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이 세계를 완전히 분해해서 다시 조립할 수 있다면!
- 오마르 카이얌
19세기 자본주의를 완전히 분해한다음 자본주의 자체를 완전히 새롭게 조립해보려는 시도.
보르헤스의 상상의 도서관처럼 무한대로 증식하고 번식하는 도서관
에밀 졸라의 '부바르와 페퀴세', 로베르트 무질의 '특색없는 남자' 처럼 글쓰기가 곧 삶이고 삶이 곧 글쓰기.
진보에 대한 낙관론적 믿음이야말로 '쇠망의 시대'라는 비관론적 인식과 더불어 진정한 '진보'의 최고의 적이라는 그의 반-역사주의. 또, 인간 자체가 가장 악마적이며, 인간의 모든 행위는 동일한 것의 영겁회귀에 불과하다는 보들레르와 블랑키의 시선을 통해 20세기를 바라보다.
보들레르의 '악의 꽃'처럼 형용모순적인 자본주의를 추적하는 그의 시선은 악에 대한 분노나 꽃에 대한 도취가 아니라 '악'이 매혹과 도취가 되는 역설적 변증법, 그리고 자본주의라는 인공 낙원에 대한 산책자의 이중적 시선을 유지하는 것이다.
스타일일 사람을 말해준다 - 뷔퐁
벤야민은 자본을 착취나 저항이나 악, 즉 결국 자본의 바깥이 아니라 안에서, 유혹이라는 관점에서 파악...
깨진 사기 그릇. 모자이크. 사고의 단편. 깨진 사기그릇의 파편을 갖고 그릇을 재구성하는 것이 역사철학의 방법이다.
그렇게 하면 틀림없이 많은 수수께끼가 풀리겠지, 라고 말하는 파우스트에게 아니, 더 많은 수수께끼가 연달아 나오게 될 거야, 라고 답하는 메피스토의 대답
벤야민이 쓴 글들 중엔 자기가 꾼 꿈의 기록이 많다. 그는 각종 마약으로 실험을 시도했다. 공업적 생산의 아 ㅂ력 하에서 사유나 사유의 대상, 즉 주체나 객체가 모두 경직되는데, 꿈의 기록과 마약에 의한 실험 모두 이처럼 경직되고 겉 딱지가 앉는 상태를 타파하기 위한 시도였다. 꿈속에서뿐만 아니라 약물에 의한 도취를 통해서도 벤야민은 '특히 은밀한 친밀성들로 가득 찬 세계'가 열리는 것을 보았는데, 이 세계 속에서 사물들은 극히 모순적인 방식으로 상호 결합해 온갖 형태의 친화성들을 보여준다.
진정한 예술 작품이라면 반드시 작품 속으로 빠져들려는 사람을 향해 마치 밝아오는 아침녘 바람처럼 상쾌한 바람이 불어오는 장소를 갖고 있다. 이로부터 종종 진보와는 전혀 무관한 것으로 간주되어온 예술이 진보에 대한 진정한 규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진보는 시대의 경과의 연속성이 아니라 그러한 연속성에 대한 간섭 속에 있다.
태양이여, 조심하라!
- 비르츠, 문학 작품집
그렇습니다, 오 성스런 생시몽이여, 파리에서 중국까지 전 세계가
당신의 교리를 따를 때
황금시대는 찬란하게 빛나며 되살아날 것입니다.
홍차와 초콜릿이 흐르고
평야에는 갓 구워낸 양이 뛰어다니고
센 강에는 기름에 살짝 튀긴 곤들메기가 헤엄칠 것입니다.
땅 위에서는 잘게 부수어 튀긴 쿠르통으로 장식된 채
프리카세와 함께 요리된 시금치가 자랄 것입니다.
그리고 과일나무에서는 애플 콩포트가 열리고
농부들은 여러 겹의 깃이 달린 외투와 부츠를 수확할 것입니다
포도주는 눈이 되고 닭은 비가 되어 내릴 것입니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순무로 조리한 오리들이 떨어질 것입니다
- 랑글레 / 방데뷔르크, '청동왕 루이와 생시몽주의자'
고자질하는 심장, 윌리엄 윌슨 - 에드가 포
우주 전체는 수많은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를 창조하기 위해 자연은 겨우 100종류의 원소밖에는 갖고 있지 않다. 이 자원을 훌륭하게 활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이러한 자원이 자연의 번식력이 허용하는 무수히 많은 방식의 조합임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그러한 원소들 자체의 수가 유한한 것처럼 필연적으로 유한하다. 따라서 자연은 넓이를 메우기 위해 원초적 조합 또는 유형의 하나하나를 무한대로 반복해야만 한다. 따라서 모든 천체는 어떠한 것이든 시간과 공간 속에서 무한한 수로 존재하는데, 그것의 한 측면에서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 탄생에서 사멸까지 존속하고 있는 매초마다 그러하다... 지구는 이러한 천체 중의 하나이다. 모든 인간은 존재하는 매초마다 영원하다. 나는 이 순간 토로 요새의 감옥 안에서 쓰고 있는 것을 영겁에 걸쳐 써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써나갈 것이다. 책상에 앉아, 펜으로, 지금과 똑같은 옷을 입고, 지금과 동일한 상황에서 말이다. 이것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다. ...우리와 똑 닮은 사람들은 시간과 공간 속에 무수히 존재한다. 양심상 이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큰 결점이 있다. 진부가 없는 것이다. ...우리가 진보라고 부르는 것은 각각의 세계에 국한되어 있으며 그러한 세계와 함께 사라진다. 항상 그리고 이디서나, 지구라는 투기장에서는 똑같이 좁은 무대 위에서 똑같은 드라마가 똑같은 배경에서 펼쳐질 뿐이다. 자신의 위대함에 저 혼자 반해 법석을 떠는 인류는 스스로를 우주라고 믿고 끝없이 펼쳐진 곳에서 살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감옥 안에 살고 있다. 그러다가 마침내 극히 깊은 모멸감 속에서 인류의 교만함이라는 짐을 짊어진 지구와 함께 파멸에 이르고 말 것이다. 다른 천체 위에서도 똑같은 단조로움, 똑같은 무기력이 반복된다. 우주는 무한히 반복되며, 제자리 걸음을 할 뿐이다. 영겁은 무한 속에서 똑같은 것을 반복해서 태연하게 연기하고 있다.
