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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무게는 가벼웠다』는 김규연 시인의 시집으로, 김규연 시인의 주옥같은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나에게 에로티즘의 시를 엮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감각의 균형을 잃고 통증으로 시름할 때
남겨질 사랑하는 아이들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내가 잘 이겨내고 있음을 암묵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 아닐까, 가끔은 나의 절망적인 상상이
아프게도 다가왔지만 희망의 의지를 담고 써 내려가던 일은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정형적이고 따분하다고 생각되는 문학이 살짝 탈피를 해서 보니
별것 아니구나! 숨은그림찾기처럼 작가의 의중이나 다른 사람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재미가 있는 학문이구나!
같이 소통하고 싶었고, 공감하고 싶었습니다
이것이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했습니다
우연히 필연처럼 다가왔던 문정영 시인님은
저에게 많은 말씀을 해주시지는 않았지만
희망의 씨앗을 심어준 정말 고맙고 따뜻한 분이십니다
저는 앞으로 존재할 수 있는 것들에게 희망을 걸어봅니다.

2022년 가슴이 쫄깃해져 오는 5월 어느 날, 김규연

문정영(시인)
생명을 갖고 있는 모든 것에는 욕망이 있다. 인간에게 있어 욕망이란 그 무엇으로 대체할 수 없는 값이다. 엄마의 자궁에서 나와 탯줄이 끊기는 순간 생성되는 독립된 개체의 잠재된 욕망은 죽어 돌아가는 순간까지 해결되지 않는다. 시인은 그 욕망을 남녀 간의 애로스적 측면으로 투사해 조금씩 뿜어내고 있다. 하지만 독자들이 조금 아쉽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좀 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접근의 미흡일 것이다. 하지만 그 또한 실제의 체험에서 나오는 몸의 울림을 제대로 감각하지 못 한 시인의 현실 때문임을 감안하고 읽었으면 한다.

한수재(시인)
내면과 정신의 지독한 굶주림과 허기에 대해 육체가 하는 말에 귀 기울여야 할 때가 이미 지났으나 지금도 늦지 않았다. 당장, 내 몸을 쓰다듬고 피부를 통해 몸안의 장기들이 내게 하는 신호와 말들을 알아듣는 훈련을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내 몸을 사랑하고 내 몸과 사랑할 몸을 찾는 일도 다른 돈 버는 일만큼이나 열심히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시인의 용감한 허기가 육체에만 머물지 않고 또 다른 세상의 허기로 어이지기를 기대해본다.

1부

그녀의 무게는 가벼웠다 19
나는 관찰이란 이름을 좋아한다 20
그녀의 협곡 사이를 지나간다 22
생활의 발견 24
스리쿠션 26
나에게 열린 비밀 28
나에게 열린 비밀 2 29
간이역 30
노련했던 여인 31
달거리 32
깨소금 33
메가버스 34
밤나비는 닮았다 36
나의 순수한 직업은 풍운아였네 37
밝힐 수 없는 그녀 38

2부

틈새 43
사랑(巳郞)이란 44
사차원의 그녀 45
상상 그 이상으로 난 흔들린다 46
봄을 닮은 그녀 48
낮달이 뜨는 이유 49
설레는 섬의 노래 50
거침없는 그녀 51
실루엣의 향기가 마르기 전에 52
황홀한 기쁨의 그녀 54
까만 털의 유혹 55
송이 잡으러 가는 날 56
그녀의 바다는 전부 붉었지 57
꼭짓점을 향한 나의 흥분 58
하얀 에이프런의 소원 59
3부

나의 입김이여 63
어떤 그리움 64
염원 속으로 65
꽃이 활짝 핀 이유 66
그 기운에 만족하고 싶어 67
차고도 넘쳤던 여인 68
절정이 낳은 열매 70
붉은 농담 71
우리가 사랑하는 방식 72
털어놓은 나의 비밀 73
마타하리를 품고 74
너의 세계로 들어가는 KEY는 76
나는 그녀의 다리 아래 여행을 상상하지 79
구슬치기 80
뒷방 여인의 흐르는 성이 흘러간다 82

4부

옆으로 누운 까닭 87
즐거운 소풍 88
꽉 물린 속옷 가게 앞 90
정오의 열정 91
나의 취향의 속옷은 92
평범한 일상 속의 흥분 93
허락된 터에 궁궐을 짓고 94
조팝꽃 흐드러지게 피어 96
청춘의 아이콘 97
첫 꽃망울은 얼떨떨하지 98
부용화 같은 여자를 만나고 싶다 99
거꾸로 가보는 진입로 100
희열이라 부르던 별자리 102
나는 듣고 싶네 104
수혈로 마신 아침 공기 106

■ 발문 | 문정영(시인) 109

■ 발문 | 한수재(시인)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