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별 4개를 주는 단 하나의 이유는 표지 디자인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들으면 섭섭하시겠지만 난 이 책의 표지가 정말 영 맘에 안든다.

한마디로 꽝이라 생각된다.

디자인만 상큼하게 바꾸어도 훨씬 더 많은 판매고를 올리지 않을까싶다.^^ 안타까운 마음에 한마디 거들어보았다.

내가 이런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니 내 딸이 슥삭 표지 디자인을 해주겠다고 가져온다. ㅋㅋ

 

버지니아 쉬리브스는 갈색머리의 탁월한 유전가가 가득한 가정의 돌연변이 같은 존재이다.

저혼자 금발인데다가 학교에서 알아주는 킹카,퀸카인 언니 오빠와는 달리 체중이 좀 과하기 때문이다.

스스로에게 자신없는 버지니아는 현재의 남친 프로기에게서도 대중적인 곳에서는 자신과 함께이길 싫어할거라 추측한다.

버지니아는 "뚱보 생활 지침서"를 작성하며 절대 하면 안될것들에 대한 목록을 만들고 철저히 지켜나간다.

엄마의 권유로 의사를 만나 체중에 관한 상담을 받고 노력을 하는 중에 버지니아에게는 영웅이자 오빠이며 부모님에세는 더할 나위없는 자랑인 바이런이 데이트강간을 하기에 이른다. 술을 너무 과하게 마셔 기억조차 나지 않아 무책임한 짓을 저지른 바이런은 대학교에서 정학을 맞게 되고 버지니아는 말할 수 없는 혼란과 실망에 빠진다.

하지만 청소년 심리가 전공인 엄마는 강간이란 말은 입밖에 내지도 않은 채 겉으로는 여전히 완벽한 가정인 채 애를 쓴다.

이런 엄마에게도 자신의 다이어트에서도 염증을 느끼게 된 버지니아는 1년동안 멀리 떨어져 지내는 섀넌이 머무는 시애틀로 날아가기로 작정을 하고 비행기 티켓을 구입하기에 이른다.

이 일을 계기로 버지니아는 부모님께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게 되고 학교에서도 외톨이처럼 스스로를 격리시키며 지내던 모습에서 조금씩 변화를 갖게 된다.

화장실내에서 우연히 엿듣게 된 교내 퀸카 브라이일당에게 버지니아처럼 사느니 자살을 하겠다는 소리에 충격을 받았지만 나중에 브라이가 거식증환자임을 알게 되고는 브라이에 대한 미움도 사라지게 된다.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버지니아의 체중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오빠의 데이트상대강간사건이나 부모님의 허락이 떨어지기 전에 비행기 티켓을 샀던 일이나 그 외의 소소한 일들로 버지니아는 진짜 자신을 찾게 된다.

무엇보다 버지니아에게 자신의 현재를 사랑하게 깨닫게 해준 크로우리 선생님의 따뜻한 말 한마디는 버지니아를 체중이 아닌 버지니아 자신으로 살아갈 용기를 주게 된다.

단순히 살을 빼서 외모를 변화시켜서 행복해진 버지니아가 아니기에 버지니아의 행복해진 삶에 그 삶에 대한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외모가 전부인것 같은 세상을 살면서 버지니아의 이야기는 가슴이 따뜻해지고 진정한 자신의 행복은 외모의 변화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의 변화임을 깨닫게 해준다.

완벽한 가정인 체하며 살고싶어하는 버지니아의 엄마에게도 어느 정도 공감이 가며 나도 정작 내 아이의 고민은 외면하고 귀담아 들을 준비가 안되어있으면서 다른데에만 한눈이 팔려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도 하게 된다.

버지니아는 늘 쉬리브스집안의 일원이었지만 전에는 한번도 가족의 일원이라고 느끼지 못하였다가 버지니아 스스로가 자아를 찾고 행복함으로 드디어 자신이 가족의 구성원으로 인정받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을 보며 사춘기 시절에 겪게 되는 가족내에서의 소외감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이제 사춘기에 접어든 나의 큰 딸. 크게 겪고 있는 것은 아니야..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아주 쉬운 것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저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하게 하고 기다려주면 되는 것을 조급해하고 제재하려고만 하지는 않는지.

한 발 물러나서 보게 되는 버지니아의 이야기에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고 변화하게 된다.

