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책을 받았다.
끼아악... 책의 두께에 주눅이 들었다. 워낙에 긴건 싫어하는터인지라....
우선 맨뒤를 펴 보았더니 486... 아고메 언제 다 읽냐?
그렇게 몇일 눈치만 보고 있었다.
사실 요즘 내 맘이 내맘이 아닌지라 무력감이라는 것이 친구하자고 하고 있었다.
누가 그랬던가?
들이받는 소가 일 잘한다고?!!!
일 잘 못해도 좋으니 들이받지 않는 소가 백배 낫지.
양권사는 양양거리고
이집사는 이간질하고 김집사는 김빠지는 소리하고
최장로는 자기가 최고라고 한다고...
자식같으면 그래도 야단이라도 치겠구만
하늘같은 우리님들은 들을귀가 생길때까지는 무조건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내맘이 영 내맘이 아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고 다가오는 날짜 앞에 눈치만 보고 있다가 책을 집어 들었다.
성경도 막 읽지 마십시오. 곳곳에 숨어있는 하나님의 흔적과 호흡을 체험하십시오....
조용 조용 그분이 내게 말씀하고 계셨다.
하나님을 생각하면 비바람이 치고 폭풍우가 몰려와도 캄캄한 가운데 빛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자기를 묵상하면 자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고 모든 것이 막혀있어도 포기하지만 않으면 됩니다.
그렇게 그분이 내 옆에서 위로하고 계셨다.
하나님께서 종을 부르십니다. 종은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불러서 하는 것입니다. 이 부름이 확실한 사람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저는 신학교 갈 때도 고민했고 졸업할 때도 고민했습니다. 소망교회 김지철 목사님과 입학동기인데 그와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면 입학원서를 내고 지면 내지 않겠다는 어리석은 짓도 했습니다. 신학교를 졸업할 때는 ‘하나님께서 나같이 준비되지 않은 사람을 쓰시려면 얼마나 불편하실까. 내가 목사가 되어서 잘못하면 나도 괴롭고 하나님도 괴롭고 교인도 괴로울텐데 이걸 꼭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어느날에는 새벽기도를 하는데 ‘만약 하나님이 없다면 이처럼 미친짓이 또 어디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런 수많은 갈등과 방황 속에서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여기 까지 왔습니다.
깔깔 깔깔....
푸하하하하...
한참을 웃었다.
내 생각을 그대로 책에다 옮겨 놓았으니 어찌 웃음을 참을 수 있겠는가?
요리보고 조리봐도 알 수 없는 하나님의 섭리를 이 무지한 나의 눈과 귀로 측량하려니 늘 나는 힘에 겨웠다.
애나 키우게 집에 보내주세요...
그렇게 신학교를 졸업했고
하나님께서 나같이 부족한 사람 쓰시려면 얼마나 깝깝하실까.
내가 잘못하면 나도 힘들고 하나님도 힘들고 교인도 힘들텐데 이걸 꼭 해야 하나’
새벽기도에 대한 생각도 그렇고 모두가 내가 친구들과 하던 얘기들이었다.
그렇게 깔깔대다 눈물을 꾹꾹 찍어가며 이 책을 시간 가는지 모르고 읽어 내려갔다.
늘 알고 있던 이야기들이었고 들었던 이야기들이었다.
그런데 참 신기하다.
책속에 글들이 살아 있는 것이다.
우리 안에 메시야의 형상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메시아는 할 말이 많은데도 침묵하고 순종하셨습니다. 할 말 다하는 사람은 전혀 무섭지 않습니다. 저항하지 않고 순종하고, 알면서 속아주고 대신 대가를 치르고 허물을 뒤집어쓰는 사람이 정말 두려운 사람입니다. 이러한 메시아적 성품, 인격, 믿음을 가진 이들이 이 땅에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이런 사람은 모두에게 감동을 줍니다.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베풀 것입니다.
오늘 우리 시대의 화해자는 교회라고 믿습니다. 남북갈등, 지역갈등, 사상갈등 등 모든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분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면서 겉 표지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나는 위로받고 있었다.
그리고 회복되어가고 있었다.
내 입에서 감사의 고백을 드릴 수 있게 되었다.
하나님의 선하심을 찬양하고 있었다.
놀라우신 그분의 섭리를 발견해 나가고 있었다.
늘 심령이 가난하기를 기도하던 내 심령이 부자가 되어 있다는 것을 보게 하셨다.
성도가... 성도라면.... 이렇게 말하는 나의 심령은 이미 부자인 것이다.
하나님을 위해 열심히 사십시오!
그렇게 말씀하시고 가신 그 분에 의해 씌여진 이 책속의 글들은 한 알의 썩어진 밀알이 되어서 내 가슴 속에 싹을 피우고 있다.
귀한 책을 아니 양식을 주신 하나님!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