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아이들은 병원 가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

"엄마, 나 열나는 거 같아. 병원 가고 싶어."

"엄마, 콧물이 나는데 병원에 가야하지 않을까요?"

이유는 우리 가족이 항상 가는 병원 원장님때문이다.

이제 5년째 다니는 병원... 처음엔 학교 앞에 있어서 가깝다는 이유로 갔는데, 다닐 수록 의사선생님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학기초 바쁜 생활로 피부트러블이 많았던 나의 체질을 기억해서 음식과 생활습관을 설명해주시고, 아이들의 이름을 기억하며 울고 때쓰는 아이가 진정될 때까지 조용히 참고 기다려주시는 의사선생님덕에 아이들은 병원을 너무도 좋아한다.

 

[나는 우리 마을 주치의!]를 받아보고, 내심 아이들이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동경과 목표를 가졌으면 하는 불순한(?)한 마음으로 아이들고 함께 읽었다. 직업으로서 의사의 역할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치료해주는 "주치의"라는 말이 어울리는 의사선생님의 모습에 아이들은 똑같이 "엄마, **의원 의사선생님이랑 똑같아~"라고 말한다.

 

아프기 전에 건강을 지켜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책 속의 의사선생님처럼 

'오랫만에 뵈요'하고 인사를 건내면

'저 자주 뵈면 좋을 것 없어요.'하시는 우리 집 주치의 선생님....

 

아이들은 아주 잘 알고 있는 이야기를 듣는 듯 재미있게 읽었고,

엄마의 바람과는 빗나간 대답을 하였다.

"엄마, 나는 커서 의사가 되고 싶어" 가 아닌, "엄마, 병원가고 싶어~~"

 

우리 아이들과 달리 병원을 무서워하는 아이들이 읽으면 겁이 달아나겠네요.

의사, 직업, 주치의

2012. 2. 6. 월요일 [고양이는 나만 따라 해]

 

귀여운 고양이 만큼이나 사랑스러운 여자아이의 이야기

 

책을 읽기 전 표지를 꼼꼼이 살피는 습관이 생겼다.

표지를 활짝 펼쳐서 앞뒤를 함께 보면 숨은 이야기도 찾게 되고, 책 전체의 주제도 만날 수 있다.

 

'이번엔 어떤 그림이 있을까? ' 생각하며, 표지를 펼쳤다.

역시 그림책 작가라 표지 또한 놓칠 수 없다.

덤불처럼 고양이와 주인공을 둘러싼 꽃가지. 꽃가지 속에 한겹 들어가 있는 가방. 그 속으로 숨은 고양이와 아이의 모습은 포근하고, 편안해 보인다. 만져보니 한지 느낌이 그대로 살아난다. 따뜻하다.

 

그리고 이야기 속에는 없었던 주인공 여자 아이의 독백이 써있다.

"학교에 갔다 돌아오면 우리 집엔 아무도 없어요.

하루 종일 심심해요.

그렇지만 이젠 괜찮아요.

어느 날 고양이가 우리 집을 찾아왔거든요."

 

이야기를 읽으며 창밖만 바라보고, 혼자 지내는 아이가 안쓰러웠는데... 혼자였구나...

그래서 고양이와 친구가 되었구나.

고양이는 나를 따라하고, 나는 고양이를 따라하고... 그렇게 하루를 보냈구나.

 

혼자서 지내는 소녀는 자신을 따라하는 고양이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식탁 맡에 숨고, 문뒤에 숨고, 책상 밑에 숨고, 옷장 속에 숨는 아이와 그런 소녀를 따라하는 고양이.

빨래를 널고, 파리를 쫓아다니고, 꽃 냄새를 맡으며, 벌레를 내려다 볼 때도 소녀만을 따라한다.

 

그런 소녀가 고양이를 따라하며 용기를 낸다.

어두운 창밖도 무섭지 않고, 노은 곳에도 올라가 보고, 밖으로도 나가게 된다.

 

책 마지막에 동네 아이들과 신난게 뛰어가는 소녀의 모습이 있다.

