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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K의 커피하우스]는 2013년 한 해 동안 팟캐스트 [마담 K의 커피하우스]를 통해 마담 K가 만난 스무 명의 젊은 커피 장인들과의 인터뷰를 모아 엮은 책이다. 커피홀릭 된 커피장인들이 그들 각자의 커피 이야기를 들려준다. 밤새 로스팅하고 연습하고 또 연습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스페셜한 커피를 만들고 있는 모습을 커피 한 잔의 그윽한 맛과 향으로 풀어내었다.

커피에 대한 오해는 줄이고 이해는 넓히자는 취지로 출발한 커피 전문 팟캐스트 <마담 K의 커피하우스>가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커피리브레의 서필훈과 김병기, 2014 WBC 한국 챔피언 박근하, 커피선생 사선희, 강배전의 고수 땅차 김성배 등, 2013년 한 해 동안 팟캐스트 <마담 K의 커피하우스>를 통해 마담 K가 만난 스무 명의 젊은 커피 장인들과의 인터뷰를 모아 엮었다. 인터뷰이 중 한 명이기도 한 BK(김병기)가 커피 여행의 길 위에서 섬세하게 포착해낸 순간들이 담긴 사진들을 함께 실었다.

매혹적인 목소리의 마담 K가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이 시대 커피 장인들의 이야기

이 책은 14세기 아랍으로 거슬러 올라가 커피의 기원부터 시작하는 책도, 눈이 번쩍 뜨이는 창업 성공담을 들려주는 책도 아니다. 이 책에는 이탈리안 에스프레소가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에 의해 미국으로 건너가 아메리카노로 재탄생되는 이야기도, 일본의 깃사텐(喫茶店, 일본식 다방)과 한국의 다방 문화로 살펴보는 우리 커피의 근현대사도 나오지 않는다. 이 책에는, 커피에 빠져들어 몸으로 견디며 입을 틀어막고 우는 울음의 시간을 지나고 있는 젊은 커피 장인들이 들려주는 그들 각자의 커피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커피를 하는 이유는 서로 다를지 몰라도 커피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라고 이해하고 있는 젊은 커피 장인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의 손을 거치면서 완성되는 사람이 보이는 좋은 커피 한 잔의 그윽한 맛과 향을 글로 옮겼다.

로스팅을 하며 지새우는 밤들이 쌓여가고, 몸이 기억해서 이제는 눈을 감고도 할 수 있게 되어버린 일들을 다시 처음부터 연습하고, 멀쩡해 보이는 커피를 쏟아버리고 만들기를 반복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한 잔의 스페셜한 커피를 만들고 있는 스무 명의 커피인들이 빠져들어 몸으로 견디며 지나고 있는 시간을 통해 이 책을 읽는 이들이 위안을 받기를 바란다.

프롤로그
용어

『기예 ars 』

서필훈｜ 커피리브레 《Total Eclipse: 낯설게하기》
김성배 ｜ CoffeeZip 《Once Upon a Time in Korea: 사라진 것들》
이형춘 ｜ 커피한잔 《To Coffee with Love: 풍경 속의 자화상》
방정호 ｜ 디자인커피 《Revolutionary Road: 왕십리 바우하우스》
한영준 ｜ 카페올 《로스터를 보았다: 생각하는 손》

『관계 relationship 』

김병기 ｜ (전) 커피리브레 《커피의 맛: 그 관능적인 관능평가》
사선희 ｜ PSYFUN 《엄마지만 괜찮아: 이브가 아닌 릴리스로》
배준선 ｜ 나무사이로 《Sound of Coffee: 노동요》
한수정 ｜ 아름다운커피 《My Fair Trade Lady: 아름다운 그녀》
오성 ｜ 에스프레소 파츠 코리아 & 라밀커피 《심장이 뛴다: 오! 성이 걷는 길 》
조윤정 ｜ Coffeest 《미술관 옆 커피집: 그곳에 그 카페가 있어》

『맛 taste 』

김사홍 ｜ 커피템플 《I am Barista: 챔피언》
박근하 ｜ (전) 커피리브레 《열등감은 나의 힘: 김기덕과 살리에르》

『즐거움 joy 』

송훈 ｜ 커피스쿨 101 《대회장 가는길: 커피는 즐기는 거야》
심재범 ｜ 항공사 바리스타 《커피 플라이트: 날으는 바리스타》
이상선 ｜ 홈바리스타 《선생 이상선: 커피가 빛나는 방》
Nicholas Cho ｜Wrecking Ball Coffee Roasters 《다른 나라에서: 풍문》

『지속 sustainability 』

이현기 ｜ 모모스커피 《커피 앤 더 시티: BUS의 꿈 》
안재혁 ｜ COFFEE L.E.C 《Let Me In: Mind Share》
최지욱 ｜ COFFEA COFFEE 《위대한 일주일: 커피야, 고마워》

