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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합하는 시민종교들 : 대한민국의 종교학[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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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촛불과 태극기는 왜 항상 충돌하는가

8ㆍ15해방부터 대통령 탄핵까지
‘두 대한민국’ 사이의 거대한 충돌을 야기하며
형성과 발전ㆍ분화와 균열ㆍ해체와 재구성을 반복해온
대한민국 시민종교들의 드라마틱한 경합의 역사

이 책은 해방 이후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시민종교(civil religion)’라는 키워드와 문제의식을 통해 재해석해보려는 역사적ㆍ통시적 연구로서, 이에 관한 주제별 이론 연구서인 ?시민종교의 탄생: 식민성과 전쟁의 상흔?과 쌍을 이룬다. 시민종교란 “사회질서를 위해 국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창조되어 시민들에게 부과된 일련의 신념들”이란 루소의 정의에서 비롯된 개념으로, 현재까지 폭넓게 진화 중인 근대적 집단신념체계와 그 인프라들을 통칭한다.

저자의 정리를 통해 민족주의ㆍ발전주의ㆍ반공주의ㆍ자유민주주의ㆍ친미주의 등 5대 교리로 압축되는 대한민국의 시민종교들은 민족독립과 정부수립 그리고 정교분리 법제화에 따라 이 땅에 명실상부한 세속국가가 출현함으로써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후 한국전쟁과 4ㆍ19혁명, 5ㆍ16쿠데타와 군사정권기, 유신체제, 5ㆍ18광주항쟁과 민주화이행기 등을 거치면서 그야말로 역동적인 변화를 겪는다. 이 책은 그 변화의 의미와 맥락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로서, 특히 1940~50년대 남북 시민종교의 분화와 이후 남한 시민종교 내부의 분화 등 시민종교의 균열과 해체 및 재구성의 과정에 내장되어 있는 역사적 긴장감에 주목한다. 저자는 이 통시적인 추적을 통해 불과 70여 년 동안 두 차례나 거대 분화가 진행된 시민종교의 ‘단기 격변 현상’ 자체가 한국적 특이점임을, 나아가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때 한국의 시민종교는 여전히 대결과 분화, 균열과 해체 및 재구성의 드라마틱한 터널을 통과하고 있음을 통찰해낸다.

이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에서는 해방공간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 등을 거치면서 대한민국에 시민종교가 형성되는 과정을 다각적으로 분석한다. 아울러 남한 시민종교가 북한의 시민종교와 갈라지는 과정도 살펴본다. 2부에서는 한국전쟁을 계기로 한 시민종교의 변화상을 고찰한다. 3부에서는 1961년 군사쿠데타 이후 시민종교의 발전과 내부 균열 과정에 대해 논의한다. 마지막 4부에서는 1987년 민주화 이후 ‘두 시민종교로의 분화’가 점점 뚜렷해져가는 과정을 따라가 본다. 새로운 지의 총화를 모색하는 성균관대학교 출판부의 학술 기획 총서 ‘지의 회랑’의 일곱 번째 책이다.

