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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여신들 : 페미니즘의 신화적 근원[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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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이끌어 올리도다”
    비로소 제 모습을 드러내는 한국 여신신화의 문화사회학

    가부장제가 성립되기 이전에
    여성들이 모든 것을 주도하는
    사회가 존재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유화부인, 자청비, 바리공주(바리데기), 마고할미, 설문대할망... 이 여신들의 이름이 지금껏 우리에게 전해진다는 건 실로 대단한 일이다. 일찍이 유학(儒學)에 바탕을 둔 합리적 사유가 지배하던 한국 사회에서 여성 중심 신화의 문헌 정착이 쉽지 않았던 탓이다. 이는 간난고초의 세월을 보내던 우리네 어머니와 할머니들 사이에서 이어져온 여신신화가 한국 여성의 끈질긴 생명력을 반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긴 시간 우리 신화 연구에 매진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다양한 경로로 전승되어온 여신신화들을 대상으로 삼아, 이 여신들의 원형(archetype)은 과연 누구였으며, 그에 대한 신앙이 한국 사회에서는 어떠한 형태로 전개되어왔는지 추적해나간다. 저자의 통찰 아래 재설정된 여러 여신의 유형 및 범주들-지모신(地母神), 창세의 여신, 성모신(聖母神), 농경 관련 여신, 사랑과 갈등의 여신, 이계(異界)의 여신, 제의 속 여신 등-과 그 연구방법론들-기능주의, 상호해명법, 문화사적 방법론 등-은 한국 여신신화에 대한 객관적이고 총체적인 재구성을 모색한다.
    이 책을 통해 한국의 여신신화는 단지 가부장제에 의해 변형ㆍ변개되어서만 존재하는 부차적 서사가 아니라는 사실이 선명해진다. 어쩌면 우리는 외연에 의탁할 필요 없는, 한국의 페미니즘을 길어 올릴 신화적 근원들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성균관대학교출판부 학술기획총서 ‘知의회랑’의 열아홉 번째 책.

    출판사 서평

    이 책의 문제의식
    여신신화가 처해온 사회 환경

    인류 역사가 긴 가부장제의 사회를 거치는 동안, 여신신화들은 많은 부분 변형되고 왜곡되었고, 신격에도 변화가 초래되었다. 인간 사회에 존재하는 죽음과 불행이 여성에 의해 초래되었다는 판도라 이야기나 이브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판도라가 금단의 항아리를 열었기 때문에 이 세상에 불행이 존재했으며, 이브가 무화과 열매를 따서 먹었기 때문에 인류가 낙원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는 내용은 인간 세상에 비극을 가져온 장본인을 공히 여성으로 지목한다.
    한국에서는 죽음과 불행이 여성들로 말미암아 초래되었다는 신화가 발견되고 있지는 않지만, 여신들의 권위가 추락하고 비하된 흔적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죽어가는 부모를 살려내기 위해서 저승 세계로 여행하여 그 약을 구해온다는 ‘바리공주 신화’에서 그녀가 저승 여행의 주체가 되고, 또 무당들의 조상인 무조신(巫祖神)이 된다는 이야기는 여신의 권위가 실추되어 그에 얽힌 신화도 변개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더욱이 조선시대에는 지배 이데올로기 정립의 기반이 된 성리학의 영향으로 여성의 활동이 극도로 제한되었다. 이때 정착된 여성 경시 풍조는 지속되어, 이후 외부와 내부의 대립이 남성과 여성의 대립으로 대치되고, 대외 활동은 오로지 남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지기도 했다. 여성의 반경은 위축되었고, 여신신화도 자연히 마모되고 변개되지 않을 수 없었다.

