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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이야기 : 새김에서 기억으로[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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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너를 여기에 잡아둔다
네 뿔이, 네 발굽이, 네 눈빛이
이 돌에 붙잡힌다

35년째 반구대와 각별한 인연을 이어온 저자가
바위에 새겨진 여러 겹 무늬의 추억들을 떠올리며
잔잔히 풀어내는 고대로의 이야기 시간여행

울산 태화강 거슬러 대곡천 물줄기를 따라간 깊은 골짜기. 일부러 사람이 닿을 수 없게 마련된 듯한 자리에 반구대 암각화는 펼쳐져 있다. 옛사람들은 과연 이곳에 무슨 이야기들을 새겨둔 걸까.
1988년부터 지금까지 이 특별한 유적과 인연을 맺어, 반구대암각화유적보존연구소장, 반구대암각화 세계유산추진단 자문위원 등을 맡아 다양한 연구와 집필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전호태 교수(울산대 역사문화학과)가 이에 응답한다. 이 책은 그가 56가지 연결어로 빚어낸 반구대 암각화 스토리텔링 에세이다.
저자는 이 소중한 역사 유적의 사실 정보를 친절히 설명해나가는 동시에, 크게 네 차례에 걸쳐 새겨진 그림들의 시간을 여러 겹 인간의 기억들로 환생시키면서 옛사람들의 고백을 흥미롭게 현재화해낸다. 참 오래된 곳에서 길어 올리지만, 바쁜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마음에도 고스란히 내려앉는 이야기들이다.
유적 탄생 한참 이전부터 앞으로 저 멀리 보존의 바람까지 담아낸 역사가적 성찰, 네 겹으로 쌓여간 여러 형상들의 의미를 되짚어내는 미술사가의 시선, 암각화마다 맺힌 마치 전설 같은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스토리텔러의 내레이션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서 피어오를 독자 저마다의 심상은 이 이야기의 종장을 완성하게 될 여운이 아닐지.
성균관대학교출판부 기획총서 ‘知의회랑’의 서른세 번째 책이다.

출판사 서평

이야기가 탄생하는 곳
신성한 시간과 공간에서

이곳이 현대의 세상에 처음 알려진 건 1970년. 어느새 반세기가 훌쩍 지났다. 그러나 알다시피 반구대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긴 시간을 한참 더 거슬러 올라가야만 한다. 장마철이면 암각화를 다시 물로 가두는 사연댐의 사연은 제법 최근 이야기고, 반구대 유역의 지형이 완성되던 때의 자연과 기후 환경이나 대곡천 바닥에 무수히 찍혀 있는 공룡 발자국들까지 언급하다보면 이야기의 시간은 어느덧 백악기 무렵에 닿는다. 무엇보다 반구대에 암각화를 새기던 옛사람들의 시절 또한 까마득해서 여전히 선사(先史)의 영역이라 부르는 곳이다(신석기시대~청동기시대). 다양한 발굴의 결과로 이 시기에 대한 인간의 인식은 확장되었겠지만, 아직은 상상력까지도 넉넉하게 품어줄 수 있는 공간이다.
저자의 이야기가 풀려나오는 곳은 그래서 다가서기 어렵고 위험했으며, 쉽게 잊히기도 했지만, 언제고 다시 발견되어 우리를 맞을 수 있던 곳, 바로 반구대다. 저자는 이곳이야말로 옛사람들에게 신성한 공간이었을 거라며, 이렇게 운을 뗀다. “반구대 바위에 사람이 찾아오는 동안 이곳은 신성한 공간의 중심이었다. 물길로는 바깥 세계와 이어질 수 있지만, 깊은 산의 골짝 길로 다가서기에는 곳곳에 위험이 도사린 까닭에 가까이 가기 어려웠다. 물길로도 어렵게 닿았기에 사람들이 신과 만날 수 있다고 믿었던 반구대 암각화 바위. 잊혔다가도 다시 발견되고, 다시 찾을 수 있었던 신성한 바위에 찾는 이들이 신과 나눈 대화, 기도가 그림으로 남겨진 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네 번의 새김, 여러 겹의 기억
그리고 스토리텔링

