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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빡머리 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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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평화를 꿈꾸는 이 세상 모든 ‘앤’에게!
청소년문학 대표 작가들이 여섯 개의 시선으로 그려낸 이야기

[줄거리]
「빡빡머리 앤」
상민의 2반은 라이벌 준철인 3반과의 축구 시합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특출하게 축구를 잘하는 친구들이 없어 고민이다. 그때 초등학생 때 축구선수로 활동했던 조앤이 자신이 경기에 끼면 안 되겠느냐고 제안한다. 모두가 ‘여자가 무슨 축구야’ 하며 고개를 젓자, 조앤은 머리를 빡빡 깎고 와 축구에 대한 의지와 열정을 모두에게 보인다. 조앤의 실력을 두 눈으로 확인한 상민은 조앤에게 함께 경기를 해 달라고 부탁하고, 경기는 2반의 압승으로 끝난다.

「언니가 죽었다」
어느 날 갑자기, 딸 주연은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나겠다고 통보한다. 화를 내고 말려도 보았지만 주연의 생각은 이미 확고하다. 마치 자신의 목표는 엄마로부터 멀리 떨어져 나가는 것이 유일한 것인 양. 사실 주연이 엄마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하는 데는 자신에 대한 엄마의 집착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엄마의 집착, 그 이면에는 고등학생 때 성폭행을 당한 이모의 가슴 아픈 사연이 웅크리고 있는데…….

「파예할리(그래 가자)」
해미의 부모님은 ‘잘 되라는’ 이유로, 자식이 원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미를 끌고 간다. 1등만을 고집하는 부모님과 학교에 회의감을 가지고 있던 해미는 평소 아빠가 입버릇처럼 되뇌던 ‘파예할리’를 곱씹다가 더 이상 자신이 원하지 않는 ‘1등’을 위해 살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분장」
현진에게는 남모를 상처가 있다. 진료를 위해 찾았던 병원에서 의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던 것. 그때의 끔찍한 기억 때문에 ‘웃음을 도둑 맞’은 현진. 그런 현진에게 같은 상처를 지닌 천경이 다가온다. 천경은 더 이상 숨지 말고 분장을 통해 그 의사에게 자신들의 분노와 상처 입은 마음을 드러내자고 제안한다.

「마카롱 굽는 시간」
준성은 제과제빵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평범한 여자아이다. 하지만 준성의 엄마는 준성의 꿈을 무시한 채, 그저 좋은 대학에 갈 것만을 강요한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새벽 두 시까지 학원을 이리저리 전전한다. 그러다 추석을 맞아 찾은 할머니 댁에서 자신의 이름이 왜 남자아이 것 같은지, 엄마가 왜 그리 공부만을 강요했는지 속사정을 알게 된 준성은 더 이상 누군가의 기대를 위해 살지 않고 자신의 꿈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한다.

「넌 괜찮니?」
윤아는 단짝 친구 선유와 미정이와 함께 떠난 여행에서 아빠의 성폭행 사건을 접하게 된다. 평소 성폭력의 실태를 알리고 피해자들에게 지지를 보내기 위한 ‘미투’ 운동을 응원했던 아빠였기에 더욱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아빠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 그리고 앞으로 친구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막막함까지 밀려 온 윤아는 급기야 한겨울의 바다로 뛰어들고 마는데…….

출판사 서평

“야! 여자랑 어떻게 축구를 하냐?”
“너 말 다했어? 왜 축구를 남자들만 해야 해?”

‘특서 청소년문학’ 열 번째 이야기. 청소년문학을 대표하는 여섯 작가들이 최근 사회?문화적으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페미니즘’에 대해 각기 다른 시선으로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최근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누군가의 엄마로, 며느리로, 혹은 딸로서가 아닌 오롯이 ‘나’로서 살아가고자 하는 열망에 많은 이들이 공감의 목소리를 내었다.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그것은 어떤 의미일까. 어쩌면 내 안에 잠들어 있는 수많은 가능성을 지워야 하는 걸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늦은 밤 귀갓길이 염려돼 친구들과의 즐거운 시간을 포기하고, 꿈꿔 왔던 축구를 그만두고, 거추장스럽다고 느끼면서도 머리카락을 기르고 화장을 하고…….

어느 날 돌아보니 불평등에 꽤 익숙해져 있는 내가 보였다. 잘 맞는 옷을 입은 양 편안한 척하는 모습도 보였다. (129쪽)

그간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부당함과 불평등에 익숙해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지금 내가 겪는 이 모든 일들은 ‘여성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우리나라에서 나고 자란 보통의 여성이라면 『82년생 김지영』에 공감했던 것처럼, 이 책에도 쉽게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것이다. 『빡빡머리 앤』은 그간 여성이라는 이유로 내면에 잠들어 있던 수많은 가능성을 억눌러야만 했던 이들에게는 열정과 꿈을 다시 한번 꽃 피우게 할 것이며, 동시에 그들 곁의 가족과 친구들에게는 미처 알지 못했던 우리 사회 속의 성 불평등에 대해 인식하고 성찰해 볼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나’를 찾아가는 앤들의 힘겨운 분투기!