에필로그

저에게 로스팅은 고양이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주인인데 주인 말을 안 들어요. 관계를 혼동하는 거지요. 나를 집사로 아는 고양이 같아요. 내 것이 온전히 되지 않는 느낌이에요. 그렇다고 로스팅이 누구에게나 이렇게 어렵기만 한 것인가 하면 그건 아닐 거예요. 요즘은 로스팅 잘하시는 분들 많습니다. 저는 그냥 제 성질을 제가 못 이기는 겁니다. 제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에요. 저는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치열합니다. 조금씩이라도 성장하는 게 중요해요.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나 자신, 6개월 전의 나와 비교해서 조금이라도 성장해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page 29, <서필훈>편 중에서

한때 제가 한국스페셜티커피협회에서 홍보를 맡아서 스페셜티 커피에 대해 장황하게 이야기하고 다니기도 했습니다만, 지금은 그냥 한마디로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소비자 입장에서 믿음이 가는 커피라고요. 생산부터 가공과 유통에 이르는 모든 단계가 투명하고 추적이 가능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커피입니다.
----page 79, <방정호>편 중에서

커핑을 할 때는 무슨 맛이 느껴지는지 자꾸 떠올려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그냥 커피를 마시면 ‘맛있다’는 한마디로 표현하고 말지만, 커핑을 할 때는 그것이 어떻게 맛있는 것인지, 무슨 맛이 나기에 맛있는 것인지 혹은 맛없는 것인지 생각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커핑은 그 테이블에 함께 모인 사람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거죠.
----page 110, <김병기>편 중에서

드립을 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집중력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행위를 인식하는 것. 왜 내가 지금 이 특정한 자세와 속도로 물을 붓고 있는지 내가 선택한 모든 행위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해요. 의도하지 않은 맛을 만들어 내는 가장 큰 이유는 커피 원두나 그 밖의 다른 요소에 있기보다 드립하는 사람에게 있는 경우가 많아요. 의도하는 것이 없을 때 혹은 의도조차 모를 때, 커피가 저 혼자 어떤 맛을 내든 그 커피에는 만든 사람이 빠져버리는 거지요. 그건 우려내는 것이지 추출이 아니에요. 추출을 하려는 사람에게는 의도가 있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추출을 하기 전에 자신이 사용하려는 커피가 어떻게 볶여진 커피인지, 어떠한 방법으로 접근하여 추출할 것인지, 그래서 어떤 맛을 손님에게 내놓을 것인지가 모두 결정되어야 합니다. 사실 가는 물줄기, 속도 조절, 혹은 자세 같은 퍼포먼스는 연습하면 누구나 다 잘할 수 있게 돼요. 하지만 맛을 의도하고 표현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에요. 자신의 의도나 행위에 대해 한순간이라도 인식하지 않거나 몰입하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page 126, <사선희>편 중에서

저희에게는 가능한 모든 재료를 유기농으로 사용하는 일이 당연했던 것처럼 공정무역커피나 스페셜티 커피를 사용하는 것도 그냥 당연한 거였어요. 물론 커피를 배울 때는 로스팅이나 추출에서 노력하면 품질이 조금 낮은 생두에서도 좋은 맛을 뽑아낼 수 있다고 들었지만 과연 그런 기술로 원재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늘 있었어요.
기술로 재료가 가진 한계를 극복한다는 장인들의 이야기는 저에게 너무 신비롭고도 먼 이야기여서 잘 와 닿지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커피를 만드는 일에 있어서도 차나 빵이 그랬던 것처럼 좋은 재료를 가지고 정직한 과정을 통해 만들기만 한다면 특별한 기술이 없는 나도 얼마든지 좋은 맛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거지요.
----page 138, <배준선>편 중에서

기온이나 기후, 그밖에도 여러 요인들에 의해 커피를 추출하는 환경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기 때문에 그저 매 순간 그 상황에서 최선의 한 잔을 뽑으려는 노력인 것이지 멀쩡해 보이는 도기를 깨버리는 장인처럼 엄격하게 구는 건 아닙니다. 괜찮다 싶어 내보낸 샷 중에도 맛없는 잔은 있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맛의 평균을 높이기 위해 제가 쓰는 방법 중에 하나가 손님이 3분의 1 이상 남긴 잔은 꼭 맛을 보는 겁니다. 그렇게 맛을 보고 문제점을 찾으려고 노력을 합니다. 그래도 고무적인 건 버리는 샷이 시간이 갈수록 줄어든다는 거예요. 저는 그것이 제 추출 실력이 늘고 있다는 반증이라 생각해요. 언젠가는 공자처럼 하고 싶은 대로 행해도 ‘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단계가 오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열심히 합니다.(웃음)
----page 199, <김사홍>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