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쟁이로 살고 싶은 나에게, 다양한 가르침을 준 책!

 어쨌거나 부지런히 쓰고 볼 일, 다만 현명하게 글을 쓸 노릇!

	1. 정민 병원에서 의사들이 환자 차트 꽂아두는 거치대. 의료용품점 앞을 지나다 보고 이거다 싶어 거금을 주고 바로 샀다. 파일에 정리해서 꽂아두고 빙빙 돌려가며 꺼내볼 수 있음. 스스로 일생 중 가장 성공한 쇼핑 사례라고 웃었다. 쓰고 싶은 글에 대한 아이디어 자료를 정리해둔다. 초기 기획서, 메모 등. 아이디어들이 거치대에  꽂혀 생각과 내용이 익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이 물건을 '씨앗 창고'라고 부른다. 물론 '생각의 씨앗'이다. 출판사들이 왜 정교수를 특급 필자로 생각하는지, 그에게 책을 내자고 몰려가는지 알 수 있었다. 책으로 쓸 아이디어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사는 필자가 대한민국에 몇이나 되겠는가.  정교수가 대중과 만난 것은 '한시미학산책'. 최고의 한시 입문서다. '마음을 비우는 지혜', '비슷한 것은 가자다', 역사속 위인들의 내면에 담긴 코드를 들춰보는 '미쳐야 미친다', '죽비소리'...  왜 이렇게 열심히 책을 쓰는가? 너무나 간단하고 명쾌한 답이 돌아왔다. "그거보다 더 즐거운 게 없으니까."  정 교수는 골프를 쳐본 적도, 당구 큐대를 잡아본 적도, 스키를 타본 적도 없다. 지식을 탐구하고 글 쓰는 게 재미있어 다른 일을 할 틈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지식만한 재미는 세상에 없다고 힘주어 말한다. "지식을 통한 창조의 욕구는 묘한 쾌감을 동반해요. 어떤 정보 하나를 찾으면 그 뒤로 연관 정보들이 계속 나와요. 심지어 글 쓰다가 피곤해서 무심코 아무 책이나 집어 들어 펼쳤는데 논문과 관련된 페이지나 막힌 생각을 뚫어주는 힌트가 들어 있는 대목이 나올 때도 있어요. 그럴 때는 정말 소름이 쫙 끼쳐요."  씨앗창고에서 주제를 미리 정리한 차트를 꺼내 보여주었다. 몇 개 챕터로 쓸 것인지, 앞으로 해야 할 작업은 무엇인지 등이 기록되어 있었다. 이렇게 정리한 메모와 추가한 자료들을 가제본한 책처럼 꾸미는 것이 정 교수의 특징이다. 겉장에는 책 장정처럼 붓글씨로 제목을 써 놓는다.  우연히 근대 일본의 여행 문화를 다룬 '에도의 여행자들'이라는 책을 읽고 '그러면 우리 조선 선배들은 어떻게 여행을 다녔을까?" 질문이 떠올랐다. 물음이 생기면 바로 메모를 시작한다. 제목을 정하고,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좋을지 목록을 짠다. 여행 준비물은? 경비와 규모는? 여행 경로는? 며칠 뒤에 다시 2차 메모에 들어간다. 이때는 전체 목차의 얼개를 마련한다. 관련된 스크랩 자료나 복사물도 끼워 넣는다. 이런 아이디어가 훗날 논문이 되건 책이 되건 마찬가지다. 시간 날 때마다,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차트를 꺼내 아이디어를 추가하고 다듬는다. 그런 것 하나하나가 책이 된다.  소통의 문제, 인문학적 글쓰기의  소통에 대해 생각을 바꾸게 되었어요. 논문을 쓰면 극소수가 읽는데 조금 관점을 달리해 쓰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던 겁니다.  대중들은 정교수의 문체가 유려하다고 하지만 정작 그는 글쓰기에서 아름다움을 전혀 중시하지 않는다. 형용사와 부사를 최대한 줄이고, 접속사를 피해 문장을 나눈다. 그가 글 쓸 때 가장 중시하는 것은 글의 리듬, 그리고 언어의 경제성이다. 아무리 공들여 쓴 표현이라도 퇴고 과정에서 불필요하다 생각되면 가차없이 도려낸다. 그럴수록 전달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일단 쓴 글을 다시 매끄럽게 다듬는 방법으로 가장 중시하는 것이 낭독이다. 글을 쓰고 나면 무조건 세 번씩 소리 내서 읽어본다. 다시 손보고 나면 그 다음에는 아내에게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아내가 읽어가다 멈추는 곳이 있으면 그건 문장이 잘못된 거에요. 그런 곳을 한번 더 고칩니다. 이 설명을 들으며 '침묵의 봄'을 쓴 여성 과학 저술가 레이첼  카슨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카슨은 자기 글을 수도 없이 퇴고하는 글쟁이로, 같이 사는 어머니에게 반드시 자기 글을 낭독시켰다. 그러면서 글의 리듬과 어미 각운까지 꼼꼼히 따졌다.  그는 올빼미형 글쟁이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12시까지 글을 쓴다. 낮에는 시간 내기가 불가능해서다. 무조건 11시까지는 연구실에서 작업한다. 가장 좋아하는 때는 주말이다. 하루 종일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언소품'을 담은 책들. 중국에서 생긴 글쓰기의 한 갈래로, 자기 중심을 잡는 잠언, 맑고 깨끗한 글들이다. 이걸 책으로 펴낸 것이 '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이다.  연암 박지원이 그가 만난 책 속의 스승이다. 연암을 만나 생각하는 방식, 글쓰기 습관, 문화를 바라보는 시각과 콘텐츠에 대한 이해를 배웠다. 