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제목 : 『때를 기다려』

작가 : 문자 그림 박지후, 글 : 짱아찌.

음, 이름들이 독특하네요. 문자그림은 캘리그라피인가?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짱아찌라니. 참 독특합니다. 맛있는 반찬 같기도 하고요. 잘 모르겠네요. 어쨌든 이 책은 작습니다. 다른 책과 비교해봤는데 작네요. 단신클럽에 가입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단신이라면 개그맨 이 모씨가 생각이 나네요. 책을 보면 노란색 배경에 문자그림으로 대문을 장식을 해 놓았네요. 왜 그런지 녹색의 문자 그림을 보니 목욕탕이 생각이 납니다. 때밀이 수건이 생각이 나다보니 자연스럽게 목욕탕이 생각이 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집에서 간단히 샤워를 하거나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마치고 난 후 간단히 샤워를 하다보니 요즘들어서 목욕탕 방문이 뜸했습니다. 뜨끔하네요. 아무튼, 책표지와 문자그림이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잘생긴 외모의 배우를 만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감성타이포그래피 에세이.

음, 새로운 문학장르인가요. 그냥 에세이도 아니고 감성타이포그래피 에세이. 음, 무언인가가 첨가가 된(MSG인가요?) 에세이인가 봅니다. 솔직히 예능프로그램에 나온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때 그냥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MSG를 첨가해서 이야기하면 더 재미있지 않나요? 그래서인지 이 책에 기대가 됩니다.

목차(Contents)를 살짝 보니 뭔가 많습니다. 반찬 수가 많다고 맛이 있는 밥상은 아니지만 일단 이렇게 많다보니 골라먹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 나오는 문자그림을 보면서 아, 이거 돼지 그림이네. 딱 와 닿습니다. 문자그림을 상당히 잘 그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여기에 한 마디 더 추가하자면 상당히 창의적이다. 이런 말로 평가를 내립니다. 그 옆에 글이 있네요. 짧으니까 여기에 공개하겠습니다.

“하면 돼지” - “두려워 말자 / 일단 하면 돼지” - 아, 정말 간단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말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간단한 말장난일수도 있지만 좋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2주전에 저는 시험을 하나 치렀습니다. 사실은 두려운 마음이 앞섰습니다. 그래서 피할까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냥 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떨어지더라도 경험삼아, 그곳의 공기를 경험해보자. 이런 마음이었습니다. 그 결과 붙었습니다. 피하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만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 말이 이 문자그림이 저에겐 그냥 단순한 글이 아니고 문자그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면 돼지”의 돼지 그림을 생각하면서 앞으로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피하지 않을 자신감이 생겨날 것 같습니다.

 

“언제 보냐, 얼귤 까먹겠네.”

귤이 그려져 있네요. 그러고보니 12월입니다. 그 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들도 만나고 싶네요. 그렇게 되면 자연히 술이 한잔 두잔 들어가겠지요. 다음 날 친구들과의 만남은 여운이 길게 남을 것입니다. 그럴 때 귤 하나 까먹으면 더 좋겠지요. 속도 풀리고 친구들과의 즐거웠던 시간도 생각하니 말이지요.

 

이 외에도 많은 문자그림과 글이 있습니다. 많은 시간을 뺏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좋은 것 같습니다. 하루에 한 두 시간만 이 책에 투자를 한다면 아깝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네요.

 

사람에게 있어서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첫인상에 따라서 사람간의 관계도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책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보고 읽어보고 느낀 점은 정말로 좋다는 느낌입니다. 책표지를 보고 또 봐도 그런 생각엔 흔들리지 않습니다. 사람과의 인연만큼 책과의 인연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저로서는 이 책이 마음에 듭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가지고 다니면서 읽고 싶단 생각이 듭니다. 메마르지 않을 샘물 같은 책.

작가의 필명이 특이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오리고기가 아니라 오리여인이라니. 왠지 이상한 상상을 하게 되네요. 아무튼 그건 그렇고 글과 함께 그림이 같이 수록이 되어 있는데요. 그림이 상당히 잘 빚어놓은 도자기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그림 마음에 들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인지 모르지만 짧은 글이지만 임팩트 있게 가슴에 들어왔습니다. 아마도 짧은 글이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힘이 들어가 있지 않은 그림. 야구에서 투수가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면 제구가 안 되듯이 힘이 들어간 그림 중에는 그냥 거부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 것이 없는 이 책의 그림을 하나라도 본다면 정말로 마음에 들어 할 것입니다. 저는 정말 이 책의 그림들이 마음에 듭니다.

 

우리에게 한글이 없었다면 아마도 어려운 한자를 썼을 겁니다. 정말로 한자는 어려워요. 중학교 때부터 배운 한자는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본 적이 없었습니다. 어렵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한글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책을 보면 대부분 한글이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행운을 가진 민족일지도 모릅니다. 쉬우니까요. 요즘에는 그런데 한글이 어려워지는 것 같더군요. 암호같이 초성만 쓰거나, 엄청나게 짧게 쓰는 말들을 쓰더군요.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 더 이런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이 책의 아름다운 우리말을 읽어나갔습니다.

