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명절날 즐기는(?) 고스톱 게임에서도 판이 어떻게 굴러가는 지 알아야 고를 외칠지 스톱을 외칠지 판단 할 수 있죠. 지금 우리는 자본주의 경제체계라는 게임 속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플레이어라고 생각된다면, 자본주의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져 버린 자본주의이기 때문에 우리가 숨쉬는 것처럼 별다른 지각이나 인식이 필요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렇지만,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필자와 같은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자본주의의 역사를 되새김질 할 필요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 됩니다.

 

하나의 이론이 체계적으로 정립되기 위해서는 수백, 수 천년의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원시시대부터 태양신을 모시던 어느 과거나 컴퓨터로는 못 하는게 없을 것 같아보이는 지금에도 끊임없이 개념이나 이론들은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특정한 ‘진리’라는 절대불변의 법칙을 찾기위한 노력들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렇지만, 과학이 더 발전하면 할수록 그 ‘진리’ 속에서 절대적인 모습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시대적으로 통용되는 개념으로 ‘패러다임’을 사용합니다.

 

현재에서 가장 중요하게 꼽히는 몇 가지의 패러다임 중 하나라면 대다수 국가의 정치적인 이념인 민주주의와 경제적인 이론인 자본주의일 것이며, 시대를 초월해서 사람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지는 것이 바로 종교(종교 중에서도 절대 다수의 신도를 차지하고 있는 기독교)일것입니다.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라는 책의 제목을 봤을 때, 과연 종교와 자본주의가 무슨 상관이 있길래 두 가지를 엮어 놓은 것인지 의구심이 듭니다. 윤리적인 관점에서 돈이라는 가치와 신성시되는 종교는 서로 반대편에 서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예전에 포스팅 한 리오 휴버먼의 『자본주의 역사바로알기』의 내용을 보면, 통화로서의 가치를 가지는 화폐가 등장하고, 당시 통화의 흐름 속에서 종교의 위치를 자세히 살펴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서 붙어 종교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 해왔고, 자본의 탄생 이후에도 역시 함께 해왔습니다.

 

막스 베버는 이 책을 통해 기존의 카톨릭이 아닌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 발생하기 시작한 프로테스탄트로 불리는 여러 기독교 종파들의 교리와 기독교적 관점을 서로 비교하며, 그 속에서 자본주의의 정신을 만들어내는 논리를 찾고 있습니다.

 

직업을 뜻하는 독일어 단어 ’Beruf’와 영어의 ‘Calling’에는 소명이라는 종교적의 의미가 있는데, 이 표현은 루터가 번역한 구약성서의한 외전이며, 이 단어의 출현 이후, 모든 프로테스탄트 신앙인들의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며 지금의 의미를 가짐. 이는 직업이 소명이라는 종교적 의미가 생겨났고, 이 직업개념 속에는 모든 프로테스탄트 교파의 중심교리가 표현되어 있다.  -p.84(요약정리)

 

이렇듯이 직업(노동)에 대한 평가가 단순히 돈을 벌기위한 가치 이상으로 신성시 됨에 따라 자본가들의 정신을 파고 듦니다. 특히, 이 시점에서는 벌어들이는 부를 가치 있게 써야지만, 구원받을 수 있습니다. “부자가 천국에 가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라는 성경구절에서도 볼 수 있듯이 부의 가치있는 소비 역시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의 축척이 계속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부를 축적하는 사람들은 부를 축척하려는 사고와 행동으로 종교적인 윤리에서 점점 멀어지게 되고, 결국은 자본주의 정신만이 남아 자본이 종교화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자본주의 정신’을 살펴보겠습니다.

벤저민 프랭클린의 '자본주의 정신' 읽기

  “시간은 돈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 매일 일을 해서 10실링을 벌 수 있는 사람이 반나절을 빈둥거리거나 산책을 했다고 하면, 비록 그 사람이 오락을 위해 6펜스만 썼다 하더라도 그 돈만 쓴 것이 아니다. 실제로 그 사람은 6펜스 외에 5실링을 더 쓴 것이 되며, 더 적절하게 말한다면 5실링을 내다 버린 셈이다.
  신용이 곧 돈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누군가가 나에게 자신의 돈을 빌려 주고 갚을 기간이 지났음에도 찾아가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나에게 이자를 준 것이거나 혹은 그 기간 동안 그 돈으로 이득 보는 것만큼을 준 셈이다. 이렇게 신용이 좋은 어느 사람이 이를 잘 이용한다면 많은 액수의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돈은 번식력을 가지며 결실을 맺는 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돈이 돈을 낳고 그 새끼는 또 돈을 새끼 친다. 5실링을 잘 이용하면 6실링이 되고 다시 이를 잘 이용하면 7실링 3펜스로 늘어나서 나중에는 100파운드에 이르게 된다. 한 마리의 암퇘지를 죽이는 사람은 이 돼지가 뒤에 낳을 천 마리의 돼지를 같이 죽이는 셈이다. 1실링의 화폐를 없애는 사람은 돈이 벌어들였을 모든 것, 수천 파운드를 없애는 셈이 된다.

