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타이 두 스푼 넣고 사흘 밤낮 담가 둔 슬픔을 꺼내 빤다. 깊고 오래된 슬픔은 여지없이 얼룩으로 남는 법. 다시 빨아야겠다. 하이타이 두 스푼. 체념 한 스푼. 세월 일곱 스푼. 그렇게 넣고 다시 오랜 시간 기다려 봐야지. 아주 아주 아주 오랜 시간, 슬픔도 잠시 잊을 만큼 아주 오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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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는 세 부류가 있다고 한다. 첫번째 부류는 음식과 같아서 매일 필요하고, 두 번째 부류는 약과 같아서 가끔 필요하고, 세 번째 부류는 병과 같아서 매일 피해 다녀야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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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어쩌면 친구가 필요한 게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어쩌면 좋은 형이 필요한 게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어쩌면 좋은 동생이 필요한 게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어쩌면 사랑하는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어쩌면, 그저 내 편이 필요했을 뿐인지도 모른다. 세상 사람들이 내게 다 등을 돌려도 끝끝내 내 편이고야 마는 사람. 세상 사람들이 내게 돌을 던지면 같이 돌을 맞아 줄 사람. 나는 친구, 동생, 형, 사랑하는 사람보다도 그저 단 하나, 내 편이 필요했던 건지도 모른다.
페이지 : 137

	그 여자는 그 남자에게 너무 많이 마음을 빼앗겨서 못 떠나고, 그 남자는 그 여자에게 받아 온 마음이 너무 많아 무거워서 떠날 수 없다.
페이지 : 140

	혼자이고 보니. 혼자 영화 보기. 혼자 만화 가게에서 라면 먹으며 만화책 보기. 혼자 인사동 걷기.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 장시간 인터넷 게임 하기. 혼자 여행 떠나기. 가끔은 혼자서 그런 일들을 하는 것도 좋은데, 당신과 함께일 땐 그러지 못해서 섭섭했는데, 막상 당신과 헤어지니 하고 싶은 일이 없다. 즐거울 거라 믿었는데 당신과 함께하지 않으니 즐거운 일이 하나도 없다.
페이지 : 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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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히 마음의 위로도 받고, 박광수 작가의 솔직한 내면도 엿볼 수 있었던 책인 것 같다.
부담없이 읽기에도 좋았고.
한시간을 멍하니 있어야 했을 때 집어 들어서 딱 한 시간 걸려서 덮은 책.
한글자 한글자 어쩌면 익숙한 글이고, 익숙한 감성들이지만
지금 내 마음의 위로가 되었던 한마디는
괜찮아. 라는 단어.

	그것은 내가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미소였다. 아니, 어쩌면 나는 그것과 아주 똑같은 종류의 웃음을 언젠가 다른 이의 얼굴 위에서 보았는지도 모른다. 다만 그 순간이, 그 순간의 공기가, 공기중의 먼지가, 그 먼지에 닿은 햇빛의 세기가 문제였는지도 모른다. 그 순간 나는 그 미소를, 태어나서 처음 보는 것처럼 느꼈다. 그래야 했다.
페이지 : 60

	"아무튼, 그래서 난 거꾸로 생각한 거야. 베이스기타를 다룰 줄 알면 베이스기타와 어울리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하고."
페이지 : 68

	전화를 끊고, 나는 생각했다. 그가 정말로 겁이 났던 것은 앞으로 익숙해져야 할 새로운 것들이 아니라, 익숙해져 있는 모든 것들과 헤어지는 일이었는지도 모른다고. 그는 어쩌면 무언가가 되는 것에 겁이 났던 게 아니라, 무언가가 되고 싶지 않아 했던 자신과 헤어지는 것에 겁이 났던 것이다. 왠지 알 것 같았다.
페이지 : 88

	"너,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 하나가 뭔지 알아?" 나는 고개를 저었다. "여행지에서의 인연은, 그곳에 두고 올 것." 그녀는 한 모금을 더 빨았다. "난, 내가 그냥 이곳을 여행하고 있다고 생각해. 그래서 난 이제껏 모두를, 그냥 여행하듯 만나왔어. 언제든 헤어질 사람, 그런 전제로."
페이지 :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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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물 속에 가라앉고 있던 나를 그나마 수면 위로 고개를 겨우 쳐들고 숨 쉴 수 있게 만들어 준 책.
문득 집어 들었지만, 제목에서부터 강한 이끌림.
거기다 작가는 나와 같은 나이.
슬럼프에다 우울증에 빠져 있던 난 '같은 나이인 얘는 책을 냈는데 난 뭐람'으로 시작했지만
곧 그녀의 능력에 아!... 하고 감탄.
오랫만이였다. 다른 일을 하면서도 계속 읽고 싶었고,
길을 걸으면서도 책을 손에 쥐고 있었던 건.
어쩌면 우리 세대를 그려낸 그 내용의 이끌림도 있었겠지만
내 답답했던 감정이 조금은 위로를 받았달까.
그리고 나도 다시 펜을 들었다.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쯤 서점에서 한번 훑어 보았던 기억이 난다.
문득 다시 이 책을 떠올리고 보게 된 건
그때 김C가 약간은 창의적인 시선으로 무언가를 바라보는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에서 보는 김C는 여느 방송인과는 조금 다르긴 하다.
나도 조금은 다르게 살았으면 좋겠는데...
다시 읽어보니 그 때 생각과는 조금 다르지만 
아픈 몸으로 누워서 심심해 하던 참에 아무 생각없이 책장을 넘기기에 딱 좋았다.

	판도라의 상자 인터넷에 올린 내 글에 대한 네티즌들의 답글들 때문에 신경이 좀 쓰인다고 말했더니, 작가인 현민이가 "답글을 안 보면 전하고 똑같지 않을까?"라고 했다.  삐~ 정답이다. 그렇다. 안 보면 된다. 근데 그게 어렵다. 판도라의 상자를 떠올려보면 알지. 나도 인간이니까.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는 게 아닌데, 결국 내 문제인데. 내가 안 보고, 내가 안 듣고, 내가 안 하면 되는데. 얼마나 많은 것들을 남 때문이라 여기며 여기까지 왔을까? 역시 현민이는 현명하다.
페이지 :  60

	변명 우리나라 도로 중 최대의 속도를 낼 수 있는 도로는 중부고속도로 110킬로미터까지 가능하다. 사실 자동차라면 대부분 그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다. 그래서 손쉽게 과속을 하고 그 결과 벌금을 물게 된다.  벌금은 자동차 회사에서 받으라고 할까 보다. 누가 빨리 달릴 수 있게 만들래? 도대체 나라가 허용하는 속도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있게 만드는 이유는 뭐야! 더 빠른 속도를 허용하든가, 할 말 있으면 변명이라도 좀 해보시지? 미국의 담배회사가 그랬던 것처럼. 어디 한 번 큰코다쳐볼테야?
페이지 :  69

완전 공감되는 내용. 정말 자동차 회사는 왜 자동차로 스피드를 즐길 수 있게 만들었을까?
그 자체가 불법이어야 하는거 아닌가? 뭔가 모순발견!

	목표달성 내가 말했던가? 올해 목표는 산에 가는 거라고. 난 벌써 올해 목표를 다 이루었다. 하핫. 꿈. 목표. 둘은 확실히 다르다. 내년에도 목표는 소박한 걸루다 세워야지~
페이지 :  185

09년도 이제 10일 남았다.
꿈. 목표. 난 같다고 생각해 왔는데.
조금 더 실현 가능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목표를
내년을 위해 세워봐야겠다.
아 독서의 달인은 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