한 편에 아름다운 우리말을 쓰고 그 우리말에 대해서 설명을 해 놓았습니다. 그 옆으로 짧은 이야기를 수록해 놓았습니다. 서정적인 이야기. 그래서 그림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서정적이고 인간적인 그림과 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책 표지에 보면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사랑, 관계, 내면에 대한 단상들을 아름다운 120개의 우리말로 풀어내다.” 라는. 이 문구 하나가 이 책 전체를 정의하는 글입니다. 딱 집어서 이야기를 해 놓으니 더 이 책에 관심이 가게 됩니다.

책 내용 중 하나를 이야기해볼까요. 요즘 혼술과 혼밥에 대한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기도 하는 것 같더군요. 일본 드라마로는 본 적은 있지만 한국드라마로는 본 적이 없네요. 아, 나중에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혼술과 혼밥에 딱인 단어가 있습니다. “단출내기” 라는 말이 그것인데요. 그 뜻은 다들 알겠지만 식구가 없어 홀가분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정말이지 뜻풀이도 단출하네요. 그 밑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몸은 혼자 살아 편하다 싶어도 / 너무나 고요한 날은 어김없이 / 외로운 마음이 삐쭉 돋아난다. / 그 끝에는 엄마의 밥도 걸려 있고 / 옛 사랑도 피어 있다.” 왠지 이 글은 그냥 글이 아니라 시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시에 대해 잘 모르지만 감성적이고 눈물이 날 것만 같으면 그게 시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우리말 꽃을 피우는 건 우리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쓰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우리말을 제대로 말이지요.

전부터 생각해왔고, 애완견이나 애완묘(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들에게도 이야기했던 것은 버릴 것이라면 처음부터 키우지 말라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동물과 함께 지낸다는 거 책임을 진다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여기 ‘타로’라는 이름의 개도 버러젼 개다. 그러다가 좋은 주인을 만나기는 했지만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었다. 그 이야기는 조금 있다가 하겠지만 어찌되었든 강아지가 되었든 고양이가 되었든 그것이 다른 동물이나 식물이 되었든 같은 시간을 보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끝까지 같이 보내야 할 것이다.

 

절에 버려진 강아지 타로. 그 이야기.

절에 버린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차라리 버리지 말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끝까지 읽었지만 죽지는 않고 잘 살고 있다고 하니 좋은 뉴스이다. 그것도 동물병원에서 살고 있으니 일단 안심이 되기도 한다. 급작스러운 일이 생긴다 해도 바로 조치를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어떤 운명을 타고 났는지 모르지만 장애犬(견)으로 살아간다는 건 힘든 일이다. 하지만 좋은 사람들 곁에서 사는 것을 보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로 다행이다. 강아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나누어보고 싶기까지 하다. 어떠냐고. 지금 사는 것에 만족하냐고? 그렇게 묻고 싶다. 그러면 타로는 어떤 대답을 할까? 타로의 대답을 들을 수는 없지만 자신에게 닥친 불행한 사건들이 있었지만 현재는 행복하다고 이야기하지 않을까.

 

사람에게 버림받은 개, 고양이.

나는 가게를 하면서 그런 개와 고양이를 많이 봤다. 저녁때 식당일을 마치고 혼자서 가게를 지키고 있을 때 추운 거리에 배회를 하고 있는 개와 고양이들. 그들 곁으로 가려고 하면 자신들에게 해를 끼치는 줄 알고 저 멀리 도망가 버리는 개와 고양이들. 그런 개와 고양이들을 보면서 사람이 싫어진다. 그런 개와 고양이를 보기 전에도 사람이 제일 싫고 무서웠지만 더욱 더 싫어지고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에도 강아지와 산책하는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 산에서도 만나기도 하고, 공원에서도 만나기도…. 그런 강아지를 볼 때마다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한 번 키워볼래요?, 라고 묻는다면 절대 사절. 절대적으로 No라고 말할 것이다. 아직 무엇인가 책임을 질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으니 말이다.

 

아직도 동물에 대한 의료과학이 발전은 안 되어 있는 건가? 이 책을 보면서 그런 점을 느꼈다. 아직도 갈 길이 멀기만 하구나. 사람과 애완동물이 함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루라도 빨리 사람과 애완동물들이 오래도록 살 수 있게 의료과학이 발전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 애완견이나 애완묘, 기타 애완동물들을 키우는 분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동물과 함께 읽는다면 한층 더 사랑이 싹트지 않을까. 추운 겨울 거리를 헤매고 있을지 모르는 동물들이 언젠가 행복한 날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읽었다. 재미있다기보다는 무엇인가 묵직한 메시지를 주는 것 같아서 가슴이 무거워진다. 그래도 기분 좋게 읽었다. 처음에는 애완동물들을 버렸다는 글에 울컥하기도 했지만 타로가 행복해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