출판사 서평

거시적 조감
시민종교의 분화와 대결 구도의 형성

해방 후 남한의 시민종교는 크게 세 국면을 거쳐 왔다. 첫째, 시민종교의 급속한 형성과 남북 분화, 그리고 한국전쟁으로 폭발한 두 시민종교 사이의 격렬한 충돌 국면이다. 이 국면은 1945년 8월 시작되어 1953년 7월까지 이어졌다. 둘째, 한국전쟁 종전 이후 ‘반공-자유민주주의 시민종교’의 급속한 성장, 그리고 시민종교 내-기존 지배질서를 비판하면서 변혁하려는-예언자적 지향의 간헐적ㆍ폭발적인 분출로 특징지어지는 시기이다. 4ㆍ19혁명을 포함하여 대략 1953~1971년의 시기가 여기에 해당한다. 셋째, 1972년 유신체제 등장 이후 기존 시민종교가 내적인 취약성들을 노출함에 따라, 또-기존 지배질서를 정당화하고 수호하려는-사제 진영과 앞서 언급한 예언자 진영 간의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반공-자유민주주의 시민종교’의 내적 균열이 심화되면서 ‘두 시민종교’로 분열될 징후가 점점 뚜렷해진 국면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1945년 이후 한반도에서는 불과 70여 년 사이에 두 차례나 ‘두 시민종교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바로 남북 시민종교 분화(1차 분화)와 남한 내 시민종교 분화(2차 분화)가 그것이다. 먼저 1945~1948년 해방정국에서의 극심한 좌우대립이 이후 남북한 분단과 더불어 북한의 ‘반미-사회주의 시민종교’와 남한의 ‘반공-자유민주주의 시민종교’라는 별개의 시민종교들로 발전하는 1차 분화를 거쳤다. 따라서 이 1차 분화는 분단체제의 형성 과정과 완전히 일치한다. 2차 분화는 남한의 반공-자유민주주의 시민종교 내부에서 사제 진영과 예언자 진영 간의 갈등이 점증하면서 각각이 ‘반공-국가주의 시민종교’와 ‘민주-공화주의 시민종교’로 발전해가는 과정을 가리킨다.
여기서 2차 분화의 시점을 설정하는 일, 그리고 이 분화 과정이 구체적으로 어떤 요인들에 의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도 흥미로운 쟁점으로 남아 있다. 요컨대 한국 시민종교에서 진행된 2차 분화의 기원과 과정을 추적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적 관심사이자 과제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저자는 2차 분화의 시작점을 1972년 유신체제의 등장과 그에 대응하는 저항운동의 점진적 제도화로 본다. 또 1980년의 5ㆍ18항쟁 이후 시민종교 분화가 더욱 깊어졌고 민주화 이후, 특히 2003년 노무현 정부 등장 이후 분화 과정이 더욱 빨라지고 증폭되었다고 본다. 최근의 과정은 시민종교의 분화, 그리고 두 시민종교 혹은 시민종교 두 진영?사제 진영과 예언자 진영?사이의 갈등적 교착 상태, 즉 ‘분화’와 ‘교착’이 동시에 발현되는 것으로 특징지어진다.

역사의 변곡점과
시민종교 변화의 계기적 사건들

한국 시민종교의 파란만장한 역사에서 다음 몇 가지 사건들은 결정적이다. (1) 해방 8년, 그 중에서도 해방과 한국전쟁, (2) 유신체제, (3) 87년 체제와 민주화 이행, 평화적 정권교체, 과거사청산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에 (4) 5ㆍ18광주항쟁과 항쟁 진압과정에서의 민간인학살, 그리고 (5) 2016~2017년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촛불혁명, 세 번째의 평화적 정권교체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해방 8년은 남한 시민종교의 본격적 형성과 발전, 그리고 시민종교의 남북 분화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 다음으로 유신체제는 반공-자유민주주의 시민종교의 내적 모순과 이율배반이 절정에 도달하여 한편으론 시민종교 자체가 ‘반공-국가주의 시민종교’로 변질되고, 또 다른 한편으론 남한 내에서 시민종교 분화가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5ㆍ18광주항쟁과 민간인학살은 박정희 체제의 붕괴에도 불구하고 시민종교의 분화를 오히려 더 가속시킨 계기였다는 점에서 중요했다. 포스트 민주화 시기는 예언자 진영과 저항적 시민종교(민주-공화주의시민종교)의 급성장 속에서 민주화와 과거사청산이 동시 진행되는 가운데 ‘역사적 쐐기들’이 다수 등장하고, 구(舊)지배층의 역사적 반격을 계기로 ‘기념물의 경쟁적인 대량생산’ 속에서 아직 덜 성숙한 두 시민종교 사이의 때 이른 장기교착이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특히 한국사회의 민주화 이행 직후인 1988년에 시작된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조사 특별위원회’(광주특위)와 ‘제5공화국에 있어서의 정치권력형 비리조사 특별위원회’(5공특위)에서부터 2010년 활동을 마무리한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이르기까지 무려 20년 이상 계속된 ‘과거사청산의 장기 국면’은 예언자 진영의 급성장과 두 시민종교 흐름 간의 조숙한 교착 모두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렇게 보면 1972년 유신체제 이후 지난 50년 가까운 세월은 ‘저항적 시민종교의 형성사’라고 명명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해방 후 제1차 시민종교 분화가 채 10년도 채 걸리지 않았던 데 비해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시민종교의 두 번째 분화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적대하는 두 시민종교들의
분열의 원인과 결과