- 블랑키, 천체에 의한 영원. 마지막 장
도중에 인용하지 않은 부부늘에서는 이 지상에서 사라진 사랑하는 사람들의 분신들이 지금 이 시간 다른 별에서 우리의 분신과 함께 있다는 생각이 가져다주는 위안에 대해 논하고 있다.
삶은 불가피하게 되풀이되면서도 무로 끝나지도 않는다. 영겁회귀일 뿐! ...우리는 최종 목적을 부정한다. 혹 우리 삶이 그러한 목적을 가졌더라도 그것은 여하튼 이미 달성되었다!
- 니체, 권력에의 의지
세계는...... 스스로 살아간다. 그리고 세계의 배설물이 자양분이다.
- 니체, 권력에의 의지
우리는 가장 무거운 사상을 창조했다 - 그렇다면 이제 사상을 경쾌하게 받아들이고 최상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존재를 창조해 보지 않겠는가?
- 니체, 권력에의 의지
유리 안의 이 젊은 미인은 랍솔뤼 /절디/ 라고 불리었다.
모베르 골목. 1756년경 4번지와 6번지에 여자 독약 조제사가 두 명의 여자 조수와 함께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아침 세 명 모두 독가스를 맡고 살해된 시체로 발견되었다.
(고물상의 포스터)
주의, 종이의 이면을 보지 마시오 / 유사품에 주의
달빛 아래서는 아무것도 사지 않습니다
파사주 비비엔에서
그녀는 내게 말했다. 비엔 지방 태생이라고.
그러고는 덧붙였다.
작은 아버지 집에 살고 있다고.
아버지의 형제집에!
작은 아버지의 종기를 치료해주고 있는데
그러한 삶도 나름대로 매력이 넘친다고 했다.
나는 이 아가씨를 만나기로 약속했다.
파사주 본-누벨에서.
하지만 파사주 브라디에서
바람맞았다.
......
뭐 그런 거지. 스쳐가는 사랑은!
- 나르시스 르보 작사, 레옹-폴 파르그, 파리의 카페들, 2권
사멸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것은 형태를 바꾼다
- 오노레 드 발자크, '사유, 주제, 단편',
파리 전도로 한 편의 흥미진진한 영화를 만들어낼 수는 없을까? 파리의 다양한 모습을 시간적인 순서대로 펼쳐 보임으로써 말이다. 그리고 수세기 동안 진행된 가로나 불르바르, 아케이드나 광장들의 변화를 30분이라는 시공간 안에 응축시킴으로써 말이다. 산책자는 바로 이러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태양은 모든 꿈을 삼켜버리려 하는가,
나의 쾌락의 정원의 창백한 아이들을?
하루하루가 너무 고요하고 강렬해져갔다.
충만감으로 나를 유혹하는 흐린 하늘의 환상들.
구원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나를 덮친다.
마치 내가 신을 심판하러 가듯
- 야곱 반 호디스
권태가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 요한 페터 헤벨
기다리는 것, 그것이 인생이다
- 빅토르 위고
그리하여 꿈꾸는 눈이 본능적으로 좇는
이 황금의 구체들, 이 빛의 섬들은
밤의 발자국 위에 뿌려진 빛나는 황금 가루처럼
물러가는 어둠에서 무수히 반짝인다.
그것의 흔적을 쫓아가는 저녁 바람은
빛나는 공간에 소용돌이처럼 그것을 흐트러뜨린다.
우리가 찾는 모든 것, 즉 사랑과 진리는
하늘의 축복받은 대지가 맛본 이 과일들ㅇ른
당신의 눈에도 부러운 듯 빛나는나라들에서
영원히 생명의 아이들을 기른다.
그리고 아마 인간은 언젠가 자기 운명을 다한 후
당신 곁에서 잃어버린 모든 것을 되찾게 될 것이다
- 라마르틴, 별.
아케이드프로젝트,
발터벤야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