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받아 읽기 시작하고 곧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다독을 한다고 믿었던 내가 접해보지 못한 소설들이 이렇게 많았단 말인가? 난 멀 얼마나 읽었던 것일까? 하지만 그 뒤로 찾아온 생각은 아 이렇게 읽을거리가 많구나라는 것이었다. 읽을 것이 많다는 것은 또 다른 기쁨이지 않는가라고 스스로를 위안했다.

 

소설가의 여행법은 소설가 황정임 교수가 자신이 읽었던 소설의 배경지를 찾아 떠난 곳에서 자신이 읽었던 소설의 장면들과 내용들을 되새겨보며 그냥 보고 사진을 찍는 대다수의 여행객들에게 좀더 색다른 방법으로 새로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여행법을 제시한다. 책 서문중에 한 귀절

 

또한 이 책은 흘러가버린 시간 속에서 잃어버린 한 편의 소설.

한 단락의 풍경, 한 자락의 문장을 찾아내어

살아가는 세계가 달라서,

또는 같은 세계라도 삶이 여의치 않아서,

소설과는 무관하게 살아온 사람들에게

소설의 진정한 혼과 형상을 조금이라도

전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지난 2년간 한 월간 매체에서 수행한 작업의 결과물이다.

 

라고 이야기한다. 책을 읽고 느낀 것이지만 소설가 황정임씨가 의도한 것이 적어도 나에게는 전달되었다. 무장적 읽고 그냥 읽었다는 것에 읽은 책을 책장에 꽂아 놓았다는 것에 만족하며 살아온 나에게 그리고 내 집 앞 창문으로 보이는 서울의 답답한 도시 풍경과 쏟아 지는 햇살을 가로막은 건물들에 둘러쌓여 글은 고독과의 싸움이며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마무리짖고 벗어나자라며 스스로를 옭아 매고 있는 나에게 떠날 수 있는 작은 용기를 주었다. 글쟁이라고 다 같은 글쟁이는 아니구나 용기의 능력치는 이렇게 내공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구나라는 생각도 가지게 되었다. 아직 덜 무르익은 글쟁이가 움츠려 있다 기지개를 펴고 일어서는데 도움을 준 글로 가득찬 그러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미국에서 운전을하며 도로를 달리다 처음 멀홀랜드 드라이브를 보고 젖었던 감상을 떠올렸고, 말리부 해변에서 영화속에서 보았던 소설에서 읽고 상상했던 그곳에 내가 와있다는 것이 신기해 가져간 카메라는 가방에 담아두고 눈으로 머리로 마음으로 그 경치 경관 그리고 바람을 느끼기에 여념었었던 순진한 그리고 순수한 시간도 기억나게 해주었다.

 

정신없이 읽어 나간 책, 책장을 덥고 생각했다. 이 책속에서 언급한 작자가 언급한 그 많은 소설들 그중 내가 읽어 보지 못한 많은 것들을 다 읽어 본 후 다시 이책을 펼쳐보리라. 그러면 작자가 이 책을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 그리고 전하고자 하는 생각에 보다 가깝게 보다 깊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고 어설픈 글쟁이의 내공 또한 조금은 더 높아 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본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고, 이 책에서 언급한 소설 하나를 구해 읽어보고, 그 소설이 펼쳐지는 그 곳으로 가방을 꾸려 떠나라. 그럼 훨씬더 새로운 여행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라는 것이 작자가 나에게 하는 외침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한다. 이제 읽었으니 실천만 남았다. 하지만 아직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두려움이 날 컴퓨터 앞에 앉혀 마치지 못한 원고를 끝내라고 외친다.

 

여하튼, 색다른 책, 색다른 여행을 찾는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소설가, 여행법, 황정임, 헤밍웨이, 랭보

니콜로 마키아벨리.

르네상스 시대의 피렌체의 외교관, 정치이론가, 저술가. 세계사 교과서에서 보았던 몇줄의 정보. 그가 쓴 군주론. 빈칸에 채워놓았던 그 군주론을 2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후 처음으로 관심을 가지고 사서 읽어보게되었다. 자칫 잘못보면 15세기 전제군주 시절의 시답지 않은 논리를 갖춘 왕에대한 아부에 지나지 않은 글로 비추어 질 수도 있는 내용들로 가득차 있는 이 책 군주론. 근대적 민주주의에 노출되어 역사적 사실과 그의 철학을 현대적 시각과 환경에 빚대어 해석하려는 노력이 있다면 그렇게 치부 할 수 없는 책이 군주론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많은 인문, 철학 고전들이 그러하듯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을 통해 그의 정치 철학을 그 당시 실 사례들에 빚대어 펼치고 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핵심은 "군주에게 가장 튼튼한 요새는 국민들의 지지와 사랑이다"라 정리되고 요약 될 수 있다. 오늘날 한국 정치사를 보면 이러한 근본이며 기본이 되는 논리를 배재한체 국민들의 지지는 선거때만 필요하고 자신만을 사랑하는 정치인들로 넘쳐나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렇게 예전부터 줄기차게 장기적이고 안정된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진심으로 국민을 이해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바탕으로 정치와 경제를 꾸려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되어져 왔음에도 왜 현대의 많은 정치가들은 이것을 무시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각설하고, 군주론은 총 2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 원론적인 그의 정치철학을 바탕으로 국주국의 종류와 정의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2장부터 11장까지는 다양한 군주국의 형태를 이야기 하고 있으며 12장 부터 26장까지는 다야한 이론을 통하여 완성되고 보다 완벽한 군주국이 되기위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제1장 국주국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으며 어떻게 성립되는가

제2장 세습 군주국

제3장 복학 군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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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장 교회형 군주국