무엇보다 이 책은 암각화, 그 형상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들의 주인공인 반구대 바위 위 350여 개의 물상들은 새겨진 시기도 새긴 사람도 다르다. 새긴 사람의 생활 방식과 관념 세계도 같지 않다. 저자는 말한다. “반구대 암각화는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완성된 집단 창작품이다. 서로 다른 시각과 창작 방식이 교차하며 버무려진 작품이기도 하다.”
저자는 시간 순으로 크게 네 차례에 걸쳐 암각화를 새겨나간 이들의 자취와 그 창작된 무늬들을 4부 구성의 서사로 연출해낸다. 물론 어떤 물상들이 주로 새겨졌으며 그 특성이 어떠한지가 서사의 큰 줄기가 되지만, 샤먼과 사제였거나 한반도의 첫 번째 예술가들이기도 했을 그 크리에이터들의 정체와 생활상을 재현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인다. 뿐인가. 또 어떤 장은 오직 이 암각화로부터 비롯되었을 전설들로 채워져, 그때껏 선사시대 여행자 혹은 암각화 관람자로 책장을 넘기던 독자들에게 색다른 상상력의 차원까지 열어놓는다(고래 마을에서 전해 내려온다는 ‘고래가 된 소년’ 이야기는 곱씹을수록 애틋하다). 이렇게 저자는 네 번의 새김을 여러 겹의 기억으로 풀어내면서 역사, 미술(예술), 문학을 엮는 스토리텔링의 진수를 보여준다.
네 번에 걸쳐 새겨진 그 주인공들이 과연 누구였는지, 이제 저자의 말을 옮겨 먼저 간단히 소개해본다.

-첫 번째 새김

“반구대 암각화 바위에 처음 새겨진 것은 뭍짐승들이다. 너무 작게 새겨져 어떤 종류인지 알기 어려운 것들이 대부분인데, 사슴과나 개과 짐승으로 보이는 것들이 비교적 많다. 처음 새겨진 것들이라 이후에 크고 또렷하게 새겨진 것들로 말미암아 원형을 잃은 것이 많다.
처음 바위에 암각을 남긴 사람들이 사냥꾼이었음은 확실하다. 농사를 지으면서 바위에 짐승을 새길 수도 있지만, 초기의 암각 이후 새김 주제가 일관되게 사냥이고, 시기상으로도 한국에서는 청동기시대 초입에 들어서기까지 농경은 특정한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반구대 암각화 바위가 사람들에게 화면을 제공하던 당시 한반도의 대부분 지역 사람들은 사냥과 채집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두 번째 새김

“처음 바위에 띄엄띄엄 뭍짐승들을 새긴 이들이 태화강변 제 살던 곳을 떠난 지 수백 년 뒤, 다시 새로운 무리가 이 바위를 찾아 활이나 창으로 사슴이나 노루를 사냥하던 자신들의 모습을 새기며 사냥의 성공을 기원하는 일이 몇 백 년 동안 계속되었을 것이다.
두 번째 새김이 시작될 때, 암각 예술가들은 이전과는 다른 기법을 사용했다. 표현 대상의 윤곽을 선으로 잡아낸 다음 선 안을 모두 파내는 면 새김 기법을 썼다. 이전의 작품에는 보이지 않던 기법이다. 새롭게 이런 면 새김 기법을 쓴 데에는 어떤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선 새김과 다르게 면 새김은 새김을 시도한 예술가에게 더 많은 공력이 들게 하는 까닭이다. 아마도 이 역시 신에게 기도하는 자세를 반듯하게 하고, 소망을 표현하는 강도를 더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실제 표현 대상이 하나같이 아무런 무늬도 없는 민무늬 짐승은 아니기 때문이다.”

