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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삼킨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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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제8회 '좋은 어린이책 원고공모' 창작부문 공동 당선작. 지난 5월 먼저 출간된 김남중의 <기찻길 옆 동네> 1·2(창비아동문고 212·213)는 아동문학에서 '광주항쟁'이라는 소재를 리얼리즘 관점에서 정면으로 다룬 보기 드문 성취를 보여주었다. 공동 수상작인 신간 <해를 삼킨 아이들> 또한 날카로운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다양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으되, 능청스런 이야기꾼 기질이 다분한 신인작가 김기정은 옛이야기에 바탕한 익살스런 캐릭터들을 동화에 끌고 들어와 뛰어난 해학과 풍자로 동화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가 김기정은 <바나나가 뭐예유?>(시공주니어 2002)에서 근대 문물에 대한 저항과 적응의 딜레마를 익살스런 문체로 풀어나간 바 있으며, 2004년에는 <네버랜드 미아>(푸른숲)에서는 일찍 죽어간 아이들이 잠깐 머물다 가는 판타지 공간 '네버랜드'를 절실하게 그려내 '죽음'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제공하기도 했다. 다양한 소재와 깊이있는 주제의식이 돋보이는 작품을 하나씩 내놓고 있는 김기정의 새 작품 <해를 삼킨 아이들>은 그의 또다른 성취이자 2000년대 아동문학계의 일대 사건이라 할 만하다. 맥이 끊기는 게 아닌가 싶었던 구비문학의 전통이 구수하게 녹아든 새로운(그러나 친숙하게 읽히는) 형식실험, 리얼리즘 작품에서도 선뜻 다루지 못했던 우리 근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한편의 동화에 꼼꼼히 구성한 알찬 주제의식 때문이다. <해를 삼킨 아이들>에서는 외세가 밀고 들어오던 구한말부터 가깝게는 2002년 월드컵 대동의 몸짓까지, 한국 근현대사 100여년을 살아온 다양한 캐릭터 열명이 등장해 모두 10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들을 통해 보는 우리는 철저히 민초의 관점, 아이의 관점에서 우리 역사를 보고 들을 수 있으며, 현실 세계에서는 꿈도 꾸지 못했던 한풀이와 통쾌한 복수를 이루기도 한다. 아직 우리 역사에 대한 자의식이 없는 어린 독자들은 마치 옛날이야기 듣듯이 읽어나갈 수도 있고, 역사에 대한 인식이 어느정도 자리잡은 고학년 및 중학생 독자들은 "그때 만일…" 하는 가정법과 작가의 새로운 역사해석을 기반으로 자기 생각의 폭과 깊이를 더할 수 있을 것이다. 각 단편이 다루고 있는 소재와 이야기를 간단히 살펴보자.



    1. 애기 장수 큰이

    "하늘님의 손자, 단군 할아버지가 아사달과 아리와 흰범이를 낳고, 흰범이가 범눈썹이와 오목눈이와 칡범이를 낳고, 오목눈이는…" 하며 자신이 누구의 자손인지 하나하나 얘기하고 다니던 시절, '큰이'는 단군 할아버지의 141대손쯤 되는 아이로 어릴 적부터 장수가 될 것이라고들 했다. 이 큰이는 산삼을 캐도 다른 사람과는 달리 엄청나게 큰 것을 캐는데, 그 산삼을 임금님께 갖다드릴 임무를 짊어지고 서울로 올라간다. 그러나 서울은 빨간 머리, 노란 머리 도깨비들과 섬나라 도깨비들 천지에 쇠구렁이(전차)가 돌아다니는 요지경 세상. 게다가 어렵사리 들어간 궁궐에서 만난 임금님은 상상과는 딴판으로 허약하기 짝이 없는데다, 다른 나라 도깨비들에 눌려 기도 펴지 못하고 있다. 놀라고 분한 큰이는 그 도깨비들에게 어떻게 화풀이를 하고 왔을까?



