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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오장환 시선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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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비애”를 통해 현대 서정시의 새 영역을 개척했다. 서정주, 이용악과 함께 ‘시단의 세 천재’로 주목받았고 모더니즘 시인과 프롤레타리아 문학가 모두가 극찬했다. 그러나 그는 북을 택했고, 한국 문학사에서 방치되었다. ‘자신의 노래가 끝나는 날 무덤에 아름다운 꽃이 피리라’라는 그의 시구처럼, 이제 그의 노래가 암담한 무덤을 딛고 아름답게 꽃필 때다.

    지식을만드는지식 ‘초판본 한국시문학선집’은 점점 사라져 가는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을 엮은이로 추천했다. 엮은이는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원전을 찾아냈으며 해설과 주석을 덧붙였다.
    각 작품들은 초판본을 수정 없이 그대로 타이핑해서 실었다. 초판본을 구하지 못한 작품은 원전에 가장 근접한 것을 사용했다. 저본에 실린 표기를 그대로 살렸고, 오기가 분명한 경우만 바로잡았다. 단,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의 표기법에 맞춰 고쳤다.

    시인 오장환(1918∼1951)은 1933년 11월 '조선문학'에 시 [목욕간]을 발표함으로써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가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전개하던 1930년대 중·후반은 일제 파시즘의 폭압이 극심해짐에 따라 집단적인 문학 운동이 점차 불투명해지는 시기에 해당한다. 1935년에 프롤레타리아 문학 운동을 주도해 가던 카프가 일제의 탄압에 의해 강제 해산됨으로써, 당시 문단에서는 불안과 위기의식이 고조해 간다. 이 시기와 맞물려 대표적인 모더니스트인 김기림은 기교에 편중해 전개되어 온 모더니즘 문학의 한계를 반성하면서 내용과 형식이 통일된 전체로서의 시를 주장한다. 이처럼 일제 파시즘에 대해 이념적이고 집단적인 투쟁이 가능하지 않은 시점에서 기존과는 다른 방법론이 모색되었으며, 특히 소설보다 다양한 유파의 시가 산출된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때 오장환은 이용악, 김광균 등과 함께 새로운 세대의 출현을 예고하는 시인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당대 문단에서 김기림 등 모더니즘 시인뿐만 아니라 임화와 같은 프롤레타리아 문학가에게서도 조명을 받는다. 김기림은 오장환의 첫 시집인 '성벽'에 대해 “현대의 지식인의 특이한 감정을 표현”했다고 평가하면서 “새 ‘타입’의 서정시를 세웠다”고 극찬한다(['성벽'을 읽고], '조선일보', 1937. 9. 18). 그리고 임화는 특별히 오장환의 시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면서, 그의 시가 “생(生)이 그냥 슬픔인 현대 서정시의 중요한 측면”을 표현했고 “내면적으로 일반 세계와 관계”하고 있다고 말한다([시단의 신세대], '조선일보', 1939. 8. 18).
    오장환은 1988년 해금 조치가 이루어지기까지 월북 작가로 분류되면서 연구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공개되지 못했다. 그는 1951년 신장병으로 죽기 전에 북한에서 '붉은 기'라는 제5시집을 출간한 바 있으나, 북한에서도 그에 대해 평가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랜 일이 아니다. 그전까지 오장환은 남과 북의 이념 갈등으로 인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그 경계에 방치되어 있었던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오장환의 문학은 단순히 이념의 잣대로 접근할 수 없으며, 한국 문학사에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오장환의 문학이 정당한 평가를 받고 그 본래의 위치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해방 전까지 그는 철저한 ‘비애’의 시인이었다. 그는 현실에서 오는 울분과 좌절을 ‘비애’로 토로하기도 하고, 그를 둘러싼 현실의 모순을 ‘비애’로 대응하기도 하고, 현실의 이면에 숨겨진 근원적인 것을 ‘비애’로 발견하기도 했다. 초기 그의 두 시집인 '성벽'과 '헌사'는 이러한 비애의 다양한 방법론을 적절하게 보여 준다. 그리고 오장환의 ‘비애’는 폐허 의식과 연결되면서 민족적인 비애를 문명사적인 차원에서 파악하려 했고, 그 결과 그는 민족의 비극을 극복할 새로운 문명의 도래를 예감했다. 그리하여 오장환은 해방 후 인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부르짖으며 조선문학가동맹에 참여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오장환은 현실과의 접점을 가진 비애를 통해 현대 서정시의 새 영역을 개척했으며 ‘장시’의 실험을 통해 시의 현실적 응전의 가능성을 십분 발휘했다는 점에서 충분한 의의를 가지고 있다. 생전 그는 ‘자신의 노래가 끝나는 날 무덤에 아름다운 꽃이 피리라’([나의 노래])라고 했으나, 이제 그의 노래는 1930년대의 암담한 무덤을 딛고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 있다. 어쩌면 이처럼 시인은 미래의 삶을 살다 갔는지도 모른다. 이 선집을 통해 일반 독자들에게 오장환의 시가 더욱 가까이 다가서고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