-세 번째 새김

“반구대 암각화 세 번째 새김의 중심 주제는 고래 사냥이다. 57마리나 등장하는 고래 그림 대부분이 세 번째 단계의 새김 작업을 통해 바위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물론 이 경우도 한 차례의 짧은 작업으로 화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고래들이 암각화로 붙박인 것은 아니다. 최소 수백 년에 걸친 여러 차례의 작업 결과가 오늘날 반구대 바위에서 볼 수 있는 생생한 고래 그림일 것이다.
세 번째 새김을 시도한 사람들은 이미 알려진 기법들을 모두 사용하면서 화면의 빈 곳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뭍짐승들과 크기도 무게도 아예 다른 고래를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게 크고 뚜렷하게 새겼다. 또한 높은 절벽 위에서 넓은 바다를 내려다보며 고래 무리의 움직임을 관찰한 듯한 시각을 바탕으로 화면 안에 각각의 고래를 배치하고 표현했다.”

-네 번째 새김

“반구대 바위에 더는 고래가 새겨지지 않게 된 지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새로운 기법으로 새로운 물상을 바위에 새기려는 사람들이 대곡천 곁 기암절벽 앞에 왔다. 이들이 어디서 왔는지는 알 수 없으나, 뭍짐승 사냥으로 살아가거나 사냥과 채집에 힘쓰면서 부분적으로나마 농경을 시도하던 무리였을 수 있다. 눈길을 끄는 건 새로 반구대에 암각을 한 사람들이 선택한 제재가 대부분 맹수라는 사실이다. 이들에겐 이런 짐승들이 경외의 대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반구대 암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맹수 그림은 종교와 신앙, 민속의 원형을 보여주는 매우 귀중한 사례일 수 있다. 청동기시대 혹은 신석기시대 말까지는 신이 호랑이나 표범 같은 본래 모습 그대로 바위에 새겨지고 숭배되었을 수 있는 것이다. 반구대 바위에 마지막 새김을 시도한 사람들은 신으로서 숭배된 맹수들을 바위에 새기고 갈아 모습이 더 뚜렷하게 드러나게 하면서 마을을 보호하고, 사냥에 성공하며, 농사가 잘되기를 빌고 있지 않았을까.”

기억과 망각의 변주
그리고 내일

이렇게 반구대 암각화는 “뭍짐승을 사냥하던 사람들, 고래잡이가 생업이던 사람들, 맹수를 경외하던 사람들이 서로를 알지 못한 채 오랜 기간 여러 세대에 걸쳐 자신들의 생업과 관련이 깊은 존재를 익숙한 기법으로 새겨 형상화한” 것이다. 신과 나누는 대화였으며, 그를 향한 고백과 염원이 담겨 있었다. 무언가를 기억해두려 애쓰는 인간의 소산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반구대 바위는 사람들에게서 서서히 잊혀갔다. “암각화를 새기려고 물길을 거슬러 대곡천 바위 절벽까지 오는 사람도 없었고, 태화강 물줄기에서 벗어난 외진 곳을 찾는 이도 없었다.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성스러운 장소였던 곳이 어느 틈엔가 강변엔 갈대만 우거지고, 숲 깊은 곳에서 물 마시러 나오는 짐승들만 볼 수 있는 곳으로 바뀌었다. (…) 오지 않으면 잊힌다.” 저자의 아련함은 이렇게 맺혀 있었다. 1970년 다른 목적의 탐사대에게 우연히 재발견될 때까지, 이곳은 옛사람들의 새김과 그 기억의 수고가 무색해지도록 다시 긴 시간 망각의 늪 속에서 지내야 했다. 그러니 지금 우리 앞에 몸을 드러내고 있는 이 반구대의 화폭은 누차 기억과 망각을 반복하며 세상의 온갖 이야기들을 변주시켜온 시간의 증거물과 같다.
언뜻 다시 망각의 저편으로 사라져버린들-이곳이야말로 기억뿐 아니라 망각 속에서도 존재해온 것이므로-크게 의아해할 것 없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기왕지사 21세기 새로운 기억의 시간대로 넘어왔으니, 이 소중한 유적의 보존을 위해 이제 인간이 해야 할 일이 참 많다는 게 저자의 당부다. 잔잔한 어조로 55꼭지 이야기를 만들어온 그가 마지막 꼭지 ‘내일’에서 “진정성”까지 소환해 호소해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목차