해방 이후 두 차례 진행된 거대 분화 모두에 식민지 요인과 분단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1940~1950년대의 남북 시민종교 분화에는 강대국들의 전후정책(특히 과거사청산의 미봉)과 일방적이고 임의적인 한반도 분단 조치가, 1970년대 이후 남한 시민종교 내부 분화에는 반공-자유민주주의 시민종교의 내적 취약성과 이율배반이 특별히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남한 시민종교 내부의 이율배반, 다시 말해 대한민국 시민종교의 양대 축을 이루는 반공주의와 자유민주주의 사이의 모순은 대개 ‘반공주의의 과잉’과 ‘자유민주주의의 과소함’으로 표출되었다. 반공주의는 자주 또 파상적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질식시켰다. 시민종교의 예언자 진영이 간헐적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소생시켰지만, 반공주의와 자유민주주의 간의 일시적 화해는 익숙한 반목 관계로 회귀하곤 했다. 문제는 이런 반전 때마다 엄청난 국가폭력의 분출이 동반되면서 한국 현대사에 수많은 비극들을 양산해냈다는 사실이었다.
1972년 유신체제의 등장과 1980년 광주에서의 제노사이드로 소급될 수 있는, 대한민국 시민종교 (재)형성의 세 번째 국면은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 현 국면이 ‘통합적 시민종교의 성숙과 공고화’로 귀착될지, ‘적대하는 두 시민종교들로의 분화’로 귀착될지는 여전히 유동적이다.
가해자들과 피해자들이 ‘여러 개의 국립묘지들’로 각기 나뉘어 성역화되어 있긴 하지만 여전히 ‘하나의 국립묘지 체계’에 속해 있고, 가해의 시간과 피해의 시간이 모두 ‘하나의 국가기념일 체계’ 안에 자리 잡고 있고, 상쟁하는 영웅들 모두를 ‘동일한 국가보훈처’가 기념하고 현양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 개의 시민종교 현상’이 돌이킬 수 없는 기정사실로 굳어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립하는 두 세력이 서로 화합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질적인 각자의 신념체계ㆍ정통기억과 교리, 각자의 기념일과 국가력, 각자의 의례와 상징들, 각자의 영웅과 성인들, 그리고 각자의 성소들을 갖고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우리 사회에서 사회경제적 양극화 못지않게 문화-이데올로기적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상황은 ‘적대하는 두 시민종교로의 분화’ 쪽으로 기울어질 것이다. 이 경우 사회분열은 고착화될 것이며, 두 진영 간의 사회적 적대 행위는 거의 일상화될 것이며, 결국 진정한 사회통합은 난망해질 것이다.

