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을 전전하며 자란 덕분인가. 난
아토피를 겪어본 적도 없고, 대학 입학하기 전까지 주위에
아토피 환자도 없었다. 잔병치레는 종종 했지만 병원에
출퇴근을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하게 아파본 적도 없다.
하지만 기특했던 세포도 때 되면 늙는 법! 예전처럼 술을 마시면 며칠 괴롭고, 밤을 새우는 것도 녹록치 않고, 잘 체하고 잘 아프고 잘 안 낫는다. 화분에 물과 햇빛과 신선한 공기가 필요하듯, 내 몸에도 관리가 필요하구나 절실히 느꼈다.
그러던 차에 만난 책이 ’건강한 몸 착한 몸 부러운 몸’이다. 책에는 피부병, 비염, 디스크 등을 골고루(?) 겪으면서 터득한 ’몸테크’ 노하우가 조목조목 담겨있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고, 친구를 잃으면 많이 잃고, 건강을 잃으면 전부 잃는다는 말도 있는데 우린 어찌나 돈 / 돈이 되는 되는 처세술에만 집중하며 살아왔는지! 그런 의미에서 흔한 재테크 책보다는 새로운 개념인 ’몸테크’ 책 ’몸몸몸’이 훨씬 더 알차게 느껴졌다.
인상적인 구절들이 참 많은데, 일단 내 눈을 끈 것은 ’젊은 배짱이론’이다. 저자의 지인 중에는, 젊을 때 개미처럼 일해서 번 돈 대부분을 나이 들어 의료비로 쓰는 나이 많은 지인이 있고, 그 사람 주변에도 그런 친구들도 숱하게 많단다.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 덜 성공해도 좋으니 여유롭고 즐겁게 살겠다, 노후에 건강하면 그게 더 행복할 거다 - 이런 내용인데 나도 충분히 공감하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야말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음식 깐깐하게 골라 먹기! 인스턴트부터 보양식까지 가리지 않고 먹는 나인데, 생각해보니 파는 음식에 뭐가 들어갔는지 알게 뭐냐! 특히 요즘은 먹는 걸로 장난치는 나쁜 범죄자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니, 이왕 사는 거 제대로 된 음식을 골라 먹는 게 남은 인생 편히 사는 지름길이란 생각이 든다. 조금 비싸도 유기농 제품에 손을 뻗고, 저자가 발품을 팔아서 수집한 건강한 식당 리스트는 아예 복사해서 들고 다닐까 생각 중이다.
이 밖에도 몸몸몸에는 누구나 따라하기 쉬운 다양한 스트레칭 정보, 업무환경 야금야금 바꾸는 방법, 현명하게 병원 다니기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의사에 대해 선택 진료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거나, 진료비에 처방전 두장 값이 들었다는 것도 이 책 보고 알았다), 화장품 잘 쓰는 비법 등등 온갖 몸테크 정보가 가득하다. 책에 나오는 대로 몸에 낀 독소를 빼주고 미각 / 위 기능을 되살려 준다는 단식은 아이 낳기 전에 꼭 한 번 해볼 생각이고, 차라리 화를 낼 지언정 부당한 스트레스도 안 받을 작정이다.
아! 스트레스 얘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몸테크 하면 그냥 몸만 관리하면 될 것 같지만 사실 마음을 다스리는 게 우선이다. 배배 꼬인 마음으로 보약 백날 먹어봤자 얼굴에 낀 개기름 말고 뭐가 남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책 뒷부분에 있는 ’꼼짝 마, 스트레스’나 ’잃어버린 나 찾기’, ’뻔뻔해지기’, ’이유나 조건 없이 자기 사랑하기’ 같은 부분은, 어찌보면 건강 관리의 핵심이 아닐까 싶다. 책 이름을 살짝 바꿔 결론을 내 보자면, ’건강한 마음 -> 착한 몸 -> 부러운 삶’ 정도가 되지 않을까? 자신을 아끼지 않고 살아가는 친구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책,
건강한몸착한몸부러운몸내몸을새롭게만드는몸테크,
몸몸몸,
몸테크,
이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