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샌델의 저 『정의란 무엇인가』가 서점가를 휩쓸면서 2011년은 ‘정의’라는 화두로 한 해를 시작했다. 그와 더불어 장하준의 책과 같은 인문서적이 베스트 셀러에 오르는 익숙하지 않은 상황은 한 순간의 해프닝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바로, 지금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내가 속해있는 사회 시스템 안에서 무엇인가 정당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심적·정신적으로 힘들어 한다. 기존의 사회 시스템에서는 지금 개인이 느끼는 박탈감과 허탈함의 원인은 모두 개인에게 귀속되어 불안한 상황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현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다른 사람의 말에 기울이게 된다. 올해 유독, ‘멘토’들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내가 시골의사를 처음 접한 것은 경제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그의 라디오를 듣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다. 라디오를 듣다보면 경제에 대한 정보와 그의 의견을 듣는 것도 좋지만, 사회 전반에 걸쳐 벌어지고 있는 비상식적인 상황에 대한 상식적인 말과 행동이었다.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여 사회의 비상식적 상황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었지만,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건강한 사고를 하게 되었다.

 

이런 그이기에 『자기혁명』이란 책이 내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을 것이다.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과도한 경쟁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린 체 살아가는, 인생의 가장 아름답고, 미래를 준비해야 될 가장 중요할 시기에 자신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청춘’이 겪는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혹은 착각하는 경우이다. 그 속에서 자신의 가치와 다른 이들의 가치가 충돌하고, 방황하게 된다. 그런 방황이 길어질수록 우리는 뒤쳐짐에 대한 초조함으로 무엇인가 하게 되는 것이다.

 

모든 방황에는 의미가 있다. 지금 이순간, 우리가 고민하며 방황하고 노력하는 것은 바른 길을 찾기 위한 여정이다. 인생은 고민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계속 방황하며 노력하는 것, 주저앉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실존이고 나의 삶을 증명하는 유일한 길이다. –p.15

그러니, 방황함을 걱정하기 보다는 보다 건강한 방황을 살펴봐야 될 것이다.

 

미성인으로서의 사회와의 창구는 부모님이고, 학교 선생님이다. 성인이 된 ‘청춘’들이 사회에 나와서 만족을 하지 못하고, 행복을 하지 못함을 자신의 부족함에서 찾지 말아야 할 것이다. 행복은 단순히 ‘나’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더 가짐으로써 행복하려는 믿음은 정상에 바위를 밀어 올리려는 시시포스의 신화에 불과하다. 일정 수준 이상에서는 그 대상이 개인이 아닌 사회를 향함으로써 욕망을 선량하게 관리해야 한다. 행복은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찾아지기 때문이다. -p.139

 

 

개인이 자신의 사람에서 온전히 주인 노릇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저자는 끊임없는 자기 혁명만이 스스로의 삶에서 주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스스로 혁명가가 될 때 비로소 나는 나의 주인이 될 수 있다. 형명성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스스로 인식하는 것들에 대해, 자신이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새로움을 경험하는 것이다. 서슴없이 경계를 허물고 기존의 것을 타파하는 행동이 나를 혁명가로 만든다. -p.149

 

더불어 자기혁명을 이룰 수 있는 방법으로 배움과 성장에 대한 방법을 설명한다. 단순히 지적능력만을 위한 배움보다 배움 속에서 지혜를 얻고, 성장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한 조언을 살펴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어 인용하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사회적 공감력(이다. 이 문제에 대해 모두가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타인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이해할 줄 알아야만 영속 가능한 사회가 될 수 있다. 삼투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작동하듯 공감과 이해의 물결 역시 그렇게 작동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p.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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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겐 한때, 책장에 꽂힌 책만 봐도 배가 부르고, 뭔가 지적인 성취를 이뤘다는 느낌을 받던 때가 있었어요. 당시에는 하나의 취미로 책을 모았죠. 책 소개만 봐도 재미있을 것 같은 철학, 예술, 건축 등. 대학생시절이라 돈이 많지 않았지만, 책장에 책이 늘어가는 모습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었죠. 문제는 이미 책장에 꽂힌 책을 읽는데 열중하기보다는 서점이나 인터넷 서점 메인 화면에 보이는 베스트셀러, 신간, 명사의 책들에 더 많은 관심이 가더라고요.

