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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김완하 네 번째 시집. 총 4부로 나뉜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숲의 이미지와 물의 이미지 속에 인간의 삶이 놓여 있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산과 강과 바다에는 신선한 생명력과 함께 깨달음의 요소가 가득한 데 비해, 인간의 삶만이 어지럽고 혼탁하다. 자연을 떠나 살아가고 있는 인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가득 담겨 있다.

허공이 키우는 나무 ──── 15
꽃 지고 본다 ──── 16
한쪽 어깨를 밀어주네 ──── 17
능소화 2 ──── 18
내 몸에 그늘이 들다 ──── 19
대숲 ──── 20
가을 수목원 ──── 22
허공 속의 집 ──── 23
화분 ──── 24
처서 지나 ──── 26
허공은 나무들의 집 ──── 27
겨울나무 사랑 ──── 28
꽃 ──── 30
동백꽃 ──── 31
매미의 무덤 ──── 32
허공에 매달려보다 ──── 33
겨울나무 ──── 34
내 안의 나무 ──── 35
능소화 1 ──── 36

II

너 ──── 41
네 말 맞다 ──── 42
어느 날 ──── 43
미로 ──── 44
하관(下官) ──── 46
대붕(大鵬) 삼만 리 ──── 47
KTX ──── 48
시월 ──── 49
금산 장 ──── 50
역방향 ──── 51
나 안의 너를 향한 ──── 52
바퀴 앞에서 ──── 53
폭설에 막혀 ──── 54


III

섬 ──── 57
물 ──── 58
바닷길 ──── 59
바다에 배를 묶다 ──── 60
독살[石箭] ──── 62
무인도(無人島) ──── 64
오래된 발자국 ──── 65
서해 낙조 ──── 66
괭이갈매기 ──── 68
우도(牛島) ──── 69
대종천(大鐘川)에서 ──── 70
적벽강에서 ──── 72
수상가옥 ──── 74
구름다리 ──── 76
강둑에 서면 ──── 78

IV

그늘 속의 그늘 ──── 81
숲 ──── 82
겨울 일박 ──── 83
일순(一瞬) ──── 84
일박(一泊) ──── 85
산길 ──── 86
강물 쪽으로 뿌리를 뻗네 ──── 87
산비 ──── 88
벼랑에 서다 ──── 90
빙벽 앞에 서다 ──── 92
길 속의 길 ──── 94
기억 속의 길 ──── 95
가을 숲에 들다 ──── 96
숲의 힘 ──── 98
장마 ──── 100
숲을 가다 ──── 102

■ 해 설
벼랑의 정신과 존재론적 도약 | 김경복 ──── 105

[자서]

어느 날 나무는 뿌리가 궁금했다
귀를 조아려 땅 밑 뿌리에 이파리를 모았다
뿌리는 또 하늘 소리에 관심이 쏠렸다
구름 부딪는 소리 별빛 부서지는 소리
그제야 뿌리와 우듬지 사이 한없이 멀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무는 뿌리를 향해 온몸으로 흔들어보았다
어떤 소리도 전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우듬지는 뿌리 위로 그늘을 쏟았다
그때부터 이 세상 그늘에는 또 한 겹의 짙은 그늘이 깔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