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어느 날,

죽었던 엄마가 다시 아이 앞에 나타나는 기적으로 시작하는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그 영화 속에서 엄마가 아이에게 읽어주던 '구름 나라 엄마 펭귄'을 만나러 가 보았다.

 

하늘나라와 지상세계의 중간에 위치한 구름 나라에서 엄마 펭귄은 지상세계를 바라다 보며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이유를 알 수 없었던 엄마 펭귄은 비가 내릴 때 빗방울을 타고 지상세계로 내려가 그 이유를 찾아다녔다. 곧 울고 있던 아기 펭귄을 만나고 포옹으로 심장 소리를 듣고 따뜻함을 전해받은 그 둘은 눈물을 멈추었다. 그렇게 엄마 펭귄은 아기 펭귄에게 수영도 가르쳐주고, 꽃도 함께 심고, 밤에 동화책도 읽어주는 시간을 갖는다.

그러던 어느날, 비가 그쳐 구름이 없어지기 전에 마지막 빗방울을 타고 구름 나라로 가야만 하는 엄마 펭귄의 운명이 다가왔다. 구름 나라로 가지 못하면 다시는 지상 세계의 아기 펭귄을 볼 수 없는 하늘 나라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엄마 펭귄은 아기 펭귄에게 언제나 구름 나라에서 널 지켜보고 있다며 눈물을 흘리는 아기 펭귄을 두고 마지막 빗방울을 타고 구름 나라로 올라갔다. 구름 나라에서 엄마 펭귄은 지상 세계에서 울지 않고 친구들과 웃으며 잘 지내고 있는 아기 펭귄을 바라다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유년기 아이에게 엄마의 존재는 이 세상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어릴때도 엄마 없이는 어떤 일도 싫었고, 무서웠던 경험이 있다. 지금 내 아이도 나한테 떨어지기 싫어한다. 이것은 자신을 돌봐주는 주체를 처음 인식하고 사랑을 받고자 하는 기본적인 욕구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런 애착관계를 통해 아이는 올바른 자아를 확립하고 성격 형성을 할 수 있다.

구름 나라 엄마 펭귄은 엄마가 필요한 아기 펭귄에게 엄마를 생각할 수 있는 추억을 만들어 주는 내용이다. 그 추억으로 아기 펭귄은 엄마와 언제나 함께 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비록 엄마가 곁에 없을지라도 엄마는 언제나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믿음을 얘기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엄마가 내려다 보고 있는 지상 세계의 아기 펭귄은 밝고 멋지게 어른으로 성장하게 되리라. 엄마의 부재로 힘들어 하고 있을 아이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책임에 분명하다.  

언제나 일상에서 우리는 탈출하고자 한다..

갑갑한 생활이 계속될수록 자유를 꿈꾸고, 일탈을 감행하는데..

결국 이런 모든 결과물은 행복을 발견하기 위함이다.

 

행복하다.. 나는 행복하다..

지금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마음 속 한 점 티끌없이 완벽하고 온전한 행복이란게 존재하는 걸까..

막연한 이런 물음으로 나는 행복을 찾으러 가는 길 앞에 섰다..

 

항상 배고픈 상태..

뭘해도 부족한 느낌이 공허한 나의 생활을 대변해 주듯..

무언가에 항상 쫓기며 살아왔다.. 

그렇다.. 난 행복을 특별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처럼 여겼다..

오늘 이렇게 살아가면 당연히 내일 행복할 것이다..라는 식..

하지만 결코 오늘 행복할 수 없으면 미래의 행복도 보장받지 못한다는..

당연한 이치를 '행복의 발견' 에서는 말하고 있다..

자꾸만 미뤄지는 행복을 지금 빨리 잡으라 충고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책에서 죽음을 앞둔 여러 사람들에게 질문을 한 구절이 떠오른다..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일이 무엇이었냐는..의미 심장한 질문...

그 대답은 바로 살면서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은 일이었다..

더 많은 부를 가지지 못해서도 아니고,

명예를 가지지 못해서도 아니고,

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못한 일이라니..

그 글을 보고 번쩍하며 크게 머리를 한대 맞은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행복의 파랑새는 내 마음 속에 있다는 생각을 스치듯 해본다.

지금 내가 꿈꾸고 있는 것,

또 그것을 행동하는 것,

그 모든 일은 같은 방향에 서 있음을...

행복을 향한 통로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 계기이다.

 

'행복의 발견'에서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시간은 생명과 같다-

저자의 스승이 하신 명언을 마음 속 깊이 새기며,

생명과 같은 오늘의 시간을 행복의 발판으로 여겨

나는..지금을 살고 싶다.. 

 

사사키 조. 폐허에 바라다..

처음 접한 작품이기도 하거니와,

탐정소설이라는 흥미로운 장르에 기대감을 품고 한 장씩 접근하기 시작했다.

여느 일본 추리소설을 읽어왔던 터라 어떤 소재로 범죄심리를 묘사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보았다.

가볍게 내 추측을 빗나간 이 소설은 범죄심리보다는 범죄배경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더군다나 장편이 아닌 단편..

짤막한 에피소드 5개로 구성되어서 범죄자들의 사건배경과 환경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휴직 중인 센도 다카시..그가 예전에 알던 인연으로 몇 가지 사건을 의뢰받게 되고 

경찰관 신분이 아닌, 민간인으로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간다.

물론 센도 다카시의 시선은 민간인이라기보다는 경찰관에 근접하지만,

사건 수사를 담당하고 있지 않기에 사건의 중심보다는 그 언저리를 공략한다.

그것이 범죄를 일으키게 된 배경, 환경 등에 눈을 돌리게 되는 연유로 보인다. 

과거의 사건 결과가 현재의 사건 원인이 되고,

그것이 곧 과거의 피해자가 현재의 가해자가 되기도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교차되는 전개 방식에서 탐정소설의 면목이 돋보인다.

 

사사키 조만의 세밀하고 섬세한 문체.

그것과 어우러진 범죄자의 배경 설정으로

이유있는 범죄사건을 묘사했기에,

보는 이의 마음을 요동치게 만든다.

물론 단편 소설이라 끊어지는 느낌이 강하게 들지만,

그것마저도 묘한 여운으로 결말처리하는 방식으로 무마해 버린다.

조금 더 깊숙한 범죄소설을 원했던 것일까... 

단편만이 지니는 짧고 강한 전개 방식이 다소 억지스럽지만  

너무 큰 기대감을 갖고 봤던 나 자신의 문제일거라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