 

마치 내가 산, 내 책장에 꽂힌, 내 이름이 쓰인 책들이 내 지식인마냥…

 

그렇게 넘쳐나는 지적 호기심(?)을 본인의 생활이 견뎌내지 못해, 그 책들은 책장에서 먼지가 쌓여갔었죠. 책을 읽거나 책 소개를 보면 다양한 관심과 호기심이 생겼지만, 사실은 ‘지적 호기심’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지적생활’을 유지해 나가는 일인 것 같습니다.

 

 

와타나베 쇼이치의 『지적생활의 발견』의 장르는 자기 계발서와 에세이의 중간쯤에 해당합니다. 우리의 생활에서 의식주가 필요하듯이 지적인 활동을 할 때에 필요한 건전한 방법들을 자신의 체험과 더불어 살펴보고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지적생활이란 단어는 필립 길버트 해머튼의 『지적생활 』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지적인 작품이란 소수계급의 특별한 사람들에 의해서만 창조되는 것이 아닌 꾸준한 지적생활 속에서 훌륭한 작품이 만들어 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원저인 <CHITEKI SEIKATSU NO HOHO>라는 책은 1976년에 발간되었으니, 지금으로부터 약 35년 전에 쓰여진 책입니다. 책이 견뎌온 오랜 세월에 비해 저자가 지적생활을 다루는 방법은 여전히 유효한 것 같습니다.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우리가 지식생활을 하는데, 가장 최고의 도구는 바로 ‘책’이기 때문입니다.

 

 

나만의 고전이 없다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아무리 많이 읽는다고 해도 진정한 독서가라고 할 수 없다. 2~3년 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을 다시 한 번 읽어보자. 그리고 그 중에서 여전히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몇 권을 골라보자. 그렇게 선택한 책을 반복해서 읽어보자. 그러다 보면 어느새 진정한 독서가로 추앙 받게 될 것이며, 곁에는 나만의 귀한 고전이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p.40

 

본인 스스로 만들어가는 고전이야 말로 본인에게 가장 의미가 있는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전에 비해 접할 수 있는 책의 양이 많아진 지금, 그것이 어쩌면 독이 되고 있는 현실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의 홍수 속에서도 빛나는 책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 될 것입니다. 고전이라는 이름으로 말이죠.

 

이 밖에도 지적인 생활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지적공간, 지적생산, 지적독립에 대해 다루고, 지적인 생활을 영위해 나가는 구체적인 방법을 저자의 경험을 통해 알아봅니다. 또한, 역사 속 지성들의 삶을 통해 그들의 지적 생활을 살펴봅니다.

 

 

나는 가끔씩 나이가 들어 여유롭게 책을 읽으며 보내는 삶을 떠올리곤 한다. 모든 의무와 책임감으로부터 해방되어 매일 매일 새로운 책을 사들이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독서삼매경에 빠질 수 있는 정년 후의 인생이 지금부터 기다려진다.  ---p.33

 

제가 비록 책을 많이 읽거나 깊이가 있지는 않지만, 책을 무척 좋아합니다. 비록 저자가 먼저 태어나 먼저 이야기 했지만, 저 역시도 정년 후에 텃밭을 가꾸며 책을 벗삼아 사는 인생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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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타임북스 입니다 :)
오늘은 북하이브의 경제경영서 [달러 제국의 몰락] 서평이벤트를 들고 왔습니다!!

최근 달러는 영향력을 잃고 있다. 한 예로 10년 전만 해도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는 70퍼센트 정도 달러로 채워졌었지만

최근에는 60퍼센트로 떨어졌다. 이 책의 주제처럼 세계 유일의 국제통화인 달러는 그간 누려온 ‘과도한 특권’을 잃을 운명에 처한 것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이 과거처럼 더 이상 세계경제를 지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계경제가 다극화되어 가면서 세계통화와 금융제도 또한 다극화되어 가고 있다.