그는 '진정한 지식과 정보의 기획편집자'다. 이를 책으로 펴낸 것이 '다산의 지식경영'이다.  다산, 책에 대한 구상이 서면 제자들로 팀을 꾸린 뒤 각자에게 정확한 작업을 나눠주고 지침을 내려 지식을 뽑고 정리해 카드로 만들라고 하는 방식이다. 그 카드를 모아 구상한 순서대로 배치하고 종합 편집한 뒤 마지막에 다산 자신이 도입부를 쓰고, 중간에 생각을 집어 넣고 종합한다. 다산이 그렇게 많은 책을 써낼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이것. - 정민 교수가 귀띔한 글 잘 쓰는 법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정확하게, 깔끔하게 표현하라. 텅 빈 산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비는 부슬부슬 내리는데 ->빈 산 잎지고 비는 부슬부슬. 불필요한 것만 줄여도 글이 달라진다. 글에서 부사와 형용사를 30퍼센트 정도만 줄여보라. 글쓰기는 전달력이 중요한데, 문장을 줄일수록 전달력이 높아진다. 글 잘 쓰는 또다른 요령 '종결어미' 관리. 우리말 종결어미는  1. -다. 2. -있다 3. 것이다... 이 셋은 호환이 가능하다. 자기가 쓴 글의 종결어미에 동그라미를 쳐서 뭘 많이 쓰는지 확인하라. '-이다'는 잽이다. 툭툭 던지는 잽. '-있다'는 어퍼컷이나 훅, '-것이다'는 스트레이트다. 잽이되는 -다 체가 기본이다. 결정타는 -것이다. 그래서 '것이다'를 자주 쓰면 짜증나는 글이 되고, -있다..체는 글이 늘어져 긴장감이 없어진다. 결국 이다'체를 기본으로 하고 가끔 힘을 줄 때 -있다, -것이다 를 적절히 써야 한다.    글쓰기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은 김흥호 선생의 책 '생각 없는 생각'을 꼭 읽어보라고 추천한다. 힘이 넘치는 문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글에서 '있다'와 '것이다'를 절대 안 쓰는 게 특징, 또한 콤마도 넣지 않는다. 2. 이주헌 작가가 되기로 결정한 뒤 무작정 화랑 겸 출판사인 학고재의 우찬규 사장을 찾아갔다. 그는 우 사장에게 유럽 주요 미술관을 가족과 함께 답사해 기행문처럼 들려주는 대중적 미술책을 펴내자고 제안했다. 그 비용으로 천만원을 먼저 달라고 요청했다. 선인세를 조건으로 내건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조건을 더 달았다. 책이 많이 안 팔려 절판되어버려도 갚을 돈이 없다고 미리 못을 박았다. 배째라 수준이었지만 당시 목돈이 없었던 이씨의 형편으론 솔직하게 밝힐 수 밖에 없었다. 그가 자신 있게 내세운 것은 단 한가지, 아직 우리나라에 이런 책이 없다는 차별성이었다.  그렇다고 그가 우찬규 사장과 특별한 교분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가 구상한 책의 성격이 학고재와 맞아 보였고, 책을 지원해줄 인식 있는 출판사라고 생각했을 뿐. 우사장은 놀랍게도 그 자리에서 흔쾌히 이씨 조건대로 책을 펴내기로 약속했다. 그렇게 1100만원을 먼저 받은 이씨는 저금한 돈 400만원에서 100만원 달랑 남기고 모두 여행비에 보탰다.  제 인생의 승부를 건 거죠. 이게 되면 이걸 통해 살아갈 길이 나올 것이고 안 되면 미술 글쓰기를 접기로 하고 제 전부를 던진 겁니다.  50일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은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됐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 어려운 것을 알기 쉽게 쓰는 훈련을 받아왔다. 모두가 예술가일 필요가 없고, 모두가 학자일 필요가 없다. 대중을 위한 미술 감상의 동반자로 나선 저술가도 이씨가 처음이었다.  책 기획력도 탁월하다. 자신이 책의 모든 부분을 기획. 첫 책을 기획할 때도 여행 자유화가 되면서 유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때였다. 유럽에 가면 미술관을 가야 하고. 개인적으로 될 수밖에 없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기획력으로 지금까지 낸 책들은 대부분 스테디 셀러가 됐다. 이처럼 자기 책에 계속 변화를 주는 필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기획력 못지 않게 자기 관리도 철저해서 미술 관련 글이 아니면 원고 청탁이 들어와도 절대 쓰지 않는 순결주의적 태도가 강하다고.  절대 뻐기지 않는다. 현학적이지 않도록 노력하려고 늘  신경을 쓴다. 각주를 거의 쓰지 않는것도 그런 이유. 단어나 개념에 대한 설명은 반드시 문장 안에 녹여낸다. - 가족들이여 떠나라, 그리고 함께 고생하라  이주헌은 여행에 관해서도 전문가급. 가족여행에 관한 한 프로다. 첫 책 이후로도 계속 가족과 먼 곳으로 떠나기를 거듭해 왔다고. 사서 고생이지만 귀한 선물이 된다. 팀워크를 다지는 데 여행만큼 좋은 건 없음. 3. 이덕일 원고지 100매를 대중적으로 쓸 수 있는 역사 저술가는 있지만 책 한 권 분량인 1천 매짜리 글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역사 저술가는 이덕일 뿐. 