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찰리에겐 새 집이 필요해!!! by 도리스 렉허

우리는 종종 작은 곤충이나 동물들의 보금자리를 아무 생각 없이 밟고 부숴버릴 때가 있습니다. 실수로 그렇기도 하지만 종종 의도적으로 말이지요.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한순간에 집을 잃었을 그들에 대해 일말의 미안함도 갖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죄책감도 못 느끼고요. 어차피 곤충이나 동물이니까 함부로 해도 된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요? 만약 우리의 보금자리를 한순간에 잃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하면서 말이지요. 그렇게 수없이 많은 개미들을 밟고, 거미줄을 치워 버리곤 했던 것 같아요. 무심코 말이지요. 아이들의 호기심이라며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던 적도 있고요. 작지만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그들의 소중함에 대해 말해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달팽이 찰리에겐 새 집이 필요해>는 아이와 함께 읽어보면 좋은 그림책입니다. 달리기 시합을 하던 어느 날, 소년 미카의 실수로 달팽이 찰리의 집이 부서져 버리는데요, 추운 겨울을 나야 하는 찰리에게는 집이 꼭 필요합니다. 사정을 안 친구들이 힘을 모아 다양한 종류의 집을 찾아주지만 그 어떤 것도 달팽이에게 맞지 않습니다. 예쁜 털실로 짠 집도, 튼튼한 벽돌 집도, 장난감 집도, 작은 집도 찰리에게는 맞지 않아요. 달팽이집의 모양을 했다고 해서 다 집이 될 수 없습니다. 달팽이 찰리에게 꼭 맞는 집이어야 했지요.

소년 미카는 자신이 달팽이의 집을 부숴버렸다는 것을 알고 보다 멋진 집을 준비하고 찰리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찰리는 돌고 돌아 자신에게 꼭 맞는 집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미카가 만들어 주었던 집이었지요. 알록달록 화려하고 예쁜 집입니다. 꼭 맞는 집을 찾아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달팽이 찰리를 보며 무심코 하게 되는 우리의 작지만 소소한 행동들을 돌아보게 됩니다. 작다고 무시하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가 한 행동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해 보게 되는 그림책입니다.

괴물이 되고 싶어!! by 김향수

기본 생활 습관은 어려서부터 길러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고쳐지지 않는 생활 습관은 될 때까지 몇 번이고 말해줘야 할 때가 있어요. 그래도 안될 때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전문가들은 그래도 될 때까지 가르쳐야 한다고 조언하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화가 나게 되는 것 같아요. 엄마 말을 무시하는 것만 같고요. 왜 그럴까, 싶기도 하고요. 화를 내지 말아야지 마음 다 잡았다가도 그런 아이의 행동 때문에 더욱 화가 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손 씻기, 양치하기, 정리하기, 편식하지 않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등등 몇 번을 이야기해도 잘 고쳐지지 않는 것들입니다.

<괴물이 되고 싶어>는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는 그림책인 것 같아요. 자꾸만 하라고 해도 안 하는 아이들에게 반대로 해야 되는 것을 안 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결과적으로 재미있게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이 우습게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은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그림책입니다. 엄마 아빠가 그렇게 강조하는 것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어쩌면 괴물이 될지도 몰라, 하고요. 괴물이 되고 싶은 방법을 소개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하기 싫어하는 것들이지요. 씻지 않기, 양치하지 않기, 몸에 안 좋은 것만 먹기, 운동은 절대 하지 않기, 실컷 먹고 그냥 자기 등...무시무시한 괴물의 모습을 통해 현실감 있게 보여줍니다.

그림 속 괴물을 보며 그와 같은 괴물이 되고 싶다고 말할 아이들은 아마 없겠지요. 기본 생활 습관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고, 건강도 챙길 수 있을 것 같고요. 기본 생활 습관이 잘 잡혀 있지 않다면 한 번쯤 읽고 아이들에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물을 싫어하는 아주 별난 꼬마 악어 by 제마 메리노

남들이 좋아하는 것은 반드시 좋아해야 하고, 남들이 싫어하는 것은 나도 싫어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각자 다름을 인정해 줄 때 남들과 조금 다르다고 해서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닌 그 자체로 존재하는 자기 자신임을 알게 되지 않을까 해요. 하지만 실제 우리의 모습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은 것 같아요. 남들이 하는 것은 곧잘 나도 해야 할 것만 같고,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은 해서는 안될 것만 같고요. 우리는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은연중에 표현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도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들도 있지 않을까요? 나는 왜 남들과 다를까 하고요. 그때 엄마들은 이상한 것이 아니라 조금은 특별해서 그런 거라고 표현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다름을 인정하고 다름에 대해 보여주는 책이며 이야기도 많습니다. 제마 메리노의 그림책 <물을 싫어하는 아주 별난 꼬마 악어>도 그런 그림책 중의 하나입니다. 꼬마 악어는 여느 악어들과 달리 물을 싫어했어요. 별난 꼬마 악어는 물놀이를 정말 하고 싶지 않았지만 외톨이가 되긴 더 싫어서 용기를 내어 물에 들어가 보는데요, 용기를 낸 끝에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은 악어가 아니라 용이라는 것을요. 그래서 입에서 불을 뿜어낼 수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다른 악어와 다르다고 해서 나쁜 것이 아니라 다른 악어들과 다르기 때문에 악어들에게 없는 장점으로 악어들과 친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을 태우고 열기구도 태워줄 수 있고 말이지요.

우리는 한 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름을 인정한다는 가치에 대해서 말이지요. 그리고 그 다양성을 존중하고 인정해주는 멋진 모습을 어린아이들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어른들이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겠지요. 솔선수범하는 모습도 아이들에게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