    2. 거지공주

    큰이의 외사촌 누이뻘 되는 아이. 어여쁘고 현명한 왕비를 섬나라 도깨비들 칼에 잃고 혼자 남은 임금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던 궁녀 '달아기'와 임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임금의 자손은 모조리 죽여버리려 혈안이 된 섬나라 도깨비들을 피해 멀리멀리 대동강가로 흘러들어온 것. 추레한 행색, 엄마 '달아기'는 어디로 갔는지 흔적도 없고… 사람들은 이 아이가 '공주'라는 말에 반신반의하는데, 거지공주는 끝내 도깨비들이 임금님까지 독살하고 말았다는 소식을 빨래하던 아낙들에게 넋두리처럼 전하고 사라진다. 거지공주는 대체 어디로 간 걸까…



    3. 대장 곰보

    형언하기도 힘든 어마어마한 심술보. 어릴 때는 온갖 장난질로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더니, 아홉 살 무렵부터는 옛 산성 터에 '곰보 부대'를 만들어 전쟁놀이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는 어느 날 웬 낯선 군인들이 곰보 부대의 산성을 점령해버린 것. 게다가 자기 터를 내놓으라며 덤벼드는 곰보와 부대원들을 개울물에 처박기까지 했다. 모욕을 당하고도 가만히 있을 곰보가 아니다. 곰보 부대의 시원한 한판 복수는 어떤 것이었기에 미야자끼 부대는 며칠 동안 꼼짝도 못했을까. 나아가 섬나라 군대의 전세에 어떤 악영향을 끼쳤을까.



    4. 돈도나리

    곰보 부대의 여산적 '부들이'는 열여덟에 여우난골로 시집을 갔다. 그런데 이 마을에는 섬나라 사람들이 전나무와 자작나무 벌목장을 세우고부터 어찌된 일인지 이십년째 사내녀석들만 태어난다. 시어머니는 어여쁜 손녀 안아보기가 평생 소원. 그러던 어느 날, 여우난골에 살던 섬나라 사람들은 애어른 할 것 없이 조선 총독 행차를 구경하러 가는 길에 산사태를 만나 읍내 병원에 입원하고 말았다. 이때부터 여우난골 사람들은 마음껏 조선말을 쓰고 옛이야기를 들려주며 학교에 남은 유일한 선생 다까끼를 놀려먹는다. 섬나라 사람들이 읍내에 발이 묶인 지 여섯달째 되는 날, 섬나라 왕은 연합군에게 항복했고 부들이는 마침내 딸을 낳는다. 서른여섯 해만에 태어난 딸! 이 아이의 이름은 '돈도나리'다. '돈도나리'는 함경도 민요로 '동틀날'이라는 뜻이다. "해 떨어진다 얼씨구나 잘한다 / 해 떨어진다 재미가 쏟아진다"라는 노랫말 속에 무슨 염원을 담아 불렀는지 참으로 분명하고도 재미있지 않은가.



    5. 당금애기 세쌍둥이

    한강 어귀, 수천 살은 먹었음직한 커다란 은행나무 한그루와 다 쓰러져가는 오두막집. (당금애기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무당이고, 세쌍둥이는 사실 무녀도 속의 아이들이다.) 수천 살 먹은 은행나무가 웅웅 울어 대던 어느 여름 날, 당금애기는 가슴을 쥐어짜기 시작한다. 전쟁이 터진 것이다. 세상은 아수라장이 되고, 호기심 많던 둘째 쇠뿔이가 불을 뿜는 커다란 쇳덩이를 따라가고, 셋째 버슨바리는 형을 찾아가고, 첫째 섬진이만 헤매다가 겨우 집에 돌아와 실성해가는 어미를 보살핀다. 전쟁의 참혹함을 눈앞에서 보던 세쌍둥이와, 염라대왕이 세상 살피라고 보낸 당금애기까지 전쟁통에 하늘나라로 다시 가고 마는 기막힌 상황이 닥치는데… 염라대왕은 억울하게 죽은 세쌍둥이를 다시 세상에 보내기로 한다. 그래서 얼마 전, 섬진이를 마지막으로 세쌍둥이가 모두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났다고 하는데…



    6. 오돌또기

    제주 사람들도 사실은 '오돌또기'가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모른다고 한다. 4?3 통에 엄마 아빠를 잃고 할망 하르방 손에 자란 비바리 오돌또기. 어찌된 일인지 아기 적부터 왼손을 꼭 쥔 채 펼 생각을 않았다. "오도독 오도독." 왼손을 곰지락거릴 때마다 나는 소리 때문에 이 아이는 '오돌또기'라 불리게 된다. 어느 날 물질을 나갔다가 큰 거북 등에 타고 '이어도'에 갔다 온 오돌또기. 거기서 오돌또기는 자기를 처음으로 발견한 곳에 가보라는 얘기를 듣는다. 할망 하르방과 함께 어렵사리 찾아간 동굴에서 발견한 것은 매운재가 되어 내려앉은 어머니와 아버지… 오돌또기의 곱았던 손가락이 그제서야 펴지고, 그 손에는 어멍 아벙의 손가락뼈가 들어 있었다.