여섯 편의 소설에서는 주인공들이 여성으로서 살아내는 삶을 직접적으로 조명하기보다는,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고 진정으로 꿈꾸는 것을 이루기 위해 달려 나가는 각각의 ‘나’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결국 페미니즘의 본질은 ‘여성’에 주어진 무언가를 탈피하는 것이 아니라, ‘나다움’을 찾아가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페미니즘은 비단 여성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닐 것이다. ‘여성’, ‘남성’에 갇히지 않은,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틀림’이 아닌 ‘다름’을 존중하고 포용하려는 사려 깊고 너그러운 자세, 나아가 그 누군가를 오롯이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는 삶의 태도가 필요하다.
청소년의 눈으로 오늘날 현실을 은근하지만 날카롭게 파헤친 여섯 편의 이야기와 더불어 독자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네는 작가의 목소리가 각 소설 마지막에 수록되어 있다. 『빡빡머리 앤』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사연들로 고군분투하는 이 세상 모든 ‘앤’들에게 힘과 용기를 실어줄 것이다.
“이것저것 재지 않고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 힘, 그런 것들이 더 많아졌으면”, 그래서 “이 책이 그들에게 그런 용기와 힘을 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목차

책을 펴내며 -4
빡빡머리 앤 -15
언니가 죽었다 -41
파예할리 - 그래 가자 -71
분장 -97
마카롱 굽는 시간 -131
넌 괜찮니? -161

본문중에서

“그런데 정말 머리 깎을 생각은 어떻게 했어? 축구 때문에 그런 건 아니지?”
상민은 전부터 묻고 싶던 질문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그냥 화가 났어. 예쁜 여자애가 될 수도 없고, 축구도 맘대로 할 수 없고, 공부도 잘 못하고. 나는 그렇다고 쳐. 언니는 할 수 있는 게 있었는데 아빠가 할 수 없게 하잖아. 그래서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뭘까. 여자라고 하지 말라는 거 해버리기로 결심했어. 좀 쎈 걸로.” (본문 35~36쪽, 「빡빡머리 앤」 중에서)

“제발, 그 ‘어디니?’ 좀 안 하면 안 돼?”
기숙사로 들어가고 얼마 안 돼 주연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그 어디니? 라는 말 좀 때려치우라고 했다. 술에 잔뜩 취한 목소리였다. 나는 언니를 관리했던 어머니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 언니를 대했던 내 어머니와 똑같은 모습으로 내 딸을 관리했다. 무엇이 무서워서, 무엇이 두려워서. 세상으로부터 자식을 지키지 못했다는 어머니의 자책은 죽을 때까지 이어졌다. 그게 언니를 더 숨 막히게 했을 것이고 그것은 그대로 대물림되어 나에게서 주연에게로 이어졌다. (본문 47~48쪽, 「언니가 죽었다」 중에서)

아빠의 파예할리는 어찌 보면 포기였다, 체념이었다……. 그런데 지금 내가 그 흉내를 내고 있다. 이래서 욕하면서, 흉보면서 닮는다는 말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의 파예할리는 새로운 길에 대한 결심이다, 라고 애써 자위한다. 나의 파예할리는 도전이고, 떨림이다. 가가린의 파예할리도 처음엔 두려움에 따른 체념이었겠지. 새로운 길은 언제나 두려움과 함께 한다. (본문 77쪽, 「파예할리(그래 가자)」 중에서)

“어머니나 저나 별거 아니라고 생각해도 말이에요, 그깟 손 한 번 잡힌 거 별거 아니라고 여겨도 말이에요. 현진이는 아닐 수 있잖아요. 똑같이 덜 익은 고기를 먹어도 누구는 아무렇지도 않고 또 누구는 배탈이 나요. 다른 누군가는 그거 때문에 병을 얻어 목숨을 잃기도 하고요. 같은 음식도 누군가에게는 약이 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는 독이 되기도 하고요. 같은 일도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거예요.” (본문 120쪽, 「분장」 중에서)

“엄마……. 미안해.”
나는 그 말을 내뱉으며 방으로 들어와 어두운 방 안에서 불도 켜지 않은 채 웅크려 울었다. 엄마가 나한테 거는 기대는 어려서부터 알았다. 그래서 엄마가 시키는 거라면 하기 싫은 것도, 먹기 싫은 것도, 가기 싫은 곳도 무조건 따랐다. 엄마의 기대를 채우기 위해서. 그러니까 나는 내가 ‘어떤’ 나인 줄도 모르고 살았다. 그냥 엄마가 원하는 사람이 되면 그게 내가 원하는 것이 되는 줄 알았다. 엄마와 할머니의 불편한 관계를 눈치 챘고 그래서 착한 아이, 공부 잘하는 아이, 남자아이처럼 의젓한 아이가 되어야 엄마와 할머니의 관계도 편해진다고 믿으며 여기까지 꾸역꾸역 참으며 왔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보니 그런 것들이 쌓여 잔뜩 흔들어 놓은 탄산음료 캔처럼 터지기 일보 직전인 상태가 되고 말았다. (본문 156쪽, 「마카롱 굽는 시간」 중에서)

나는 한동안 가로수에 몸을 기댄 채 눈을 감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차들이, 수많은 바람이 지나쳤다. 아빠하고 함께했던 시간도 그만큼 빠르게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이런 일이 나한테도 일어날 수가 있구나!’
나는 그렇게 헛웃음만 연달아 터트렸다. 울고 싶어도 그런 웃음만 나왔다.
‘아니, 이게 가능한 일이야? 아빠가, 우리 아빠가……. 악마가 아빠한테 왔을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판단할 수 없었다. 친구들이 떠오르자 한숨만 터져 나왔다. 이제 그 친구들을 어떻게 대하지? 아무렇지도 않게 얼굴을 볼 수 있을까? 그럴 수 있을까? 나는 얼굴을 무릎 사이에다 처박았다. (본문 184~185쪽, 「넌 괜찮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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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고정욱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601104

1960년 서울 출생. 성균관대학교 국문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문학박사이다.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은 선생님은 1급 지체 장애인으로 휠체어를 타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다. 하지만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어 작가가 되었고, 최근에는 장애인을 소재로 한 동화를 많이 발표했다.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안내견 탄실이',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가 그 대표적인 작품이다. 특히 '가방 들어 주는 아이'는 MBC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에 선정도서가 되기도 했다. 2011년, 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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