제12장 다양한 군대의 종류와 용벙

제13장 지원군과 혼성군 그리고 자국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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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장 관대함과 인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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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장 아첨꾼을 피하는 방법

제24장 이탈리아의 군주들은 왜 나라를 잃게 되었을까

제25장 인간사에 미치는 운명의 힘과 운명에 대처하는 방법

제26장 야만족으로부터 이탈리아를 해방시키기 위한 간곡한 권유

 

플라톤의 국가, 아리스토텔리스의 정치학을 지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이론한 서양 정치철학의 이론적 진화와 발전을 통해 19세기 후반 20세기 초반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과 같은 근대적 민주주의의 정치 형태가 나타나게 될 수 있었다. 동양의 정치철학 사상은 윤리와 도덕에 지나치게 무게를 두고 실용을 멀리한 결과 서양에 실질적인 운영과 힘에 밀리게 되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과거 서양과 동양의 이론들을 비교해보며 오늘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어떠한 동양적 서양적 사상이 보다 낳은 미래를 살아 갈 수 있도록 해주는가에 대해서 고민해보는 시간을 한번쯤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늘 쓸대없는 자기생각들로 마무리되고 점철되는 리뷰이지만, 요즘들어 정치,역사, 철학 관련 서적들을 많이 들여다 보다보니 사색아닌 사색으로 시간을 때우게 되고 글도 중구난방이 되는 느낌이 있지만 이러한 생각들이 정리되었을 때는 나자신에게 보다 좋은 인생의 길을 제시하여 주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글을 마무리 짖고, 그냥 아직 한번도 이 책을 읽어 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시간을 내어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 이야기 해주고 싶다.

마키아벨리, 군주론, 15세기, 이탈리아, 로렌초데메디치

학창시절 역사 교과서에 언급된 정조는 조선의 임금, 개혁군주, 그리고 정약용과 함께 언급된 일련의 사건들정도 이다. 그리고 우리들이 아는 많은 정보들은 대부분 텔레비젼 사극이나 영화 영원한 제국 같은 각색되어지고 재해석되어진 일련의 매체들에서 얻은 것이다. 실질적인 사건에 기초했지만 주관적인 해석과 현대적관점이 많이 추가됨으로 왜곡의 소지가 많은 정보들로 우리는 정조를 평가하고 이해해왔다. 그나마라도 그런 정보들을 접하고 정조라는 조선의 임금에 대해서 알려고 하는 사람들조차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오늘을 살아가기도 빠듯한데 조선시대 여러 임금 중 하나 정조를 왜 굳이 시간을 들여가며 알아야 하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왜냐하면 나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역사란 오늘의 거울이다. 과거가 없이 오늘이 있을 수 없으며 오늘 없이 내일이 올 수 없다. 그래서 역사는 우리들의 삶에서 있어서 그리고 우리들의 미래를 위해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믿기 시작하면서 역사적인 사건들을 좀 더 깊이 그리고 시간을 들이고 공을 들여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근대 한국 정치는 팍팍한 민중의 삶과는 분리된체 그들만의 리그로 그들만의 잔치로 밀폐되고 폐쇄된체 운영되어 왔다. 하지만 높은 교육수준과 정치가 민중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는 의식이 사회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정치적 혼란이 국민들의 삶에 직/간접적 타격을 준다는 생각을 많은 사람들이 가지면서 오늘날 국민의 정치적관심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그로인해 많은 정치인들이 이전과는 다르게 상투적인 활동과 입발린 소리로 국민들을 현혹하는 것은 자신들의 정치생명에 크나큰 타격을 준다는 것을 조금씩 깨달아가고 국민의 눈과 귀를 의식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 정치의 많은 부분은 경제성장과 국민의식 성장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게 많은 국민들의 평가이다.

 

각설이 길어진 이유는 이 책 "정치가 정조"는 서울대 정치학과 박현모 박사의 박사학위논문을 수정 보완한것으로 상당히 학술적으로 깊이 접근해서 여느 정조관련 역사서와는 일련의 차이가 있다. 단순히 역사학자로서 정조를 학문적으로 분석하고 해석한 것이 아니라 정치학자로서 정조라는 역사적인물이 그 시대상황 속에서 내린 여러 정치적 결정과 정책들을 오늘날 한국의 현실 그리고 한국정치와 합리적인 비교법을 통하여 접근한 것이라 시간을 가지고 읽어 볼 가치를 가진 책이라 생각한다. 백년전 한국의 정치상황과 오늘날 한국의 정치상황, 삶의 방식과 기술은 발전하고 발달했으나 인간들의 이익과 이기에 기반한 정치적 갈등과 정책의 실패들은 그리 많이 변하지 않은 것. 그것은 과거를 부정하고 오늘의 잘못을 과거의 잘못을 연구하며 피하려한다기 보다는 그때의 그것과 오늘의 이것은 다르다는 핑계를 찾아내는데 급급한 것 때문은 아니었는지를 곱씹어보게 한다.

 

어떻게 보면 어려울 수 도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는 부분들이 있지만 상세한 주석들과 풍부한 자료 제시를 통하여 정조와 그 당시 조선의 시대상황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고 마지막장을 덮었을때는 지금 한국의 정치상황과 시대상황이 그때의 그것과 어떻게 닮았으며 정조의 결정과 판단 그리고 정책들이 오늘날에 맞게 변형되어 적용된다면 얼마나 과감하고 현명한 것들이 었는지 오늘날 과연 그러한 결단을 가지고 국민과 나라를 최우선에 두고 자신의 영달과 이익을 배제한 정치인 혹은 위정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횡설수설인 듯 한데, 각설하고 한번쯤 시간을 내어 읽어 봄직한 학술서 인듯하다.

정조, 정치가, 조선, 역사, 성왕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