    여신신화의 전거, 지모신

    하지만 이러한 차별적 환경과 여건 하에서도 여신신화들은 면면히 계승되어 왔다. 여신신화는 그 자체로 ‘전승의 힘’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거니와, 이는 남성 지배의 사회에서도 여성과 여신격은 나름대로 역할을 다하고 있었으므로, 이에 얽힌 이야기들이 수이 사라질 수 없었다는 증거가 된다.
    이 책은 이러한 한국 여신신화들에 대한 총체적 정리의 시도다. 일찍이 우리 민족에게도 다른 민족과 마찬가지로 지모신(地母神)신앙이 성립되었으며, 그에 따라 지모신 숭배가 이루어지면서 많은 여신신화들이 창출되었을 것이라는 전제 아래서 이 연구는 출발한다.
    저자는 이러한 지모신 숭배의 흔적을 한국 고대사회의 혈거신(穴居神)신앙에서 찾는다. 혈거신신앙이란 굴속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되는 여신을 숭배하는 것을 가리킨다. 단군 신화에서 곰이 굴속에서 일정한 금기 기간을 지켰으므로, 웅녀가 되어 단군을 낳았다는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또 고구려에서 수신(?神)으로 숭배의 대상이 된 유화 이야기도 여기에 속한다. 특히 이런 혈거신신앙은 우묵하게 들어간 곳을 대지의 자궁으로 여기던, 농경민문화에 바탕을 둔 신화적 사유에서 비롯한다.


    창세의 여신들이 모권제 사회를 증명하다

    제주도에서 전해지는 천지 분리형의 설문대할망 신화나 일부 국토 창성형의 마고할미 신화가 여신을 주인공으로 한 창세신화였다는 견해는 익히 알려져 있다. 저자는 이를 바탕으로 하여, 이들 자료가 비록 단편적이기는 하지만, 상당히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는 가설을 제시한다. 이는 여신신앙이 가부장제가 성립되어 남신신앙이 확립되기 전부터 존재했다는, 여신의 역사에 근거를 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종교사 측면에서 여신을 숭배하는 신앙이 남신을 숭배하는 신앙보다 앞선다는 의미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지모신신앙의 여신이 남신보다 먼저 성립되었다는 고고학자들과 인류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수용하면서, 제주도의 설문대할망(거구의 여신) 신화가 중국의 반고(거구의 남신) 신화보다 먼저 창출되었을 가능성이 있음을 주장한다. 모권 사회가 가부장제 사회로 전환되면서 남신 위주의 신화로 변환되었다는 점을 고려하여, 전자가 후자보다 먼저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아울러 저자는 한국의 여신신화가 일방적으로 중국 신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단정하는 태도는 지양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여산신의 사상을 이어온 성모와 신모

    또한 저자는 산신 숭배의 한 형태인 성모(聖母)사상을 비중 있게 조명한다. 이는 한국의 산신신앙은 지모신사상이 산악숭배로 확대되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것으로, 전국 산의 이름에 여성을 뜻하는 모산(母山)과 모악(母岳)이 많고, 또 산에 얽힌 이야기 가운데 성모와 신모(神母)가 있는 것은 고대 이래로 여산신(女山神)의 사상을 이어온 것이라는 견해가 바탕이 되었다.
    특히 이런 성모전승은 남성과 접촉 없이 아이를 잉태하는 성처녀신화의 범주에 들어가곤 한다. 이는 고대사회에서 생성되기 시작한 신분제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남녀 간 성적 교접으로 출생하는 보통 사람들과 달리, 지배계층의 시조는 처녀가 잉태하는 신화소를 차용해 우월성과 신성성을 확보하고, 권력의 정당성을 확립했다. 즉, 지배자는 조상의 신비한 탄생담을 보유함으로써 자가 권력의 정통성을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신라의 성모신앙은 이러한 신화적 사유에서 창출된 이야기를 배경으로, 시조를 낳은 여신을 숭배하는 사상이었다. 저자는 이러한 성모신앙을 신라 고유의 문화로 본다.

