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두산 순교성지와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사이에는 한강물길이 시원스레 굽어 보이는 양화진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곳은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근대역사 문화공간으로 역사교육을 겸한 호젓한 가족나들이 코스로도 제격이다. 방문객에게 역사와 문화에 대한 볼거리 제공과 사색의 공간을 제공하게 된다. 

<절두산 순교성지>

기념관은 성당과 순교 성인28위의 유해를 모신 성해실, 박물관으로 구성돼 있으며,기념관에는 한국 천주교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유물, 각종 문헌과 순교자들의 유품이 전시 되어 있다. 또한, 성지 내에는 김대건 신부 동상을 비롯한 각종 순교기념비가 세워져 있어 엄숙하고 성스러운 분위기가 묻어나는 곳이다.

<마포구청 ’마포문화체육관광’ 사이트 참조>


합정역 인근에서 산지 3년이 다되어가도록 가보지 못했던 곳이다. 간혹 표지판을 보면서 가볼까 싶기도 했지만, 다음에 다음에 하다가 결국 3년이 지나서야 다녀왔다.

핑계라면 종교와 관련된 곳-난 종교가 없다-이라는 점과 일상 생활의 번잡함, 그리고 가까운 곳이니 언제든지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가을을 접어드는 어느 일요일.
덥지도 춥지도 않은 적당한 날씨. 그리고 오랜만에 데이트도 하고 싶은 마음이 겹쳐, 그냥 편하게 말해 아무 생각없이 불쑥 양화진 공원을 향해 갔다. 아무런 정보도 찾지 않고.


상수역에서 출발

주차장골목 다음 4거리에서 한강변을 따라 걸어가다보니, ’한국중부발전, 서울화력발전소’라는 회사가 보인다.


<한국중부잘전, 서울화력발전소 앞 3거리>

표지판을 따라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서울에 이런 거리가 있었나 싶게 아담하고 예쁜 거리가 나온다. 주변에 작은 출판사도 있고, 번화가에 있었다면 조금은 평범하게 느껴졌을 법한 예쁜 카페들도 조금씩 생기고 있었다.


<왕복2차선 길을 따라 가로수가 심어져 있는데, 단풍이 피는 계절이 되면 운치있고 좋을꺼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길>


<길 안쪽에 있던 출판사 동학사>
주변건물과 조금 어울리게 자그마하게 있었다. 어떤 책을 출판하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빌라 건물 1층에 자리잡은 카페>
내부를 찍지 못했는데, 외부의 평범한 모습과 달리 상수역 인근 카페의 느낌이 드는 예쁜 카페.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들이 많았던 거 같다.


<길을 걷다 만난 외부도 아기자기한 귀여운 ’카페즈키’>
이날은 들어가보지 못했지만 다음에 들어가 차 한잔 마시고 싶다.


<지금은 사라진거 같은 이발소>
언제부턴가 이발소보다 미용실이 많아지기 시작했는데, 여전히 남아있는 이발소를 보면서, 이곳도 서울에서 꽤 오래된 지역이라는 걸 새삼 알게되었다.


<마포07번 마을버스 종점>
양화진공원 입구는 마포07번 마을버스 종점이었고, 그 옆에는 공용주차장 입구가 있었다. 아스팔트 도로가 아닌 보도블럭으로 만든 도로가 인상적이었다. 버스 종점이면 으레 있는 파라솔과 테이블에 어김없이 운전기사분들이 앉아서 쉬고 계셨다.


<절두산 순교성지 입구>
나무로 계단을 만들었는데, 장애인을 위한 시설인지,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시설인지 아니면 둘다인지 모르지만 가운데를 가로질러 만들어 놓은 경사면은 너무 인상적이었다. 




