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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국기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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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엄마가 노래방에서 부른 ‘말괄량이 삐삐’ 노래를 계기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란 이름을 알게 된 소녀 비읍이의 성장기를 그린『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으로 2005년 어린이문학 문단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등장한 작가 유은실이 첫 단편동화집을 펴냈다. “단편동화를 읽은 어린이들이 자라서 시를 읽고 단편소설을 읽고 단편영화를 보는 어른이 되었다는 소식이 들리면, 나는 지금처럼 많이 행복할 것 같다”고 「작가의 말」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유은실은 단편동화 형식에 각별한 애정이 있다.

    『만국기 소년』에는 표제작을 포함하여 총 아홉 편의 단편동화가 실려 있다. 전체적으로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부조리한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 단편이 많다.
    표제작 「만국기 소년」은 동네에 이사 온 같은 반 아이 진수네 여섯 식구가 조그만 컨테이너 박스에서 가난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학교와 가정에서 지켜보게 된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진수는 전학 온 첫날 “노래든 뭐든 잘하는 것”을 해보라는 담임선생님의 말에 아무 표정 없이 가만히 서서 나라 이름과 수도를 외우기 시작한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책이 없어 국기 책만 들여다보아서 이렇게 욀 수 있는 것이었다. 진수가 외우는 나라 이름과 수도 말소리 사이사이로 소년이 지켜본, 가난하지만 따스한 진수네 가족 모습이 교차되면서 소년의 궁금증과 답답함은 더욱 커져간다.
    집에서 고장 난 싱크대를 고치고 있는 진수 아버지를 만나면서 소년은 진수네 가족에 대해 좀더 알게 된다. 아이가 넷이라는 진수 아빠한테 “아이를 너무 많이 낳았다고” 엄마가 말한 순간 고개를 숙이는 진수 아빠를 보고, 아시아 대륙 나라와 수도 이름을 다 외운 진수한테 “네가 외운 나라 중에서 어느 나라에 제일 가보고 싶”냐고 선생님이 물어보자 표정이 없던 진수가 “슬프고 겁에 질린 표정”이 된 것을 보고 상대에 대한 조금의 배려도, 진지한 관심도 없는 엄마나 선생님을 이해할 수 없는 소년의 마음이 차갑고 건조하게 묘사되어 있다.
    「내 이름은 백석」에 등장하는 소년 백석의 아빠는 좀 무식하지만 시장에서 가장 장사가 잘되는 ‘대거리 닭집’을 양심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어릴 때 성(姓)이 ‘백’이라 이름 석 자 쓰기가 어려웠던 아빠는 아들이 그런 고생을 할까 봐 ‘석’이라는 외자 이름을 붙였다. 그런데 백석이 사학년이 됐을 때 담임선생님을 통해 백석이 유명한 시인 이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얘들아, 우리 언제 백석 목소리로 백석 시 들어보자.”고 말한 담임선생님 때문에 둘은 백석 시집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구입한다. 하지만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서 왜 ‘눈이 나린다’라고 했는지 이해가 안 되고, 또 나타샤가 미국 여자니 소련 여자니 엄마 아빠가 싸우게 되면서 아빠는 자신의 배우지 못함에 부끄러워하며 “나중에 아빠처럼 닭을 자르고 살아도 말이지 … 똑똑한 친구 한 명은 꼭 사귀어라. 아빠 친구들은 죄다 무식해서 말이지……” 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아들에게 얘기한다. 아빠는 고개가 푹 쳐진 채 터덜터덜 가게를 나서는 석이를 불러 세워 두 손에 신선한 닭을 하나씩 잡고 “아빠는 언제나 목 달려 있는 닭만 팔아. 아빠는 닭을 잘 알아. 닭은 언제나 목이 길게 달려 있는 게 맞는 거야.”라고 소리친다. 이런 아빠의 모습이 정말 커 보였지만 석이는 “시집만 손에 땀이 나도록 쥐고 있을 뿐” “끝내 아빠에게 환하게 웃어”주지 못한다.
    이밖에 노점을 하는 엄마한테서 얻은 천 원을 맘껏 쓰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은 자매 이야기를 담은 「맘대로 천 원」, 가난하고 냄새나고 보리밥만 먹어 방귀를 잘 뀐다는 이유로 반에서 따돌림받는 옛 초등학교 시절 짝꿍을 그린 「보리 방구 조수택」, 늘 노력하지만 일등상은 못 타고 장려상 표창장만 받게 되는 여자 아이의 감춰진 심리를 예리하게 파고든 「상장」 등의 단편에서 작가는 차분한 묘사와 섬세한 문체로 세상과 어른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것들로 갈등하고 고민하는 아이들의 심리를 때론 예리하게, 때론 강렬하게 그려내고 있다.
    또한 어린 손녀를 사이에 두고 부침개로 자존심 대결을 벌이는 친할머니와 외할머니의 모습을 그린 「선아의 쟁반」, 매주 금요일 여덟시에 처형집에 전화를 걸어 아내의 홈쇼핑 중독을 일일이 열거하고 인생 한탄을 늘어놓으며 온 식구를 괴롭히는 작은 이모부 이야기를 담은 「어떤 이모부」에서는 이중적인 잣대로 세상을 복잡하게 살아가는 어른들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고 풍자적인 유머로 유쾌하게 그려냈다.
    단편들마다의 개성을 잘 살려 때론 재미있게 때론 애잔하게 그려낸 정성화의 독특한 그림도 읽는 재미를 한껏 더해준다.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4~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23종
    판매수 39,554권

    1974년에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2004년 [창비어린이] 겨울호에 [내 이름은 백석]을 발표하며 동화작가가 되었습니다. 장편동화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을 비롯해 열여섯 권의 어린이·청소년 책을 썼습니다. 2013년 가을, 권정생 산문집 [빌뱅이 언덕]을 읽다가 [그해 가을]이라는 글에 압도되었습니다. 7쪽 분량의 짧은 산문이지만, 묵직한 감동이 마음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어린 독자들과 그 감동을 나누고 싶어, 감히 권정생 선생님의 글을 그림책

    펼쳐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밝고 명랑한 색채와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그림으로 제1회 한국 안데르센상 출판미술 부문 최우수상, 제14회 국제 노마 콩쿠르 그림책일러스트레이션 부문 3위에 입상했습니다. 그린 책으로 [만국기 소년],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세요], [재주 많은 삼형제]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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