책을 열며

제1부 발견
-발견ㆍ태화강ㆍ공룡발자국 화석ㆍ사연댐ㆍ기후 환경ㆍ만남ㆍ첫 번째 새김ㆍ바위 신앙ㆍ신석기시대ㆍ예술가ㆍ해석ㆍ숨은 그림ㆍ당위와 소망, 왜곡ㆍ바위 씻기
[詩] 역사|바위|바위그림|기도 바위

제2부 사냥
-두 번째 새김ㆍ풍경ㆍ신ㆍ주술ㆍ활ㆍ개ㆍ마을ㆍ길ㆍ교역ㆍ축제와 의례ㆍ손가락을 펼쳐 보이는 사람
[詩] 사냥|길들이기

제3부 바다
-세 번째 새김ㆍ소리 지르는 사람ㆍ배ㆍ고래가 된 소년ㆍ어미 고래와 새끼 고래ㆍ작살 맞은 고래ㆍ잠수하는 고래ㆍ세 마리 고래의 춤ㆍ귀신고래ㆍ들쇠고래와 참돌고래ㆍ범고래ㆍ미완성 고래ㆍ고래 나누기ㆍ밍크고래는 없다ㆍ고래 스트랜딩ㆍ바다사자와 북방물개ㆍ거대한 상어ㆍ거북ㆍ가마우지ㆍ작별, 바다를 떠나다
[詩] 바다|삶|생명의 고향|고래 잠

제4부 다시 뭍으로
-네 번째 새김ㆍ쪼아 새기고 갈기ㆍ가면인가, 얼굴인가?ㆍ호랑이ㆍ큰뿔사슴ㆍ멧돼지도 너구리도 아닌?ㆍ덫과 그물ㆍ겹친 그림들ㆍ망각ㆍ새김에서 그림으로ㆍ내일
[詩] 범|봄|망각

주ㆍ도판목록
참고문헌ㆍ찾아보기
총서 ‘知의회랑’을 기획하며

본문중에서

ㆍ반구대 암각화 바위 역시 특별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바위는 하늘로 치솟다가 앞으로 튀어나와 버섯의 갓처럼 암각화 바위를 가려주고, 암각화가 새겨진 큰 바위는 ㄱ자로 꺾인 상태라 바람이 들이쳐도 휘돌아 흐르며 빠져나간다. 바위 앞을 감아 돌며 깊어진 물은 아무나 바위까지 건너가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눈비와 바람으로부터 보호되는 큰 바위 앞에 물까지 흐른다면 캔버스처럼 넓게 펼쳐진 바위는 세상 너머의 누군가 와서 사람에게 말 건넬 수 있는 곳이다. 물론 신에게 먼저 말 건네는 이는 사람일 것이고, 말을 건넸음을 알게 하는 표지는 암각화다.
-본문 43쪽, ‘만남’ 중에서

ㆍ바위에 암각을 하는 행위는 신앙 대상에게 건네는 ‘그림’ 기도다. 그림은 말보다 구체적이고 지속적이다. 말은 입에서 나오면서 허공중에 흩어져 사라지지만, 그림은 형상된 그대로 남아 두고, 두고 볼 수 있다. 암각화는 거의 영속적이므로 뜻과 내용이 사라지기는커녕 기한 없이 생명력을 유지한다고 여겨졌을 것이다. 바위 신앙이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는 것은 ‘바위와 같이 오랜 역사’를 지녔기 때문이기도 한데, 그 오랜 역사의 한순간을 보여주는 바위 신앙의 현장이 암각화인 것이다. -본문 109쪽, ‘주술’ 중에서