<순교자 기념비>
이 곳에서 순교를 한 분들을 하나하나 최근에 조각해 놓은 것 같았다. 그 속에는 이름을 가진 사람도 있었지만, 무명인도 있었고, 무명인이라는 이름조차 없는 경우도 있었다. 그들의 모습은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사람이 가진 믿음 때문에 사람의 생명을 함부로 없애는 건 어떤 이유에서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올라와 오른쪽으로 지하철이 지나가는 굴다리 밑으로 가니 양화진 공원이 나왔다.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잔디밭에 모여 뭔가를 열심히 이야기하는 사람들, 의자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베드민턴을 치는 사람들, 소소한 일상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양화진 군영 터>

양화진(楊化鎭)이란 이름의 유래를 보면은, 사람들은 흔히 양화진(楊化鎭)과 양화진(楊化津)의 한자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진(鎭)은 교통은 물 론 군사상 요충지로서 군대가 배치되고, 진(津)은 단순한 나루터를 의미하는 것으로 여기서는 전자를 말한다. 

망원정지에 표석이 있으며, 양화진은 서울과 제물포, 강화방면을 잇는 나루터로 진영이 처음 설치 된 것은 영조 30년(1754년)으로 어영청에 속하고 군사 100명과 배 10척을 두어 방비하였다. 

<대한민국 문화지도 소구리 사이트 참조>


양화진공원은 그리 크지 않았고, 공원을 지나니 ’외국인선교사묘원’이 나온다.


<양화진 외국인선교사 묘원>
도착한 시간이 이미 5시를 넘어서 들어가지는 못했다. 역사적인 장소, 그 공간이 가지고 있는 기억을 종교와 상관없이 둘러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외국인선교사 묘원>


<지하철 2호선 합정역을 들어가는 위치에 설치된 방음벽>
양화대교를 지날때마다 보이던 그림을 가까이에서 봤다. 매번 그냥 그림이 있구나 정도의 느낌만 있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천주교와 관련된 그림들이었다.
- 이 그림 설명을 볼려고 했는데, 옆에 있는 기념관이 문을 닫아서 못 봄


<노기남 대주교 기념관과 박해체험관>
우리가 들어갔을 때, 문을 닫기 바로 전이었다. 왼쪽은 노기남 대주교 기념관이었고 오른쪽은 박해 당시를 직접 체험할 수 있게 꾸며놓았다.
건물을 타고 자란 등나무(?)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김대건 신부가 라틴어로 쓴 보고서>
김대건 신부가 당시 상황을 교황청에 알리기 위해 쓴 보고서라고 한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건 바로. 그거다. 보고서에 기록되지 않은 이들은 모두 묻혀버린다는거. 물론 보고서가 필요하다. 하지만 보고서만이 절대는 아니라는 거다. 인간은 전지전능하지 않다. 수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는 인간이 쓴 보고서만으로 모든 걸 판단할 수 있을까? 하지만 보고서가 없다면 아예 묻혀버리고 말았겠지만. 그래서 숨겨져 있는 이야기, 아직은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에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처음 감탄한 건 김대건 신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틴어를 안다는 것도 너무 예쁘게 쓴 것도.


<노기남 대주교가 타고다니던 포니2>
포니2를 보게될 줄이야. 깨끗하게 잘 보관되어 있었다.



<박해 체험장>
사극에서 많이 봐 왔기에 조금은 익숙해서일까 그리 생소하지만은 않았다.

이후 곳곳에 있는 상들 앞에서 천주교인들이 기도를 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순교지이니 아마도 성스러운 곳일테고, 많은 신자들이 찾아와 기도를 드리는 것이리라.


<정면 멀리에 있는 김대건 신부 상>


<촛를 피워 소원을 비는 신도들>
나도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너무 성스럽게?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조금 막막한데, 기도를 너무 열심히 고요히 진심을 다해 하는 신도들 앞을 지나기도, 그렇다고 대놓고 사진을 찍기도 미안해서 뒤로 물러서서 보다가 멀리서 한컷만 찍었다.





믿음의 힘이란 정말 대단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절두산 박물관 올라가는 길>
너무 늦게 가서 문 닫았다. 올라갔더니 이제 내려가야한다고 해서 바로 그냥 내려왔다.


<한강 건너편 지는 해>
내려가는 길 한강이 보였고 건너편에서 해가 지고 있었다. 해질녘에 찾아가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룡화단 이라고 한다>

순교복자 103위께
청룡화단
월남참전해병장교단 드림

하고픈 말이 참 많지만. ㅠ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dit by 느리게삶.
Photo by 느리게삶.
@ 2010.10.17

<양화진 소개 동영상 보기>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