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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자 시집『몽땅 비거나, 달라지거나, 말거나』. 수백 편의 시를 발표한 중견시인 이복자의 다섯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예민한 감각으로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물에서 새로운 생명을 찾아낸다. 또한 삶의 어두운 길목에서 헤매면서도, 그것을 극복하고 열매를 거두기를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이복자의 시집을 읽어가다 보면 그의 매우 예민한 감각적 촉수로 사물의 새로운 생명을 찾아내는 국면과 자주 조우하게 된다. 이것은 달리 말하면 애초에 없는 생명을 만들어 주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찾기 힘든 작업이다. 뛰어난 상상력과 민감한 직관력 그리고 탁월한 예지가 왕성하게 활동할 때에만 가능한 일이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물이 그의 촉수에 걸려들어 특별한 모습으로 새 생명을 얻는 것을 보는 것은 이 시집을 읽는 매우 큰 재미중의 하나일 것이다.
_문효치(시인·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장)

1. 하루의 첫 살점
가로등 _ 12
고사목의 비망록 _ 13
금강산아 4 _ 14
난초 _ 15
상사화 2 _ 16
소나무 분재 _ 17
존재의 이유 15 _ 18
질투 _ 20
청포도 _ 21
탈 _ 22
탑 _ 23
항아리 _ 24

2. 고지의 끝자락 올라 비로소
2월 _ 26
고들빼기 _ 27
꽃 _ 28
넝쿨의 최후 _ 29
역 _ 30
열매 _ 32
지우개가 남기는 오늘 _ 33
지하철 _ 34
진주 _ 35
천태산 _ 36
철로 위의 나방 _ 38
활화산 _ 39

3. 대나무처럼 아니 들꽃처럼
가을밤 _ 42
대나무처럼 아니 들꽃처럼 _ 43
마지막 밤의 촛불 _ 44
막을 수 없는 사막 _ 45
살얼음 _ 46
소망 _ 47
시계 _ 48
열대야 _ 49
춤, 청계천 살풀이 _ 50
크리스마스 이브의 강 _ 52
하늘 쓰나미 _ 54
어떤 인생 _ 56

4. 아버지의 기침
감자 _ 58
개미 2 _ 60
동해의 특별한 4월 5일 _ 62
밤바다 _ 63
부부 _ 64
분수 _ 65
아버지의 기침 _ 66
아흔둘 어머니의 핸드백 _ 67
암소 _ 68
인사동에서 추억을 샀더니 _ 69
전쟁 _ 70
허수아비 _ 72

5. 꽃사슴 한 마리
가을 정취 _ 74
사랑은 10 _ 75
사랑은 11 _ 76
사랑 13 _ 77
사랑 14 _ 78
사랑 15 _ 79
사랑 17 _ 80
사랑 19 _ 81
사슴 _ 82
연 _ 83
눈꽃 사랑 _ 84
첫눈이 내린다 _ 86

6. 똘똘한 하루는 단 하나도 없었다
나이 _ 88
눈물 _ 89
두 번 죽는 똥 _ 90
말 _ 91
물소리 크게 틀어 놓고 _ 92
미시령이 쓰러지고 나는 _ 93
새벽 _ 94
아흔한 살 어머니와 딸 1 _ 95
아흔한 살 어머니와 딸 2 _ 96
아흔한 살 어머니와 딸 3 _ 97
아흔한 살 어머니와 딸 4 _ 98
아흔한 살 어머니와 딸 5 _ 99
의왕의 한려수도 _ 100

│해설│
시인과 함께 가는 새로운 세계·문효치 _ 101

산에 살아 말조차 풀같이 순하고 어눌한
계곡에 살아 원망도 산수 같이 투명한
작은 집마다 파릇파릇 인정꽃 가꾸며 드나들던 오솔길을

하늘 파도 쓰나미, 산과 들을 폭격했다
하늘아, 하늘아, 너는
비 그치면 폐허의 동맥들을 아무렇게나 꿰맬 테지?
해가 나면 전설 속으로
마을이 몽땅 비거나, 달라지거나, 말거나
-<하늘 쓰나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