좋은 이야기가 있다고 해서 그 이야기에만 빠지는 게 아니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알고 글을 쓰기 때문에 독자들이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듯 극적인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 술술 읽히는 문체가 약점도 된다. 전하는 메시지가 약해 주장하는 바를 모르겠다는 평도 듣는다. 이씨는 독자를 가르치려는 책은 오래 못 간다고 생각, 주관과 판단을 글에 넣으면 몇년후 읽었을 때 그 부분이 걸린다고. 철저한 시간관리와 규칙적인 삶의 태도 역시 그의 힘.  공병호의 글 '하루하루 먹고 사는 문제에 긴장감을 느껴야 건강한 삶' - 저술가들으리 라이프 스타일은? 성공하는 글쟁이들은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합리주의적 기질이 강하며 일처리 요령이나 대인관계가 직장인보다 더 원칙적인 경우가 많다.부지런해야 한다.    평소 놀다가 글쓰기 모드로 변신해 책을 내고 다시 여유를 즐길 것 같지만, 하루에 가장 글이 잘 써지는 시간을 정해 꼭 그 시간에는 글을 쓰는 모범생 스타일이 대부분. 조직 생활처럼 타율에 의한 관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자기생활 관리에 신경을 쓴다.  대부분 새벽 시간과 오전에 글쓰기를 하고 오후에 자료 수집을 한다. 저녁 약속은 극도로 피하는 이들이 많다. 사람 만나고 모임 나가면 글을 쓰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  고독과 고생을 자처하는 대가로 자기 이름을 건 책을 남기는 것이다. 4. 한비야 한씨 글은 옆에서 이야기를 듣듯 술술 읽힌다. 미사여구로 글을 꾸미는 법도 없다. 대신 생생한 비유를 곁들인다. 글을 쓴 다음에는 꼭 소리내서 읽어본다. 글은 운율이고 리듬이기 때문에 호흡이 짧아지거나 거칠다 싶으면 다 고친다. 입으로 읽어서 거칠면 눈으로 읽어서도 거칠다.  글을 쓸 때는 글밖에 보이지 않는 수준으로 빠져든다. 한밤중에 글을 쓰고 친구며 편집자에게 무조건 전화해 읽어주며 점검해댄다. 좋은 아이디어나 표현이 떠올라도 전화를 한다. 편집자들은 죽을 노릇이다. 문장 호흡은 물론 한 권 전체의 강약 호흡을 따지며 거칠 때는 거칠게, 잔잔할 때는 잔잔하게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흐름을 살핀다. 그 결과 자기 책을 거의 외우게 된다고.  진정한 글쟁이는 독자가 바뀌어도 새롭게 팬을 만들어가는 글쟁이. 한비야가 바로 그렇다. 글만이 아니라 삶, 태도로 그 수준에 올라섰다.  만만한 거죠. 저는 독자를 가르치려고 하지 않으니까요. 제 눈높이가 바로 젊은 독자들 눈높이에요. 전성기를 향해 항상 현재 진행형이라는게 젊은이들과 같은 거죠. 나이 들면 사람들은 세상 다 산것처럼 '돌아보니 이렇더라' 쓰기 십상인데 저는 반 발짝 앞에서 제가 목격한 세상을 보여주면서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거에요. 멀리 떨어져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똑같이 누군가를 욕하고, 깨져도 앞으로 나가려고 무진 애를 쓰는 언니, 누나로 보는 거지요. - 글쟁이 한비야를 만든 것은 8할이 일기 인터뷰 하는 도중에도 수시로 메모를 한다. 물 끓는 100도와 그렇지 않은 99도. 단 1도 차이지만 그게 큰 차이를 만든다. 한 발짝만 더 가면 100도가 되는데 99도에서 멈출 수는 없어. 눈 밝은 사람은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싹이 앞으로 크고 소담스러운 꽃을 피울지. ...초라한 화분 안에서 활짝 핀 꽃을 보는 것이 바로 지도자가 아닐까. 지금 피어 있는 꽃을 알아보는 것은 누군들 못하랴 글쟁이에게 메모보다 좋은 무기는 없다. 5. 김용옥 도올은 전형적인 몰아쓰기, 일필휘지 스타일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거의 한꺼번에 써내려가기 때문에 호흡이 이어지고 흡인력이 강하다. 집필 전에 머릿속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일단 집필에 들어가면 일사천리로 구성이며 목차를 처리한다고 한다. 그 자신도 '나는 항상 글이 잘 써진다'고 표현할 정도다. 문장을 시작하면 글로 써달라고 아이디어들이 머릿속에서 아우성을 쳐요. 내가 생각해도 너무 쏟아져. 귀찮을 지경이야.  그는 자기 글을 읽을 대상을 분명히 정하고 그들이 이해하기 쉽게 글 쓰는 것을 어떤 것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책을 쓸 때 대상을 25-35세로 잡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세월이 흘러도 늘 독서 대중의 주류를 이루는 이들 연령대에 맞춰 스스로 젊어지는 것이 저술가의 의무이자 철칙. 기철학에 대한 책은 오히려 나오지 않는다. 엄청나게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인데 거기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문제가 많댄다. "인생이라는 게, 그러다가 뒈질지도 몰라. 할 일은 많고." 