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로 특종 잡는 인터뷰의 모든 것_이만훈
인물 탐구의 대가, 월트 해링턴
<워싱턴 포스트 매거진>의 기자로 <아메리칸 프로파일>을 저술한 월트 해링턴은 오늘날 세계적으로 탁월한 기자의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그는 대상을 고를 때 유무명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그저 '사람'을 골라, 그들로부터 의미 있는 이야기를 이끌어냈다. 인터뷰를 할 때 그가 가장 흥미를 가지는 것은 '사람이 어떻게 살고, 무엇에 가치를 두는지'였다. 그는 늘 불가능한 일인 줄 안다고 전제를 달면서도 '나의 목적은 사람을 그의 내면으로부터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수많은 사람을 인터뷰하면서 얻은 결론으로 '사람은 누구나 선한 구석과 악한 구석이 있게 마련'이라며 '하지만 모든 사람은 보다 나아지려고 몸부림치느라 삶의 대부분을 보낸다'고 말했다.
그가 명성을 얻은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진정한 '프로'였기 때문이다. 그는 대충 일을 처리하는 법이 없다. 일단 대상이 정해지면 철저히 파고든다.
그는 한 번 글을 쓰려면 최소 한 달에서 석 달을 취재에 몰두한다.
- 롯데 건설의 임승남 사장
경영이란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디어 싸움이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도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기 위해선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하는데 이 모든 과정이 아이디어가 없으면 되겠나.
임 사장의 이 같은 억척은 일본에서 배운 것. 껌장사로 시작, 한창 뻗어나가던 청년 기업에 취업한 그는 일본인 동료들이 자기 집안일 하듯 하는 걸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물성을 알아야 한다며 매일 껌 70개를 씹도록 시키는 당시 신격호 사장의 명도 당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최고 경영자에겐 전공이 따로 없는 법입니다. 인적, 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최선의 목표를 이루어낼 수 있도록 하는 정열과 지혜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 초의 선사의 다맥을 잇고 있는 차 연구가 박동춘
선다일여니 선다일미니 하는 말을 들어오긴 했지만 직접 해보니 좋은 차맛을 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겠더라고요.
응송 스님에게서 받은 말, 전함이 없이 전하고 받음이 없이 받으니 전함이 없는 고로 진정한 전함이요 받음이 없는고로 진정한 받음 - 이른바 '다도 전수게'를 받기도 했다.
평생을 공부해도 선과 하나가 되는 경지의 차를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또 한 잔의 차를 내놓는 그녀로부터 기자는 '끽다거, 차나 마시고 가라'는 묵언을 읽었다.
상대가 흘리는 정보만 줍는다면 그것은 구걸이나 다름없다. 일단 링에 오르면 연습은 있을 수 없다. 상대를 누이기 위한 작전과 테크닉만 요구될 뿐이다. 때로는 가벼운 잽으로, 어떤 때는 강력한 훅이나 스트레이트로 게임을 이끌어야 한다.
- 자기 주도적 인터뷰로 명성을 얻은 오리아나 팔라치.
이탈리아 출신 여기자. 소설 '한 남자'의 작가로도 유명. 종군기자로 출발해 세계적 인물들을 인터뷰했다. 이란 지도자 호메이니, 폴란드 영웅 레흐바웬사,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의장 야세르 아라파트, 저우언라이, 덩샤오핑, 인디라 간디, 키신저 등 포함.
끈질긴 집념으로 당대의 세계적 인물들과 만나, 자신이 주도해 자기만의 색깔로 인터뷰를 써냈다. 매번 꼼꼼이 준비해 상대에게 호된 질문을 퍼붓곤 했는데 키신저에게 카우보이라고 하는가 하면 호메이니 앞에선 쓰고 있던 차도르를 벗어 던지며 이걸 쓰고 수영을 어떻게 하란 말이냐, 고함을 쳤다는 일화는 너무나 유명하다.
태산명동에 서일필
키스톤 KEYSTONE, 어떤 구조물이건 그것을 지탱하는 힘의 포인트가 있다. 이곳을 집중 공략하면 구조물 전체를 효과적으로 흔들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무너뜨릴 수 있다.
팔라치가 대기업 총수 인터뷰 하러 온다고 했을 때, 회사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대응팀을 만들고 전략을 짰다. 전문가들이 팔라치가 되어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답을 만들었다. -> 진희 PD가 생각한 인터뷰 놀이와 비슷하다고.
- 16년째 살인죄 등으로 수형 생활을 하고 있는 무기수, 간호사 윤여진 씨의 결혼. 교회 설교 듣던 여자가 목사에게 문의해 편지 교류 시작, 6년 정도의 연애 끝에 결국 결혼.
아무 일도 않고 백수로 사는 친구, 사람을 잘 엮어내는 천부적 소질이 있다. 한 명 친구를 통해 10명 친구를 사귀고, 그 10명을 통해 새로 100명의 친구를 만들어낸다. 사기를 치거나 이익을 위해 동원하거나 하는 일은 없다.
인연은 소중한 것이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로 만난 사람이건 간에 언제 어디서 어떤 일로 또 만날지 모른다. 꼭 만난다. 그러니 평소 사람을 귀하게 여길 일이다.
글 쓰는 놈 똥은 개도 먹지 않는다
퇴고를 잘하는 방법 - 될 수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읽게 한 뒤 충고를 받는 게 좋다. 자고로 제 눈의 티끌은 스스로 뽑아내기 어려운 법이다.
다른 사람 조력 구할 수 없을 땐 가급적 여러번 소리내서 읽어보는 것도 좋다. 그냥 눈으로만 읽을 때보다 낭독을 하면 자연스러운지를 가려내기가 훨씬 더 쉽다.
- 퇴고의 유래
퇴고는 원래 밀고, 두드린다는 뜻으로 시문을 지을 때 자구를 여러 번 생각해서 고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출전은 '당시기사'로, 유래는 이렇다. 당나라 시인 가도가 어느 날 말을 타고 가면서 '이응의 유거에 제함'이라는, 다음 같은 시를 짓기 시작했다.
이웃이 드물어 한거하고
풀숲 오솔길은 황원에 통하네
새는 연못가 나무에 잠자고
중은 달 아래 문을 두드린다
그런데 마지막 구절에서 민다, 가 좋을지 두드린다, 가 좋을지 막히고 말았다. 그러느라 타고 있던 말이 마주 오던 고관의 행차와 부딪혔다. 그런데 마침 고관은 당대의 대문장가인 한유였고, 가도가 솔직하게 고민을 말하자 한유가 잠시 생각하더니 '내 생각엔 역시 퇴보다는 고가 좋겠네'라 했다. 가도는 한유의 코치를 따랐고, 이를 계기로 글을 지을 때 여러번 생각해 고치고 다듬는 일을 '퇴고'라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