    생산의 상징인 농경의 여신들

    농경의 시작은 여성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남자들이 사냥을 위해 바깥에 나간 사이,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들판을 돌아다니던 여자들은 땅에 떨어진 곡식 씨앗이 다시 싹을 틔운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것을 땅에 심어 경작하는 법을 알게 된다. 씨앗을 뿌리고 곡식을 수확하는 일에 참여함으로써 대지의 생산성을 돕는 상징적 존재로 여성이 조명 받는 계기가 이와 같다. 신화학자들은 이렇게 곡식 재배가 시작되면서 자연스럽게 씨앗을 얻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고, 그 결과 다양한 곡물기원신화들이 생겨났다고 추정한다.
    우리네 지모신신앙도 농경문화의 발달과 더불어 곡물기원신화들을 창출해갔다. 가장 일찍 문헌에 정착된 사례가 『구삼국사』에 기록된 유화 이야기다. 이는 하늘로부터 곡식 씨앗을 훔쳐온다는 프로메테우스형(Prometheus Type) 신화의 한국적 변용으로, 유화가 아들인 주몽에게 곡식 씨앗을 준다는 신화소와 비둘기가 잊었던 보리 씨앗을 가져다준다는 수락형(?落型)이 복합된 것이다. 자청비가 천상세계의 난리를 평정해준 대가로 곡식 씨앗을 얻어왔다는 제주도 ‘세경 본풀이’는 프로메테우스형 신화의 전형적 사례이며, 제주도의 ‘문전 본풀이’와 ‘차사 본풀이’ 등은 사람 시체에서 곡식 씨앗이나 다른 생물을 얻는다는 하이누벨레형(Hainuwele Type) 신화 유형에 속한다. 이들 신화에서 여신은 주인공이거나 중요한 등장인물로 농경과 생산 활동을 상징하는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다.


    사랑하고 갈등하는 여신들의 사회학

    한국 여신신화들을 고찰하는 가운데 저자가 각별히 주목한 것이 ‘서귀포 본향당 본풀이’와 ‘세경 본풀이’다. 여성의 일방적 순종을 강요하던 조선 사회의 가치관과 완전히 상반된 내용의 신화였다. 여기에 제시된 여성상이야말로 재래의 그것과 완벽하게 배치되었다. 전자의 여주인공(지산국)은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형부까지 빼앗는 불륜도 마다하지 않았고, 후자의 주인공(자청비) 역시 사랑을 성취하기 위해 남장(男裝)하거나 부모를 속이기도 했다. 자기 사랑을 위해 기존의 도덕과 가치에 과감하게 맞서는 캐릭터의 여성들이었다. 이로써 조선 사회라고 해서 반드시 여성에게 맹종만 강요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환기해볼 수 있었다.
    아울러 서귀포 본향당 본풀이가 마을 간 신앙권(信仰圈)과 통혼권(通婚圈)을 규제하는 생활 전범이었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세경 본풀이 역시 딸만 있는 집안의 가권(家權) 승계 방안과 처가거주혼(妻家居住婚)이란 색다른 혼인제도를 제시하고 있었다. 이러한 해석은 한국 여신신화가 당대 나름의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단서들이다.


    이계를 들고 나는 여신들

    ‘이계(異界)’ 방문 유형의 신화도 고찰했다. 여신신화 연구에서 새롭게 도입해본 ‘이계’ 개념은 선행 연구들에 편재하지만, 그 정의가 서로 일치하지 않았다. 이에 이 책에서는 ‘영혼이 가는 타계(他界)’와 ‘인간이 사는 공간 경계 너머의 공간’까지 포함하는 의미로 사용했다.
    이계의 하나인 저승세계를 ‘방문하는’ 이야기로 저자는 ‘바리공주 신화’와 ‘초공 본풀이’를 분석한다. 전자는 바리공주가 서천 서역국에 가서 약수를 가져와 죽었던 부모를 살려냄으로써 만신(萬神)의 몸주가 되는 과정을 담는다. 저자는 서천 서역국이란 저승세계를 다녀오는 바리공주가 바로 여성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후자의 저승 여행기 또한 노가단풍 자지맹왕의 아들 3형제가 어머니가 갇혀 있는 삼천천 제석궁을 다녀와서 삼시왕이 되는 이야기와 유정승의 딸 유씨 부인이 삼시왕이 있는 곳에 잡혀갔다 돌아와서 심방이 되는 이야기의 중층 구조로 되어 있다. 두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이 텍스트에서도 저승 여행은 심방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었다.
    이계의 하나인 이상향에서 온 가락국 허황옥(許黃玉)과 탐라국 세 왕녀 그리고 고려 용녀(龍女)의 외래신화도 고찰했다. 이러한 이계 ‘출자(出自)의’ 여신신화는 인간이 사는 공간 바깥의 세계에서 새로운 문물을 가지고 들어온 존재들이 기존 사회에 편입되는 과정을 담는다. 여기서 내방(來訪)의 여성이 지배계층의 배우자로 정착한다는 점은 이때가 이미 남성 위주의 가부장제가 확립된 사회임을 암시한다.


