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네시

 

 

내가 언제나 좋아하는 속담이 있지. '행복해지려면 숨어 살라'는 속담 말야.
숨어 살려면 행복하라, 이 말이 더 맞는 것 같아.

그의 서글픈 육체로부터 엿볼 수 있었던  것과 부합하는 말라르메적인 동기. (육체는 서글프다. 아! 그리고 나는 모든 책을 읽었다. 말라르메의 시 '바다의 미풍' 첫 행)

그러니까 전쟁이나 불의나 사랑이나 병이나 이웃집 남자가 닥쳐올 때 인간은 언제나 혼자다. 막 이 세상에 태어난 고아일 뿐.

보르헤스의 '심문'에 나오는 이 유명한 구절을 이용...
"무상으로 지식을 파는 천상의 시장'이라고 이름 붙여진 중국의 어떤 백과사전에서는 동물을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다. 1)황제에게 속한 것, 2) 방부 처리된 것. 3) 길들여진 것. 4) 젖먹이 돼지 5)  반인 반어 6)전설상의 것 7) 야생개 8) 현재의 분류에 포함된 것 9) 미친 듯이 흥분하는 것 10)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 11)낙타 털로 만든 가는 붓으로 그려진 것 12) 기타 13) 항아리를 깨뜨리는 것 14) 멀리서는 파리로 보이는 것..

푸코의 말과 사물 첫 장에서도 인용된 이 구절의 출전은 보르헤스의 에세이 '존 윌킨스의 분석적 언어' 이다.

이런 냉혹한 싸움에서 이기는 데는 더 똑똑하다든지 더 사려 깊다든지 하는 거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유머 감각을 갖는다거나 박학한 지식의 물살로 상대방을 쓸어버릴 수 있다는 것 역시 소용이 없었다.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육중하고, 최대한 움직이지 않고, 최대한 숨막히게 하고, 최대한 예의 없고, 최대한 공허해야 했다.

꽃말에는 오해의 소지가 많다. 그 후 나는 가련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지닌 등꽃의 저륙가 진정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애원이었다.
<인생은 긴 한탄, 끝나지 않는 고통에서 나를 해방시켜 주오.>

 

나는 창 밖을 바라보며 채호프의 말을 중얼거렸다. <인생 전체가 실패다. 인생 전체가> 그런 점에서 내 삶은 평범하기 짝이 없었다.

사람은 자기 안에 정체되어 있는 커다란 덩어리를 갖고 있지. 삶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잃고 체념하는 순간 그게 밖으로 나오는 거야.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의 희생물일 뿐이야.

삶 대신에 무가 되리라

나는 살았던 그대로 죽노라.

요컨대 내 행동은 보시였다. 진정한 보시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법. 선의가 다른 사람들로쿠터 찬탄을 받는 순간, 그것은 이미 선의가 아니다.

도취감과 안락감이 나를 휩쌌다. 나는 의무를 완수했다. 나는 침대로 돌아와 사랑의 전령으로서 신성한 의무를 완수한 듯한 동화적인 느낌에 싸여 잠이 들었다 .내 머릿속에서는 세라핀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나는 페넬로페의 신화를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는 모두 밤이 되면 낮의 자신을 산산조각 내고, 아침이 오면 또다시 밤의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던가?

오늘은 눈이 내린다. 1년 전 이곳으로 이사 온 그날처럼. 나는 떨어지는 눈송이를 바라본다. <눈이 녹으면, 그 흰빛은 어디로 가는가?> 라고 세익스피어는 묻고 있다. 그 이상 위대한 질문이 어디 있으랴
나의 흰색은 녹아 버렸고, 아무도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두 달 전 여기 앉아 있을 때, 나는 내가 어떤 인간인지 알고 있었다. 아무런 삶의 흔적도 남기지 않은,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가르쳐 온 일개 교사라는 것을.
지금 나는 눈을 바라본다. 눈 역시 흔적을 남기지 않고 녹으리라. 하지만 이제 나는 눈이 규정할 수 없는 존재임을 깨닫는다
나는 내가 어떤 인간인지 더 이상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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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이 바로 지옥이다. 사르트르

 

 

신! 이제 신들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오, 위조된 빛이여, 습도 높은 공기여! 영혼이 마음껏 날아오르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곳이여!

그대들은 신이라는 것을 창조할 수 있는가? - 창조할 수 없다면 모든 신에 대해 말하지 말라.

그러나 그대들은 분명 초인을 창조할 수 있을 것이다.

유일한 것, 완전한 것, 확고한 것, 충족된 것,

영원한 것에 대한 이러한 모든 가르침을 나는 악이며 염세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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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 그것은 고뇌로부터의 위대한 구제이며, 삶의 위로이다.

모든 창조자들은 엄격하다.

그대들이 세계라고 이름 지은 것, 그것은 그대들에 의해 창조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대들의 이성, 그대들의 심상, 그대들의 의지, 그대들의 사랑 그 자체가 그대들의 세계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진실로 그러한 것들이 그대들의 지복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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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엄숙한 투쟁!

선과 악에 있어서 창조자가 되어야 하는 자는 진실로 먼저 파괴자가 되어 가치를 파괴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같이 최고의 악은 최고의 선에 속한다. 그러나 최고의 선이란 창조적인 선이다.