돈을 잘 갚는 사람은 모든 돈주머니의 주인이라는 속담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약속한 날짜에 정확하게 지불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 사람은 친구들의 여윳돈을 언제 어떤 경우에나 빌릴 수 있다. 때로 이는 매우 유용하다. 근면, 검소와 더불어 모든 거래에서 정직과 시간을 지키는 것만큼 청년의 출세에 필요한 것은 없다. 따라서 당신이 빌린 돈은 약속한 시간보다 한 시간이라도 늦추지 말고 갚아라. 그러지 않을 경우 당신 친구의 지갑은 당신에게 영원히 닫혀버리는 수가 있다.

신용에 영향을 주는 문제라면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조심해야 한다. 당신의 채권자가 새벽 다섯 시나 저녁 여덟 시에 당신의 망치소리를 듣는다면 그 사람은 기꺼이 당신에게 지불 기간을 6개월 더 연장해 줄 것이다. 그러나 일해야 할 시간에 당구장에 있는 당신을 보게 되거나 술집에서 당신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면 당신의 채권자는 다음 날로 당장 모든 빚을 갚으라고 독촉할 것이다.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에 내는 망치 소리는 당신이 자신의 채무를 잊지 않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며, 이는 당신을 성실하고 주의 깊은 사람으로 보이게 한다 따라서 당신의 신용도 더욱 높아지는 것이다.

당신은 지금 지니고 있는 재산이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에 따라 살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이 점이 바로 빚을 지고 있는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착각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당신의 수입과 지출을 정확하게 기록해야 한다. 항상 주의를 기울인다면 당신은 작은 지출이 모여서 얼마나 많은 돈이 되며 무엇이 절약되었고 또 앞으로 무엇을 절약할 수 있는 지를 알게 될 것이다.

당신이 영리하고 성실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면, 당신은 1년에 6파운드를 가지고 100파운드의 가치로 쓸 수 있다. 날마다 10펜스를 낭비하는 사람은 1년에 6파운드를 낭비하는 것이며 이는 100파운드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버리는 것이다. 게으름을 피우며 5실링을 잃는 사람은 단지 5실링만을 잃는 것이 아니라 그 돈을 사용해서 얻을 수 있는 모든 이익 즉, 젊은이가 노인이 될 때까지 계산한다면 엄청난 금액까지 잃는 것이다.   -p.49

 

자본주의역사, 프로테스탄트, 막스베버, 경제, 리뷰

 2011년 겨울의 어느 날에 『차가운 밤』을 집어 들었다. 알록달록한 여인네의 치마 그림을 한 표지에서는 ‘차가운 밤’이라는 제목 외에는 그 어느 것도 차가움을 느낄 수 없었다.

 

과연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

100년도 채 안 되는 인간의 삶 속에서 무엇이 영원할 수 있을까?

 

나는 그런 것이 있다고 믿는다. 그런 것이 없다 해도 나는 믿고 싶다. 그렇지 않다면 내가 왜 1947년에 쓰여진 중국 소설을 보면서 이렇게도 내 가슴이 아릴 수 있는지 설명할 방법이 없다.

 

‘중국’ 참, 가깝고도 먼 나라이다. 과거에서부터 서로 좋든 싫든 이웃국가에 있으면서 좋은 시절 안 좋은 시절을 함께 하고 있다. 중국과 한국은 참으로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1900년대 초반의 중국은 분명 우리의 할아버지, 아버지가 살아간 우리나라와 비슷한 환경에 놓여져 있었을 것이다. 일본의 침략으로 사람들은 한 순간에 기존의 삶을 잃어갔으며, 행복했어야 할 수많은 사람들을 불행에 빠뜨렸기 때문이다.

 

기존의 시대에서 새로운 시대로 변화를 할 때는 사람이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성장통처럼 과도기를 거치게 된다. 그 암흑의 시대에서 기성세대들은 기존 원칙의 고수라는 행동방식만으로 그들의 존재이유가 설명되며, 새로운 세대들에게는 그 틀이 깨어져야지만 행복해질 수 있다.

 

『차가운 밤』은 전쟁의 혼란과 시대적 과도기의 복잡한 환경을 살아가는 왕원시안과 아내 청수정, 그리고 왕원시안의 어머니의 관계를 통해 풀어나가고 있다. 남편을 잃고, 자신의 아들을 끔찍이 사랑하는 어머니는 아들 왕원시안과 아내 청수정의 관계를 못마땅해 한다. 아내 역시 이런 시어머니의 간섭과 멸시를 견디기 힘들어한다. 이런 상황에서 남편인 왕원시안은 어머니에 대한 자식으로서의 사랑과 아내에 대한 부부로서의 사랑, 두 가지 모두 지키려 할수록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소설의 배경은 모두 어둡고 음침하며, 슬프기 그지없다.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안개 속을 지나다녀야 하며, 그 들이 함께 지내는 집은 안개보다 더 어둡고, 침울하기 그지없다. 무엇보다 소설이 슬프게 느껴지는 것은, 이 가족이 사는 집에 서로 다른 꿈을 가진 세 명의 가족이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 어떤 것도 그들을 행복하게 할 수는 없다. 어느 장면에서도 일말의 희망이나 행복과 같은 단어들은 사치에 불과하다고 느껴진다. 하루도 마음 편할 일 없는 그들의 삶 속에서 내 삶의 행복을 찾는 이기적인 내 모습이 느껴진다.

