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날 카페를 찾아가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신 기분이 든다. 술(칵테일)을 처음 배울 때에도, 커피를 배울 때에도 카페를 방문해서 커피를 마시면서 공부를 했다. 세 군데 이상 방문해서 그곳 커피를 마셔보고, 매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교육의 일부분이었다. 더군다나 발표를 하는 것이 교육과정에 들어 있어서 허투루 할 수 없었다. 덕분에 많은 공부가 되었다. 하지만 『카페 마실』에는 내가 갈 수 없는 곳의 카페를 소개하고 있어서 더욱 좋았다. 유럽,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일본까지. 갈 수 없는 곳의 카페 소개라 더 관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저자 심재범은 누구인가?

그는 하늘을 나는 바리스타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1995년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으로 입사해 캐빈 매니저를 거쳐 현재 바리스타팀 그룹장(대단해~)으로 근무하고 있다. 전문 바리스타 자격으로 기내에서 커피를 서비스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이 유일하다. 그런데 비행기를 많이 타보지 않은 나로서는 왠지 낯설게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타보고 싶다. 비행기 안에서 마시는 그네들의 커피 맛은 과연 어떨까?

 

Part1 - 유럽 이야기.

Part2 - 오스트레일리아.

Part3 - 미국.

Part4 - 일본.

오스트레일리아는 왠지 낯설게 느껴진다. 나머지 나라(유럽을 포함해서) 미국이나 일본은 커피를 많이 소비하는 나라로 이미 알고 있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사실 커피를 많이 소비하는 나라라고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

유럽편에는 영국과 프랑스 파리에 있는 카페를 소개하고 있다. 영국하면 사실은 커피보다는 기네스 맥주, 피쉬앤칩스나 차(홍차)가 생각나는 나라였다. 하지만 이 책에 소개한 카페를 따라가다보니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났다. 나 자신은 깔끔하지 않으면서도 깔끔한 런던 스타일의 카페에서 커피 마시는 상상을 한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카페는 어떨까. 음, 우선 눈에 띄는 곳이 호리구치 커피. 커피를 배웠다는 사람은 이 단어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혼자서 방문하기 좋은 곳이라고 하니 내 성향과도 딱 들어맞는 거 같다. 아마 죽을 때까지 찾아가 볼 일은 없겠지만 가보고 싶은 곳 1순위라고 말하고 싶은 곳이다.

 

이 책에서 소개한 카페에는 머신으로 뽑는 에스프레소 외에 많은 커피 추출기구로 뽑는 것 같다. 융드립(사실 융드립은 별로다. 관리하기가 힘들어!)에서부터 사이폰까지. 아직까지 많은 곳을 방문하지 못했지만 머신이 아닌 다른 추출기구로 뽑는 그런 카페가 있다면 방문하고 싶다.

 

사진과 함께 저자의 카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안 가본 곳이지만 그 곳의 분위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오늘같이 추운 날 동네 카페라도 방문해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셔보는 건 어떨까?

선물포장을 뜯어보니 여행에 대한 사진이 잔뜩 들어 있다. 그리고 좋은 글귀가 있다. 아, 왠지 모르게 사진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또한 글귀를 읽으니 치유가 되는 느낌까지 든다. 왠지 거짓말 같다고? 아니다. 읽어보면 이런 느낌이 든다. 진짜다.

이 책은 그리 길지 않은 산문집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포토에세이. 더 정확히 설명하자면 포토여행에세이에 속하는 책이다. 장르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이 책을 읽다보면 어느덧 위로를 받고 있는 기분이 든다. 가끔은 책을 읽고 힘을 얻는 경우가 있다. 뭐, 그 힘이라는 것도 시간이 지나면 퇴색해서 힘이 빠져버리긴 하지만. 이 책은 힘을 얻는다기보다는 지친 심신을 조물딱 조물딱 마사지를 해줌으로서 풀어주는 기분이 들게 해준다. 좋은 기운을 받았으니 좋은 책임에 틀림은 없다. 이런 기분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다른 사람들도 이런 기분을 느끼는 분이 있을 거라 믿는다. 그런데 책 표지에 이런 문구가 있다. 책의 표지 왼쪽 상단부분을 보면 문구 하나가 보인다. “영화로 기억하는 여행의 순간” 영화라고…. 영화의 명대사인 것으로 보이는 글귀들이 사진과 함께 수록이 되어 있긴 하다. 하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 저로서는 글귀들이 정확히 들어오지 않고 있다. 영화를 좋아하거나, 영화쪽 관련한 사람들이 보면 단번에 알 수 있겠지만 도저히 모르겠다.

 

사진 속 장소들.

음, 왠지 모르게 낯설다. 외국풍경들이다. 그래서인지 사진에 찍힌 분들도 외국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생생정보통 보면 어디서 찍었는지 모를 사진 속 장소를 찾아 그 장소에서 다시 사진을 찍는 코너가 있다. 대한민국 내에도 멋진 장소는 많다. 굳이 외국까지 가서 사진을 찍을 필요가 있을까?