장기 교착과 대립의 절정

시민종교 내 두 흐름, 즉 반공-국가주의 시민종교 흐름과 민주-공화주의 시민종교 흐름 간 ‘갈등의 장기교착 상태’가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지속되었다. 이야말로 시민종교의 두 번째 거대 분화가 실제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뚜렷한 징후이다. 갈등적 교착 상태의 생생한 지표들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현상은 20세기 한국사 서술과 관련된 이른바 ‘역사전쟁’과 ‘교과서전쟁’이다. 이를 통해 ‘두 개의 성스러운 역사 내러티브들’, ‘두 개의 신성한 경전들(교과서)’이 충돌하고 있다. 아울러 국립묘지 체계 사이의 충돌에서 드러나는 ‘두 가지 성스러운 공간들 사이의 갈등’, 국가기념일 내부의 충돌에서 드러나는 ‘두 가지 성스러운 시간들 사이의 갈등’ 역시 시민종교의 분화가 진행 중에 있음을 잘 보여준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문제를 둘러싸고 2016년부터 2017년에 걸쳐 지속되었던 ‘태극기집회’와 ‘촛불집회’의 대결에서 반공-국가주의 시민종교(사제 진영)와 민주-공화주의 시민종교(예언자 진영) 간의 갈등은 절정에 이르렀다. 최근 수십 년을 통틀어 우리 사회의 문화적-이데올로기적 내전이 이때만큼 선명하고 화려하게 가시화된 적은 없었다. ‘박정희 패러다임의 화신’으로 화려하게 등장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결국 탄핵 당했을 뿐 아니라 감옥행을 피할 수 없었고, 급작스레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야당의 문재인 후보는 압승을 거뒀다. 문재인 정부가 등장하면서 1987년 이후 세 번째로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탄핵과 정권교체를 추구했던 예언자 진영과 민주-공화주의 시민종교가 탄핵 반대를 주장했던 사제 진영과 반공-국가주의 시민종교에 승리를 거둔 셈이다. 이 과정 자체가 ‘촛불 시민’의 힘으로 국회와 헌법재판소를 압박하여 대통령을 축출하고 처벌한 ‘혁명적 사태’이기도 했다.

쿠오바디스(Quo Vadis)
대한민국 시민종교

그렇다면 ‘분화’ 일로에 있던 한국 시민종교는 수준 높은 ‘재통합’ 쪽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일까? 2017년 봄 이후 한국의 시민종교는 적대와 분열 일변도의 기존 추세에서 벗어나, 동시에 지루한 갈등적 교착 상태를 타개하고, 어떤 새로운 질적 성숙 단계로의 도약 쪽으로 크게 방향을 튼 것일까? 실로 흥미진진하면서도 중차대한 문제들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절정으로 치달았던 두 진영, 두 시민종교의 요란했던 충돌과 양극적 분화 과정이 정치권력 교체 이후 일시적이나마 멈췄다. 동시에 종래의 교착적 경쟁구도가 예언자 진영 혹은 민주-공화주의 시민종교 쪽의 우세로 조금씩 반전되었다. 2016년 10월부터 2017년 5월까지 평화적ㆍ합법적으로 이어진 ‘혁명적 사태’에서 예언자 진영이 완승했으므로, 이런 변화는 지극히 자연스럽다. 시민종교의 분화를 촉진해왔던 지역주의 정치도 점차 약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사회통합을 추구하고 있는 문재인의 ‘시민종교적 실험’이 계속 성공적일지는 예단키 어렵다. 이는 1987년 이후 10년 주기로 진행돼온 정권교체의 초기에 나타나는 일과적(一過的) 현상일 수도 있다. 촛불혁명, 대통령 탄핵, 정권교체 직후의 집합적 흥분과 상황적 유동성이 점차 가라앉으면서, 수십 년 동안 익숙해진 이전의 시민종교적 대립구도를 복원하거나 그곳으로 회귀하려는 징후와 관성력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한 세기 가까이 장기 집권해온 기득권 체제의 강고함을 감안하면, 예언자 진영의 기반이 튼실하고 안정적이라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4ㆍ19혁명에 의해 탄생한 1960년의 민주당 정권과 촛불혁명에 의해 탄생한 2017년의 민주당 정권이 과연 어느 정도나 진정으로 다른지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또한 분단체제 속에서 남북한 이질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최초의 시민종교 분화(1차 대분화)의 문제상황도 상황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면서 지속되고 있다. 시민종교의 남북 분화 혹은 재통합 문제 역시 ‘현재적인’ 쟁점으로 여전히 살아 있는 것이다. 보건대 얼어붙었던 한반도 주변의 냉전적 갈등은 2018년 이후 급속히 녹아내리고 있다. 이런 변화는 극도로 이질적이고 적대적인 남한과 북한 시민종교들에는 어떤 변화를 초래할 것인가?
저자는 이제 긴 연구의 서사를 마무리하며, 남한 내 시민종교 분화를 전제할 경우, 통일한국의 시민종교는 현재 한반도에 존재하는 세 시민종교들, 즉 북한의 한 시민종교와 남한의 두 시민종교의 복잡하고 유동적인 관계 패턴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여전히 신중한 전망을 남기고 있다.