ㆍ길은 없어지기도 하고 생기기도 한다. 사라진 길에는 옛이야기가 있고, 새로 쓰이게 된 길에는 새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길은 쓰이지 않게 되고 사라졌지만, 반구대 암각화가 만들어지던 때에 쓰였던 옛 물길에 담겼던 오랜 이야기를 고려하면, 언제고 바다까지 이어졌던 이 길도 다시 이어지고 사람이 다닐 수 있게 되면 좋을 듯하다.
-본문 132쪽, ‘길’ 중에서

ㆍ반구대 암각화 바위에 새겨진 고래 가운데 가장 위의 것은 새끼를 등에 업은 어미 고래다. 출산한 새끼 고래가 첫 숨을 쉬게 하려고 어미 고래는 등으로 받쳐 물 위로 올리느라 애쓰는 듯이 보인다. 본래 새끼 고래는 어미의 몸에서 나오면 제힘으로 떠올라 물 위로 머리를 내밀고 숨을 쉬어야 한다. 등 위의 콧구멍에 바다 위를 감도는 생명의 바람을 넣어야 한다. -본문 175쪽, ‘어미 고래와 새끼 고래’ 중에서

ㆍ해안 가까운 길을 택해 이동하는 혹등고래가 혹 울산 앞바다에서 브리칭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반구대 암각화를 남긴 사람들이 이 경이로운 장면을 생생히 보았다면, 혹등고래의 그런 재주넘기는 평생 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혹 반구대 암각화에 고래를 새겨 넣던 이가 혹등고래의 브리칭을 바위에 영원히 붙박아 넣기로 마음먹고 긴 주름이 두드러진 혹등고래가 바다에서 솟구쳐 올랐다가 다시 물로 들어가는 순간을 바위에 묘사한 것은 아닐까?
-본문 189쪽, ‘잠수하는 고래’ 중에서

ㆍ가면은 쓴 사람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서 쓴다. 가면으로 정체성을 바꾸기도 한다. 가면이 자신을 다른 존재가 되게 하는 역할도 하는 것이다. 반구대 암각화 바위에 새겨진 사람 얼굴은 가면일까, 사람 얼굴일까?
-본문 271쪽, ‘가면인가, 얼굴인가?’ 중에서

ㆍ호랑이를 산신으로도 숭배했던 한국에는 호랑이와 관련된 옛이야기가 많이 전한다. 호랑이를 주인공으로 한 속담도 여럿 남아 아직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호랑이는 한국인에게 친숙한 짐승이다. 생태계의 최강자로 맹수 중의 맹수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서울올림픽과 평창올림픽의 마스코트로 삼을 정도로 호랑이를 친구처럼 가깝게 여기는 한국인의 심성은 특이하다고 할 수도 있다. 반구대 바위에 암각화로 새길 때부터 호랑이를 경외했던 마음이 시대가 내려오면서 가깝고도 친숙한 존재로 여기는 정서의 실마리가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본문 279쪽, ‘호랑이’ 중에서

ㆍ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유적이라 할지라도 진정성이 유지되지 않으면 등재가 취소된다. 최근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몇몇 유적은 지역 주민의 숙원 사업이라는 이유 등으로 도로 개설 등의 주변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등재가 취소되거나, 취소가 검토되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의 세계유산 등재도 이런 부분을 고려하면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본문 315쪽, ‘내일’ 중에서

저자소개

전호태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서울대학교 국사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를 거쳐 울산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 동아시아연구소 및 하버드대학 한국학연구소 방문교수, 울산광역시 문화재위원,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 한국암각화학회장, 울산대학교 박물관장 등을 역임했다. 암각화를 비롯한 한국 고대의 역사와 미술 그리고 문화를 활발히 연구해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동아시아 문화를 탐구하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그간 쉼 없는 저술 활동을 이어나가며 어린이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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