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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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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알마 출판사 x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협업 프로젝트

문학과 미술의 만남
새롭게 창조된 SF의 세계가 당신을 기다린다!

미술 작품에서 뽑은 다섯 개의 키워드, SF가 되다!

《세 개의 달》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기획전시 〈SF2021: 판타지 오디세이〉와 연계하여 출간 된 소설집이다. 전시 참여 미술작가의 작품에서 뽑은 키워드를 다섯 명의 소설가에게 제시했고, 소설가는 원하는 키워드를 골라 작품을 완성했다.

나선형 통로, 세포의 독백, 유산, 자각몽, 텔레파시와 핸드스파 등 미술가의 상상력에서 도출된 독특하고 신선한 단어들은 소설가의 손에서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세 개의 달》은 미술과 문학이 결합하는 기존의 관습 -미술 작품을 소설의 삽화로 쓰는 방식이나 소설이 미술 작품에 서사를 부여해주는 방식-이 아니라 키워드를 연결고리로 하여 미술과 소설이 결합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렇게 이루어진 미술과 소설의 교차는 관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규칙을 창조하는 SF의 세계를 닮았다.

“우리는 미술의 세계와 문학의 세계가 느슨하게 연결되기를, 인과적이기보다는 우연적으로 만나기를 바랐다. 현실의 관습이 깨지고 새로운 규칙이 창조되는 SF의 세계처럼 그 둘의 만남이 낯설고 이례적인 새로운 법칙을 만들어내길 기대했다.” (본문에서 - 편집자 서문)

전시와 책에 걸쳐서 동시대 미술가와 소설가는 SF를 우리가 새롭게 사유할 수 있는 도구로서 소개하고, 팬데믹 시대의 낯설고 혼란스러운 세계와 가상 같은 현실을 탐구한다. 현실 세계에서 출발하여 새로운 세계에 이르러 변화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SF적 세계관을 통해 새로운 연대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출판사 서평

새로운 상상력으로 SF의 본질을 탐구하는 다섯 편의 이야기

듀나 〈셰익스피어의 숲〉 - 선택 키워드 ‘세포의 독백’ ‘유산’
소설가 ‘나’가 만들어낸 가상의 행성 새솔-5에 사는 연수는 부모 없이 태어난 아이이다. 어느 날, 친구들과 귀신이 사는 숲에서 귀신 놀이를 하다가 이상한 쪽지를 받게 되고, 연수는 쪽지의 의미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독자는 주인공인 소설가가 SF를 쓰는 과정을 따라 가면서 새로운 세계가 창조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심너울 〈찰나의 기념비〉 - 선택 키워드 ‘유산’ ‘자각몽’
2090년, 사람들은 모두 한 아파트에서 깨어난다. 모두 자신의 이름을 잃고 완전히 똑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면서 서서히 백사병에 침식당한다. 그러나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는 단 한 사람, 2133번은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아파트를 떠나 은빛 벽을 넘어 세상의 기원을 찾는 여정을 시작하는데.

정지돈 〈미지와의 조우〉 - ‘나선형 통로’
주인공 ‘나’와 기호태가 작업한 시나리오 〈미지와의 조우〉가 세계적 OTT 넷플러스에서 편성된다. 10년간 작업한 시나리오의 편성이 확정되었을 때, 그들은 고생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1화 방영 이후, 속초 앞바다에 UFO가 상륙하면서 그들이 쓴 드라마는 현실이 된다. 현실을 예견한 드라마는 획기적인 인기를 끌게 되고, 감독과 담당 PD, 기호태까지 각자 다른 욕망에 빠져든다.

조예은 〈릴리의 손〉 - ‘텔레파시와 핸드스파’
2021년, 연주는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는다. 이름도, 나이도, 사는 곳도 기억하지 못하는 연주는 사고 현장에서 주운 기계 손을 유일한 단서처럼 품고 애착을 갖는다. 한편 2195년, 릴리와 연주는 세상의 ‘틈’으로 흘러들어오는 이방인을 구조하고 돌보는 일을 한다. 서로 다른 두 시간대를 연결하는 ‘틈’을 넘어온 이방인들은 기억을 잃은 채 과거로 돌아가지 못하고 새로운 시간을 살아간다.

배명훈 〈알람이 울리면〉 - ‘자각몽’
주인공 ‘나’의 세계에는 이해할 수 없는 균열이 자꾸만 일어난다. 한편 아내는 그러한 균열을 전혀 모르는 듯이 회사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골몰하지만 ‘나’는 세계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고 리얼리티에 균열을 내는 것들의 정체를 찾아간다.

