역시 모두가 놀랄 만큼 좋아졌다. 마을마다 족장들의 관심도 높아졌고 청년들의 일자리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지금하고 있는 지원이 회사의 수익을 위한 것이 아니지만, 삶이란 우연히 시작되고 어찌할 수 없는 길을 자꾸만 걷게 되지 않던가? 혹시 어떤 이유에서 건 누군가 커피 산지를 가게 된다면, 농장주나 수출업자가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만이 아닌 그 나무에 달린 수천 개의 커피를 위해 매일 쉼 없이 일하는 농부들의 생활과 그 커피가 시작되고 자라 온 과정과 역사에도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그런 관심이 커피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개선시키고 더 좋은 커피를 만나게 한다.

한 잔의 좋은 커피는 어느 누구 한 사람의 노력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커피를 즐기며 모두가 하나 되는 세상을 꿈꾸며, 카메룬에 가공 시설 개선과 한국 보육시설을 지원하는 ‘올원프로그램(All One Program)’ 캠페인을 시작했다. 후원은 내가 해 주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지원해 주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해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노력에 대한 마중물이다. 2022년에는 내전으로 파괴된 벨로-아차의 시설을 바멘다 시에 다시 세우는 힐탑의 재건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좋은 커피란 소비자의 입장에서만 좋은 맛과 품질 그리고 가격만이 아닌 자연에서부터 농부 그리고 유통업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투명하고 공평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계속 좋은 커피를 만나기 위해서는 커피 산지에 들어가 내가 찾던 커피를 사냥(hunting)해 오듯 수입하는 ‘커피 헌터’가 아닌, 커피 농사가 삶의 전부인 그들의 삶이 소개 되고 빛나야 했다. 그래서 그들의 삶과 커피를 소개하는 사람 ‘커피캐스팅 디렉터(Coffee Casting Director)’가 되고자 했다.
“당신의 1%를 더해, 세상의 99%를 채웁니다.” 한 잔의 커피 향기로 함께 숨 쉬는 세상, 커피 그 이상의 가치 있는 ‘Real Coffee’와 커피가 좋은 문화가 되는 ‘True Culture’를 만들어가는 게 ‘All One Program’이고 커피캐스팅 디렉터(Coffee Casting Director)의 역할이다. ‘커피캐스팅 디렉터’가 더 많아지기를 기원한다.
_ 56-59p

야생 커피 품종은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마다가스카르, 케냐, 콩고, 모잠비크, 카메룬 등에서 수집되었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과 조금 다른 모양을 한 커피 열매를 비롯해 현재까지 100개가 넘는 품종이 발견되었다. 그 중에서 주목해야 할 지역이 아프리카의 ‘옴파로스’ 카메룬이다.
커피나무의 조상은 약 2,730만 년 전 치자나무의 선조에서 비롯돼 1,440만 년 전 시로미미즈로 분기되고, 남 기니아 지방(현재 카메룬 주변)에서 생겨났다. 내가 카메론을 커피나무의 고향으로 일컫는 배경이다. 이후 열대지역 전체로 퍼져나가 상이한 환경에서 적응하고 변화한 것이 420만 년 전이다.6)１)이것이 모계 유게니오이데스(C.eugenioides)와 부계 카네포라 종과 만나 현재 아라비카 종이 나오게 되었다고 학자들은 보고 있다. _ 186p

변화무상한 자연과 소비자의 기호, 냉정한 자본에 맞서야 하는 농부와 카페의 삶은 맞닿아 있다. 결국 생존이 문화가 된다. 그래서 먼저 재배지(Cultivation)가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관심이 필요하다. 좋은 문화는 애정과 정성으로 심고 가꾸어 잘 키워내서 이것을 나누고 물려주고자 했던 사람들의 역사였다.
문화의 사대주의는 자주성을 버리고 힘과 시대에 순응해 따라가는 것이다. 자원 채굴의 시대에 문명과 문화가 자본에 의해 파헤쳐지고 있다. 커피 생산지나 소비지 모두 커피 문화의 발전을 자본을 그 중심에 두고 생각하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문명과 문화는 불편함과 새로운 것에 대한 인간의 순수한 소망과 욕망이 함께 버물어져 축적된 것이다. 그중 욕망은 문명의 화석이 되었고, 순수한 소망은 오래도록 이어지며 문화가 되었다. 문화는 결코 자본적이지 않았다. 자연적이지 않은 것을 자연은 자연으로 되돌려 놓는다. 커피 산업의 자본주의적 팽창은 결국 빅뱅을 가져올 것이다. 커피가
지구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간 사회가 함께 누리는, 가치 있는 산물이 될 때만이 미래도 있을 것이다.
_22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