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음악을 들으면 어딘지 모르게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멜로디에서 들려주는 감미로움이 나의 귀를 자극해서일까. 이유가 무엇이었든지 간에 요즘 나오는 음악장르 못지않게 포크송을 많이 듣는다. 우연히 알게 된 노랫말은 저항정신을 담고 있었기에, 그냥 흘러들을 때보다 깊게 다가온다.

포크계의 거장이라 불리는 ‘밥 딜런’ 그의 평전을 보게 되었다. 밥 딜런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마음으로 노래했을까...라는 궁금증으로 책을 펼치게 된다. 미국 포크의 큰 흐름을 먼저 설명하고 그에 영향을 받은 밥 딜런의 모습이 보인다. 우디 거스리부터 시작해서 앨런 로맥스, 존 해먼드에 이르기까지 포크를 집대성한 역사를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나의 얕은 포크 지식이 들통났기에, 하나하나가 새로움의 연속이었다.

60년대 저항운동을 시작으로 포크음악이 융성해지지만 이것은 실패로 일컬어진다. 하지만 저자는 그것이 실패로 규정하고 있지 않았다. 그때의 저항정신이 있었기에 아직까지도 포크음악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책 중간중간 실어놓은 밥 딜런의 노랫말이 좋으면서도 아쉽게 느껴진다. 마치 포털 검색창에 밥 딜런이란 글자를 치면 나오는 그런 정보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밥 딜런의 몇 년도 곡, 노랫말 이런 프로필 같은 그의 음악역사를 보고 있노라니, 평전이 맞나...라는 의문도 들었다. 나는 더 자세히, 그리고 깊게 그를 알고 싶었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서는 실망감을 느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잘 알지 못한 미국 포크의 대략적인 역사와 밥 딜런에게 영감을 준 포크가수를 알게 해 주었다는 점은 높이 사고 싶다. 단지 내가 원하는 평전의 모습이 아니었다는 것이었을뿐.

‘아, 이 모든 게 저항곡입니다. 흠, 늘 그렇듯이 그건 똑같은 약입니다. 들리지 않으세요?’라고 말한 밥 딜런의 정신이 더 이상 노랫말 속이 아닌 우리 현실 속에 있음을 느꼈다. 가장 민주주의가 발달했다던 미국에서 자국의 이익 때문에 전쟁을 일으킨 현재의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아직까지 그의 노래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선명하다. 

 

 

성경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라고들 한다. 그렇기에 성경이 꼭 종교적인 이유에서 읽게 되는 것은 아니란 생각을 해보게 한다. 기독교인들의 책으로만 여겼던 성경을 접하게 된 이유는 종교적 관심 뿐 아니라, 성경 그 자체에 대한 관심에서이다. 하지만 성경을 읽고픈 마음이 커질 때마다 두꺼운 성경책의 방대한 분량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렇게 다가가기 힘들게 만들었던 66권에 달하는 성경의 분량을 한 권에 압축한 ‘예스만화 성경’은 보통 성경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 여겨진다. 또 한 편으로는 어떻게 그 방대한 양을 요약했을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맨 처음 이 책을 펼치고 생각한 게 만화로 구성되어 있어서 젊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겠다는 점이다. 인물들이 쏙쏙 눈에 들어오는 편은 아니었지만, 매체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은 활자가 빽빽하게 가득 찬 성경보다는 훨씬 대하기 쉬울 것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무엇보다 200여 페이지에 신구약성경을 모두 담았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물론 이것은 요약한 것에 불과하기에 진짜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새기기 위해서는 성경을 구절을 펼쳐봐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그것도 배려하여 아래쪽에 관련된 성경 구절을 표시해 두었다. 그야말로 성경에 다가서는 통로인 셈이다.

며칠 전 티비 드라마에서 ‘어찌하여 앞길이 보이지 않게 사방을 에워싸 버리시고는 생명을 주시는가---구약성경 욥기 3장 20~23절’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나왔다. 지금 나의 상황이 그런 것이다. 현재의 시간이 많이 힘들지만 그래도 살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내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이 있기에 이 세상의 빛을 보게 한 것이 아니겠는가. 이런 위안을 스스로 던지면서... 그래서 세상 사람들에게 평화로움을 전하고 위로를 해준다는 성경의 힘을 빌려보고 싶다.

어려운 내용을 어렵게 표현하지 않은 책이 ‘예스만화 성경’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초보자에게 성경에 가장 쉽게 다가설 수 있게 도움을 준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그것이 성경의 말씀을 전하는 길임을 알기에 이 책이 고맙게 느껴진다. 또한 나같이 성경에 무지한 이에게 쉬운 길로 안내해 주는 느낌이 들었기에, 점차 한 걸음씩 그 방대한 말씀에 다가서는 기분이다.

 

 

역사는 흔히 승리자의 몫이라 한다. 그렇기에 그 속에서 비춰진 위인들의 모습은 다소 과장되기 쉽다. 어쩌면 가장 사실적이어야 할 역사서술에 진실과 왜곡의 경계선을 넘고 있는건 아닐까...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역사를 주관적으로 서술하는 것보다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차피 심판은 각자의 몫으로 남는 거니까.

격동의 역사 조선... 그 이름도 찬란한 조선은 참 파란만장했다. 그만큼 역사적 사건도 많았으며 분량도 엄청나다. 그래서 늘 학창시절 국사 공부를 할 때 가장 오래 잡고 있던 시대였다. 지금도 영화, 드라마에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작품을 만드는 경우가 많으니, 역시 그 시대는 우리가 상상도 못할 드라마틱한 요소가 많은가 보다.

조선 후기에 사화와 붕당이 보여주는 것처럼 조선은 끊임없는 대립과 논쟁으로 얼룩졌다. 이를 중재하기 위해 여러 왕들이 탕평책을 내기도 했으니 피를 부른 논쟁이 끊임없이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오히려 조선의 역사가 당대에 더 많이 회자되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조선의 위대한 패배자들’은 제목에 보이는 것처럼 패배자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앞의 수식어처럼 모두들 위대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얼핏 훑어보아도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들이 많이 보인다. 성공을 이끌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그들은 역사 속에서 소외당한 인물들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나는 그들을 진정한 실패자라기보다는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아 철학과 소신을 펴지 못한 자라고 부르고 싶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조선의 혁명가들(정도전, 조광조, 광해군), 수양의 야심에 희생된 사람들(김종서, 사육신, 김시습), 의적 3인방(임꺽정, 장길산, 허균), 조선에 반기를 든 인물들(이징옥, 정여립, 홍경래), 시대가 버린 영웅 3인(남이, 흥선대원군, 전봉준)으로 구성되어졌다. 눈에 띄는 점은 역사적 자료를 제시함과 동시에 작가 주관적인 논점이 개입되어 있었다. 그래서 책에 나온 사료들이 도움이 되면서도 가끔씩 작가의 견해가 드러나 부분도 보인다. 이것은 독자들이 알아서 판단해야 할 몫으로 여겨짐으로 읽는 이의 역사적 잣대에서 평가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인물의 사상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대사체를 선택하고 있어, 요즘 드라마나 영화 매체에 영향을 많이 받은 현대인에게 익숙함으로 다가올 듯싶다. 컬러풀한 자료들도 역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래서인지 역사책이라면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을 사뿐히 날려준 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