저술가로서 최대 승부처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자신이 정말 중요한 기능을 하는 자리, 주인이 되는 자리가 아니면 참석 요청에 응하지 않는다. "저술 세계가 신이 되는 것, 원고를 쓰는 게 신에 대한 경배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권력이나 명예도 저술을 위해서는 뭉개버릴 수 있다는 프라이드가 없으면 저술가가 못 된다." 겉으로는 근사한 1인 기업, 그러나 개인 브랜드로 살아가는 것은 어렵다.  글쓰기 전략을 2원화할 계획이다. 대중적인 책들은 더욱 쉽게 쓴다는 원칙이다. 학문적 책은 어렵게 쓴다. "원효가 그렇게 했어. 만년에 표주박 차고 노래 부르면서 다녔거든. 그러면서 동네 아이들에게 노래로 불법을 전하는 거야. 하지만 저술은 어마어마하게 어려운 것을 했어요." - 도올은 겸손하다, 배울 때는 사정없이 겸손해진다.  그에겐 부족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요령이 있다. 공부 요령, 독서 요령이기도 하다. '전문가에게 배우기'다. 도올 특유의 강한 성격과 잘난 척.. 그러나 실제 도올은 자기가 배우려는 분야의 전문가들에겐 사정없이 머리 숙이고 찾아가 배우는 스타일이다. 전문가에게 배워야 확실한 지식이 되고 시간도 줄일 수 있으니까. 공부와 독서의 요체는 바로 '사람과 사전을 잘 활용하는 것'이란 게 도올으리 지론이다.  "독서 무지막지하게 해선 안돼. 반드시 사계의 정통한 사람에게서 배워야 해요. 옛날 도사를 찾아가든 일단 찾아가서 독서의 방향을 얻어야 해. 찾아가서 당신이 이해한 핵심이 뭐냐고 말로 묻고 터득하는 게 중요합니다. 인간 대 인간으로 터득해야 관심이 생기는 거에요. 사람 찾아 고개 숙이고 배울 생각은 안 하고 엉뚱하게 책 읽고... 그럼 안돼"  책에만 의존하면 위험하며 반드시 전문가를 거쳐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원칙이다. 재즈가 궁금하면 재즈 정통을 찾아가 듣고 배우고 독서 리스트를 뽑아보는 거다. 그 분야에 정통한 좋은 사전을 물어봐서 그때그때 용어를 애매하게 넘기지 말고 확인하고 넘어가고 - 그게 독서다. 사람하고 사전을 잘 써야 독서다. 6. 구본형 책을 쓰는 방법은 간단하다. 일주일 한 권 책을 읽고, 그걸 읽을 때마다 칼럼을 써라. 당신 인생의 첫 번째 책을 구상해보라고 권하고 질의응답을 한다. 그 다음 책의 목차를 정해보라고 한다. 세번째는 구상한 책을 쓰기 위해 읽어야 할 책 목록을 제출하게 한다. 네 번째는 소개안을 쓰는 것이다. 서문까지 함께 쓴다. 구씨가 제시하는 소개안 쓰는 법은 이렇다. "당신이 죽은 뒤 당신 영혼이 당신 장례식에 가서 마지막 생애를 그리는 1분 연설문을 작성해 보세요" 그리고 마지막 숙제. "당신 책이 이 분야의 기존 책과 다른 점 다섯 가지를 써보세요" 연구원은 1년간 이 과정을 거친다. 1년 뒤 50권의 독서, 50개의 칼럼, 자기 책의 얼개가 남는다. - 글쟁이의 삼위일체 수익 시스템 자기 관심분야 책을 쓴다 -> 책이 잘 팔리면 전문가로 자리를 굳힌다. 안 팔려도 펴낸 책을 읽어보고 필자를 눈여겨본 언론들이 연락을 하면 글쟁이로 인정받는다. 책을 쓰는 것은 그 분야 전문가임을 스스로 알리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경로! 책이 주목할 만하면 언론들은 예상 이상으로 빠르고 많이 취재, 원고 요청을 해온다. 1만부가 팔리면 지은이에게 인세 천만원 정도가 돌아간다. 이런 책을 1년에 몇 권씩 쓰면 수천만원대 수입이 생기지만, 그러긴 힘들다. 대신 칼럼 등 원고 요청이 이어지고, 강연 1급의 경우 시간당 100만원 이상을 받는다. 저술과 강연이 하나로 묶인 시스템이 갖춰지면 전업 글쟁이로 경제적 수입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저술 - 강연 - 원고가 선순환 3각 체제를 이루는 경우다. 공병호씨의 경우 여기에 자기계발 학원까지 추가된다.  글쟁이 혼자 연간 2억 원의 수입을 올린다면 이는 제조업 영업이익률을 10퍼센트로만 잡아도 매출액 20억짜리 기업 수준인 셈이다. 이쯤 되면 1인 기업이라는 말이 결코 어색하지 않다. 7. 만화가 이원복 이교수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놀기'라고 강조. "인생 한 번 사는데 일하려고 사는 것은 아니잖아요? 실컷 놀고 남는 시간에 일하면 돼요." 이교수가 말하는 놀기는 창조적 휴식이다. 철저하게 분석하고, 해야할 것과 방향을 정하고, 그렇게 해서 생긴 여유를 활용해 노는 것, 이렇게 흔들림없이 자기를 관리할 수 있기에 그는 최고의 저술가가 될 수 있었다.  시간에 붙잡혀 살지 않고 스스로 자기 시간의 주인으로 살면 가능하다. 합리성, 정확함, 그리고 여유. 그에게서 받은 세가지 느낌이었다.  노는 것 - 돈, 시간, 건강이 갖춰져야 한다. 그는 저술가로서 놀러운 성공, 교수라는 직업이 재력과 시간을 확보해 주었다. 휴식이 필요하면 과감하게 여행을 떠난다. 가장 즐겨 찾는 곳은 독일. 한 해 한 두번은 독일에 간다.  "정말로 놀러 가요. 인생은 유한한데 '다음에 해야지' 하면 절대로 못 가요."  "행복해요. 만화를 그리는데 대접받고, 내 시간 즐길 수 있고, 남는 시간에 일할 수 있으니 행복하지 않으면 이상한 거죠. 혼자 그림 그리며 사니까 구속받지도 않고 재산은 제가 보기에 생존의 개념을 넘어서면 자유의 의미에요. 