목차

머리말

〈제1부 시민종교의 형성〉

제1장 해방의 커뮤니타스, 변혁의 리미널리티
해방과 집합적 열광|조선인에게 해방이 의미했던 것들|독립으로의 과정, 과정으로서의 독립

제2장 신념체계
민족주의|반공주의|발전주의|친미주의|민주주의

제3장 국가의례
국민의례|대통령취임식|국가적 장례

제4장 국가상징, 언어, 역사, 국가력
국가상징: 국기, 국가, 국화, 국호|언어와 역사|국가력(國家曆)

제5장 성지 만들기: 독립 성지와 반공 성지의 경합
수도의 공간적 재구성(1)|수도의 공간적 재구성(2)|독립 성지|반공 성지

제6장 영웅 만들기: 독립 영웅과 반공 영웅의 경합
민족 영웅|독립 영웅|반공 영웅

〈제2부 전쟁 이후〉

제7장 반공주의와 친미주의의 중심화
전쟁과 시민종교 신념체계 변화|반공주의|친미주의

제8장 전후 만개(滿開)와 남북 분화
의례와 기념일들|성인(聖人)과 영웅들|이승만 숭배|시민종교의 남북 분화

제9장 모순과 배교
시민종교의 내적 모순과 지배층의 배교|성가정(聖家庭)의 궁핍과 분노: 현충일 유가족좌담회의 풍경|감정의 연금술, 희생의 논리?

제10장 예언자들과 저항, 그러나 부유하는 혁명
“역사가 벙어리가 아닌 이상”: 시민종교의 예언자들|혁명의 기념|부유하는 혁명

〈제3부 쿠데타 이후〉

제11장 쿠데타와 시민종교 재활성화: 민족주의의 활용
민족주의와 역사 재구성|스포츠, 정치, 민족주의|우리도 잘 살아보세: 경제민족주의|베트남 파병과 반공민족주의

제12장 국토 성역화와 참신자 만들기
수도의 공간적 재편과 성역화|국토의 성역화와 성지순례|참신자 만들기와 집합적 열광|성가정을 성가정답게|대중영웅, 사제, 대사제

제13장 두 번째 배교와 시민종교 변형
병영국가를 향하여|명랑사회를 위하여|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정면공격|지도자숭배와 역사적 퇴행

제14장 저항과 시민종교 균열
예언자 진영의 형성|광주항쟁|대안적 시민종교로의 탈주 혹은 상상|시민종교의 균열과 분화

〈제4부 민주화 이후〉

제15장 민주화 이행기의 시민종교
민주화와 시민종교 변형|과거사청산, 민주화의 가장 깊은 비밀|저항적 시민종교의 급속한 발전

제16장 반격과 역사적 쐐기
지배층의 반격|재반격과 역사적 쐐기

제17장 기념물의 대량생산과 전선의 교착: 두 개의 대한민국?
역사전쟁의 확전, 기념물의 경쟁적 대량생산|지역주의와 위험사회기념|시민종교 대분화와 조숙한 교착