현재 미국이 세계무대에서 다른 나라와 역할을 공유하듯 유일한 국제통화였던 달러의 지위 역시 다른 통화에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

나는 달러가 결국에는 유럽의 통화인 유로, 시간이 흐른 뒤에는 중국의 위안과 함께 국제통화의 자리를 공유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미국보다 미국 밖에서 더 많이 쓰이는 세계의 돈, 달러
 

미국 달러는 단순히 미국의 통화를 넘어서 세계의 통화였다.

또한 국제거래에 사용되는 지배적인 단위이자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대외 지급을 위해 보유하는 준비통화였다.

100달러짜리 지폐의 4분의 3 이상이 미국 밖에서 통용되고 있다. 유가도 달러로 매겨진다.

미국을 거치지 않는 수출입을 포함한 국제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화폐로 쓰이는 것도 달러다.

한국과 태국은 대미 수출 비중이 20퍼센트에 불과한데도 80퍼센트가 넘는 국제거래에서 달러로 가격을 표시한다.

세계적으로 달러를 이용하는 외환거래의 비중은 85퍼센트에 달한다.

전 세계의 중앙은행들은 외환보유고의 60퍼센트 이상을 달러 표시 채권으로 쌓아두고 있다.

이 모두는 달러가 국제통화로 대접받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국제금융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UC버클리대 경제학 교수인 배리 아이켄그린은 ≪달러 제국의 몰락(원제: Exorbitant Privilege)≫에서

달러의 흥망성쇠를 생생하게 기술하고 있다.

아이켄그린은 단순히 달러의 역사를 기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금융 패권을 둘러싼 정치적 역학관계를 분석하고 있다.

또한 달러가 앞으로 세계경제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할지,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는 달러의 위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국제통화시스템은 어떻게 변모할지 달러 몰락 이후의 전망을 제시한다.

조가비구슬을 사용하던 나라가 어떻게 국제금융을 장악했을까

‘국가가 없는 통화’ 유로, ‘국가 개입이 너무 많은 통화’ 위안

차세대 기축통화는 무엇이 될 것인가

달러 폭락, 최악의 시나리오

미국의 상황이 달러의 국제적 역할에 대한 우려를 촉박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은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며,

세계 최대의 금융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유로에 연동된 통화는 27개인 데 비해 달러에 연동된 통화는 54개(2009년 중반 기준)나 될 만큼

 국제거래에서 지배적인 기준통화로서의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다.

아이켄그린은 시장 패닉이나 정치적 분쟁 때문에 달러가 폭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해외자본이 왜 달러의 폭락을 막아줄 수밖에 없는지 설명한다.

“외국 정부들은 정치적 계산을 떠나서 재무부와 연준을 도와 달러의 폭락을 막는 것이 이득이다.

달러가 폭락하면 수출경쟁력이 크게 약화되고, 투자자들이 가만히 앉아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이처럼 달러가 주도적 역할을 하는 국제금융체제를 안정시키는 일에는 모든 나라의 공통된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

따라서 미국의 주요 채권국들도 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연준과 마찬가지로 다른 중앙은행들도 시장 개입을 통해 이득을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관련된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파국을 막을 것이다.”(273쪽)

 

아이켄그린은 달러 폭락의 가장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는 미국의 재정정책에서 기인한다고 말한다.

이 시나리오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빠지는 것을 가정한다.

투자자들이 미국의 상황이 구제불능이라고 판단한다면 한꺼번에 출구로 몰려갈 것이다.

해외투자자들이 국채를 투매하면서 채권가격이 폭락하고 금리가 폭등할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난다면 미국은 유럽이 2010년에 겪었던 것보다 더 심각한 위기에 시달릴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단시일 내에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유럽의 전례를 보건대 위기를 피하는 데 필요한 단계를 밟을 시간이 부족할지도 모른다.

아이켄그린은 그럼에도 “달러의 운명이 중국이 아니라 미국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라며

“증세와 재정지출 삭감을 동시에 시행”하는 등 미국이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최악의 사태를 피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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