    7. 바보 허봉달

    태극기만 보면 돌아가신 할아버지(인민군이 나타났을 때 태극기를 흔들어 엄청 두들겨 맞았다는)를 생각하며 우는 아이, 죽어라 가르쳐도 도대체 받아쓰기 10점을 넘지 못하는 아이, 잡초를 뽑으라고 했더니 애써 키운 무궁화며 코스모스며 꽃나무까지 말끔히 해치운 아이. 그러나 허봉달은 군사 독재 시절의 어이없는 사건들을 마음껏 풍자할 수 있는 캐릭터다. (그 시절 독재자과 그 추종자들은 바보 허봉달보다 바보 같은 짓을 얼마나 많이 했던가!) 이승복 추모 반공 웅변대회에서 사실은 할아버지가 미군의 총알에 숨을 거두었다는 얘기를 처음으로 고백하고, 대통령 영부인이 왔을 때 산중에서 벌떼를 몰고 나타나 혼비백산하게 만드는 등, 그 누구도 대항하지 못하는 독재의 권위에 바보 허봉달만큼은 의연하다.



    8. 깡통로봇 가진이

    엄마 몰래 주전자와 깡통을 두들기는 아이 가진이는 태권브이가 이 세상의 모든 악당을 물리칠 것을 굳게 믿고 있다. 철공소에서 일하는 큰대장과 작은대장이 언젠가는 꼭 태권브이를 만들어낼 것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날 그 두 형이 "나쁜 군인 놈들이 사람들 죽이고 나라 뺏을라고 하는디 가만있어야 쓰겄냐?"면서 떠난 뒤, 가진이는 왜 태권브이가 악당들을 물리치러 오지 않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무등산 너머에서 태권브이가 나타나는데…



    9. 울지 마, 뱅덕

    강짜가 심하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아이. 원래 착하고 얌전하기 짝이 없는 아이였으나 아빠가 공장에서 난 사고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엄마는 집을 나가고, 뱅덕이는 얼굴도 성격도 변한다. 뱅덕이는 피자를 사주고 반장이 된 아이, 돈을 뺏어가는 아이, 자가용을 타고 등교하는 아이 들에게 가차없이 일격을 가한다. 그런데 결국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 뱅덕이는 할머니가 계신 시골로 가게 된다. 병아리 한 마리를 키우기 시작해서 돼지도 소도 염소도 살 거라는 뱅덕이의 꿈은 과연 이루어질까?



    10. 아우라지 까마중

    자랑스런 단군의 자손은 과연 한 핏줄로만 이루어졌을까? 곱슬머리, 까만 피부의 까마중은 아우라지에서 혼자 자랐다. 벗 하나 없이, 오로지 탄광촌에서 일하는 아비와 함께 칩거하던 까마중을 서울로 불러낸 것은 하나같이 빨간 옷을 입고 노래부르고 고함지르는 시청 앞의 열기였다. 난생 처음 아우라지를 나선 뒤 사람들 속에서 얼싸안고 하나가 된 까마중. 사람들 사이에는 애기장수 큰이부터 강짜 뱅덕이까지, 그리고 빨간 머리 노랑 머리들도 다 어울려 춤을 추고 있었다. 실컷 부등켜안고 울고불고 하며 한풀이를 한 까마중과 아비는 아우라지로 들어가 다시는 슬픈 노래를 부르지 않게 되었다고.



    이와같이 <해를 삼킨 아이들>은 간단히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참으로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갖고 있다. 각 단편의 뛰어난 상징성과 전체를 꿰뚫는 작가의 건강한 역사의식은 우리 아동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하기 충분하다.

    목차

    머리말

    애기장수 큰이

    거지공주

    대장 곰보

    돈도나리

    당금애기 세쌍둥이

    오돌또기

    바보 허봉달

    깡통로봇 가진이

    울지 마, 뱅덕

    아우라지 까마중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9~
    출생지 충청북도 옥천군
    출간도서 60종
    판매수 36,831권

    1969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났습니다. 『바나나가 뭐예유?』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해를 삼킨 아이들』로 제8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창작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신기하고 새롭고 멋지고 기막힌』 『금두껍의 첫 수업』 『별난 양반 이선달 표류기』 『마주 선생의 초대장』 『똥구네 집은 어디인가?』 『악당 반장!』 등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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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59
    출생지 충남예산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59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습니다.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고 동화 [종이밥] [마당을 나온 암탉] [해를 삼킨 아이들], 그림책 [나비를 잡는 아버지] [호랑이와 곶감], 장편만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들을 그렸고 동시집 [깜장 꽃]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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