내가 여행 떠나고 싶을 때 갈 수 있는 것, 그게 돈이고 자유죠."  성공한 글쟁이들은 대부분 자기 분야에서 오랫동안 성실하게 공부하면서 자유로운 발상으로 지식의 전달자가 된 경우다.    인생 최대의 전환점이 되는 독일 유학. 유럽으로 간 이유는 그림체를 바꾸고 싶어서였다. 만화를 전공하고 싶은데 그걸 가르치는 대학이 없어서 시각 디자인, 그 중에서도 일러스트를 전공.  나이 서른에 유학을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기초부터 다시 시작했다. 유학생활 6년이 넘어 1981년부터 시작한 것이 '먼나라 이웃나라'. 예상을 넘는 성공을 가져다 주었다.  경제, 사상, 시사 문제 - 어려워 보이는 지식을 이 교수식으로 깔끔하고 분명하게 그림체로 풀어 설명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주제' 선정이다. 주제를 정하는 데 중요한 것이 앞서 그가 빗대 말한 '놀기'. 정확히 말하면 돌아다니며 노는 것이다. '세상을 싸돌아다니다 보면 뭔가 보이는 게 있어요. '아, 우리 사회에 지금 이게 빠져 있구나, 이게 부족하구나' 싶은 것들이에요. 이런 것들이 바로 우리가 그 시점에 알아둬야 할 것들인 경우가 많아요. 그런 것을 주제로 삼는 겁니다."  주제가 정해지면 그 다음에는 놀러 가는 것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자료를 구하러 떠난다. 현지에 가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분위기를 알기 위해서다. 가보지 않으면 분위기를 알 수 없다. 현지에선 시간 제약상 책방을 뒤지고 사진을 찍는 데 집중한다. 돌아와 자료를 정리하면서 콘티를 짜기 시작한다.  이렇게 모으고 정리한 자료들은 모두 한가지 목적을 위해 재창조된다. 바로 '전달', 알기 쉽게 전달하기.  교양 만화에서 콘텐츠 전달이 생명이라면 콘텐츠를 창조하는 원칙은 무엇일까? 단순명료, 이 네 글자가 콘텐츠 지론이다.  자신있게 일반화해서 말해주려면 신앙이 있어야 한다. 키워드가 반드시 존재한다고 믿는 신앙!  책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는 만화 출판 사상 최초로 단행본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이같은 지식의 일반화, 사회 문화의 통역 작업은 합리적 사고와 추론 능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 능력을 갖추게 된 데는 독일에서 유학한 경험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이교수는 분석한다.  "외국에서 10년 가까이 살아본 덕에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에 어느 정도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해마다 독일을 찾아가는 것도 서양식 사고를 수시로 접하기 위해섭니다."  그가 가장 중시하는 가치가 바로 합리성이다. "만화는 과학이에요. 결정적인 순간 웃기기 위해서는 기승전결을 통한 결정적 반전이 필요해요. 그걸 짜내는 데는 합리적인 사고와 과학적 사고가 필수입니다. 합리적인 사고를 깰 때 웃음이 나오는 거니까 합리적 사고를 알아야 역발상이 나오는 것이죠. 그 역발상이 과학입니다." <이교수의 자료 검증법>  백과사전을 이용한다. 어떤 자료보다도 백과사전 - 객관성 때문이다.  왕성하게 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주요 통로는 외국의 유명 신문과 잡지들. 8. 자기계발 저술가 공병호 성공학의 전도사. 공병호의 자기경영노트 자기경영 다이어리 여러분야의 책을 과감하게 용감하게 펴내는 것 - 다른 글쟁이들과 다른 지향점, 팔리는 글쟁이.  자신을 전업 저술가로 생각하지 않고, 고객 성공을 위한 가치창조자로 여긴다. 원칙은 효율성. 효율성과 고객은 그를 지배하는 두 가지 화두.   글쓰기 자체에는 지나치게 높은 수준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완성도에 크게 쓰지 않는다는 비난도 듣는다. 글쓰기는 골프와 비슷해서 너무 잘 써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땅을 때리기 쉽다. 내 글쓰기 원칙은 대화하듯 편안하게 푸는 것. 책의 무게가 떨어진다고 비난해도 상관없다. 비난을 두려워하는 순간 책은 나올 수 없게 된다.  일단 완성한 원고는 미련없이 편집자의 재량에 맡겨버린다. 최대한 빨리 원고를 넘겨 편집자들이 매만지게 하고 그 사이 다른 작업에 들어가는 것이 기회비용의 원칙과 전문성에 비춰볼 때 훨씬 효율적. 고객이 책을 선택했을 때 반드시 지불하는 가격보다 더 많은 가치를 얻게 하는 것, 곧 값어치를 해주자는 것이 저술 철학. 시장이 원하고 자신이 쓰고 싶다면 어떤 주제든 달려든다. 외연을 넓히는 게 좋아요. 제 아이덴티티를 확정하지 않고 만들고 허물고 만들고 허물고.. 평생 그럴 것 같아요. 알기 때문에 쓰는 책은 별로 없어요. 쓰면서 학습하는 거죠.  1990년대 초, 연구소에 다니던 30대 초반의 공씨는 박사학위가 끝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나 자신이라는 상품도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평생 시장에서 생존하려면 남들과 달라야겠어서 향후 목표로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의 중간을 골랐다. 