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성공신화에 대한 국민적 갈망이 심했다. 그래서 평사원으로 들어가서 사장님 회장님이 된 이야기라든지, 맨손으로 시작해서 큰 회사를 일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선망의 대상이었는데.. 

요새 젊은 세대에서는 그런 종류의 성공신화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공감이 안 되기 때문일 것이다. 나만 해도 그러니까.. 전쟁이나 기아.. 그런 건 이미 나의 세대엔 없었고 현재의 20대 30대는 더욱 몰랐을 것이다. 1900년대 중반 누구나 맨손이었을 시절은 끝나고, 내가 크던 시절엔 우리 나라 안에서 빈부격차가 심해져 부유했던 사람이 가진 자본력을 더 이상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개천에서 용 나던 시절이 끝난 세대는 박탈감에 시달려야 했다. 그래서 젊은 세대들은 너무 애쓰며 살지 말자, 라는 책에 더 공감하는 거 같다. 그 말도 맞다. 나도 저저번주에 '알람없이 사는 삶' 의 즐거움을 말하는 책을 읽고 좋아했었으니까.. 

이 책은 좀 달랐다. 오랜만에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는 삶이란 무엇인가 , 워킹맘으로서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사는 사람의 에너지란 무엇인가 느껴볼 수 있었으니까. 

 

 

이 책의 작가인 박정빈씨는 매우 저돌적이다.  

저자는 대학 졸업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자기가 정말 잘 하고 좋아하게 된 분야인 '여행업'이라는 것을 선택하게 되었다.

최근엔 코로나로 힘들지만 자기의 열정을 유지하고 싶어서 독서실에도 나가고, 카페에도 새벽처럼 나간다고 말하고 있다.

뭔가 그런 삶의 자세가 나의 나태한 삶에 자극이 되는 느낌이랄까. 나도 휴일이 되면 책도 많이 읽고 싶고, 내가 원하는 가치있는 목표를 위해서 나를 채찍질 하고 싶은데 고작 하는 것이라고는 (고작은 아니지만, 건강은 제일 소중하니까요) 건강을 위해 운동하는 것? 정도인데. 자신의 목표를 놓지 않고 어려운 와중에도 노력하는 모습이 멋졌다.

 

그래서였을까? 여행업 대신 그녀를 설명할 말들이 많아졌다.

아이들의 엄마가 되면서 관리하지 못했던 몸매를 관리한 덕에 다이어트 전도사가 되었고 그에 따른 직함도 많이 생겼다.

다이어트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닌데, 그녀가 말하는 다이어트 비법이란 참 단순하면서도 다 맞는 말들이라서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 욕구가 솟아올랐다.

 

어려운 코로나 시국에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삶의 자세를 유지하는 것.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의 선택을 한다는 것의 현명함. 

내 주변에 저런 사람이 있으면 좋을테지만 비범한 사람은 흔하지 않다.

이렇게 책으로 이렇게 뵐 수 있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쓴 빅터프랭클의 자전적인 이야기이다. 그의 유년시절부터 학창시절, 학자로서 강단에 섰던 시절, 수용소에서 지냈던 시절 등 다양한 삶의 경험을 들어볼 수 있다. 나도 죽음의 수용소에서 라는 책의 이름은 들어보았으나 읽어본 적은 없기에 이 책이 그의  인생에 대해 처음 접했던 책이다. 100년도 더 전의 사람이라고 상상할 수 없을만큼 혈기 왕성하고 자유로운 영혼이 느껴졌고, 그때보다 지금이 의학과 과학은 훨씬 발달했기 때문에 당시의 의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들이 열심히 연구한 덕에 많은 학문이 발전할 수 있었음을 알았다. 