 

그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이 없다고 생각한다. 남편은 항상 아내를 구박하는 어머니와 늙은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내를, 어머니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아내와 그녀를 감싸도는 남편을, 아내는 자신에게 모욕과 멸시를 주는 시어머니와 확실한 의견을 남편을. 서로 자신의 말을 들어주길 바라고 더 나은 상황이 되기만을 빌 뿐이다.

 

그들의 바람은 영원히 이루어 질 수 없는 것일까?

 

온갖 고통 속에서 빠진 왕원시안에게는 그저 하루하루의 삶이 죽음의 연장일 뿐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각자 자신의 삶 속에서도 죽어가는 자신을 위해 애쓰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은 자신의 고통을 늘일 뿐이다.

 

그토록 원하던 일본과의 전쟁이 끝나는 순간, 자신의 죽음을 받아 들어야 했던 주인공의 마음은 어떻게 표현 될 수 있을까? 아들의 죽음을 바라보며, 먼저 떠나 보내야 했던 어머니의 심정은? 떠난 그를 보기 위해 다시 돌아와 왕원시안의 죽음을 들었을 때, 아내의 심정은?

 

같은 시대, 각기 다른 그 들은 서로 같은 아픔을 가지고 살아 간다. 그렇게 역사는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간다. 그리고 나는 창 밖을 바라본다.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 http://npys.tistory.com/283에서 복사한 글입니다.

도서, 리뷰, 바진, 차가운밤, 시공사

 

 

 

프로이트? 칼 구스타프 융? 자크 라캉?

 

분명히 어디선가 들어보고, 그리 낯선 이름은 아니죠.

중·고등학교 철학 수업에서나 들어봤을 듯 한데,

역시 익숙한 이름들은 아니에요. ^^

 

예전에 무한도전에서 맴버들의 정신을 분석하는 특집이 있었는데,

그 특집 이후로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진 것 같아요.

저도 심리학이나 정신분석처럼 사람들이 행동하는 패턴이나

사람들을 행동하게 만드는 것들에 대해 관심히 많은 편이라서 재밌게 봤어요.

 

심리학이나 정신분석이라고 하면, 보통은 비과학적이다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데요, 심리학이나 정신분석의 경우 굉장히 복잡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주관적인 내용들을 다루고 있어서 그런 거 같아요.

또한, 다른 과학적 학문의 경우 결과를 눈으로 보여주기 쉽지만,

정신분석 같은 경우에는 추론이나 사람들의 패턴을 체계화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마치 미신처럼 취급하는 사람들도 있죠.

 

그리고, 더 정신분석에 관심을 가지기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가

처음에 언급한 사람들의 글 자체가 일반 대중들이 읽기에는 어려운

경우가 많죠. 일단 어려운 단어에 생소한 개념들이라 더 그런 것 같아요

 

『프로이트의 환자들』에서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이론으로 딱딱하게

해설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분석가로서 환자들을 직접 치료하면서 겪은

사례들을 중심으로 내용이 펼쳐져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자체가 환자들의

치료를 통해 이론으로 체계화 되었기 때문에 그 사례도 중요한 것이죠.

 

무엇보다 사례들을 통해 쉽게 이해하고 추가로 프로이트와 관련된

지식들을 얻을 수 있어서 깊이 있게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이해할 수 있어요.

 

사실 우리를 둘러싼 많은 환경들(경제, 과학, 정치 등등)은 계속적인

발전을 하고 있지만, 오랜 역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인간들은

대를 이어져 내려오는 유전자 코드가 있듯이 근본적으로 크게 변하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되네요

 

이 책에서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들이나 말들에는 다 정신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에 히스테리나 강박증과 같은 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정신을 분석하고, 대화를 통해 자신의 증상과 자신을 알게 만들어주는

정신분석에 대한 사례들이 흥미로워요.

 

46페이지의 치료를 통해 항상 지폐를 다려서 다니는 남자의 아이들에 대한

범죄 행위를 발견한 것이나 144페이지의 자신의 아내는 바람 필 수 없다는

정신적 전략을 통해 그 사실에 대해 회피하고 자신을 방어하는 행동을 하는

모습들과 같은 사례에서 정신분석이라 것이 먼 나라 이야기라기 보다는

무의식을 통해 사소한 행동들로 표출되는 것 같아요.

 

정신분석이라는 것을 학문적으로 너무 어렵게 생각한다거나, 단순히

미신으로 치부해 버리지 말고, 스스로 간단하게 정신분석을 해봄으로써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습관처럼 고치기 힘들었던 행동이나 사고를

고쳐 나간다면 분명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거에요 ^^

정신분석, 프로이트, 인문학, 오이디컴플렉스, 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