    제의 속 여신들

    마지막으로 제의와 관련을 가지는 여신신화들을 조명한다. 강릉 단오굿의 여서낭 신화와 공주 웅신제(熊神祭)의 연기(緣起)신화가 그 대상이다. 단오굿은 곡식의 씨앗을 뿌리고 풍작을 기원하는 파종제로, 저자는 이런 농경의례에서 남녀 간의 성적 결합을 통해 풍요와 다산을 기원했다는 의례학파의 견해를 수용해, 남서낭과 여서낭의 합사(合祀)가 그러한 유사 성적 행위였을 것이란 견해를 제시한다. 공주의 웅신사(熊神祠)를 중심으로 거행되던 웅신제는 그 연원이 신라시대에 닿아 있으며, 조선시대에도 봄가을로 제를 올린 기록이 남아 있다. 인근에서 발견된 곰상(像)은 이 제의가 상당히 오래전부터 있어왔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런데 저자는 이 웅신제의 연기담과 유사한 형태의 이야기가 아무르강가에 사는 퉁구스족 일파인 비라르족과 에벤크족들 사이에서 전승되고 있음을 주목한다. 그리하여 비록 구전된 자료들이기는 하지만, 이들 이야기의 상사성(相似性)을 근거로 같은 계통의 자료라고 상정해본다. 이는 단군 신화에 나오는 곰 숭배사상과 고아시아족과의 관련설을 언급했던 고대사학자 김정배의 주장에 대한 문제 제기다. 이러한 전제가 타당하다면, 웅진의 곰나루 전설은 단군 신화를 가진 고조선이 고아시아족 계통에 의해 세워진 나라가 아니라 퉁구스족 계통의 민족에 의해 세워졌음을 증명해주는 자료가 될 수 있다.

    목차

    책머리에

    제1장 들어가며

    제2장 지모신신앙과 여신
    지모신신앙의 성립|혈거신 숭배|대지 숭배와 출현신화|요약

    제3장 창세신화와 여신
    지모신과 창세신화|설문대할망 설화|마고할미 설화|요약

    제4장 산악신앙과 성모
    산악신앙의 성립|성처녀로서의 성모|성모신 기능의 확장|성모신의 세속화|성모신앙권 설정|요약

    제5장 농경의 기원과 여신
    농경과 여성|복합형 신화|프로메테우스형 신화|하이누벨레형 신화|요약

    제6장 사랑과 갈등의 여신
    억제된 여성의 삶|자매간의 애증|사랑을 이루기 위한 열정|요약

    제7장 이계 방문의 여신
    이계의 상정|바리공주 신화|초공 본풀이|요약

    제8장 이계 출자의 여신
    상상의 공간|허황옥의 외래|세 왕녀의 외래|용녀 외래|요약

    제9장 제의와 여신
    제의와 신화|여서낭 신화|곰나루 여신|요약

    제10장 맺음말

    주ㆍ참고문헌ㆍ찾아보기ㆍ수록 도판 크레디트
    총서 ‘知의회랑’을 기획하며

    본문중에서

    ㆍ우리에겐 무엇이든지 외부에서 들어온 것으로 보려고 하는 이상한 풍조가 있다. 그러다 보니 지난날의 문화는 전부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는 견해들이 일반화되었다. 그렇지만 우리도 독자적인 한국 문화가 있었기에 단절 없는 역사를 영위해왔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즉, 성모신앙과 그 신화가 신라 고유문화의 하나였다는 사실에는 중대한 의의가 담겨 있다. -본문 6쪽, ‘책머리에’ 중에서