학자가 할 수 없고 기자가 할 수 없는 것. 그걸 하려고.  공씨는 독서하고 글 쓰는 데 모든 시간을 투자하고, 그 글을 언론에 기고하며 이름 알리기에 나섰다. 투고 기회는 자신이 언론에 먼저 제안해서 따냈다. 주로 책 관련 칼럼, 원고 10매 정도로. 밥벌이가 될 리 없는 칼럼을 쓴 것은 독특함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걸 일찍 시작한 덕분에 이후 10년동안 지적 인프라를 깔아 어느 순간 '폭발적 성장'을 경험했다. "내 두뇌의 도로망을 확충하는 프로젝트"였다고.  노페인, 노게인. 대가 없이 얻는 것은 없다. 그 비용을 40대에 지불할거냐 2, 30대에 지불할 것이냐의 차이. 난 촌에서 태어났고 머리가 출중한 것도 아니다. 현주소를 분석했을 때 거기서 뭐가 나오는가.. 질문해 보는 거에요. 난 나중에 톰 피터스 같은 인생을 만들어보겠다고 생각했다. 어떤 선택인지는 나온 것이고, 그 다음에는 외로울 정 도의 결단을 내리는 것뿐. 칼럼으로 자신을 알리는 것을 포함해, 모든 종류의 '자기 브랜드화', 스스로 자신을 알리는 일에 주저하지 않는다. '개인 브랜드는 알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제 능력과 이름을 적극적으로 세일즈... 인생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용기다. 남의 시각 의식않고 자기 목소리를 내려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 나는 나 자신을 많이 연구한다. 나란 사람은 누군가, 그러다보면 남의 마음을 읽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기술이 생긴다."  독서는 소비다. 읽은 것은 반드시 글로 써서 활용해 봐야 한다.  그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일과 글쓰기에 몰두하는 것은 여전히 삶이 절박하다고 보기 때문. 아무런 조직 없이 살아가는 1인 기업가. 한국에서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항상 절박해요. 내일을, 고객을 모르겠어요. 세계적인 컨설턴트 톰 피터스의 강연장에 가봤는데, 새벽 2시 30분에 일어나 슬라이드 강연 준비를 했다더라고요. 아, 저 나이에도 유명한 저 사람도 저렇게 처절하구나 동지애를 느꼈어요.  살아보니 나 자신을 위해 좀 더 실속 있게 사는 것이 결국 진실.. 그런데 그런 삶의 진실에 대해 교과서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강자 그룹에 속하는 사람들은 이것을 알고 자기들끼리 이어간다. 그걸 책을 통해 독자에게 알려준 것이고, 그게 애정일 수 있다. 섭섭하게 보이겠지만 당신들 이거 알아야 한다, 알아야 안 당한다고 말하는 것. 그게 내가 사회적으로 배려하는 방법이라고 이해해달라. <나는 효율성이라는 종교의 사제다> 공씨는 전형적인 새벽형 인간. 가장 생산성이 좋은 새벽 시간을 글쓰기에 배정한다. 이후 집중도가 떨어지는 곡선에 따라 일의 중요도를 낮춘다. 새벽 3시에 일어나 8시까지 책을 쓰고, 낮에는 강연을 하거나 잡문을 쓴다. 피곤해지면 정신적 수동 모드로 가능한 작업인 독서를 한다. 잠은 9시께. 저녁 약속은 잘 안 만든다. 사람 나누는 것은 강연 전후 시간으로 잡는다. 좋아하는 간식은 초콜릿. 이른 아침에 포도당을 빨리 제공해줘 머리가 돌아가게 도와주니까. 9. 이인식 아주 특별한 과학 에세이 두 가지 원칙. 1. 누가 쓴 주제나 소재는 쓰지 않는다. 무엇이든 처음으로 써야 독창성을 얻는다. 2. 자기 개인적인 이야기를 섞지 않는다. 개똥 철학은 피한다. <세계의 과학 저술가들> 쥬라기 공원, 마이클 크라이튼. 과학적 소재로 베스트셀러를 만든다. 카오스, (리처드 파인만의 일생을 정리한 책) 천재, 제임스 글리크 코스모스, 칼 셍건 생명이란 무엇인가, 섹스란  무엇인가, 마굴리스 붉은 여왕, 게놈, 매트 리들리 이타적 유전자, 본성과 양육 살아있는 것들의 아름다움, 여자, 나탈리 앤지어 (빼어난 문체로 유명) 일렉트릭 유니버스, 시크릿 하우스. 이인식이 자기 역할 모델로 삼은 헨리 페트로스키. 비범한 저술가. 테크놀러지의 계관 시인 - 저서: 서가에 꽂힌 책, 디자인이 만든 세상, 기술의 한계를 넘어, 이 세상을 다시 만들자 10. 민속문화 저술가 주강현 신문 전면 1년 연재를 하려면 그만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11. 만화작가 김세영 술술 이야기를 지어내는 타고난 능력 덕분에 일감이 몰려들ㅇ렀고, 써주고 또 써주다보니 지금까지 200여편, 원고지 6만 쪽을 썼다. 그는 거의 만화를 보지 않고, 영화를 본다. 영화나 책을 보는 이유는 공부를 위해서가 아니라 좋아서 즐기는 거다. 이것저것 즐기고 파고들다가 알게 모르게 쌓인 지식과 느낌으로 머릿속에서 실을 뽑듯 이야기를 뽑아닌댜.  독서와 함께 그를 이야기꾼으로 만드는 것은 공상. 이것저것 읽고 마음대로 상상한다. 만화 아이디어가 아니라 그냥 허무맹랑한 생각.  김씨 방엔 책상 옆에 요 하나가 깔려 있다. 이 요가 그의 진짜 작업공간. 요 위에 엎드린 자세로 구상을 하고 종이에 콘티를 짠다. "수평적인 자세일 때 가장 창조력이 샘솟는 것 같다"  그릇에 물이 있다고 칩시다. 