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능동적 주인공과 수동적 주인공 : 주인공은 졸라 설쳐야 돼>
<9. 주인공 vs 장애물 : 무언과 무엇이 부딪치는 이야기>
<10. 주인공의 내적 갈등 : 주인공은 고민이 엄청 많다>
<11. 내면과 외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12. 내면의 외면화 : 속마음을 눈에 보이게 하라!>
<13. 시간의 제약과 활용 : 시간과의 싸움>
<100분 싸움의 승패는 장면 전환에서 갈린다>
너무 순차적이어서, 다음 씬이 예상되는 장면 전환만 나오는 영화는 최악의 영화다
너랑은 절대로 키스 안 해! 라고 외친 다음, 열렬한 섹스 신이 이어지면 훨씬 재밌다!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귀도가 도라에게 고백할 때, 멋진 파티장에 난데없이 말을 타고 나타나 사랑을 고백한 뒤, 그녀와 함께 집으로 온다. 곧 문을 열고 들어가 사랑을 나누려는 듯. 그런데 순간, 귀도가 제집 열쇠마저 못 찾아 버벅대고 있다.
당황한 귀도가 시간을 끌 동안 도라는 뒤로 물러났다가, 귀도 집에 딸린 실내 화원쪽으로 가서 사라져 버린다. 그 다음 순간, 전혀 예기치 못했던 장면 전환! 먼저 튀어나오는 것은 사운드다.
"예야, 뭐하니? 학교 늦겠다!"
그러자 일곱 살 쯤 된 소년이 튀어나온다. 곧이어 어느새 정장으로 갈아입은 귀도와 도라도 나온다. 그렇다. 카메라를 한 번도 떼지 않은 상태에서 무려 7년이라는 세월이 휘리릭 지나가버린 것이다!!! (놀라운 압축과 비약! 경제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장면 전환)
시나리오 가이드에 등장하는 장면 전환
1. 대사로 이루어진 장면 전환
2. 소리로 이루어진 장면 전환
3. 시각적 유사성, 혹은 시각적 변형 위에 기초한 장면 전환
4. 축약된 시간을 건너뛰는 어떤 행동을 보여주기 위해 의상이나 소도구나 음악을 이용한 장면 전환
그렇다면 가장 긴 시간차를 보여주는 장면 전환은?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다. 유인원이 짐승 갈비뼈로 뭔가를 때려 부수다가, 허공에서 그 갈비뼈가 떨어지면 돌연 우주비행선으로 탈바꿈. 수백만년을 건너 뛴 장면.
<14. 장면 전환의 기법 : 신과 신 사이를 건너뛰어라>
<때로는 사건의 핵심을 뭉텅 빼먹기도 한다> - 저수지의 개들, 은행 터는 씬 삭제.
<심리학적 깊이까지 드러내는 고차원적 장면전환> -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 테이프. 앤이 신시아의 귀걸이 발견한 직후 현관문 열고 나와 차에 올라탄 뒤, 시동 걸지만 머릿속만 웅웅( 진공청소기) 그러다 고개 들고 차에서 내리면, 바로 그레이엄 (제임스 스페이더)집 앞이다!!
<15. 생략과 비약 : 호시탐탐 점프하라>
뻔하고 순차적인 신들은 건너뛰어 버려!
<16. 정보의 전달 : 설명하지 말고 보여줘라>
관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한 번에 쏟아붓지 마라. 대신 몇 개로 분산시켜 여기저기 숨겨놓아라.
무언가 설명받고 있다는 느낌 전혀 갖지 않은 채 영화를 끝까지 감상하도록 해라.
<피할 수 없는 설명에는 갈등이나 유머를 곁들여라>
<관객에게 퍼즐 맞추기에 참여할 기회를 줘라> 반드시 알려야 할 것이 100이라면, 50 수준으로 낮춰라.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그를 죽음으로 내모는 단서는 단 세 줄만 등장한다.
델마와 루이스, 주인공들의 과거는 가끔씩, 갈등이 증폭된 상태에서 간단하게 나온다!
관객은 스스로 퍼즐 맞추기를 완성시키길 원한다!
모든 것을 설명하지 마라. 그러면 관객은 방관자가 된다.
설명하는 대신 보여줘라. 꼭 필요한 정보의 총량은 아주 적을 수도 있다!
<17. 관객과의 심리전 : 관객을 영화 속으로 끌어 들여라>
<불신으로 가득한 주인공> - . 맹렬히 저항하다 결국 그 사실을 받아들일 때, 이제껏 그와 감정이입 해온 관객 역시 그것을 기정 사실로 믿는다. 관객의 무지와 불신을 등에 업고 가라!
<18. 아이러니 : 주인공은 모르지만 관객은 안다>
등장인물 중 적어도 한 사람은 모르는 것을 관객은 알 때, 아이러니 발생! 드랑리든, 스위프트, 볼테르, 키에르케고르 같은 작가들도 아이러니의 대가. 루카치의 소설론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1. 언어의 아이러니 (말로 한 뜻과 숨겨진 의미가 다른 경우)
2. 상황의 아이러니 (어떤 사람이 자신도 똑같은 불행에 처해 있는 걸 모르고, 다른이의 불행에 대해 떠들썩하게 웃는 경우)
3. 극적 아이러니 (등장인물과 관객 인지 사이의 대립 - 에이런이 알라존의 뒤에 커다란 웅덩이를 파 놓는다. 관객은 그 사실을 알지만 알라존은 모른다. 이때 알라존이 큰 소리를 친다. 당장 사과하지 않으면 내가 네 머리통을 부셔버릴 거야!" 이때 관객이 느끼는 감정이 극적 아이러니다.)
접속, 관객은 한석규, 전도연이 누군지 알지만 서로는 모른다.