    ㆍ‘고산국’과 ‘지산국’은 자매간이면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차지하기 위해 도술 경쟁을 마다하지 않는 적극성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여인상은 남존여비사상이 풍미하던 봉건사회의 윤리관에서 본다면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것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이들 신화가 제시하는 여인상은 충분히 페미니즘의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여성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본문 22쪽 ‘제1장 들어가며’ 중에서

    ㆍ유화 신화에서 한국 신화의 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하늘에서 곡식 씨앗을 훔쳐온다는 프로메테우스형의 이야기가 한국에서는 곡모신이 그것을 주는 형태로 바뀌는 데 있다. 이와 같은 특징은 유학(儒學)의 합리적 사고에 의해 남의 물건을 훔치는 일이 옮지 않다는 선악의 도덕관 때문에 파생된 것이다.
    -본문 223~224쪽, ‘제5장 농경의 기원과 여신’ 중에서

    ㆍ끝내 이 신화의 주인공인 자청비는 적극적인 행동으로 자기 사랑까지 성취할 수 있었다. 특히 이 신화에는 아들 없이 딸만 있는 집안에서 딸이 가권(家權)을 계승하는 방법으로서 처가 거주혼이란 혼인 형태가 제시되었다. 이는 현실 사회 문제의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사회학적 의의까지 확보한다.
    -본문 260쪽, ‘제6장 사랑과 갈등의 여신’ 중에서

    ㆍ유화 신화에서 한국 신화의 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하늘에서 곡식 씨앗을 훔쳐온다는 프로메테우스형의 이야기가 한국에서는 곡모신이 그것을 주는 형태로 바뀌는 데 있다. 이와 같은 특징은 유학(儒學)의 합리적 사고에 의해 남의 물건을 훔치는 일이 옮지 않다는 선악의 도덕관 때문에 파생된 것이다.
    -본문 223~224쪽, ‘제5장 농경의 기원과 여신’ 중에서

    ㆍ이 신화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서천 서역국이라는 저승세계를 다녀오는 바리공주가 여성이라는 점이다. 저승세계에 다녀오는 여성을 그린 신화로는 수메르의 이난나 신화가 대표적인데, 그리스 여신 아프로디테의 원형으로 인정되는 이 신화는 기원전 3000년경 설형문자로 기록되었다. (…) 특히 두 신화의 공통점이 이목을 끈다. 바로 저승 여행을 테마로 삼아, 죽은 이를 살려내는 생명수나 약수가 등장한다는 모티프가 그렇다. 이는 바리공주 신화에 나오는 약수나 약려수가 불교의 약사신앙(藥師信仰)이나 도교의 불사사상(不死思想)과 관련되는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이런 유형의 신화에 존재했음을 증명해주는 단서다. 따라서 두 신화 사이에 직접적 연관은 없다고 하더라도, 후자가 전자와 마찬가지로 여신이 저승을 여행하는 신화의 원초적 형태를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본문 311~312쪽, ‘제7장 이계 방문의 여신’ 중에서

    ㆍ그런데 이들 세 신화의 주인공인 허황옥과 세 왕녀, 용녀는 왕이나 그 조상의 배우자가 된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렇게 들어온 여성이 지배계층의 배우자로 정착한다는 내용은 이 신화가 남성 위주의 가부장제가 확립된 사회의 산물이라는 점을 드러낸다. 여신이 남신의 대우신(對偶神)이 된다는 신화적 모티프는 여신의 권위가 추락한 사회에서나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본문 345쪽, ‘제8장 이계 출자의 여신’ 중에서


