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문학가, 사상가, 혁명가이자 교육가라는 다양한 타이틀을 달고 근대 중국문학사상에 여러가지 영향을 끼쳤던 루쉰.

아q 정전전은 그가 1921년 발표한 중편소설이다. 그가 만들어낸 아큐라는 캐릭터는 이후 중국에서 아둔하고 어리석고 불쌍한 사람들을 통칭하는 하나의 고유명사가 될 정도로 선명하고 생생하게 소설속에 입체적으로 적립되고 묘사 되어있다.

 

청이 망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 신해혁명, 복잡하고 혼란한 망국의 시대. 어리석지만 자존심 하나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은 허풍꾼 아큐. 그는 분위기에 휩쓸리고 도취되어 혁명이라는 의미가 무엇이며 그 혁명속에 속한 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체 혁명을 한답시고 떠벌리고 실체없는 자신만의 혁명군이 되어 약탈에 참여한다. 그리고 그 한 번의 죄에 대한 대가는 죽음으로 돌아오는 허무한 그의 인생.

 

어찌 보면 오늘 날을 살아가는 많은 대한민국의 서민들이 쉽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큐고 또 쉽게 우리내 인생과 비교 되며 씁슬한 미소를 줄 수 있는 것이 그의 인생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든다. 배우지 못해 알지 못하고 알지못해 저지르고 하지만 그 저지른 다는 것이 배운자들이 알고 저지른 그 것에 비해 훨씬더 미약하고 조악한 죄임에도 배운 자들 가진들에게 처벌이란 잠시 피해가는 소낙비요 아큐와 같은 자들에게는 목숨을 내놓아야 할 만큼 무거운 것이라는 것.

 

그리 길지 않은 내용이지만 몇 배 두께의 두꺼운 소설책이나 철학책 그 이상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인 것 만은 틀림 없는 사실이고 시간을 내어 한 번 그리고 고민 하며 한 번 두 번 정도는 읽어봐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큐, 신해혁명, 실업자, 노신, 뤼신

제목은 감독을 위한 영화 연기 연출법이다.

저자 주디스 웨스턴은 헐리웃에서 연기지도와 감독들을 위한 연기자 알기 워크숍등으로 아주 유명한 사람이다.

자신의 오랜 경험으로 연기자와 감독들이 서로 소통하지 못해 일어나는 문제점들을 분석하고 연구해서 내어놓은 책이 이것이라 할 수 있는데, 영어 원제는 directing actors인데 직역을 하면 연기자 지도하기 쯤으로 해석될 수 있다. 미국에서 연출을 공부하던 시절 일종의 교과서 역활을 한 책인데, 한국어 번역번 내용이 궁굼해서 다시한번 읽어보게 되었다.

원문으로나 한국어로나 그 중심 맥락은 변함없다. 누군가를 지도하거나 연출 즉, 조정이나 조절 하는 것이 아니라 연기자라는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과 연출자라는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가장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안에서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고 합의를 보는 방법을 유연하게 제시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연기자도 연출가도 연기자를 꿈꾸는사람도, 연출자를 꿈꾸는 사람도 한번쯤은 시간을 내어서 읽어보면 너무나도 좋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남자와 여자가 다른 행성에서 왔다고 표현될 만큼 때로는 현장에서 그리고 현장 밖에서 감독과 연기자는 아주 다른 성향과 행동과 사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서로에 언어에 관심을 가지고 마음을 열어야만 하는데 이 책은 그 방법을 조심스럽게 그리고 자세히 접근 한다.

 

뭐 아무튼 그렇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

연기, 영화, 연출, 감독, 배우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실망이라는 단어를 내 입과 머리에서 뱉어내게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번에 주욱 잡고 읽어 내려가기에는 내 부족한 지식이 발목을 잡았다.

특별이 어려운 문체도 특별이 함축적 내용의 연속이지도 않은 이 소설의 어떠한 부분 때문에라면 소재 속에 도구가 그 이유였다. 탈북자, 살인,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연결해주는 리니지라는 온라인 게임. 아마 내가 리니지를 조금이라도 접해보았고 소설속에 등장하는 리니지 바츠혁명전쟁에 대해 어느정도 지식이 있었더라면 시선과 뇌 활동을 더욱더 깊숙이 글속으로 끌어 들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복단을 비롯한 리니지 바츠 혁명에 참여하였던 혈맹원의 이름들. 낯선 장르의 낯선 이름들이 마치 외국 소설을 읽으면서 오는 이름들의 혼란을 자아내었지만 소설의 구성이 주는 그리고 문체가 주는 나레이티브는 마지막 장을 읽어 내리고 책장을 덮을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중간 중간 딜레이나 인터넷을 뒤져 소설속 리니지 혁명의 이야기를 뒷 배경들을 찾아내는 수고로움이 있었으나 어떻게 보면 그것 마져도 이 소설 '유령'이 주는 또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 쿠사나기와 그의 현실속 연인이면서 가상속 연인이기도 한 인형사(마리) 소설속에서 둘은 직접적 만남과 사랑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쿠사나기의 회상속에 등장하면서 마지막까지 그 관계의 모호함과 애틋함이 착각이냐 현실이냐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묘함이 있고 그 외의 다양한 캐릭터들이 주인공의 게임 세계와 현실 세계 속에서 흥미로운 줄다리기와 그에 걸 맞는 사건 전개를 통하여 탈북청소년들과 탈북자들의 생활을 신파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 이해하게 하였다는 점이 좋았다.

 

시간이라는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을 책인거 같다.

리니지, 혁명, 쿠사나기, 소설,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