 

많은 영화제목이 나온다. 본 제목보다는 안 본 영화제목이 더 많다. 음, 이 책은 나와는 맞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사진 속 풍경은 멋있고, 나오는 영화 속 대사들이나 영화와 관련된 글들은 참으로 멋있어 보인다. “마음 속에 있는 두려움을 이겨내야 / 건너편에 있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단다.” - 뭔지 모르게 멋있어 보이지 않나. 이런 멋진 명문장들이 이 책에는 많이 나온다. 뭐, 꼭 멋있지 않은 그저 그런 명문장도 많지만 말이다.

 

내 머릿속의 지우개 - 라는 영화에 나오는 문장도 나온다. 대부분이 외국영화인데 반해서 한국영화에 나오는 문장도 수록이 되어 있다. 대단한 거 아닌가 싶다. 왠지 한국 영화계의 자존심을 세워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런데 이 영화말고는 없나? 음, 정말이지 외국영화제목이 더 많다.

 

왠지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여행가방 매고 떠나고 싶다. 아니다. 지금은 추워서 나중에 떠나야겠다. 아니면 이 책처럼 외국으로 뜰까? 따끈따끈한 동남아시아 쪽으로 여행을 간다면 왠지 구질구질했던 마음이 쫘악 펴질 것만 같다. 이 책을 여행가방에 담고 비행기가 뜨는 인천국제공항으로 가고 싶다.

 

오늘 좋은 여행과 관련된 책을 만났다. 언제쯤 나는 이런 여행을 갈 수 있을까. 저자가 부럽다. 부러운 마음과 함께 이 책을 덮는다. 빨리 덮어야 배가 안 아프지. 남을 부러워하면 배가 아픈 법. 하하하.

이 책의 제목 :

『나는 오십에 작가가 되기로 했다』이다.

이 책의 저자 : 최병관.

이 책의 저자는 전문적인 작가는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작가가 되고자 노력하는 분이시다.

작가는 이 책을 쓰기 전에 이미 글을 써 본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 사회생활을 기자로 시작했으니 매일 매일 글을 썼을 것이다. 하지만 이 분의 글을 읽다보니 자신은 글을 참으로 못 쓴다고 이야기를 했으며, 아내의 도움까지 받았다고 이야기를 했다. 참으로 솔직한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뭐, 아무렴 어떠겠는가? 지금 자기의 힘으로 이 책을 썼으니 대단하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아무나 글을 써서 책을 쓰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을 펴냄으로써 이 분은 이미 어느 정도의 경지에 도달해 있는 것이다. 자랑스러워해도 된다고 본다. 이 글은 그러면 어떤 것에 치중되어 있는 것일까? 자기 계발서일까? 아니면 수필. 그것도 아니면 글쓰기를 가르쳐주는 책. 일단은 셋 다 어느 정도 포함이 되어 있다고 본다. 내용을 읽으면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으로 봐서는 그냥 자기 계발서라고 할 수는 없고, 수필에 해당된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글을 읽다보면 글쓰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봐서는 글쓰기에 대한 책이라고 할 수도 있다. 거기에 자기 계발서라고 할 수 있는 건 제목에서부터 눈치를 챌 수 있을 것이다. 나이 오십에 작가가 되기로 했다는 말. 자신의 힘으로 자신을 계발해서 작가가 되었다는 말이니 말이다. 아, 그리고 책표지에 보면 이런 글도 자기계발서라고 할 수 있고, 글쓰기에 대한 책이라는 증거가 될 것이다. “바쁜 직장인들을 위한 독서· 글쓰기 비법”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목차를 보면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으니 보면 안다. 첫 번째 : 초보 작가의 좌충우돌 분투기 - 이 부분에서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한 이야기가 나온다. 예를 들어 책을 쓰기 위해, 독서를 하기 위해 술을 끊고, 골프를 끊었다는 눈물겨운(?) 이야기가 나온다. 두 번째 : 초보 작가의 독서 편력기 - 이 부분에는 읽은 책에 대해서 나오는데 인상적인 것은 헌책방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는 부분이었다.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은 동네책방의 몰락을 들 수 있다. 그런데 헌책방을 찾아가 책을 싸게 산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헌책방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서 같은 거. 세 번째 : 독서 & 글쓰기 가이드 - 이 부분에서는 자기 계발서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자기 계발서가 되었든 문학작품이 되었든 상관없이 읽으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물론, 이 책의 저자는 처음에 독서에 흥미를 갖기 위해서는 읽고 그 다음부터는 조금씩 자제를 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의 말을 인용하자면 “하지만 자기계발서 독서에 머무를 경우 한 차원 높은 독서로 발전하지 못하게 된다.”라는 말로 경고를 해주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닥치는 대로 읽는다. 없어서 못 읽고 있다.

 

책 읽기와 글쓰기.

이 모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다. 몇 년 전부터 책과 글쓰기를 함께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특정분야의 책을 좋아하기보다는 책이라면 그저 좋아서 읽고 그 책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를 쓰는 것이 좋다. 책에 낙서하기도 좋아해서 늘 볼펜이 손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