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는 아니지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후 김진명의 소설은 그때 그때 챙겨보았다. 하지만 "가즈오의 나라" 즉 이 몽유도원은 읽어보지 않고 지나쳤다. "천년의 금서"를 보고 조금 실망하기도 했고 김진명의 소설에 그다지 색다른 매력을 찾을 수 없던 요즘이었는데 왠지 몰리게 끌리는 표지 그리고 기사를 통해 보았던 우리의 그림 몽유도원이 일본에 있다는 사실, 머 이런 저런 복합적 요인에 제목이 바뀌어 나온 이 책을 사게되었다.

 

김일성 사후 김정일 체제의 불안함. 36년의 앙금, 시원스러운 사과나 화해 없이 어물정어물정 지속되는 한일 관계. 약소국의 울분, 민족. 김진명 소설에서 빼어 놓을 수 없는 모든 요소들이 고스란히 들어 있고 그 것들을 풀어가며 결론을 내는 것 역시 이전 그리고 이후 작품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만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요즘 김정일이 죽고 북한의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면 뉴스들이나 정시 평론가들이 내어 놓는 여러가지 가설이나 이야기들이 김일성 사후 김정일 체제가 들어섰을때 그것들과 비슷하고 또 한일 북일 관계가 또 역시 비슷하다는 것이다. 되풀이된다는 것 그것은 아직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여진다. 답답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소설속의 이야기 그리고 그 소설을 통해 보여지는 우리의 현실. 소설속의 결말 그리고 결말 없는 우리의 현실. 여러가지 이유로 몽유도원을 보는 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소설 그 자체로 말하면 그렇게 재미있거나 잘 쓰여져 매력적인 소설이라고 느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소설 그 이상 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고민하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는 플러스 요인이 있고 시간 자체가 아까워지는 텍스트의 나열은 아니라고 본다.

 

누구 하나의 완전한 양보 없이 해결 될 수 없는 두가지. 남과 북, 그리고 한국과 일본. 우리들 그리고 우리들의 후손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더 고민하고 더 부딪히고 더 노력해야 풀릴까라는 의문. 또 우리가 아니면 해결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늘 우리가 아닌 다른이들에 의해서 해석되고 조정되고 분열되어지는 현실이 답답한 하루이다. 오늘도 뉴스에서는 북한이 미사을 발사한다고 이야기 하고 일본은 요격을 하겠다고 이야기 하고 한국은 응당한 대응을 하겠다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일본이 왜곡 역사 교과서를 더욱 많이 채택하고 독도를 자신의 땅이라고 이야기하고 한국은 감정적으로 흥분하지만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대응은 하지 못하고 있다.

 

사족으로 점철된 리뷰이기는 하나, 이 책이 던진 숙제는 무겁고 고통스럽다. 하지만 우리들의 문제이기에 다 같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노력해야 될 문제이니 책을 읽어보며 나도 작가와 같이 개인적인 해결책을 한번 고민해봐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몽유도원, 북한, 일본, 약탈문화재, 김정일

어린 시절 내가 처음 접한 추리물은 애거서크리스티의 연작들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최고의 탐정캐릭터는 불행하게도 일본 만화를 통해서 처음 만나 보았고 그 다음에 헐리웃에서 만들어진 영화를 통해 만났다. 책으로 홈즈를 접하기에 너무나 많은 양들의 영상물이 쏟아져나와 거리가 있었다고 해야 할까. 남들의 상상에 의해서 만들어져 보기 좋게 영상음상이 어우러져 쉽게 볼 수 있으니 굳이 책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았던 건 나만이었을까? 어찌되었던 최근에 또 헐리웃에서 만들어진 홈즈2탄을 보았다. 흔한 헐리웃 액션물 하지만 늘 보는 그 캐릭터지만 홈즈라는 일물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지겨울만한데도 지겹지 않은 머 그런 느낌. 하지만 작년쯤 영국에서 만든 티비시리즈 홈즈는 상당히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영상적인 부분과 왓슨과의 관계 그리고 그 멀때같이 크고 비쩍 마른 홈즈의 알 수 없는 수다스러움과 불안정함. 헐리웃 영화에서 로버트 다운 주니어가 비슷한 식으로 해석된 연기를 했지만 그 영국 티비시리즈 물의 홈즈가 훨씬 머라고 할까 매력적이고 끌리었다고나 할까.

 

각설하고, 내가 처음 홈즈를 책으로 읽은 것은 한 20대 중반 쯤이었던것 같다. 하지만 자세하게 어떤 느낌으로 어떻게 보았는지 그리고 무슨 편 무엇을 보았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하지만 영국 티비시리즈물을 보면서 묘하게 예전에 내가 그 책을 읽으면서 받았던 홈즈라는 인물의 현실 모습과 닮았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그래서 다시 책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홈즈 전집을 구입했다. 읽어가면서 영국판 홈즈 티비시리즈가 얼마나 원작의 느낌을 잘 해석해서 근대화 시켰는지를 보고 놀랬다. 하지만 그 이전에 그 옛날 이 탐정 소설을 처음쓴 아서 코난 도일의 상상력과 시직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글쟁이로 살아가고 있는 나는 왜 늘 남이 만들어 놓은 창작물 특히 글들에 이렇게 매일 감탄만 하며 살아야지 하는 자괴감이 들지만 잘 쓴건 잘쓴거고 재미있는 건 재미있는 것이다. 책장 한켠에 쌓아 먼지가 쌓여도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가지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책들이라 생각한다.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 읽을 것이고 한 번 읽은 후에는 언제 또다시 읽어보고 싶어질 만한 내용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일본, 미국 할 것 없이 많은 나라들에서 나오는 추리소설, 탐정소설, 그리고 탐정영화 등을 이야기 할 때 이 멋진 캐릭터 홈즈 그리고 그의 친구 왓슨에게 조금이라도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 있다고 이야기 한다면 그것은 자기부정이라고 말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고 많은 이들이 본 소설이기에 나 역시 이렇게 이제 다시 몇 권 읽어놓고 예찬을 하고 있다. 아직까지 단 한번도 홈즈를 책으로 읽어 보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면 시간날때 굳이 탐정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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