 

그는 철학과 의학에서 모두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가끔은 그것을 자랑하기 위해 은근히 돌려 말하면서 자랑을 하기도 한다고... 이 책엔 그가 스스로 말하는 자신의 재능에 대해 아주아주 많은 이야기가 쓰여져 있다.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삶을 사랑하기 때문에 많은 분야에 관심을 두고 연구해서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암벽 등반의 전문가이고, 안경 디자인의 전문가였다고 한다. 그가 말할 때엔 청중을 사로잡는 재능이 있었으며 엄청난 유머감각으로 늘 주변을 즐겁게 했다고 회고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이 하는 이야기라서 조금 오그라들었다. ^^.... 그는 박사 학위도 두 개나 있으며 (예나 지금이나 박사 학위 따기가 비슷하게 어렵다면 분명 대단한 일이다 ) 그는 10대 후반 시절부터 프로이트가 그의 집 주소를 기억할 정도로 그와 많은 서신을 왕래했다고 한다. 아들러가 스승이었고 의대 재학 시절부터 그의 재능을 알아본 스승이 그의 논문을 자신의 학회에 실어주기도 했다고 한다. 철학의 꽃을 피운 이들과 한 시대에 살았다는 것은 분명 축복같다. 

유대인이라서 강의하던 대학에서 잘리고 원하지 않았던 병원에서 일하면서도 그는 절망하지 않았다. 환자들을 공부하고 최선을 다해 치료하며 의사로서 늘 환자들을 생각하고 고민했다는 것을 곳곳의 에피소드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최면만으로 수술하는 환자를 마취시켰다는 믿을 수 없는 ( 나는 믿지 않을 것이다. 보기 전까진...) 에피소드들도 있었지만 이야기의 곳곳에서는 환자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걱정하며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최선을 다했던 의사로서의 빅터 프랭클이 느껴졌다.

 

 

 

첫 눈에 귀여운 프린팅같은 표지가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초등학교 유치원? 아이들이 그릴 것 같은 느낌인데 묘하게 마음이 안정되고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는 그런 그림이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수수진씨의 그림 스타일인데, 일본에서도 인기가 있는 모양인지 드로잉북을 냈다고 하셨다. 귀여움을 이길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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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놓은 책이었다. 작가가 89년생이라고 하셨나 그랬는데, 그러면 이제 20대 후반을 지나 30대 초반의 나이 , 아직은 어리다면 어린. 그런 분인데 차근차근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모습이 멋있고 대견하다. 주변에서 (이렇게 잘 나가기 전에는 ) 걱정하는 말도 많았다고 하셨는데 세상 사람들이 그런 것 같다. 능력없을 때엔 타박하며 결혼 언제 하냐 그랬는데 능력 생기고 인정받고 나면 비혼이라도 괜찮아. 라고 말하는. 세상은 능력있는 사람에게만 관대한가!! 억울하다 ! 라고 외치다가도 어느새 내가 쌓아놓은 경험의 조각이 쌓여 그만큼 나를 지지하고 보호해 주고 있는 것 같아서 기쁜 마음도 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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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그림체는 단순하고 귀엽다. 색상도 파스텔톤. 웃음이 나온다. 그림체가 너무 단순한가? 싶다가도, 차근히 써내려간 그녀의 글을 읽다보면 단순하지 만은 않은 그녀의 일상이 미소를 띄게 한다. 작가의 유년시절 이야기부터, 연애 이야기, 어머니 아버지에 대한 애정이 담긴 이야기 등 한 사람을 찬찬히 살펴보는 느낌이었다. 그녀의 독자는 90%가 여성이라고 하셨는데 왜 그런 인구 구성이 이루어져 있는지 알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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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기만의 속도가 있다. 작가가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하는 부분이다. 남들이랑 비교해서 뒤쳐지는 것 같다고 속상한 느낌이 들 때, 그럼 어때 하고 넘길 수 있는 여유. 나의 속도는 남과 다를 테니까 하면서 스스로를 존중하는 태도. 작가는 그런 삶의 태도를 아버지에게서 배웠다고 했다. 그리고 10대 시절 외국 생활을 했는데 정말 수많은 인종과 성향의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는 학교를 다니면서 이래도 저래도 흥 ~ 괜찮아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경험도 성격도 중요하지만 마음가짐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조급해서 마음이 힘든 사람들, 남들을 따라가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한 조각 여유 있는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 가르쳐주는 , 아침에 창가에 드는 따뜻한 봄볕같은 책이다.