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에 발달에 크게 기여한 세포 "헬라" 그 세포의 근원은 어디인지 아는가. 가엽게도 고통속에 죽어간 31살의 젊은 흑인여자의 몸에서 떼어낸 암세포에서 시작된 이야기이다. 자신도 모르게 체취된 조직샘플이 기적적인 배양과정을 거쳐서 전세계로 몇푼안되는 돈으로 팔려나가게 된다면..할수있는 온갖 실험을 당하게 된다면 돈의 여부를 떠나서 처음부터 그사실을 알게되는것과 나중에 알게되는 것은 정말 큰 차이가 날것이다. 인간의 유전학과 질병에 관해서 획기적인 길을 터놓게 해준 작은 여인의 몸 조각에 대해서 고마워하지 않을수 없다. 과학적인 지식도 많이 얻어가지만 저자의 의도대로 헨리에타 랙스의 짧은 삶에 대해서 그녀가 남기고 간것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좋은 기회를 갖을수 있었다. 힘없던 일제강점기때 우리민족에게 자행되었던 무자비한 행위들과 노예로 팔려온 검은 유색인종의 피박과 멸시받던 시절이 받던 시절이 겹쳐지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또한 살기 바빠서 자신의 병도 가족들에게 알리지못한채 암치료를 받으러 다니던 헨리에타와 그녀가 당했던 치료(?)과정을 보면서 감정적으로 변화지않을수 없었다. 과연 그게 치료인지 그당시는 의학이 미약했을 시기라서 인종차별과 맞물려 전혀 합당해 보이지않고 고문으로 보일뿐이다. 그녀의 가족들이 숨겨진 사실을 찾아가되면서 벌어지는 과학계의 이권다툼도 구역질이 날 지경이다. 인간의 윤택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서 자신도 모르는채 당해온 실험들. 자포자기 심정으로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과 마취도 없이 산사람들에게 생체실험을 해온 나치의 만행들을 보며 에어리언4에서 8번째 성공작을 만들기 위해 실험실한켠에 마련된 미진한 생명체들이 죽음을 호소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세포자체로는 생각과 고통은 없겠지라고 막연히 생각은 하지만 사람의 호기심이 이렇게까지 잔인할수도 있나 싶을정도의 내용도 종종 나온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 한켠이 숙연해진다.

 

"벽 안의 문", "플래트너 이야기", "고 엘비스햄 씨 이야기", "수정 계란", "마술 가게"의 5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환상소설이다. 틀에 박혀있지않은 소재라서 정말 그 의미를 내 마음대로 부여할수 있다는 점이 이 책에 몰입할수 있게 하는 단편중 하나인지싶다. 

이승과 저승을 잇고있는 것인지, 현재의 만족감을 채우기 위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이상향에 도달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몇번인가 스스로 기회를 버려버린것인지.."벽 안의 문"은 우리가 항상 생각하지만 닿기에는 두려은 미지의 공간으로 넘어갈수 있는 2가지, 아니 그 이상이 될수 있는 문의 존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화학실험으로 통해 인간세상이 아닌 인간세상과 접해있지만 이질적인 다른 공간에 다녀온 "플래트너 이야기", 정신과학자의 과도한 욕심으로 2명의 죽음에 이르는 "고 엘비스햄씨 이야기", 화성이라고 명명된 공간을 이어주는 "수정 계란", 즐거움을 가져다 주는 신기한 마술 가게이지만 생각하기에 따라 목숨을 대가로 치뤄야할지 모르는 "마술 가게" 하나 같이 공상 소설이지만 흥미로운 이야기꺼리지만 섬뜩하다. 상반대 이미지의 2개 경계를 넘나든다는건 문, 폭약, 약물, 수정, 마술을 통해 임계를 벗어나야한다는 것이다. 그게 자신에게 어떤 방향으로 작용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여러가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좋은뜻일수도 있지만 그만큼 불안감도 많이 갖게된다. 이책을 그저 상상속 꿈같은이야기를 묶어놓은 거라고 하기엔 현실과 부합되는게 너무 많지않은가..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는 제목과 괴기스런 도깨비 표지는 딱히 손이 가지않긴 했다. 전에 삼수탑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나서 집어들었다. 만화와 소설에는 연관성이 없지만 김전일의 할아버지 긴다이치 코스케가 등장을 한다. 재미는 있지만 별을 3개준건 사건이 일어나게된 배경, 즉 악마가 탄생하게된 이야기의 축과 긴다이치의 추리가 전혀 예상시 못하게 마지막에 툭 솟은듯한 느낌이라서 야박하게 별을 쏜다. 예전에 로맨스물로 몰락해가는 화족과 신문물을 먹은 유능한 평민의 로맨스정도는 읽어본적이 있다. 그저 상상으로 만들어낸 배경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유사한 배경을 보면서 일본 과도기의 한 시대상황을 반영한걸수도 있겠구나 싶다. 예전에 일본뿐만 아니라 다른나라에서도 재산을 잃지않기위해서 근친혼을 번번히 하곤 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 결과 많은 유전병이 발생되었는데 등장인물들 중에도 이런 근친혼으로 인해 정신적인 나약함과 절제할수 있는 힘이 약하고 쾌락만을 추구하는 육체에 발병하는 눈에 확띄는 근친으로 인한 부작용이 아니라 일종의 정신병으로 볼수 있지않을까싶다. 지금은 생각이 바뀌긴 했지만 예전에 일본문화도 접해보지않은 상태에서 일본에 대해 첫번째로 떠오르는 생각은 식민지시대보다도 문란한 성문화가 생각났는데 이 책이 그걸 확실히 인정해 버린거 같다. 재미있지만 정말 난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