내 아이를 존중해주자. 더 많이 더 자주 아이에게 귀기울여주기로 오늘도 다짐해본다.

 

뚱보생활지침서, 캐롤린매클러

푸른문학상 수상작들의 모음집이다.

동화나 동시나 소설이나 이런 문학들을 보면 그 시대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문학작품으로 다시 한번 요즘 내가 살고있는 시대를 돌아보게 된다.

청소년 소설을 보면 요즘 청소년 아이들이 사춘기를 어떻게 겪고 있으며 어떤 생각과 고민을 하는지 엿볼수가 있다.

나의 철부지 아빠에서는 주로 초등학생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그 아이들을 안고 있는 우리네 삶을 거울처럼 들여다볼 수 있다.

 

[너, 그 얘기 들었니?]는 소문이 어떻게 시작되며 전혀 근거없는 소문에 살이 붙여지고 소문의 피해자가 겪는 난감함과 눈덩이처럼 커져가는 소문의 허구성에 대한 이야기다.

보라는 하은이가 최강민을 좋아한다며 호들갑을 떨며 귓속말을 해준다. 나와 너만이 아는 비밀이라고.

비밀을 좋아하는 우리들. 지켜지지 않아야 비밀인건지 나는 금새 다른아이의 귀에 대고 약간의 살을 붙여 둘이 사귀는 사이라고 소문을 낸다. 꼭 너만 알고 있으라는 말과 함께. 이렇게 소문의 당사자들까지도 알게되는 비밀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런 소문은 끝도 없이 커지고 진실이 밝혀져도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 누군가는 그 진실을 의심하고 왜곡한다.

남 이야기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나쁜 이야기에 더 솔깃해지는 우리들. 점점 어름이 되어가면서는 그런것에 염증을 느껴 고치려고 애도 써보고 귀도 닫아보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인만큼 나의 소문에 귀가 더 활짝 열리는게 사실이다.

그 소문으로 당사자가 피해를 입고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된다는 것은 금방 잊어버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어른들의 추한 모습을 아이들이 고스란히 닮아가고있어 기분이 유쾌하지 않다.

[우리에게 필요한 마법가면]은 친하게 지내던 형이 어느 날부터 자꾸만 선물을 요구하며 겪는 갈등을 그린 내용이다.

지웅이는 성민이 형을 보기가 껄끄러워진다. 얼굴을 볼때마다 자꾸만 뭔가를 요구하는 거다.

우연히 지웅이는 가면가게에서 마법의 가면을 손에 넣게 되고 마법가면의 놀라운 힘을 알게 된다.

알고보니 성민이형도 누군가에게 협박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알게되고 정말 가면이 필요한 사람은 자신이 아닌 성민이형이라는 걸 깨닫고 형에게 가면을 건네준다. 가면의 힘(?)으로 성민이형은 더 큰 형들에게 대적할 수 있었고 비록 얻어맞긴 했지만 용감하게 맞섰다. 하지만 이 마법가면은 정말 마법가면이 아니었다. 그저 단순한 가면케이스였지만 마법의 힘이 필요한 이에게는 기꺼이 마법가면이 되어주었던 거다.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자. 내가 당하고 있다고 또 누군가를 희생시키려는 이기심.

우리시대가 안고있는 우리의 꿈나들의 이야기가 너무 어둡다.

너무 어두운 쪽으로만 촛점이 맞혀진걸까, 아니면 우리사회가 너무 어두워져 가고 있는걸까?

이런 시기를 잘 겪고나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도 점점 밝아질까?

내가 잘 모르고 지내던 것들을 소설속에서 볼 때 다시한번 자각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아이들도 이런 동화속에서 자신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쉽게 했던 남이야기, 아무렇게나 놀려댔던 코시안아이들, 더 약한 아이들에게 함부로 사용했던 작은 권력들. 거울처럼 들여다보며 유리처럼 맑아지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의철부지아빠, 푸른문학상

청소년소설이다보니 내가 이미 오래전에 겪었던 아니 나는 겪지 않고 지나갔는지도 모를 사춘기의 고민과 방황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그러나 그 고민들이 그방황들이 밝지 않아 마음이 울적했던 면도 있다. 결국에는 좋은 끝을 맺었지만 우리 현실에서도 소설속에서처럼 좋은 끝이 맺어질지는 의문이다.