시각 작품 수록 목록
[표지] 람한, 〈베껴 그린 이야기〉, 2021, 디지털 페인팅, 300×300cm.
김희천, 〈멈블〉, 2017,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25분.
롬버스, 〈우호적인 자장가〉 2021, 사운드 레코딩, 미디사운드, 15분.
양아치, 〈태양계 太陽系〉, 2021, 스크린, 사운드, 가변 크기.
장종완, 〈분홍손〉, 2018, 린넨에 유화, 130.5×194cm.
장서영, 〈세계의 껍질 우주의 뼈〉, 2021,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15분 13초.
최윤, 〈둠스데이 비디오〉, 2020,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14분 43초.

목차

듀 나 - 셰익스피어의 숲
심너울 - 찰나의 기념비
정지돈 - 미지와의 조우
조예은 - 릴리의 손
배명훈 - 알람이 울리면

본문중에서

사람들은 그 숲에 ‘셰익스피어의 숲’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러니까 지구 생태계와 문화에 대입한다면, 숲에 둥지를 튼 까치나 비둘기가 “질투는 초록 눈을 한 괴물”, “그 늙은이에게 피가 그렇게 많을 거라고 누가 생각을 했을까” 같은 대사를 읊으며 날아다닌다고 상상하시면 되겠어요. 단지 머핀 문명을 이루는 욕망과 감정 상당 부분이 지구인과 겹치지 않기 때문에 위의 예시처럼 확 와 닿지는 못하지요. 머핀 음악과는 달리, 머핀 문학은 지구인에겐 낯설고 어색하고 지루합니다. 음악은 지구인들에게 꽤 인기 있는 편이지만, 그래도 머핀들과 같은 방식으로 즐기지는 않을 거예요. 두 종 사이에는 온전한 번역을 막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거미줄 우주에선 그냥 당연한 것이지요. 다들 그러려니 하고 삽니다.
-〈셰익스피어의 숲〉, 26~27쪽

누가 알겠어요. 전 작가인 척하는 소설 속 캐릭터에 불과한 걸요. 지금 저를 조종하며 글을 쓰는 작가는 저랑 전혀 다른 생각인지도 모르죠. 제가 앞에서 무지 심각하게 늘어놓은 정직한 말들이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러니컬한 농담의 재료일 수도 있겠지요. 저를 천진난만한 프론트로 세워놓고 뭔가 음흉한 계획을 세우고 있을 가능성은 분명 존재합니다. 신이란 원래 그런 존재니까요.
-〈셰익스피어의 숲〉, 51쪽

오전 8시 30분에 문을 열고 집 밖으로 나왔을 때 사람들은 어색함을 느꼈다. 집 혹은 익숙한 공간은 그들의 기억 그대로였지만, 집의 현관은 수십 층짜리 커다란 복도형 아파트의 대문으로 이어졌다. 복도에서는 똑같이 생긴 아파트 수 개가 줄지어 서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내 집이 이런 데 연결되어 있었던가? 이 의문의 꼬리를 물고, 좀 더 근본적인 의문이 따라왔다. 왜 내 집의 현관 바로 옆에, 1미터도 간격을 두지 않고 또 다른 현관이 위치해 있을 수 있지? 어떻게 안이 밖보다 넓을 수 있지? 어떻게 수천 명의 사람들이 약속이라도 한 것 마냥 동시에 현관 밖으로 나올 수 있지?
-〈찰나의 기념비〉, 59쪽


완전한 무기력에 빠져, 현실에 대한 사유 자체를 포기해 버리는 방식이 가장 대중적이었다. 사람들은 자기 기억대로 만들어진 집에 처박혀 있다가, 천천히 돌처럼 굳어갔다. 모든 자극에 대한 반응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었다.
구원은 색다른 모습으로 찾아왔다.
-〈찰나의 기념비〉, 62쪽

?〈미지와의 조우〉가 세계적인 OTT에서 편성 확정이 났을 때 우리는 고생 끝났다고 생각했다. 요즘 말로 하면 갓생 갈겨? 하지만 una hirundo non facit ver(제비 한마리가 온다고 봄이 오는 건 아니다).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는 넷플러스 담당자에게 프랑소와 트뤼포 역할은 박찬욱이 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담당자의 표정이 멍청해졌다. 프랑소? 있잖아요, 스필버그 영화에서 박사 역할 맡은. 스필버그는 왜요? 담당자의 표정이 제곱으로 멍청해졌다. 아직도 뉴턴 역학을 배우는 사람이 있어요? 루프양자중력 시대에? 흠…. 알고 보니 담당자는 “미지와의 조우” 제목이 스필버그 영화에서 따왔다는 사실도 몰랐다. 그러니 농담이 통할 리가 없지.
-〈미지와의 조우〉, 101쪽

