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아홉 나는, 유쾌하게 죽기로 했다』

나도 그렇게 죽고 싶지만 아직 운명이 나를 삶의 구렁텅이에 쳐박아 놓고 꺼내주지 않고 있다. 남의 죽음. 그렇게 관심은 생기지 않지만 이거 하나는 배웠다. 그녀의 죽음은 헛되지 않았고, 그녀에게서 삶을 어떻게 살아내야 하며,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배웠다. 그녀는 기본적으로 낙관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늘 희망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그러는 나는 어떤가? 비관적인 성격이며, 삶에 대해서는 늘 자신이 없어한다. 그녀의 병상일기를 보면서 그렇게 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 헤어스타일을 보면서.

주인공의 헤어스타일은 클레오파트라(이름이 맞나?), 그 이집트의 여왕이었던 사람의 헤어스타일을 닮은 것 같다. 그렇지만 항암치료 때문에 머리가 빠지게 마련이라 나중에는 까까머리가 되었다. 나는 남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머리모양 같은 거 신경 쓰지 않는 편인데. 아무래도 저자는 여자 분이라서 머리가 빠지면 그것도 스트레스가 아닐까.

병에 걸리고 싶지 않은 이유는 주인공을 보면 알겠지만 항암치료를 받고 나서 이상한 능력을 취득한 것 때문이다. 방귀 뿡뿡 능력이 그것인데. 지금도 속이 안 좋아서 그런지 방귀가 자주 나온다. 운동하다가도 나오다보니 옆에 있는 사람들한테 미안해지기 때문. 방귀 소리는 나를 자주 주눅 들게 하고, 냄새는 남의 코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아, 싫다. 방귀 뿡뿡 능력.

이런 능력은 또 좋기는 한데.

이야기를 하다가 피곤해서 잠이 드는 능력. 지금은 잠을 잘 자는 편이긴 하지만 한 때 잠을 못 자서 괴롭던 시간이 있었다. 잠을 잘 자는 능력도 자기 복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역시 주인공은 여자였다. - p. 116 참조. 머리가 삐까번적 하는 대머리. 앞에 잘 생긴 남자가 보인다. 아차! 싶은 주인공. 잽싸게 가발을 찾으러 간다. 하지만 다시 잠에 빠지는 주인공은 깨어나서 다시 가보지만 그는 사라진 후였다. 역시

백설공주 이야기는 동화 속 이야기라는 사실. 현실에서는 잠에 빠진 주인공을 키스로 깨워주지 않는구나.

아프면 아이가 되나싶다. - p. 184 참조. 매일 매일 찾아와 병간호를 해주는 친구. 그 친구가 드디어 미팅을 하기로 했다. 그 이야기를 전해들은 주인공. 자기도 데려가 달라고 떼를 쓰기 시작하는데. 아, 이런 그 모습이 정말로 아이가 떼를 쓰는 모습이지 않는가. 순간 창피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암만 생각해도 창피했을 것 같다. 소개팅의 결과는 다음 Page에 공개됩니다.

여자들은 아프거나 아프지 않거나 똑같다. - p. 189 참조.

음, 체중계에 올라가기 두려워하는 모습. 사실적으로 그려졌다. 공감이 안 간다. 왜? 나는 남자니까. 그리고 체중계에 올라가도 몸무게가 똑같다. 요즘에는.

매일매일 체중계(운동하는 곳에 있음)에 올라가면서 체크해 보지만 똑같다. 정말이다. 나는 사실 주인공(女)처럼 몸무게를 빼고 싶지 않다. 그 반대로 찌고 싶으니까.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꼭은 아니지만 찾게 되면 보고 싶다. 사람의 이야기.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이 되었는데 그 영화를 보고 기억하고 싶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주인공의 마음을.

 

그냥 영원히 아프지 말고 살고 싶다. 주인공처럼 아프지 말고 살고 싶다. 운동 열심히 하고 몸에 좋은 음식 먹고 살아야지. 절대로 아프지 말고 그렇게 살고 싶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이미 국내에서는 모르는 이가 없는 일본작가이다. 이번에는 『도토리 자매』를 읽게 되었다. 전에 다른 작품을 읽었는데 재미있게 읽어서 다시 찾게 되었다. 번역한 저자도 많이 알려진 분이다.

마음먹고 읽으면 하루 만에 읽을 수 있는 분량이었다.

 

자매는 부모를 잃고 살아왔다. 어린 시절에는 친척집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 할아버지를 모시면서 살다가 할아버지마저 세상을 뜨고 두 자매가 같이 살게 된다. 인터넷으로 여러 사람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상담을 하고 있다. 돈을 받고 상담하는 것은 아니어서 큰 문제는 발생한 적은 없다고 한다. 주인공의 언니는 글을 쓰면서 살고 있는데 주인공은 뭘 하면서 먹고 사는지는 도통 모르겠다. 백수인 것 같기도 하고. 도통 알 수 없다. 제대로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주인공인 나는 성격이 내성적이라서 집에만 틀어박힌 생활을 좋아한다. 반면 언니는 연애를 시작하면 집에는 잘 안 들어온다고 한다. 동생보다는 좀 낫다고 봐야 하나?