우리가 진리로써 파괴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파괴히 버려라!

인간은 천개의 다리와 통로를 지나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하며, 좀더 많은 전쟁과 좀더 많은 불평등이 인간들 사이에 존재해야 한다. 나의 위대한 사랑은 나로 하여금 이렇게 말하도록 한다.

인간들은 적대 관계 속에서 온갖 형상과 유령의 창조자가 되어야 하며, 자기가 창조해 낸 형상과 유령들을 이용하여 서로 간에 가장 치열한 싸움을 벌여야 한다.

..그들은 빛과 그림자로서 얼마나 신성하게 서로에 대항하며 싸우는가. 이것들이 신성하게 투쟁하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의 벗들이여, 우리도 이들처럼 아름답고도 여유 있는 적이 되자. 우리도 서로에 대항하여 엄숙하게 싸우자.

그대에게 고뇌하는 친구가 있다면, 그대는 그의 고뇌를 위한 휴식처가 되라.

그렇지만 딱딱한 침대, 즉 간이침대와 같은 휴식처가 되라.

정신이란 스스로 삶 속으로 파고들어가는 삶이다.

그것은 자신의 고통을 통해 자신의 인식을 증대한다.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은 오직 삶뿐이다.

그리고 진실로 내가 삶을 미워할 때야말로 삶을 가장 사랑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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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

나의 내부에는 상처를 입힐 수도 없고 매장할 수도 없으며 바위라도 깨뜨려 버릴 수 있는 그 무엇이 존재한다. 그것은 ‘나의 의지’라고 불린다. 나의 의지는 묵묵히, 그리고 변함없이 세월을 뚫고 나아가는 것이다.

과거를 구제하고 모든 ‘그랬었다’를 ‘나는 그렇기를 원했다’로 변화시키는 것

- 나는 그것만이 구원이라는 이름에 합당하다고 믿는다.

모든 ‘그랬었다’는 하나의 단편이며 수수께끼이며 가공할 우연이다.

창조하는 의지가 그것에게 “그러나 나는 그렇기를 원했다.”라고 말할 때까지는.

모든 것이 자유이다. 그대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그대가 그것을 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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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자신! 결국 인간은 자기 스스로를 체험하는 데 불과하다.

먼저 자신을 믿으라 - 자기 자신의 내부 깊숙한 곳에서부터 자신을 믿으라!

자기 자신을 믿지 않는 자는 거짓말을 하게 마련이다.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자가 되라. 큰 사랑으로 사랑하고, 큰 경멸로써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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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건강할지어다!

말하라, 그리고 부서져 버려라! (태양처럼 몰락하기를!)

파괴하라, 파괴하라, 낡은 목록들을! 연약한 마음을 가진 자들과 얼치기들의 그러한 표현을! 종말의 시작인 선한 자들을!

나를 휘감고 있는 모든 매듭은 회귀할 것이다. 그 매듭은 나를 재창조할 것이다... 다시 한 번 일체 사물의 영원한 회귀를 가르치기 위해.

우리들 뒤에 있는 이 긴 길, 이 길은 영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들 앞에 있는 저 긴 길 - 그 길은 또 다른 쪽 영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두 길은 서로 상반되어 있다. 그들은 정면으로 충돌한다. 그리고 이 두 길은 이 출입구에서 만난다. 이 출입구의 이름은 그 위에 쓰어있다. ‘순간’이라고.

 

1. 주문

 

 아이가 집전화는 물론이요, 저와 남편 심지어 할머니 할아버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고모 - 할 것 없이 휴대전화기만 보면 달려들어 물고 빨고 하더군요. 오죽하면 아이들한테는 엄마 휴대전화가 국민 치발기라는 말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하루 빨리 전화기 장난감을 사줘야겠다, 벼르고 있던 차에 이 책을 알게 됐습니다. 아이들 책이며 장난감의 세계는 어찌나 넓고도 깊은지!!! 아니 글쎄, 있었으면 싶은 책이나 장난감은 벌써 다 있더라니까요? 게다가 할인까지 해준다니!!! 당장 주문했지요.

 

 

2. 배송

 

 주문하고 이틀인가 만에 받은 걸로 기억합니다. 요즘엔 당일 배송도 되는 터라, 늦다면 늦다고도 할 수 있지만 이 정도면 양호하죠. 상품도 안전하게 포장돼서 잘 왔네요.

 

 

3. 제품

 

 상품 이미지 그대로에요. 전화기가 너무 크거나 작으면 어쩌나 걱정도 좀 했는데 웬걸~ 아이가 잡고 놀기 딱 좋습니다. (참고로 우리 아기는 8개월에 돌 사이즈를 돌파한 우량아입니다. 하지만 손은 작아요;;;) 게다가 큼직큼직한 번호판도 있지, 반짝 반짝 불도 들어오지, 소리도 다양하게 나오지 - 이건 뭐 아이를 위한 종합 선물 세트나 다름없네요. 책도 괜찮아요. 전화기 없이 그냥 그림책이라고 해도요. 펼쳤다 접었다 하면서 '요 뒤에 뭐가 숨었나?' 까꿍 놀이 하기도 좋고... 아무튼 대 만족입니다~ 나중에 시리즈도 살까봐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