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무수히 등장하는 종족명과 지리명에 익숙치 않아 쉽게 읽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그 명칭에 익숙해진 상태가 되니 비교적 쉽게 읽혔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나쁜 모습을 보고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읽으면 좋을 듯 한데, 책 내용을 비판적으로 볼 수 없을 경우 상당히 위험할 수도 있는 그런 책인 듯 하다.

사람들의 이주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기보다, 유럽인을 중심에 놓고 그들의 이주사를 이야기 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백인우월주의, 더 세부적으론 앵글로-색슨 또는 유태인 우월주의적 시각에서 그들의 이주를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책 속에 자주 등장하는 피부색에 따른 인종차별적 이야기와 용어들의 자연스러운 사용 등을 읽으면서 참 무섭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책 속에 보면, "이 유럽인들에 이어 곧 중국인 및 일본인 이주민이 가세했다. 그런데 이들 동양인들의 이주의 물결은 .....(중략) .......이주 인구의 성격을 변화시키는 데 기여하게 된다. 모범적인 이주민, 달리 말하면 쉽게 동화할 수 있는 모범 이주민의 상에 부합되지 않는 이주자들이 늘어났던 것이다."(p.235)

이 책에서 모범 이주민의 상은 바로 영국이나 게르만의 문화를 가진 유럽인이며, 유럽인이 아닌 다른 문화를 가진 이는 미대륙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킨다고 말하고, 심지어 비정상인 취급까지 한다.

"그 이전 사람들이 어느 정도 정상인과 비슷하게 보였다면, 즉 생산 수단과 정부 그리고 사회 조직을 이미 장악해버린 웝스(WASP), 즉 백인 신교도 계급과 비슷하게 보였다면, 새로 도착한 사람들은 눈에 띄게 달랐던 것이다."(p.235-236)

한편 이들의 종교와 풍습 역시 야만적으로만 판단하고 있으며, 영어를 모른다는 이유로 문맹자 취급을 하고 있다.  "종교 역시 풍습만큼 야만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중략)..... 대부분 문맹자였다."(P.236)

문제는 앞서 저자들이 밝히고 있듯이, 유럽인이 아메리카대륙으로 이주하기 훨씬 전 이미 아시아에서 이주를 했고, 이후 유럽인이 이주를 해 정착을 한 과정 속에 다시 아시아인들의 이주가 있어왔는데, 유럽인의 이주는 매우 낙천적이고, 건강하고, 개방적이고 모험심도 강하고, 창조적인데 비해, 그 외 이주민들은 미대륙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키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즉 그 비슷한 또는 유사한, 심지어는 같은 이주라는 형태를 띄고 있는 행위의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즉, 한쪽은 나쁜 짓, 한쪽은 용기있는 짓이라는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책이다.

결론을 다시 말해, 가능하면 그냥 안 보는 것도 좋을 듯 한 책이다. ^^;;



인종우월주의, 비추

조금 오래전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을 본 기억이 있다.

 

 

그러던 차 아시는 분이 이 책으로 세미나를 해보자는 의견이 있어 읽게 되었다.

 

 

 

우선, 쉬운 언어로 씌여져 결코 어렵다는 느낌이 없이 읽어갈 수 있었다.

 

아마 그래서 더욱 그 내용이 머리 속에 깊이 각인되는 지도 모르겠다.

 

 

 

처음 읽으면서 책에 나름의 반론도 달아가며 읽었는데, 매장이 지날 때마다 그 반론에 대한 반론을 읽을 수가 있었다. 꼭 저자와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는 말. ^^;;

 

 

 

이 책에서 소개한 많은 가설들이 결코 모든 것을 설명해 줄 수는 없지만, 그리고 저자가 말 하듯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용성은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아직 세상’의 모든 현상을 혼자 설명할 수 있는 가설은 없다. 만일 있다면, ’예외’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말아야할 것이다.

 

 

 

저자는 독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쉽게 동의할 수 있는 가설부터 설명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가설이 가진 약간의 오류(?) 일반인이 놓칠 수 있는 점을 지적해가며 다음 가설로 넘어간다. 그리고 반복하며 이타적 인간의 출현을 설명한다. 그리고 나는 점점 그 속에 빠져든다.

 

 

 

지금 한국 사회에 직접 적용이 가능할 만큼 괜찮은 책이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좋다.

 

 

 

지금 어쩌면 조금 이기적인 한국사회,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물론 점점 더 타인을 위한 사람들이 늘어나지만- 사회, 물질만능이 인간다운 삶 조차 넘어서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사회에서, 나 하나가 이타적이 되었을 때, 내 주변도 함께 이타적이 될 수 있고 그렇게 점점 이타적인 사람이 늘어갈 수록 우리 사회엔 긍정적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어 참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