행복하게 밝은 미소를 지으며...

 

권윤덕 선생님의 책을 좋아하는 쫄이는 [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 [일과 도구], {만희네 집}을 읽고,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 보는 습관이 생겼다.

독자를 그림 속으로 끌어들이는 매력을 지닌 작가다.

 

저_권윤덕

1960년 경기도 오산에서 태어나 서울여자대학교 식품과학과와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광고디자인과를 졸업했습니다. 1987년에서 1992년까지 안양에서 지역미술운동을 했으며, 이 시기에 불화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아들 만희에게 보여 줄 그림책을 찾다가 직접 그림책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1998년에는 중국 북경에서 산수화, 공필화를 공부했고, 2005년과 2006년에 다시 불화를 공부했습니다. 현재 그림책 글을 쓰고 그림 그리는 일을 하며, 옛그림의 미감을 그림책 속에 재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출간한 책으로는 [만희네 집], [씹지않고꿀꺽벌레는 정말 안 씹어], [생각만해도깜짝벌레는 정말 잘 놀라], [혼자서도신나벌레는 정말 신났어], [시리동동 거미동동], [고양이는 나만 따라 해], [일과 도구]가 있습니다.
작가는 친척 아이들과 동네 아이들의 옷을 수집하고 옷에 얽힌 이야기를 모아 그림책 [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 작업을 했습니다. 한지에 한국화 물감을 사용해 주름 하나하나까지 섬세하게 표현했으며, 여러 형태와 빛깔의 옷과 장신구가 조화를 이루도록 했습니다. 1998년 처음 펴냈으며, 2010년 새롭게 펴냅니다

 

유아, 원윤덕, 고양이, 우정

2012. 2. 6. 상상력을 키우는 그림 이야기 "글자없는그림책 하나"

 

글자가 없는 책의 매력을 알고 있는 터라

도서관에서 책 제목을 볼 때마다 꺼내고 싶었다.

하나, 둘, 셋.. 세 권을 한꺼번에 빌려야지 결심히고, 드디어...

 

요즘 개그프로그램에 폭 빠져서 재미있는 반전을 고민하는 우리 아이들...

상상력에도 도움이 되지만 유머집을 본 기분이 든다.

신문의 구석에서 볼 수 있는 3~6컷 만화를 동화로 보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소재들도 있었지만 아이들에게는 수수께끼 문제를 풀듯 재미있게 본다.

그 속에는 위트도 있고, 교훈도 있고, 상상력도 있다.

그래서 한번 볼 때와 두번째로 볼 때 느낌과 생각이 바뀌게 되는 것 같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재미있는 상상이 가득한 것만은 확실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제목도 없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제목이 상상력의 한계를 그어주는 듯 했다.

 

아이들은 그림마다 만나게 되는 반전에 웃고, 재미있어하고, 놀란다.

 

글자 없는 그림책이지만

이제 초등학교 입학하는 쫄이와 3학년 올라가는 짠이도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구성_이은홍

흙냄새, 풀냄새 폴폴 나는 충북 제천의 한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어린이들을 위한 책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역사신문][세계사신문][한국생활사박물관][어린이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를 다른 이들과 함께 만들어 펴냈으며, 대표작품으로는 [역사야, 나오너라!][술꾼](2001년 ‘오늘의 우리 만화상’ 수상)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내 친구 똥퍼](2008년 ‘부천 만화상’ 수상) 등이 있습니다.

 

그림_신혜원

1969년 서울 출생, 1991년 여성미술 공모전 동상(세종문화회관), 1992년 일본 국제미술가협회 공모전 장려상 수상(우에노미술관), 1992년 춘추회(시립미술관), 1992년 한국·오스트리아 수교 100주년기념 오늘의 한국 현대회화전, 1992년 목우회(국립현대미술관), 1993년 현대미술대전, 1993년 제 1회 개인전, 1996년 홍대미술교육원 10주년기념 작품전, 현대 한국화 실기대전에 수록 외 단체전 다수.

 

 

 

 

 

유아, 그림책, 상상력, 사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