에필로그

주ㆍ참고문헌ㆍ찾아보기
총서 ‘지의 회랑’을 기획하며

본문중에서

ㆍ 해방을 계기로 분출된 집합적 열광, 그 속에서 형성된 한민족의 유토피아적 커뮤니타스의 체험은 1945년 8월 15일부터 수일 동안, 1945년 10월 9일 해방 후 첫 번째 맞는 한글날에, 같은 해 11월 7일 해방 후 첫 번째 맞는 개천절에, 12월 1일 열린 임시정부 요인 환영행사에서, 1946년 3월 1일 해방 후 첫 번째 맞는 삼일절에 거듭거듭 재현되었다. 1946년 6월 윤봉길ㆍ이봉창ㆍ백정기의 유해가 일본에서 부산에 도착하고 7월 6일 거족적인 국민장을 치른 후 효창공원에 안장될 때도 중국에서 임정 요인들이 환국했을 때와 유사한 열광과 리미널리티 체험이 한반도 남반부를 감쌌다. 시민종교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은 이런 집합적 열광, 변혁적 리미널리티, 해방의 커뮤니타스를 주기적ㆍ비주기적으로 재생시키는 기제와 장치들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본문 36쪽, ‘해방의 커뮤니타스, 변혁의 리미널리티’ 중에서

ㆍ 쿠데타 이후 기존 시민종교의 ‘재활성화’ 현상과 ‘일탈ㆍ변질’ 현상이 거의 동시적으로 진행되었음을 특별히 강조할 필요가 있다. 시민종교의 관점에서 볼 때, 또 한국 시민종교의 전체 역사를 조망할 때, 유신시대는 1960년대와는 질적으로 다른 시대였다. 대한민국 시민종교의 심각한 왜곡과 기형화, 핵심 지배층의 중대하고도 거듭되는 배교 행위들, 그로 인한 예언자운동의 활성화가 유신시대를 특징짓는 시민종교적 현상들이었다. 1961년의 군사쿠데타 이후 반공주의는 더욱 확고한 ‘국시’로서의 입지를 확보했고, 반공은 사실상 모든 것을 정당화하는 ‘전능한’ 논리가 되어갔다. 반공주의는 정권에게 무엇이든 마음대로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유, 즉 ‘독재의 자유’를 허용했다. 1960~1970년대에 반공주의가 발전주의와 단단히 결합하면서 이른바 ‘개발독재체제’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군사쿠데타 이후 재차 뚜렷해진 ‘민주주의 약화’ 추세는 1970년대에 이르러 ‘민주주의에 대한 전면 공격’으로 치달았다. 한국 반공주의의 태생적 특징인 국가주의적 성향, 즉 ‘자유주의적 반공주의’가 아닌 ‘국가주의적 반공주의’의 면모가 1950년대 후반에 이어 다시 한 번 선명하게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한국 시민종교의 기본성격 자체가 변질되기 시작했다. 유신체제 이후 기존의 ‘반공-자유민주주의 시민종교’는 빠른 속도로 ‘반공-국가주의 시민종교’와 비슷해졌다. 달리 말하자면, 유신 이후 ‘반공-자유민주주의 시민종교’가 ‘반공-국가주의 시민종교’로 변질되었다.
-본문 508쪽, ‘두 번째 배교와 시민종교 변형’ 중에서

ㆍ 촛불과 태극기 충돌 참상의 형국 그러나 2000년대에 이르자 사제 진영과 예언자 진영 사이의 공유 지대는 아주 협소해졌다. 2000년대에는 사제-예언자 진영 사이에 공유하는 ‘가치와 이념’이 드물게 되었다. 양 진영이 공유하는 아름답고 화려하고 자랑스러운 ‘집합적ㆍ사회적 기억’?예컨대 전쟁ㆍ산업화ㆍ민주화투쟁 같은?도 거의 없다. 양 진영이 공유하는 ‘기념일’과 ‘축제’, ‘의례’도 거의 없다. 태극기와 애국가는 두 진영 모두가 중시하는 희귀한 상징ㆍ의례의 사례들이지만, 각각이 거기에 부여하는 의미는 천양지차이다. 양 진영에 속한 이들이 즐겨 순례하고 참배하는 공통의 ‘성스런 장소’도 거의 없다. 심지어 국립묘지들조차 그런 공유된 장소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종종 분열을 확대재생산하는 장소로 기능한다.
-본문 691쪽, ‘기념물의 대량생산과 전선의 교착: 두 개의 대한민국?’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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