그 물이 생각이에요 물을 쏟은 다음 흘러가는 것을 저는 좇아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물이 여러 갈래로 나뉘면 그 중 하나를 고르는 거죠. 쏟아버릴 물을 채우는 작업이 주인공 캐릭터를 만드는 거에요. 일이 정해지면 그 다음 이야기 만드는 건 어렵지 않아요.    스토리의 묵직한 힘은 바둑에서 배운 것. 모양을 잘 만들어 놓고는 급소를 찔려 무너지기 일쑤였는데, 그후 공격당해도 버티고 일어서는 잡초같은 바둑으로 바꿔냈다. 이렇게 키운 근성이 이야기 마무리짓는 뚝심에 가장 큰 수련이 되었다. 이야기 쓸 때 가장 힘든 부분은 기승전결 중 반전과 결정을 만들어내야 하는 '전'부분이다. 이 전에서 버티는 허릿심을 바둑에서 배웠다. 이 힘을 바탕으로 그는 '리얼리티'라는 마법을 부린다. 그가 살짝 밝히는 비법은 '사실은 거짓말처럼, 거짓말은 사실처럼' 쓰는 것이다. 여기에 '없는 일을ㄴ 있는 일처럼, 있는 일은 없는 일처럼'쓰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머릿속에서 지어낸 이야기를 독자로 하여금 사실로 믿게 만드는 기술이다.   그가 타짜로만 벌어들인 돈이 10억 이상이다. <허영만 '너는 경제적 범죄' 김세영 '선생님은 살인죄'> 매사 꼼꼼하고 분명한 허영만 화백, 김세영 작가의 게으름을 질타. 일이 늦어져 만화 작업에 연관된 다른 사람에게 문제를 만드는 것은 경제적 범죄다라고 편지를 보냈다. 그래서 나도 책에서 내 이름을 빼는 것은 살인죄 아니냐 라고 맞받았다. 12. 건축저술가 임석재 '우리 옛건축과 서양 건축의 만남', 건축에 대한 괜찮은 입문서 '추상과 감흥' 학자 저술가의 전형. 자신이 직접 분류, 정리한 자료가 중요하다.  임교수의 자료 철학은 눈덩이론. 자료는 눈덩어리 같아서 어느 정도 규모가 되어야 굴러간다. 그의 일상은 모든 것이 글쓰기에 맞춰져 있다. 방학이면 해외로 취재가고, 평상시 주말을 이용해 전국을 답사한다. 방학 되면 해외 취재 외의 시간은 집필모드로 바뀐다. 집중적으로 책을 쓸 때는 새벽 6시에 일ㅇ러나 오후 6시까지 운동 1시간, 낮잠 20분을 빼고 오로지 글을 쓴다. 대신 글쓰는 장소를 자주 바꾼다. 노트북 들고 나가 카페, 다른 대학 구내식당, 패스트푸드점에서 혼자 원고를 쓴다. 오전엔 집에서, 오후엔 돌아다니며 쓴다.   '매일 똑같은 자리에서 쓰는 건 돌아버릴 일이죠. 트이고 약간 소음이 웅웅거리는 공간이 머리에 더 자극을 줘요. 주머니 속 작은 수첩.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그때그때 메모.  그 수첩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책상 위에 모아놓는다. 그 속에서 생각이 싹을 틔우고 그걸 발효시켜 책을 쓰는 작업으로 들어간다.  일단 주제를 정하면 2, 3일은 다른 작업 쉬고 기획에 들어간다. 기존 책도 보고, 몇 시간씩 죽치고 생각도 하고, 방향은 어디로? 무엇을 서로 엮을까 고민한다. 불쑥 여행을 가기도 한다. 그 다음 글쓰기로 들어간다. '서울 골목길 풍경', 임교수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건축을 소재로 하는 미스터리물. 허구성은 다소 약해도 소설을 통해 한 시대의 문명을 조망하는 책을 쓰면 재밌을 것 같다고.  르네상스 시대 건축분야 양대 천재인 베르미니와 보로미니 이야기. <신문지 1만 장을 자른 이유는?>  이 많은 자료 속에서 원하는 걸 찾을 수 있나? 머릿속에 매트릭스를 짜는 거에요. X축 주제, Y축 주제, Z측 주제 식으로 따로따로 분류를 하죠. 기억할 때 그런 식으로 하는 거에요. 책을 살 때부터 이 책은 어떤 분야라는 걸 머리속으로 의도적으로 규정지어요. 그럼 나중에 연구할 때 주제와 관련해서 머릿속 방에서 책 이름이 같이 나와요. 13. 교양미술 저술가 노성두 보티첼리가 만난 호메로스 천국을 훔친 화가들 유혹하는 모나리자 춤추는 세상을 껴안은 화가 브뢰겔 저술은 체력이며 글은 엉덩이로 쓴다! 14. 정재승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책이나 과학과 관련 없는 프로그램에는 절대 출연하지 않는다. 이벤트성 모임에도 나가지 않는다. 언론 인터뷰도 사양한다. 오로지 과학 연구와 책에 대해서만 말하겠다는 것이다.    여러 지식을 종횡으로 엮어내는 것이 특징이자 매력. 명민함과 기동성.  정교수의 저널리즘 감각과 기획력, 호기심을 읽어내는 판단력.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아는 점이 정 교수의 힘. 베스트셀러 작가와 아닌 작가의 차이는 글쓰기 능력보다는 독자들이 무엇을 알고 싶어하는지, 이 시기에 무엇을 말해주어야 하는지 아는 '기획적 사고'에 있다. 영화평을 열심히 썼다. 뇌를 연구하는 학자에겐 책 읽기와 영화 보기가 도움이 많이 된다. 미래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은 한 우물만 파는 게 아니라 두 세 곳에 우물을 파고, 그 사이에 지류를 내는 사람일 것이다. 그런 사람이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책 읽기 신문에 실리는 글은 5-8매 정도 짧은 글 안에 기승전결이 있어야 한다. 칼럼의 경우 반전, 하이라이트까지 넣어야 하기 때문에 긴 글보다 짧은 글이 훨씬 어렵다. 