봄날은 간다, 은수는 화분을 내밀며 할머니 드리라고 하지만, 상우의 할머니는 이미 죽었다.
델마와 루이스, 경찰은 델마의 남편에게 상냥하게 전화를 받으라고 한다. 남편이 '응 그래 여보 나야'라고 전화 받는 순간, 델마는 전화를 확 끊고 말한다. '경찰들이 집에 와 있어'
<영화 연기증> 미스테리, 멜로, 스릴러 모두 집약.
원작은 프랑스 소설가 피에르 부알로와 토마 나르스의 장편 '죽음의 입구'다. 둘은 거의 비슷하지만, 스토리텔링 방식이 다르다. 소설에선 주디가 곧 메들린임을 알려주는 것이 소설의 끝이고, 히치콕은 이 사실의 인지 시점을 제2부의 초반으로 옮겨서, 관객만 이 사실을 알도록 했다. 이것이 바로 아이러니다! 이것은.. 서스펜스를 택하고 서프라이즈를 포기한 것이다. 소설처럼 영화를 만들었다면, 막판에 깜짝 놀라고 끝.. 서스펜스로 가면, 2부 남은 시간 내내 관객은 스코티를 보며 가슴아파하게 된다.
<19. 준비와 여파 : 관객들의 정서를 조율하라>
정서를 다룬 장면이야말로 관객을 영화로 끌어들이는 최선의 무기다. 사랑은 비를 타고, 비오는 거리씬 - 정서 극대화. 스토리 발전엔 도움을 안 주지만, 정서 장면이야말로 관객 뇌리 속에 오래 각인된다.
프랭크 대니얼은 이를 '준비'와 '여파' 라고 한다. 결정적인 장면을 관객에게 소화시키려면, 준비와 여파가 필요하다. 아마데우스, 오프닝은 젊은 신부가 반미치광이 살리에르 인터뷰하는 것이다. 다짜고짜 여기서 시작할 수도 있지만, 그 전에 준비 : 정신과 병동 통과하며 환자들 보여줌. 이것이 살리에르와의 만남을 드라마틱하게 해준다.
히치콕의 유명한 관용어법 : 연애는 살인처럼, 살인은 연애처럼!
그리고 서정적인 준비장면과, 잔혹한 살해장면을 대비시켜라!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잭 니컬슨은 추장이 입을 여는 걸 보며 기뻐서 환호성을 지른다, 다음 순간 병실에서 호출이 떨어지지만 무시 -> 그러나 다음 씬에서 전기 충격을 받고 미친 듯 절규하는 잭 니콜슨의 비참한 모습이 나온다.
<정보는 최소화하고 정서는 최대화하라>
<20. 지문과 대사 : 대사는 작가의 시>
스토리를 전진 시키고, 캐릭터를 드러내며, 정보를 전달하라!
<독백, 방백, 내레이션은 오래된 역사를 가진 독약>
썬셋대로 (죽은 이 독백) 칼리토 (죽어가는 자의 내레이션) 행운의 반전 (코마상태 내레이션)
왕가위의 영화들, 시적이면서 효과적.
잘만 쓰면 약이지만, 잘 쓰기 어렵다.
<21. 대사의 진화 과정 : 잘못된 대사들의 기본 유형>
장면을 떠올릴 때, 비주얼이 우선이고 대사는 마지막이다. 만약 비주얼 만으로 충분하다면 대사는 없어도 좋다.
뻔한 대화는 빼라. 대사는 꼭 필요한 것들로 압축된 것이어야 한다.
가장 진화한 대사는 정서적인 울림을 담는다.
당신은 왜 나를 좋아하죠? 난 나이도 많고 아이도 있는데.
당신은 왜 나를 좋아하죠? 난 나이도 어리고 아이도 없는데
잊어버려 제이크. 여긴 차이나 타운이잖아.
내가 그 친구한테 거절 못 할 제안을 했지
잘못 쓴 대사 - 중복, 정보 과잉, 문어체, 긴 것들
<22. 씨뿌리기와 거둬들이기 : 힘겹고 즐거운 보물찾기>
관객에게 보물찾기의 즐거움을 안겨주려면 그걸 슬쩍 보여줬다 꽁꽁 숨겨놓아야 한다.
뭔가를 슬쩍 스쳐 보여줬다가 결정적 순간에 그걸 사용하는 기법 - 데이비드 하워드는 '씨뿌리기'와 '거둬들이기'라고 했다. 액자 뒤에 칼을 먼저 숨기고, 나중에 그걸로 악당을 찌르듯.
<보물은 변주할 수록 빛난다>
첨밀밀, 등려군의 노래 거듭 등장
개같은 내 인생, 다양한 종류의 개가 나온다. 잉그마르가 기르던 링킨, 우주선에 태워져 외롭게 죽어간 라이카, 잉그마르가 스스로 컹컹 짖으며 흉내내는 개.
허섭하기 짝이 없는 쓰레기를 작품이라고 들이미는 사람에게, 나는 말한다. '만 씬 정도 써봐. 그러고 나면 너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거야.'
사진 선생도 말했다. '한 삼천 롤쯤 찍어보면 스스로 알 수 있을 거야'
<초고는 버리려고 쓴다>
로버트 맥기는 말한다. '모든 초고는 쓰레기다'
트리트먼트, 신 리스트에 집중하라.
초고는 단숨에 써라. 심호흡 크게 한 번 하고 달라 붙어서, 한 호흡으로 끝까지 내달려야 한다. 준비만 제대로 되어 있으면, 초고 쓰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짧다. 그것이 석달, 반년 넘게 간다면 일은 이미 꼬이기 시작한 것이다. 호흡을 놓치면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