    목차

    성벽(城壁)
    月香九天曲
    旅愁
    海港圖
    漁浦
    黃昏
    城壁
    傳說
    溫泉地
    賣淫婦
    古典
    魚肉
    毒草
    鄕愁

    花園
    雨期
    暮村
    病室
    湖水
    姓氏譜

    海獸

    헌사(獻詞)
    할렐루야
    深冬
    나의 노래
    夕陽
    體溫表
    The Last Train
    無人島
    獻詞 Artemis
    싸느란 花壇
    北方의 길
    喪列
    永遠한 歸鄕
    ?懷
    寂夜
    나포리의 浮浪者
    不吉한 노래
    荒蕪地

    나 사는 곳
    勝利의 날
    초봄의 노래
    鐘소리
    밤의 노래
    장마철
    다시금 餘暇를…
    다시 美堂里
    구름과 눈물의 노래
    붉은 山
    길손의 노래
    노래
    나 사는 곳
    聖誕祭
    省墓하러 가는 길
    山峽의 노래
    고향 앞에서
    江물을 따러
    봄노래
    FINALE

    병든 서울
    八月 十五日의 노래
    聯合軍人城 歡迎의 노래
    病든 서울
    入院室에서

    이 歲月도 헛되이
    共靑으로 가는 길
    强盜에게 주는 詩
    나의 길
    어머니 서울에 오시다

    붉은 기
    붉은 기
    시집에 수록되지 않은 시
    首府
    戰爭
    夜街
    宗家
    旅程
    歸蜀途
    歸鄕의 노래
    壁報

    해설
    지은이에 대해
    엮은이에 대해

    본문중에서

    傳說

    느틔나무 속에선 올뺌이가 울었다. 밤이면 운다. 恒常, 음습한 바람은 얕게 나려앉었다. 비가 오던지, 바람이 불던지, 올뺌이는 童話 속에 산다. 洞里 아이들은 충충한 나무 밑을 무서워한다.

    病室

    養魚場 속에서 갓 들어온 金붕어
    어항이 무척은 新奇한 모양이구나.

    病床의 檢溫計는
    오늘도 三十九 度를 오르나리고
    느릿느릿한 脈搏과 같이
    琉璃 항아리로 피어오르는 물ㅅ방울
    金붕어는 아득?한 꿈ㅅ길을 모조리 먹어 버린다.

    몬지에 끄으른 肖像과 마주 대하야
    그림자를 잃은 靑磁의 花甁이 하나
    오늘도 시든 카?네숀의 꽃다발을 뱉어 버렸다.

    幽玄한 꽃香氣를 입에 물고도
    충충한 몬지와 灰色의 記憶밖에는
    이그러지고도 파리한 얼골.

    金붕어는 지금도 어늬 꿈ㅅ길을 따루는가요
    冊갈피에는 靑春이 접히어 있고
    窓밖으론 葡萄알들이 한테 몰리어 파르르 떱니다.

    나의 노래

    나의 노래가 끝나는 날은
    내 가슴에 아름다운 꽃이 피리라.

    새로운 墓에는
    옛 흙이 향그러
    내 노래는 벗과 함께 늣끼엿노라.

    단 한 번
    나는 울지도 않엇다.

    새야 새 중에도 종다리야
    화살같이 나러가거라

    나의 슬픔은
    오즉 님을 向하야

    나의 관역은
    오직 님을 向하야

    단 한 번
    기꺼운 적도 없엇드란다.

    슬피 바래는 마음만이
    그를 좇아

    나의 노래가 끝나는 날은
    내 무덤에 아름다운 꽃이 피리라.

    너는 아지 못한다.
    너는 아지 못한다.
    거치른 풀잎이 엉크러진 荒蕪地에서
    번지면 손꾸락도 베인다는 强한 풀잎이,
    되인서리에도 피에 젖어 成長하는 걸,
    어우러진 풀 속에 가지가지 일홈 모를 풀이여!
    完全치 못하든 前日, 眞理에 가차운 풀은 老衰하엿고,
    完全에 가차우려는 이제, 새로운 眞理를 꾸미랴는 적은 풀들은 成長하엿다.
    어두움 속이여!
    어두움이여!
    기탄없는 罪惡이 白晝와 같이 橫行하고,
    混沌이 冬眠하는 배암처름 꿈틀거린다.
    必然이여!
    歲月의 수레박휘가 구르는 대로
    따러 나오는 像寫幕,
    뿔근 洪水여! 뿌리채 솟치라.
    숨어 흐르는
    火腦여! 山脈을 뚤고 다시 한 번 터지라!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오장환(Oh Jang-Hwan)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18~1951
    출생지 충북 보은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시인. 충청북도 보은에서 태어나 휘문고등보통학교에 다닐 때 정지용 시인의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1930년대 중반, 신문에 어린이들에게 주는 글을 여러 편 발표했습니다. 시인부락, 자오선 동인이었으며, 해방 뒤에는 조선문학가동맹에서 활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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