책소개 글에서도 매번 자유자재로 글의 형식과 스타일에 변화를 준다. 시의 적절한 주제를 뽑아낸다.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두가지를 이어서 사람 뒤통수를 때리는 것이 재밌다. 새벽 1시 전에 퇴근하는 법이 없을 정도로 하루를 쪼개 쓰면서 연구와 글쓰기를 병행한다. 후속작은 범죄수사에 대한 책. 추리소설을 보면 탐정들은 논리 추리나 심리추리를 한다. 과학수사요원은 어떻게 범인을 잡을까. 뇌연구 전공과도 연결되는 것.   <글쓰기도 나눔이다> 정교수는 후배들과 글쓰기 공부 프로젝트를 한다. 2002년부터 꿈꾸는 과학이라는 글쓰기 공동체를 만들어 운영해오고 있다. 대중적 과학 글쓰기에 관심있는 대학생들의 연합동아리. 글쓰는 사람은 어떤 마음으로, 어떤 방식으로 쓰는지 경험해보고 그 경험을 나누고 쓴 글을 누가 봐준다면 미래의 글쟁이들에게 좋은 출발점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15. 동양학 저술가 조용헌 방외지사. 사찰기행 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강호동양학'이라 부른다. 원래 내가 도사가 되고 싶었거든. 근데 혼은 괜찮아도 백이 부족한 거야. 그래서 도사 꿈은 접고 책을 쓰게 된 거죠. 작업실에서 눈에 띈 것은 마룻바닥 가운데 있는 둥그런 나무틀. "끌을 쓰다가 이렇게 누워서 몸을 펴는 겁니다" 인도 요가 수행자들이 쓰는 '기지개용 도구'였다. 풍수에 문필봉이라는 게 있는데 집 앞에 삼각형으로 솟은 문필봉이 있는 걸 최고로 쳐요.  논어에 학야녹재기중, 곧 '공부를 하면 녹이 그 안에 있다'는 말이 있다.  사람을 만나 사람 얘길 듣고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를 되판다. 이야기꾼도 결국은 취재다. 사람 찾는게 얼마나 힘든지는 취재해본 사람이 안다. 취재란 단 두가지만 하면 된다. 어떤 것을 취재하기로 하면 그쪽 바닥을 많이 아는 사람을 찾아가 누구를 만나면 되냐고 묻는 것이 첫 번째다.  패그는 힘이 세다. 팩트 자체로는 팔리지 않고, 이야기가 될 때 팔린다. 기자는 돈을 못 벌고 작가는 돈을 버는 이유다. 미국사람들이 하는 말대로 FACTS TELL, STORIES SELL 이다. 팩트라는 구슬을 꿰는 것, 그걸 잘하는 게 저술가다.   16, 허균 '나는 오늘 옛 그림을 보았다' '한국의 정원 : 선비가 거닐던 세계' 전문가의 편협함, 극복해야할 문제. 글을 읽는 독자 입장에서 써야 한다. 좁은 전문가는 진정한 전문가가 아니다. 17. 주경철 역사의 기억, 역사의 상상 테이레시아스의 역사 언어 사중주 대항해시대 몽타이유 (번역) 가장 좋은 공부는 바로 서평. 서평을 쓰려면 책을 비판적으로 읽고 생각해야 해요. 읽고, 생각하고, 써보게 되는 가장 기본적인 공부인 거죠. 18. 출판칼럼니스트 표정훈 책은 나름의 운명을 지닌다 탐서주의자의 책 나의 천 년   혼자 독후감쓰고 책을 분류하는 것을 습관처럼 해온 사람. 일주일 3-4권 완독, 월 50만원을 책 구입에 쓴다고. 책을 읽으면 참고문헌에 있는 책이나 관련 책, 거론된 책을 찾아서 읽거나 체크해놔요. 저자가 마음에 들면 그 사람의 다른 책을 조사해서 알알놓고. 이 짓을 10년 넘게 하니 책의 그물이 지어지는 거죠. 독일의 사회학자, 니클라스 루만. 학자인 동시에 지식과 정보를 잘 관리, 편집해서 많은 책을 쓴 것으로도 유명하다. 루만의 지식 관리법이 유명함. 글 쓰는 것도 일종의 서비스업 <표정훈이 말하는 '글을 잘 쓰게 되는 법'>  폭넓은 주제와 다양한 성격의 글을 빠른 시간 안에 쓸 수 있는 힘을 갖기 위해선, 낑낑대며 1500매 소설을 써봐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혼자 이야기를 써봤다면 호흡이 길거나 분량이 많거나 주제가 바뀌어도 두려움을 덜 느끼게 된다. 실패가 자신감을 심어준다.  소설이든 아니든 1천매짜리 원고를 책 쓰는 심정으로 먼저 써보라. 그 경험이 당신의 글쓰기를 바꾼다. - 인터뷰 후기 가장 대중적이고 누구나 좋아한다는 역사 분야만 해도 독자들이 아, 그 사람 하고 이름을 떠올리는 글쟁이는 두 세명. 쓰는 책의 내용과 형식도 아직 정보와 지식의 단순 가공물 위주. 미국의 트루먼 카포티나 일본의 다치바나 다카시처럼 논픽션으로 승부를 거는 글쟁이도 아직 등장조차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확실한 콘텐츠를 담아내면 생소한 분야라도 독자들이 화답한다는 점이다. 어느 분야나 그 시대의 스토리텔러가 필요하며, 외국 저술가들이 차지해온 그 자리를 우리 글쟁이들이 우리 시각으로 담아내기 시작하고 있다.  학자들의 탁월한 논문과 저널리스트들의 특종이 세상을 이끌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세상을 바꾸는 것은 그 시대에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대중에게 얘기해주는 저술가들의 책일ㄹ 수 있다. 지구를 점령한 살충제 DDT의 위험을 막아야겠다고 사람들이 결심한 도화선은 '침묵의 봄'이라는 한 권의 책이었다. 이 책으로 세상을 바꾼 주인공은 학자도 언론인도 아닌, 꾸준한 노력으로 저술가가 된 평범한 공무원 레이첼 카슨이었다. 세상은 그래서 저술가를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