    001 기업 처벌과 미래의 형법: 기업도 형법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김성돈 지음(*2018년 세종도서 학술부문)
    002 표상의 언어에서 추론의 언어로: 언어표현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병덕 지음(*2018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003 동양 예술미학 산책: 동아시아 문인들이 꿈꾼 미의 세계 조민환 지음
    004 한국 영화에 재현된 가족 그리고 사회: 〈미몽〉에서 〈고령화 가족〉까지 강성률 지음(*2018년 세종도서 학술부문)
    005 개인적 자유에서 사회적 자유로: 어떤 자유, 누구를 위한 자유인가 김비환 지음(*2019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006 시민종교의 탄생: 식민성과 전쟁의 상흔 강인철 지음(*2019년 세종도서 학술부문)
    007 경합하는 시민종교들: 대한민국의 종교학 강인철 지음(*2019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008 식민지 문역: 검열/이중출판시장/피식민자의 문장 한기형 지음(*2019년 세종도서 학술부문)
    009 제러미 벤담과 현대: 공리주의의 설계자가 꿈꾼 자유와 정의 그리고 행복 강준호 지음(*2020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010 세계관 전쟁: 근대 중국에서 과학신앙과 전통주의 논쟁 이용주 지음(*2020년 세종도서 학술부문)
    011 빌리 브란트와 김대중: 아웃사이더에서 휴머니스트로 최영태 지음
    012 충절의 아이콘, 백이와 숙제: 서사와 이미지 변용의 계보학 김민호 지음
    013 중국인의 오브제: 답삿길에서 옛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읽는다 전호태 지음
    014 고구려 벽화고분의 과거와 현재: 한국 역사문화예술 연구의 관문, 고구려 벽화고분들과 만나다 전호태 지음
    015 동양의 광기와 예술: 동아시아 문인들의 자유와 창조의 미학 조민환 지음
    016 조선 불교사상사: 유교의 시대를 가로지른 불교적 사유의 지형 김용태 지음(*2021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017 수용소와 음악: 일본 포로수용소, 아우슈비츠, 테레지엔슈타트의 음악 이경분 지음
    018 임진왜란: 2년 전쟁 12년 논쟁 김영진 지음
    019 한국의 여신들: 페미니즘의 신화적 근원 김화경 지음

    *출간 예정
    ??01 과거제도 형성사 하원수
    ??02 고대 한국의 풍경 전호태
    ??03 동남아 도시의 진화 한광야
    ??04 제국과 도시 기계형
    ??05 피식민자의 계몽주의 한기형
    ??06 (증/사1)증오를 품은 이들을 위한 변명 엄한진
    ??07 아테네 민주주의 M.H.한센(저)ㆍ정준영(역)??08 시인의 발견, 윤동주 정우택
    ??09 일제 강점기 황도유학 신정근
    ??10 아리스토텔레스의 감정론 연구 한석환
    ??11 문화상징으로서의 인용음악 오희숙
    ??12 국가처벌과 미래의 형법 김성돈
    ??13 중국사상과 죽음 이데올로기 정진배
    ??14 로마 공화정 중기의 호민관 김경현
    ??15 청대 경기변동과 시장구조 홍성화
    ??16 지식의 제국과 동아시아 진재교
    ??17 한국 시화사 안대회
    ??18 민중 강인철
    ??19 시적 정의 박소현
    ??20 식민지 사진엽서, 조선을 노래하다 최현식
    ??21 (증/사2)위계와 증오 엄한진
    ??22 서양 중세 제국 사상사 윤 비
    ??23 조선시대 노장 주석서 연구 조민환
    ??24 조선 땅의 프로필 박정애
    ??25 도시마을의 변화과정 한광야??26 플라톤의 「테아이테토스」 연구 정준영
    ??27 출토자료를 통해 본 고구려의 한자문화 권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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