SF는 왜 제작하시는 거예요?
영화 역사상 최고 흥행작 스무 편 중 열네 편이 SF예요. 우르술라 K가 허공에 삿대질을하며 말했다. 홀로그램 차트라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SF는 만국 공통어죠. 소비에트에서 미합중국까지. 알겠어요?
-〈미지와의 조우〉, 108쪽

모든 순간은 희미하고 빠르게, 또 가차 없이 지나갔다. 연주는 정말 갓 태어난 인간처럼 모르는 게 많았다. 에어컨 온도를 어떻게 조절하는지, 이 물건은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고 저 단어의 뜻은 무언인지. 그런가하면 다른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아주 낯선 단어나 말투를 쓰기도 했다. 전혀 다른 세계에서 넘어온 인간 같았다.
-〈릴리의 손〉, 141쪽

릴리는 연주가 건넨 손수건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고맙다는 말과 함께 얼굴을 닦았다. 이후에 빨아서 가져다주겠다고 했고, 그렇게 벙커에서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옛날 옛적 고문헌에서나 볼 법한 고전적이고 촌스러운 수법. 하지만 그래서 좋았다. 연주가 살다온 세계를 엿본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시 깨끗해진 손수건을 돌려준 날, 출근 했을 때 돌려줘도 되는데 굳이 주말 저녁 벙커 문을 두드린 그날, 연주는 새로 나왔다는 과자와 알코올이 섞인 캔 음료를 흔들며 말했다.
“같이 마실래요?”
-〈릴리의 손〉, 173-174쪽

문득 위화감이 느껴졌다. 뭐가 잘못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해 보이는 연말 어느 날의 공원 풍경에는, 분명 안 맞는 부속이 들어있었다. 나는 아이스 링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하지만 아무 문제도 발견할 수 없었다.
-〈알람이 울리면〉, 199쪽

아내는 또 스토리 생성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동면 중인 사람의 의식을 꿈보다 안정적인 상태로 관리하기 위해 고안된 장치. 최근 몇 달간 아내는 이 장치의 성능을 개선하는 프로젝트에 매달려 있었다.
“물론 안정이 중요하죠. 안전한 세계를 사실적으로 묘사해서 의식을 일상의 감각 안에 가두는 게 기본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우리 회사에 어디 있어요? 그런데 이게 최소 십 년 이상의 시간 동안 적용될 서비스라는 것도 고려해야죠. 그 시간이면 갇혀 있는 의식 쪽에서도 질문을 갖게 된다고요. 아무리 효과적으로 주의를 분산시켜도 십 년이면 결국 의식 어딘가에 질문이 축적될 수밖에 없어요. 계속 쌓이다 보면 다음 단계의 질문으로 넘어가게 되고요. 이런 식으로 질문이 날카로워져 버리면 그 안전하고 일관성 있는 세계에도 균열이 생기지 않겠어요?”
-〈알람이 울리면〉, 202~203쪽

저자소개

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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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사이버 SF 작가로 알려져 있다. 1994년부터 온라인 활동을 시작했다. 1996년 잡지 [이매진]에 판타지, 미스터리, 호러 등 장르 개념이 모호한 단편을 연재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PC통신 하이텔에서 "판타지 시리얼"의 간판 작가로 활약하고 있다. 1997년~1998년에는 '씨네21'의 칼럼 '듀나의 채팅실'을 연재하였다. 저서로는 공동 단편집 '사이버펑크'(1995), 단편집 '나비전쟁'(1997), '면세구역'(2000) 등이 있다. 현재 듀나의 영화 낙서판(http://www.djuna.org/movie)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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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2018년 서교예술실험센터 공간교류사업 ‘같이, 가치’의 프로젝트 중 하나인 탈영역우정국의 Real Time Art 시리즈의 사변소설공모에 단편소설 <정적>이 선정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주로 SF를 쓰고 웹진 ‘거울’의 고정 필진이기도 하다.

생년월일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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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대구 출생. 2013년 『문학과사회』 신인상에 단편소설 「눈먼 부엉이」가 당선되어 등단. 후장사실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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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은은 제2회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에서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로 우수상을, 제4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에서 《시프트》로 대상을 수상했다. 좋은 이야기에 대해 고민하며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생년월일 1978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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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우수논문상 수상). 재학 중이던 2004년 '테러리스트'로 '대학문학상'을 받았고, 2005년 '스마트D'로 '제2회 과학기술창작문예' 단편 부문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환상문학웹진 '거울'을 통해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왔으며, 3인 공동 창작집 '누군가를 만났어'를 비롯해 '판타스틱' 등에 단편을 수록한 바 있다. 통찰력을 갖춘 상상력과 날카로운 풍자, 능청맞은 유머 감각이야말로 소설가 배명훈의 최대 강점이다. 2009년에는 연작소설집 '타워'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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