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06. 13. 딸과 함께 침대에서 뒹굴뒹굴

 

딸아이는 5학년이지만 고학년 도서 읽는 걸 즐겨하지 않습니다.

물론 저학년 고학년 나누어 놓은 것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터라 재미있으면 가리지 않고, 유아도서로 분류된 그림동화도 함께 읽습니다.

"걱정 지우개" 책표지를 보고, 무한도전에서 했던 '나쁜 기억 지우개"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더욱 반가웠나봐요.

 

시은이는 고민이 참 많습니다.

가게가 망하고 실직자가 된 아빠,

악화된 가정경제에 우울증에 빠진 듯 보이는 엄마,

무서운 중2병에 걸린 오빠까지~

이렇게 가족들도 고민인데, 학교에서 단짝 친구들도 시은이를 따돌리네요.

과연 시은이는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요?

 

 

걱정거리에 꽁꽁 묶여 있는 모습이 안쓰럽고 힘들어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이맘 때 아이들은 쓸데없는 고민을 많이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딸이 건네는 말

"엄마, 나도 똑같이 이런 적 있는데... 꼭 나 같아."

"헐~" 이렇게 아이의 마음을 보게 됩니다.

 

시은이에게 걱정을 해결해주는 마법의 걱정 지우개가 생깁니다.

걱정도 하나 둘 해결되고,

더 큰 걱정을 가진 친구에게 걱정 지우개도 선물합니다.

 

딸의 얼굴에도 미소가 핍니다.

 

좋은 책은 꼬리를 물어 옵니다.

딸이 서석영 작가님의 <욕 전쟁>을 읽고 싶다고 하네요.

아마도 어디가서 말싸움으로 지지 않는 본인의 실력을 업그레이드 하고픈 바람 때문이겠지요.

 

글쓴이 : 서석영
저자 서석영은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해 지는 줄 모르고 뛰어놀다 늦게 돌아오는 바람에 혼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러고도 양이 차지 않아 동화 속에 친구들을 불러 신나게 놉니다. 그동안 ≪욕 전쟁≫, ≪날아라, 돼지꼬리!≫, ≪삐뚤어질 거야≫, ≪선생님이 네 거야?≫, ≪남자친구가 유행이래!≫, ≪엄마는 나한테만 코브라≫, ≪가짜렐라, 제발 그만해!≫, ≪위대한 똥말≫, ≪아홉 살 대머리≫ 등 많은 어린이책을 썼고, 샘터동화상, 한국아동문예상, 방정환문학상을 받았습니다.

그린이 : 김소영
그린이 김소영은 대학에서 영상 영화를 공부했습니다. 흰 도화지 같던 텃밭을 초록으로 물들이는 풀과 나무를 바라보며 즐거운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찰떡 콩떡 수수께끼 떡≫, ≪설탕 따라 역사 여행≫, ≪나만의 특별한 그림책 만들기≫, ≪이야기 삼키는 교실≫ 등이 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동화, 걱정, 마법, 고민, 지우개

작가 다비드 칼리의 다른 작품인 '피아노 치기는 지겨워'를 먼저 읽어보았습니다.

2006년 볼로냐 라가치 상 '새로운 예술상' 부문 수상작으로 아이들에게는 위트를 부모들에게 반성을 주는 책이어서 무척 재미있게 읽었었다. 물론 그 이후로 우리 아들은 피아노를 그만두고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적' 또한 어른을 위한 동화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동화를 읽으면서 항상 느끼는 거지만 동화는 어린이들만을 대상으로 한 책이 아닙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메시지와 감동을 주는 이야기지요.

 

전쟁은 무엇이고, 적은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을 던져줍니다.

전쟁을 시작한 정치인, 지도자에 의해 희생되는 평범한 가장이며 남편의 모습인 군인의 모습을 통해 참혹한 전쟁의 아픔을 위트있게 설명해줍니다. 이분법으로 나누어진 나와 적은 실상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남편이었지요. 그러나 이념은 적으로 이름짓는 순간 극악무도한 살인마, 테러리스트로 생각하게 만듭니다.

 

책을 읽는 중간 군인의 모습이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불쌍하며, 겁장이 처럼 생각이 될 때도 있습니다.

아주 작고 연약한 인간의 모습이지요.

그와 같은 모습의 적이 반대편에도 있었습니다.

전쟁이라는 무거운 상황 속에서도 유머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의 솜씨에 다시한번 감탄하였고, 삽화가의 독특한 감성에 매료되어 세르주 블로크의 다른 작품도 찾아 읽어보게 됩니다.

 

<글쓴이>

다비드 칼리는 스위스에서 태어났으며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살고 있다. 예리한 필치로 유머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을 주로 써 왔다. 『나는 기다립니다...』로 2005년에 바오밥상을, 『피아노 치기는 지겨워』로 2006년 볼로냐 라가치상 예술상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그린이>

세르주 블로크는 프랑스에서 태어났으며 장식예술학교에서 공부했다. 유럽 풍자만화협회(UPU) 회원이며 『워싱턴 포스트』지와 『뉴욕 타임스』지에 삽화를 싣고 있다. 2005년에 미국 일러스트레이터협회에서 수여하는 금메달을 받았고, 『세상을 뒤흔든 31인의 바보들』로 2007년 볼로냐 라가치상 논픽션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나는 기다립니다...』에 그림을 그렸다.

적, 동화, 다비드칼리, 세르주블로크, 전쟁

우리나라에서 유독 사랑받는 작가 앤서니 브라운이 처음으로 그림고 쓴 책입니다.

처음 출판사에 보여줬을 때 다른 작품을 해보자고 거절당한 책이었다고 하네요.

앤서니 브라운의 인지도 덕분에 2015년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판되는 영광을 얻게된 책이기도 하구요.

 

가장 첫 작품이라 그림이 굉장이 자유롭고, 수채화 기법의 표현이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정글이 배경이라 무척 화려함에 놀라기도 했어요.

 

강자와 약자, 큰 동물과 작은 동물을 대비시켜 자신의 철학을 이야기하는 앤서니 브라운의 특징이 잘 드러납니다.

내용 구조는 단순하지만요.

호기심 많은 아기코끼리가 숲 속으로 들어갔다가 길을 잃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지 못해 동물들에게 부탁하는데 계속 거절 당하다 제일 작은 생쥐가 도움을 주는 이야기에요.

 

저는 책 뒷편의 인터뷰가 더 재미있었어요.

작가와 이야기하는 흐뭇한 기분이 들더라구요.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을 반복해서 보면 처음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만나게 됩니다.

내용을 읽느라 놓쳤던 그림 속에서 숨은 친구들을 다시 만납니다.

숲 속에서 아기코끼리를 숨어서 보는 눈들...

꽃 사이에 귀엽게 자리 한 파란새

특히 아기코끼리가 길을 잃어버리는 장면에서는 코끼리가 만나게 될 동물들이 정글 사이에 숨어 있는데... 두 번째 읽을 때 확인할 수 있었어요. 꼭 숨은 그림찾기처럼~

역시 그림책은 재미있습니다.

앤서니브라운, 코끼리, 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