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솔직하고 자극적이지 않은가?

첫 순간 부터 나의 맘을 사로 잡은 동시집입니다.

타이틀 작품을 공개합니다.

 

하루 종일 웃습니다.

	어이 없는 놈                                           김개미   102호 다섯 살짜리 동생이 살고 있거든 오늘 아침 귀엽다고 말해 줬더니 자기는 귀엽지 않다는 거야 자기는 아주 멋지다는 거야   키가 많이 컸다고 말해 줬더니 자기는 많이 크지 않았다는 거야 자기는 원래부터 컸다는 거야   말이 많이 늘었다고 말해 줬더니 지금은 별로라는 거야 옛날엔 더 잘했다는 거야   102호에 다섯 살짜리 동생이 살고 있거든 자전거 가르쳐 줄까 물어봤더니 자기는 필요 없다는 거야 자기는 세발자전거를 나보다 더 잘 탄다느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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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문학동네, 김개미

앤서니 브라운의 <잘 가,  나의 비밀 친구>가 생각나서 읽게 된 책입니다.

어릴 적부터 비밀 일기장이 있었고, 또 일기장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던 나는 다른 사람이 모르는 '유령 친구, 비밀 친구' 요런 단어에 끌리곤 합니다. 작가인 맥 바넷은 칼데콧 아너상을 2번이나 받은 베스트셀러 그림책 작가입니다.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칼데콧 아너상'이 붙어 있는 책은 꼭 읽어보는데,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답니다. 그래서 한껏 기대를 하고 열었던 동화책.

 

이 이야기에서는 유령이 레오가 주인공입니다.

저는 처음 레오를 친구로 둔 누군가가 주인공일거라 상상했었답니다.

유령이 주인공이라 표지는 짙은 남색, 내용은 푸른 빛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파랑색이 가늑하여 읽는 내내 무섭지 않고, 행복했습니다.

유령이지만 너무도 착한 마음씨를 가진 레오는 변두리에 혼자 살다가 새로 이사온 식구들이 자신을 두려워한다는 걸 알게되자 집밖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아무도 유령이 레오의 말을 들어주지 못할 때, 레오에게 인사를 건내는 아이가 있습니다.

제인... 제인은 레오를 볼 수 있고, 레오가 유령이 아닌 상상 친구라고 생각합니다.

유령인 레오는 자신을 상상 친구라고 생각하는 제인에게 유령이라고 고백하기 두려워합니다.

어느 날 밤 레오의 재치로 집에 든 도둑을 쫒아내게 됩니다.

 

제인이 말했어. "고마워."

레오가 말했어. "널 도울 수 있어서 나도 좋아."

제인이 물었어.

"그렇지만 레오, 넌 내 상상 친구잖아. 그런데 왜 도둑이 너를 무서워했을까?"

 

레오는 거실 바닥으로 눈을 내리깔며 디답했어.

"나, 너한테 거짓말했어. 난 유령이야."

네 상상 친구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안 할 거야. 나는 네 진짜 친구야."

"아! 그래? 그럼 더 좋지."

 

깜찍 반전이지요? 어린이의 동심이 있기에 가능한 이야기구요.

 

여름이라 극장가와 공연장에서는 호러와 스릴러물이 유행입니다.

저는 레오를 만나며 가슴 따뜻한 하루를 보내는 것이 더 행복합니다.

 

글쓴이 : 맥 바넷
저자 맥 바넷은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 그림책 작가입니다. 칼데콧 아너 상을 받은 『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 칼데콧 아너 상과 보스턴글로브 혼 북 상, E. B. 화이트 리드 얼라우드 상을 받은 『애너벨과 신기한 털실』, 『말말말』 등에 글을 썼습니다. 『두 악동』이라는 동화의 공동 저자이기도 합니다.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에 살고 있습니다.

 

그린이 : 크리스티안 로빈슨
그린이 크리스티안 로빈슨은 『검은 비너스, 조세핀 베이커』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평등을 위해 싸운 흑인 예술가의 삶을 담은 이 책은 코레타 스캇 킹 일러스트레이터 아너 상, 보스톤글로브 혼 북 논픽션 상 등을 받았고, 그가 그린 또 다른 책 『시장의 마지막 정거장』은 뉴베리 상과 칼데콧 아너 상을 받았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살고 있습니다.

 

레오, 유령, 친구, 맥바넷, 동화, 우정

2016.6.15. 친구와 싸우고 온 날 딸에게 약이 되어준 책

 

방에 혼자 있던 딸이 갑자기 나와서 울먹이며 말한다.

"엄마, 잠깐만 내 방으로 오세요"

방으로 따라 들어가니 대성통곡을 하며 울기 시작하는 딸

"쫄아 무슨 일 있어?"

"엄마, 나 친구때문에 너무 힘들어. 전학 가면 안돼?"

 

요사이 친구들때문에 부쩍 고민이 많아지고, 친구와 다투거나 속상해 우는 일이 많았던 쫄이~

그냥 사춘기에 접어드는 여자아이들이 예민해져서 생기는 친구끼리의 기싸움이라고 생각했는데...

딸이 받고 있는 상처가 너무도 컸나봅니다.

 

쫄이의 편을 들어주고, 미운 친구 함께 욕해주고...(제가 아직 철이 없어요)

책 한권을 읽어줘야지 하고 침대에 같이 누웠습니다.

 

"쫄아, 이거 어때? 미움 일기장?"

"응, 재미있겠다"

조금 진정이 된 쫄이에게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수아에게는 미움 일기장이 있습니다.

수아는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는 동생이 미울 때 미움 일기장에 적어봅니다.

엄마, 아빠가 싸울 때, 친구와 다투었을 때에도 미움 일기장에 적어봅니다.

그럼, 어느 새 미움은 사라지게 됩니다.

놀이치료사로 근무했던 경력이 있는 작가가 미움 일기장에 적은 내용과 함께 해결책을 팁으로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친구와 다툼이 있었을 때 저는 딸에게 폭풍 잔소리를 하게 된답니다.

"쫄아, 친구랑 싸우지 말고, 서로 양보하고, 네 의사표현을 정확하게 하고~"

마음이 아픈 딸에게 잔소리하고 싶지 않아 가볍게 읽어주려고 시작한 건데...

쫄이가 책 속 이야기와 팁들을 집중해서 읽고, 휴대폰으로 캡춰까지 하며 열심히 집중하네요.

 

"엄마, 꼭 내 이야기 같아."

자기 맘과 똑같은 친구 수아를 만나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책을 읽어주며 뿌듯할 때가 많지만 오늘은 더욱 고마움을 느낍니다.

잔소리가 아니, 책으로 맘을 위로해줄 수 있엇...

 

글쓴이 : 장희정
저자 장희정은 이화여자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에 일산 백병원 소아정신과 발달증진클리닉에서 놀이치료사로 근무하며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 현재는 어린이 책 작가로 활동 중이며, 지은 책으로는 《가분수 씨와 한그림 군》 《아픈 마음을 치료해요》 《씩씩한 힘찬이》 《아프리카 바람이 사랑한 아이》 등이 있다.

그린이 : 최정인
그린이 최정인은 홍익대학교에서 판화를 공부했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지금도 변함없이 그림을 그릴 때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그린 책으로는 《우리 개의 안내견을 찾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사회성》 《그림 도둑 준모》 《우리 아빠는 백수건달》 《교환 일기》 《울어도 괜찮아》 《말풍선 거울》 《바리공주》 《오 시큰둥이의 학교생활》 《싫어요 몰라요 그냥요》 《피양랭면집 명옥이》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미움일기장, 미움, 우정, 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