 

첫번째 이야기. 불량한 주스가게

엄마의 주스가게 이름이다. 아들은 고등학생. 같이 어울리던 무리의 아이가 무리에서 탈퇴를 하자 집단폭행한 것이 적발되어 무기정학을 받았다. 매일 반성문을 쓰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중 엄마는 난데없이 여행을 다녀오겠노라고 하신다.

주스가게는 아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아들에게 맡겨둔채로.

얼마 뒤 우연히 엄마가 수술을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엄마 대신 주스가게를 꾸려나간다.

엄마의 입원과 엄마 대신 일했던 몇일의 경험으로 아들은 조금의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 깨달음으로 써내려간 반성문은 선생님의 마음을 움직여 아들은 다시 학교에 나갈 수 있게 된다.

조금의 깨달음으로 아들의 변화가 얼마 못갈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렇게 물꼬를 트는 계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두번째 이야기. 올빼미 채널링을 하다.

사오정처럼 늘 남의 말을 잘 못알아듣는 유성. 하지만 유성에게는 남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즉 채널링의 능력이 있었다.

처음부터 있었던것은 아니지만 노력끝에 능력을 갖게 된 것 같다...

요즘의 아이들은 남의 이야기에 귀를 잘 기울이지 않는다. 유행하는 노래나 연예인 이야기에는 열심이면서 정작 자신의 고민은 별로 나누지 않는다. 나누고 싶은 생각도 나눠갖고 싶은 생각도 없는 것 같다. 그런 아이들에게 채널링의 능력이 생긴다면 어떨까.

누군가가 나의 생각을 읽어낸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하지만 이야기속에서처럼 겉으로 드러내진 못하지만 속앓이로만 누군가의 도움을 요구하는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유성은 그런 이의 이야기를 귀담아주었다. 그래서 큰 화를 면하고 여러 사람의 목숨도 구할 수 있었다. 꼭 채널링이라는 특별한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누군가에게의 관심이 그 사람의 생각을 읽게 해주는 건 아닐까.

 

세번째 이야기. 프레임.

학교 시험에서 예비마킹만 하고 컴싸를 안해서 수학점수가 27점으로 나와버린 성택. 컴싸를 제대로 했다면 아마 95점을 받았을것이다. 중학교때처럼 사탕몇봉지면 제대로 채점해줄거라고 믿었는데 일이 너무 커버렸다.

나중에 학교를 빛낼 인재감이었기 때문에 선생님들간에도 의견이 분분하다.

원칙을 따져야한다. 감독은 뭐했나, 봐줘라, 안된다... 등등.

결국 성택은 자퇴를 결심한다. 옆에서 지켜보는 민준은 마음이 복잡하다.

입시외에 다른 걸 생각할 여유가 있을까. 몇년 후에 있을 나의 아이의 미래이기도 하여 지금 아이들의 이런 학업스트레스는 벌써부터 나를 숨막히게 한다. 대안은 없는걸까. 우리나라에서 멋지고 즐거운 학창시절을 보내며 즐겁게 공부할 수는 없는걸까.

친구가 적이 아닌 동지로서 동지애와 끈끈한 우정을 이 치열한 경쟁속에서 어찌 쌓을 수 있을까 걱정스럽다.

 

네번째 이야기. 텐텐텐 클럽.

리듬에 몸을 흔들며 흥을 즐기는 홍대의 클럽이름이 아니다.

아버지 새엄마 나의 나이차이가 각각 열살이라 텐텐텐 클럽이다.

새엄마는 스물아홉 나는 열아홉 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어색한 관계같은 모자는 너무 예쁜 모습으로 열심히 살아간다.

새엄마에게 애인이 생겼어도 기꺼이 기뻐해주는 마음착한 아들이다. 애인이 생겼어도 함께 아들을 키워나가려는 마음착한 엄마이다. 삶은 힘들지만 서로 아끼는 마음이 있어 행복한 그들의 이야기에 나도 힘이 난다.

 

 

몇 편의 이야기속에 우리의 얼굴이 있다.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아이들이 읽으면 얼마나 공감할지는 모르겠다.

공감되어도 한참 삐딱할 나이에 무조건 다르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조금 어두워보이는 우리의 여러 걱정을 한번씩 생각케하는 이야기들이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행복해야 우리나라가 행복한건데 우리나라 아이들은 과연 행복한걸까...하는 심오한 생각도 해본다.

 

푸른문학상, 불량한주스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