 

그냥 두서없이 쓰도록 해야겠다. 읽어도 잘 모르니. 먹는 이야기 좀 해야겠다. 우선 삼계탕 이야기가 나온다. 삼계탕 하면 한국의 삼계탕이 유명하지 않나? 그거 먹으러 언니는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남자와 같이 한국을 방문해서 뭐 좀 먹으면서 다니다가 돌아갔다고 한다. 언제쯤 자매는 같이 한국에 방문해서 삼계탕을 먹기로 한다. 삼계탕하면 맛 나는 국물에 닭과 인삼, 대추. 뭐, 이 정도 들어가는 음식이다. 보양식으로 여름철에 잘 먹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먹는 이야기 중에 기억해야 할 언니의 말씀이 있다. 정말로 좋은 말이라서 기억하고 싶다. 이들 자매의 부모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인데. p. 23에 보면 언니의 대사가 있다. 언니가 “죄는 미워하되 회는 미워하지 마라.”라고 설득하고 있지만 - 죄와 회. 왠지 라임이 맞는 것 같다.

자매의 부모에 관한 이야기 - 이들 자매의 부모는 “졸음 운전을 하던 트럭에 치어죽었다고 한다. 이 죽음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 한다. 그 때 죽은 여섯 사람의 가족과는 간혹 연락도 주고받고 만나기도 하는데” - p. 23 참조. 이런 이야기에서 깨닫는 한 마디. 졸음운전과 음주 운전은 하지도 맙시다. 남의 인생까지 망치면 되겠습니까? 그러면 죽어서도 좋은 데 못 갑니다.

이들 자매가 처음 의탁한 곳 - 삼촌네 집. 이들 삼촌과 숙모는 자식이 없어서 이들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삼촌은 심근경색으로 운명을…. 그 후에 숙모는 재혼에 이르러 이들 자매는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완전 남남이라는 생각에 말이다. 그러게 말이다. 암튼 이야기를 통해서 건강은 챙길 수 있을 때 챙기자는 교훈을 또 얻어간다.

 

이 책 중간에 사진이 있다. 사진 속에는 큰 나무와 함께 벤치에 앉아 있는 자매가 보인다. 혹시 이 소설 속 주인공들인가 의심스러웠다. 이거 소설(픽션)이 아니라 논픽션이 아닐까 의심해 본다. 음, 이 때 눈초리가 가늘어지는 나.

 

이제부터 추리소설로 읽어야 하나?

뭐, 암튼 잔잔한 소설이지만 한 편으로는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집에서 나가서 50미터만 걸어가면 편의점이 하나 있다. 거기서 또 50미터만 더 걸어가면 편의점이 또 있다. 편의점이라는 녀석은 이처럼 많이 존재하고 있다. 너무 많아서 편할 때도 있지만 너무 식상해서 신경도 안 쓰게 된다. 편의점은 기본적으로 쉬는 날이 없고, 24시간 체제로 돌아간다. 가끔은 쉬기도 해야 힘을 낼 수 있는데 이 녀석은 인간이 아닌 것이다. 사람은 일을 하면 어느 정도 쉬거나 잠을 자야 지탱할 수 있는데 말이다. 인간의 힘으로는 절대로 이길 수 없는 녀석인 것이다. 이 책에도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 p. 220에 보면 이런 글이 있다. [편의점은 3월 말에 그만두었다. “장사가 꽤 되는데 손에 남는 게 없으니 뭐가 어떻게 잘못된 건지 원…… 편의점을 하는 동안 외할아버지가 늘 중얼거린 소리였다. 사실 우리 편의점은 위치도 매상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나쁘지 않은 상황이 실제로는 아주 나쁘다는 것이다. 그 점이 중요하다. 그래서 생각을 해 봐야 한다. 뼈가 아프다 편의점을 접은 다음 외할아버지는 자주 이렇게 말했다” ] - 편의점을 그만둔 후 그 녀석에게 당했으니 뼈가 아플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 중에 하나가 편의점, 프랜차이즈 빵집, 프랜차이즈 카페가 그것이다. 그건 탐관오리에게 수혈을 강요당하는 것과 같다고 봐야 한다. 그 결과 탐관오리들은 배가 빵빵해져서 거대 공룡이 되어가는 것이다. 지금 프랜차이즈로 키워온 대기업들이 다 그렇게 성장해서 공룡이 된 것이다. 옛날의 공룡들은 다 쓰러졌지만 현대의 공룡들은 오히려 몸집들이 커져만 가니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편의점 가는 기분은 어떤 기분일까?

편의점에 잘 가는 편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이건 나중에라도 더 생각해 봐야겠다. 하지만 이거 하나는 알 것 같다. 밤에 갈 곳이 없을 때 따뜻한 곳을 찾게 된다면 우선 편의점을 생각할 것 같다는 것.

 

책 표지를 그냥 무시하고 이야기부터 읽었다. 그리고 나중에 다 읽고 나서 책 표지를 다시 본다. 아, 정말이지 잘 그렸다,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의 주인공과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 같다. 추위를 피해 편의점에 들어온 소녀와 소녀의 엄마, 편의점에서 일하는 주인공인 나(고등학교를 자퇴한), 편의점으로 들어오려는 후드티를 입은 청년(대학생)이 보인다.

 

마계 - 마계라는 말을 들었을 때 무슨 판타지 이야기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 단어에는 깊은 의미가 숨어 있었다. 요 의미에 대해서는 나만 아는 걸로. 아니 읽어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는 걸로 하고 여기서는 묵비권 행사해야겠다. 흠

암튼, 마계가 무슨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그런 말이 아니라는 사실만은 밝혀두고 싶다. 이 소설은 절대로 판타지 소설이 아니니까.

 

이 소설을 읽으면 한 가지는 배울 점이 있다.

사는 것이 쉽지 않다는 사실. 그리고 쉽게 죽을 수도 없다는 사실.

열심히 살아보지만 힘든 것이 이 세상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